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68)
신의 천적, 회귀하다 068화
54. 정화숲
[아이템, ‘드라우프니르(D)’의 지식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이템, ‘드라우프니르(D)’가 복제품을 생성합니다.]드라우프니르를 장착하고 정확히 9일 뒤.
E등급 특수 효과, [복제>로 인해 드라우프니르가 복제되었다.
딸그랑.
시현의 손목에서 시작된 드라우프니르 8개가 그대로 복제된 후, 바닥으로 떨어졌다.
복제품들은 진품처럼 찬란한 황금빛이 아닌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많기도 하네.’
키비시스가 복제품들을 보관했다.
다행히 서영우, 박나은, 오크쟌은 현재 같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한 번만 가면 되는 상태였다.
‘뭐. 백인환은 안 챙겨줘도 되겠지. 아직 그렇게 믿을 만한 관계는 아니니까.’
하지만 권속들에게 팔찌를 나눠주기 전.
먼저 줘야 할 대상이 있었다.
“밥은 맛있게 드셨어요?”
“네. 역시 천유리 씨가 있어야 해요.”
시현이 투덜거렸다.
“천태수 아저씨는 맨날 풀만 먹는다니까요.”
“하하…… 아빠는 식물 먹으면 지능 스탯이 올라간대요. 엄청 조금이긴 하지만.”
“그럼 혼자 먹든가. 전 고기 안 먹으면 오히려 모든 스탯이 떨어지는 디버프가 있는데…….”
“정말요?”
“뻥이죠.”
시현이 피식 웃었다.
“또 저 놀리는 거죠?”
“언제는 안 놀렸나요? 제가?”
“으으…….”
며칠 후.
코엑스.
이제는 수많은 꽃, 식물들과 조화롭게 재건된 이 거대한 기와집 어딘가에서.
시현은 밥을 먹은 뒤, 천유리와 카페에 와 있었다.
둘은 서로 농담까지 할 정도로 친해진 상태였는데, 시현에게 있어 천유리와 친해지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와 꽤 오랜 시간을 지냈기에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서천 꽃밭의 다른 플레이어들은 천유리를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었다.
천유리는 이곳을 주름잡고 있는 랭킹 4위, 천태수의 딸이기도 했고.
그녀가 도통 웃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천유리가 이렇게 자길 놀리는 걸 좋아하진 않았지만.’
입술을 삐죽이는 천유리를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잖아. 이걸 어떻게 참아.’
천유리가 다른 사람에게 웃지 않는 이유는 하나.
그녀가 새로운 사람을 경계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플레이어가 된 이후로 몸이 아파 성격이 예민해진 것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구음절맥을 완전히 치료한 상황.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시현 앞에 있을 땐 저렇게 투명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그건 그렇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빠르게 들이켠 뒤.
[아이템, ‘키비시스(B)’가 피어납니다.]시현이 키비시스를 피웠다.
“선물이 있어요.”
“선물이요?”
“네.”
[빙염화 ‘천유리’에게 아이템, ‘드라우프니르-복제품(D)’을 양도합니다.]시현이 준 선물은 다름 아닌 드라우프니르.
그 복제품이었다.
“……효과 좋은데요?”
“그럼요. 누구 아이템인데.”
드라우프니르를 본 천유리가 놀랐다.
마력 증가는 그렇다 쳐도, 캐스팅 속도를 줄여주는 효과는 정말 귀한 것이었다.
천유리가 상점에서 본 클래스 전용 아이템들 중 S등급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거기에 룬 마법을 배울 수도 있어.’
마법사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천유리는 이 ‘룬 마법’이란 게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었다.
룬 마법(Rune Magic).
스킬 형태로 발동할 수 있는 다른 마법들과는 달리, 새겨진 글자를 통해 즉각 발동할 수 있는 마법으로.
마력 소모량이 극히 적으면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글자가 새겨진 상태에서만 발휘할 수 있기에, 글자가 지워지거나 변형되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불안정적이었고.
룬 글자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에 평범한 플레이어들은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고마워요.”
