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8)
신의 천적, 회귀하다 008화
8. 프로그맨 만인장
세 번째 재앙.
시현의 입장에선 날로 먹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녀석들은 잠실대교로 못 올라오지.’
땅에서 다리로 뛰어오르는 거라면 몰라도.
녀석들이 있는 곳은 물.
물은 땅과 달리 디딜 곳이 없기 때문에, 녀석들은 잠실대교로 뛰어올라 올 수 없었다.
그렇다고 잠실대교로 기어올라 올 수도 없었다.
프로그맨들의 몸엔 기름같이 미끄러운 물질이 나온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사용하는 ‘무기’를 미끄러뜨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어디에 붙어서 올라올 수 없었다.
잠실대교를 타고 올라오려고 해도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릴 뿐이었다.
“개구르르르!”
다른 동료를 밟고 뛰어올려고 해도 불가능했다.
녀석들은 ‘앞’으로 멀리 도약할 순 있어도 ‘위’로는 멀리 도약할 순 없었으니까.
즉, 한마디로…… 답이 없었다.
땅과 이어져 있던 부분은 시현이 이미 끊어놨고.
정신을 차리려 해도 아스트라페가 계속해 쏘아져 왔다.
‘숙련의 과실에 스킬 숙련도 증폭권까지.’
씨익.
‘이때를 노렸지.’
실제로 시현은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 창만 던져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십인장, 백인장은 물론 이제 천인장도 처치해 버렸다.
번쩍!
세 번째 재앙, 프로그맨.
녀석들이 가장 무서운 점은 잡으면 잡을수록 강한 놈이 튀어나온다는 것이었다.
십인장을 잡으면 백인장이 튀어나오고.
백인장을 잡으면 천인장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천인장을 잡을 즈음에는 백인장 수십이 튀어나온다.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계속해서 쏟아지는 강적들에 힘을 못 썼을 것이다.
하지만 시현은 달랐다.
번쩍!
이곳이 물로 가득한 한강인 덕분에.
그 어떤 것의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는 덕분에.
그저 가장 큰 놈을 상대로 아스트라페만 던져대면 그만이었다.
[믿을 수 없습니다! ‘프로그맨 천인장’을 처치하였습니다.] [3,0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메인 퀘스트, [프로그맨 만인장 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프로그맨 만인장 처치> 퀘스트 클리어 시, 송파구 지역의 재앙이 조기 종료됩니다.] [메인 퀘스트: 프로그맨 만인장 처치>▶목표: 제한 시간 내 프로그맨 만인장 1마리 처치
▶보상: [12,000포인트]
▶추가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없음.
쿠구구구구…….
“끼르르르…….”
“구……르…… 피해라!”
“오, 오신다.”
한강 잠실대교 주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거대 괴수 같은 크기를 가진 프로그맨이었다.
“인……간……!”
네 개의 팔에 들려 있는 거대한 작살들.
거대 괴수임에도 맞춤으로 제작된 갑주.
얼핏 봐도 수천 개는 되어 보이는 톱니 같은 이빨.
[경고! 프로그맨 만인장, ‘카코리’를 마주하였습니다.]촤아아악!
등장만으로 한강 주변에 작은 해일을 일으킨 이 녀석은 프로그맨 만인장, 카코리였다.
프로그맨 만인장.
원래라면 한참 뒤에나 나와야 할 거대 마수.
프로그맨을 무려 만 마리나 이끄는 존재로, 그 압도적인 크기와 힘은 같은 마수들조차 두려워할 정도였다.
첨벙……. 첨벙…….
녀석의 등장에, 한강 지대는 마치 어린이 풀장이 된 것 같았다.
프로그맨 만인장, 카코리의 크기라면 손만 뻗어도 충분히 잠실대교까지 닿을 것이다.
“드디어 나왔네.”
그제야 시현이 살짝 위치를 바꿨다.
그러곤 손에 창을 집었다.
[스킬, ‘투창(E)’을 발동합니다.]번쩍!
이전과 다를 것 없이 계속해 아스트라페를 던졌다.
번쩍! 번쩍!
파지지지지!
“꾸에에엑!”
“까아아!”
카코리의 몸 주변에 있던 프로그맨들이 감전되어 죽어 나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현은 녀석에게 계속해 아스트라페를 던졌다.
“빌……어먹을…… 놈이…….”
덕분에 움직임이 한창 느려진 카코리가 이를 갈았다.
그렇게 계속 던지던 와중.
[스킬, ‘투창(E)’의 숙련도가 LV.10에 도달하였습니다.] [스킬, ‘투창(E)’가 D등급으로 승격됩니다.] [투창(D)]…….
[D등급 특수 효과]공격속도, 이동속도만큼 추가 대미지를 줍니다.
안 그래도 엄청난 효율을 자랑하던 투창이 승격되었다.
숙련의 과실과 스킬 숙련도 증폭권 덕분이었다.
승격된 D등급 투창의 효과는 공격속도, 이동속도만큼 추가 대미지를 주는 것.
그리고 지금 시현의 공격속도는 100%, 이동속도는 100%이다.
‘아스트라페와 투창의 시너지는.’
씨익.
‘최고지.’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젠 무려 200%의 추가 대미지를 가지게 된 ‘투창’이 카코리에게 작렬했다.
녀석의 몸에 수많은 상처와 구멍이 생겨났다.
“크어어어어어!”
카코리가 포효했다.
녀석 주변에 있던 프로그맨들은 진작 도망친 지 오래.
녀석은 홀로 외로이 잠실대교로 향했다.
그리고.
“악……귀……!”
끝끝내 시현이 있는 잠실대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녀석이 네 개의 팔을 휘둘러 시현이 있는 곳을 박살 냈다.
“제법인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곤 잔해 사이를 밟으며 위로, 위로 뛰어올랐다.
번쩍!
잔해를 밟으며 틈틈이 아스트라페를 던졌다.
“크…… 워어어어!”
정말로 괴수 같은 소리를 내며.
상처 입은 카코리가 네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번쩍!
하지만 제아무리 시현이라 해도 계속 떠 있을 수는 없는 법.
결국 시현의 몸이 물 안으로 빠졌다.
[아이템, ‘아가미 풀(D)’을 섭취합니다.] [아가미 풀(D)]▶소모 아이템
#세 번째 재앙의 메인 퀘스트, [프로그맨 십인장 처치> 보상 아이템입니다.
섭취 시, 30분간 아가미가 생겨 물에서도 호흡이 가능합니다.
섭취 시, 30분간 손, 발에 물갈퀴가 생겨 수영 속도가 빨라집니다.
*단, 수영 속도는 이동속도에 비례해 더 빨라집니다.
파앗.
떨어짐과 동시에 ‘아가미 풀’을 섭취한 시현이 헤엄쳐 나아갔다.
그리고 그 방향은 카코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놈!”
순간 위기를 느낀 카코리가 멀어지려 했지만.
그러기엔 녀석의 몸이 너무 거대했다.
파앗!
카코리의 네 팔 중 하나에 올라선 시현이 그대로 아스트라페를 던졌다.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번쩍!
“크…… 워어어어!”
거리가 가까운 탓일까?
아스트라페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꽂혔다.
금빛 벼락은 꽂히거나 뚫는 데에 그치지 않고 카코리의 내부로 파고들었다.
녀석의 푸른 피를 타고 전류가 흘러들어 갔고.
온몸에 있는 근육을 태워 버렸다.
파지지지지지!
번쩍!
그렇게 카코리가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시현이 녀석의 머리 위에 도달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D)’가 합쳐집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D)’가 변형됩니다.]이내 시현의 손에 모든 아스타라페가 모인 후.
삼지창 형태를 띠었다.
“가라.”
번쩍!
콰드드드드득!
“크아아아……. 악……귀…… 놈……!”
삼지창 형태의 아스트라페가 카코리의 머리를 단번에 꿰뚫어 버렸다.
녀석의 뇌와 주변 근육, 두개골 등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렸고.
쿠우우웅.
녀석의 거대한 몸집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촤아아아!
동시에 일어난 거대한 파도가 한강 주변을 휩쓸었다.
“도, 도망가!”
“뭐야 이건 또!”
주변에 있던 플레이어들은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새끼.”
카코리의 사체 위에서.
“힘 빼게 하고 있어.”
파지지지.
아스트라페를 회수한 시현이 털썩 주저앉았다.
동시에 수많은 메시지가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불가능한 업적을 해냈습니다! 프로그맨 만인장, ‘카코리’를 처치하였습니다.] [30,0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메인 퀘스트, [프로그맨 만인장 처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세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1일 2시간.] [[프로그맨 만인장 처치> 퀘스트를 클리어해 송파구 지역의 재앙이 조기 종료됩니다.] [세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0초.]쩌어어억.