드라우프니르를 가져다 대자.
녀석이 이번에도 자석처럼 천유리의 손목에 달라붙은 뒤, 알아서 크기를 조정했다.
“시현 씨는 대체 이런 물건을 어디서 구해오는지……. 전 드릴 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이미 EX등급 칭호랑 SS급 아이템을 얻긴 했지만…….’
양심이 아주 살짝 찔렸지만.
시현은 별말 없이 헛기침을 할 뿐이었디.
“천유리 씨가 해주는 밥이야말로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
“……기대하세요. 앞으로 물과 불의 정령으로 완벽한 온도와 습도, 물 맞춰서 요리해 드릴 테니. 저번에 계약 제의 왔었는데…… 대장금과 계약이라도 할까요?”
“크크크. 농담도 참.”
“농담 아닌데요……?”
뭔가 억울하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뜬 천유리를 보며.
시현이 다시 한번 킬킬 웃었다.
“알았어요, 알았어. 믿을게요.”
“……뭔가 억울한데. 맨날 저만 당하는 느낌이랄까.”
“기분 탓이에요.”
그렇게 천유리와 함께 2시간 동안이나 더 수다를 떨고서야.
시현은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후우…… 그래도 여유로웠어서 좋네.”
“꾸르릉!”
천유리에 이어 천태수에게도 드라우프니르를 전달해 준 뒤.
시현은 서초구로 가 권속들에게 복제품 세 개를 나눠주었다.
강남구에서 서초구까진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시현의 민첩 스탯이면 갔다 오는 데에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돌아왔을 땐.
[열한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6시간.]열한 번째 재앙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열한 번째 재앙 상대를 위한 준비는 끝났어.’
드라우프니르와 새로이 얻은 룬 효과.
이 두 개만으로도 열한 번째 재앙은 돌파할 수 있었다.
다만, 열한 번째 재앙에선 천태수의 역할이 그 누구보다 중요했는데.
그에게도 드라우프니르를 준 뒤, 얻어야 할 룬 마법까지 알려줬으니 걱정은 없었다.
‘좋아. 그럼.’
재앙숲 외곽 한구석에 선 채.
시현이 허공을 올려다봤다.
“와라.”
[열한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열한 번째 재앙은 ‘엔트’입니다.] [메인 퀘스트, [정화숲>을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정화숲>▶목표: 엔트가 해당 지역에 뿌리내리는 것 저지.
*엔트가 뿌리를 내린 후 완전히 정착하면 ‘정화율’이 상승합니다.
*남은 시간 동안 엔트가 정화율 50% 이상을 달성하면 퀘스트 클리어에 실패합니다.
*남은 시간 동안 엔트가 정화율 50%를 달성하지 못하면 퀘스트 클리어에 성공합니다.
▶보상: [레벨 +2] [B등급 아이템 교환권]
▶추가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재앙이 끝나도 엔트의 숲이 남아 있습니다.
*재앙 시기가 아닌 기간에 엔트의 숲을 파괴할 수 없으며, 남아 있는 엔트의 숲은 두 번째 대재앙 때 깨어납니다.
[열한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4일 12시간.]쩌어어억.
땅에 균열이 생기더니 거대한 뿌리로 움직이는 나무들이 기어 나왔다.
엔트(Ent).
거인의 모습을 한 움직이는 나무 모양의 마수로.
뿌리와 열매를 적극 활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을…….”
“뿌리를…….”
얼핏 보면 인간처럼 생겼지만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가지와 나뭇잎으로 인간 플레이어들을 후려쳤으며.
나오자마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막아라!”
“크기만 크지 별거 아니야!”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재앙숲 주변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이를 막았다.
메인 퀘스트 클리어를 위함이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인식한 대로인 것처럼.
녀석들은 크기만 컸지 별로 강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크기가 압도적이었다.
콰아아앙!
수백 개의 나무줄기가 합쳐진 엔트는 거의 건물만 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엔트는 한두 마리도 아니었다.