송파구 곳곳에서 균열이 열리기 시작했다.
“개, 개구르르르…….”
“르르르르.”
동시에 프로그맨들이 그곳으로 흡수되었다.
“조기 종료라니…….”
“이게 가능한 거였어?”
그 광경을 본 플레이어들이 얼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영웅……이다.”
“우릴 구해줬어…….”
“영웅이야!”
“그런데 저 사람 누구지?”
“몰라 일단 외쳐!”
“만세!”
한강 저 멀리.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시현을 향해 환호했다.
살짝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준 뒤.
시현이 말했다.
“얘들아. 삼켜.”
[아이템, ‘키비시스(D)’가 피어납니다.] [아이템, ‘정체 모를 알(??)’이 입을 벌립니다.]활짝.
쩌억.
키비시스가 온갖 잡템과 포션들을 빨아들였고.
정체 모를 알이 철만 골라 집어삼켰다.
무너진 잠실대교 철근과 프로그맨들이 가지고 있던 무기들 위주였다.
[세 번째 재앙이 끝나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을 획득하였습니다.]…….
[파괴의 신, ‘시바’.] [운명의 신, ‘엔릴’.] [명계의 신, ‘하데스’] [전쟁의 신, ‘아레스’] [천둥의 신, ‘토르’]…….
‘얼씨구?’
신들의 목록을 본 시현이 피식 웃었다.
“집 나간 아레스 놈이 다시 돌아왔네?”
왜 그런지 짐작은 갔다.
‘프로그맨 만인장을 잡은 건 유례없는 일이니까.’
회귀 전, 세 번째 재앙에서 가장 큰 업적.
수천이 몰려 겨우 잡았던 게 프로그맨 천인장 한 마리였다.
게다가 거기엔 상급 신과 계약한 플레이어 둘, 주신과 계약한 플레이어 하나가 있었다.
그런데 시현은 천인장 다섯을 잡고 만인장까지 잡아버렸다.
신과 계약하지 않고도 말이다.
전례 없는 업적.
이미 계약한 플레이어가 있다면 모를까. 계약한 플레이어가 없는 신이 시현 같은 플레이어를 놓치긴 너무 아쉬울 것이다.
‘시바, 엔릴, 그리고 하데스까지. 절대신도 셋이나 모여들었어.’
시현이 대부분의 신을 싫어하는 건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강한 신들이 계약하려 몰려왔다는 것 자체가 ‘강함’을 인정받았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제.”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꺼져.”
파앗.
시현은 이번에도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MVP: 플레이어 이시현.] [MVP 보상으로 3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개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총 14,952마리의 프로그맨을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총 1마리의 프로그맨 만인장을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세 번째 재앙을 조기 종료시켰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이번 MVP 보상은 뭘까.’
세 번째 재앙의 MVP 보상.
시현은 알 수 없었다.
회귀 전에도 프로그맨 만인장을 잡은 플레이어는 없었으니까.
‘적어도 천인장 보상보단 좋겠지.’
[아이템, ‘탁한 여의주(A)’를 획득하였습니다.] [탁한 여의주(A)]#세 번째 재앙 MVP 보상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마력 20] [신성력 20] [마기 20]*정화 후 사용 가능합니다.
이번 보상은 무려 A급에 해당하는 재료 아이템이었다.
‘여의주라…….’
워낙 좋은 효과였다.
그러나 키비시스엔 사용할 순 없었다.
마지막에 붙어 있는 ‘*정화 후 사용 가능합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저런 걸 키비시스에 사용하면 오히려 숙련도가 떨어질 수도 있어. 원래 효과는 흡수 못 하고.’
하지만 이게 탁하거나 말거나.
정화되거나 말거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알아.”
쩌어억?
“먹어.”
정체 모를 알.
녀석은 말 그대로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다.
[아이템, ‘정체 모를 알(??)’이 입을 벌립니다.] [아이템, ‘정체 모를 알(??)’의 부화율이 대폭 상승합니다.] [아이템, ‘정체 모를 알(??)’의 부화율이 대폭 상승합니다.]…….
[뒤이어 네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네 번째 재앙은 ‘???’입니다.] [네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6일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