어지간한 힘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이를 막을 수 없었다.
“크아아악!”
“공격해!”
“화염 계열 마법을 써!”
“다리! 다리를 노려!”
하지만 서울 생존자들은 대재앙도 물리친 플레이어들.
이젠 이깟 공격에 쉽사리 당하진 않았다.
시현이 말했던 것처럼, 불 계열 마법을 주로 사용해 순조롭게 극복해 나갔다.
하지만.
[경고! 엔트의 정화율이 5%에 도달하였습니다.] [경고! 엔트의 정화율이 6%에 도달하였습니다.]엔트의 정화율이 생각보다 엄청 빨랐다.
녀석들이 산 주변을 찾아가 뿌리내린 덕분이었다.
산에 뿌리를 내린 엔트들은 차원이 다른 힘을 보여주는데.
이는 엔트란 마수가 주변 나무들을 이용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상태의 엔트는 정화율도 미친 듯이 빠르게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엔 산이 더럽게 많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시현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이곳 재앙숲이 아닌 다른 곳엔 신경 쓸 여유가 없으니까.’
재앙숲.
그 어떤 산이나 숲보다도 강력한 자연의 힘이 흐르는 이곳이야말로.
엔트들의 입장에선 가장 좋은 먹잇감이었다.
“시작해!”
천태수의 외침과 함께.
서천 플레이어들 중 일부가 땅에 손을 박았다.
까드드드득.
“크흐으으윽.”
재앙숲을 혼자 다루는 천태수.
그의 눈가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천태수 아저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
엔트들은 뿌리를 내린 후, 자신들의 힘을 주변 자연에 흘려보낸다.
그런 다음 주변 나무나 식물들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천태수는 엔트들이 힘을 보내는 걸 이 악물고 막고 있었다.
모든 재앙숲의 통제권이 그에게 있는 덕분이었다.
하지만 재앙숲의 크기가 너무 컸기에, 제아무리 천태수라도 모든 엔트를 막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회귀 전이라면 재앙숲을 전부 다 다루려다 탈진해 쓰러졌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내가 준 아이템이 있으니까.’
[아이템, ‘드라우프니르-복제품(D)’의 지식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오딘의 1번째 룬 마법, ‘룬 마법: 정신 정화의 룬(??)’을 발동합니다.]드라우프니르의 복제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빛과 함께.
천태수의 머릿속이 맑아졌다.
정신 정화의 룬.
모든 부정적인 감정과 잡념들을 없애줌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캐스팅 속도를 늘려주고, 마력을 증폭시켜 주는 룬.
“흐으으읍!”
물론 시현이 가진 드라우프니르 성능의 20% 정도 성능밖에 내지 못한다고는 해도.
룬 마법이 가진 기본적인 힘이 워낙 강력했기에, 천태수는 별 무리 없이 재앙숲 전체를 통제하고 있었다.
까드드득.
결국 회귀 전과는 다르게 재앙숲은 극히 일부만 엔트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엔트에게 오염된 재앙 숲과 그렇지 않은 재앙숲이 서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크아아악!”
“엔트들의 본체를 공격하세요!”
천유리가 플레이어들에게 외쳤다.
엔트들이 주변 식물을 조종하기 위해 필요한 건 결국 본체.
그것만 어떻게 제거하면 할 만했다.
‘이 정도면 감지덕지지.’
시현은 차가운 눈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화르르르륵.
저 멀리, 씨앗을 중심으로 화염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천유리의 모습이 들어왔다.
‘좋아. 나도 슬슬 움직여 볼까?’
[아이템, ‘드라우프니르(D)’의 지식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오딘의 7번째 룬 마법, ‘룬 마법: 화염 저항의 룬(??)’을 발동합니다.]화마에 휩싸이고 있는 재앙숲과 엔트들 중심으로.
시현이 발걸음을 옮겼다.
시현이 천유리에게 주문한 내용은 하나.
자신이 불에 타 죽든지 말든지.
계속해 화염 마법을 이용해 엔트들을 태워달라는 것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