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81)
신의 천적, 회귀하다 081화
62. 왕의 시련(3)
[왕의 시련>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허상에 불과했다.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플레이어의 성장과 숙련도가 멈추진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유는 중요하지도 않았다.
정말로 중요한 건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졌고, 최대한 이 상황을 이용해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두 번째 시련에서 루시퍼가 나왔어. 난 회귀 후엔 녀석을 마주친 적이 없고. 그렇다면.’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앞으로의 시련도 이 녀석만큼 강력한…… 아니, 더 강력한 절대신들이 진행한다는 뜻.’
와그작.
“고맙다 루시퍼. 경험치랑 숙련도 경험치 더미들 제공해 줘서.”
타락한 영광의 등급은 현재 C.
안 그래도 요즘 숙련도가 더럽게 안 오르고 있었는데.
이런 기회를 만나다니.
그야말로 전화위복(轉禍爲福).
어렵고 버티기 힘들 줄만 알았던 절대신의 시련이 완전히 호재가 되어버렸다.
“그래. 단순히 시련을 이겨내는 것만으로 끝나면 아쉽지. 안 그러냐? 악마 새끼들아?”
“크르르릉…….”
“크아아아아!”
“이왕 여기 오래 머무르는 거…… 뽕 제대로 뽑아 먹고 가야겠다!”
서걱!
그렇게 악마들을 베어 넘기던 그 순간.
[아이템, ‘천총운검(D)’의 숙련도가 LV. 10에 도달하였습니다.] [아이템, ‘천총운검(D)’이 C등급으로 승격됩니다.]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 특수 효과가 발동됩니다.] [천총운검(C)]……
▶C등급 특수 효과
[혈검>상대의 생명력을 빼앗아 천총운검의 모든 피해량, 물리 마법 관통을 상승시킵니다.
좋은 소식은 끝나지 않았다.
이 타이밍에 천총운검까지 승격해 버린 것이다.
‘특수 효과, [혈검>이라…… 이 효과가 C등급었구나.’
회귀 전, 시현이 사용했던 검은 아서왕의 엑스칼리버.
천총운검은 ‘한때’ 시현의 라이벌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일본의 한 랭커, ‘아라미 아오’가 사용했던 것이었다.
‘그 녀석이 사용하는 걸 보고 이번 생에선 천총운검을 골랐지.’
훗날 ‘혈검(血劍)’이란 이명으로 불리게 되는 일본의 플레이어, 아라미 아오.
시현이 천총운검을 고른 건 녀석이 이 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 이후였다.
지금 가지고 있는 공격력과 날카로움, 관통력 역시 미친 듯이 좋은 수준이었지만.
이건 천총운검 본연의 검 스펙만 강화시킨 효과.
천총운검이 특수 효과를 발휘해 미쳐 날뛰는 건.
이 [혈검> 특수 효과를 얻고 나서부터였다.
[혈검>은 상대의 피와 마력을 흡수해 공격력과 관통력을 계속 상승시키는 능력.아라미 아오는 이 능력을 사용해 수천, 수만의 마수들을 베고.
그렇게 베면 벨수록 강해졌다.
‘이 효과가 있으면 병력의 수는 의미 없지. 아니, 오히려 병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그나마 아오에겐 약점이 있었다.
적이 많을수록 강해진다곤 하나, 녀석이 가진 체력에 한계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시현에겐 체력의 한계가 거의 없다.
키비시스로 인해 무한정 공급되는 포션 덕분이었다.
‘산처럼 쌓인 포션을 다 쓸 때까진 무한하게 싸울 수 있어.’
더욱 날카롭게 변한 후, 핏빛 예기를 드러내는 천총운검을 보며.
시현이 눈을 빛냈다.
“물론, 키비시스와의 시너지 효과는 이 녀석과의 시너지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지. 그럼…….”
스윽.
“칼춤 좀 춰볼까?”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이빨을 드러냅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타락한 영광과 천총운검.
두 아이템은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악마들의 피를 흡입합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로 피해량을 10% 상승시킵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로 물리, 마법 관통을 1% 상승시킵니다.]원래 천총운검의 C등급 특수 효과 [혈검>은 상대방의 피를 빨아들임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강화시킨다.
즉,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피를 흡수하는 역할은 타락한 영광에서 나온 촉수들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
천총운검은 그저 타락한 영광이 주는 피를 이용해 능력치를 강화시키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예상한 시너지 효과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아라미 아오. 그 양아치 놈은 머리 나빠서 이렇게 듀얼 코어로 돌릴 생각은 못 했겠지만.”
씨익.
“난 달라.”
그렇게 시현이 천총운검을 휘두르니.
주변 악마들이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두 동강 나기 시작했다.
[저것 봐라?]저 멀리 어딘가.
루시퍼의 ‘일부’가 재밌다는 듯 상황을 지켜봤다.
“크웨에에에엑!”
“크아아아아!”
자신이 소환한 수많은 권속.
그 권속들의 휘하 권속, 악마들.
녀석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내 힘도 있고 바알제붑 놈의 힘도 있잖아? 호오…….]검붉은 실선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폭풍에.
악마들은 아무것도 못 하고 쓰러져 갈 뿐이었다.
[재밌네.]물론 루시퍼의 권속으로 나온 악마들은 실제의 그것만큼 강하진 않았다.
12번째 재앙이 끝나고 이뤄지는 [왕의 시련>인 만큼 난이도가 조정되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루시퍼의 권속인 이 악마들을 속된 말로 ‘양학’하는 플레이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다른 마신 중 하나와 계약한 탐욕교주 ‘이시은’도.
그 강력한 올림포스나 아스가르드, 베다, 에덴 등의 신과 계약한 플레이어라도 저렇게 안정적으로 버틸 순 없을 것이다.
[현 플레이어 최강……이란 타이틀이 어울리려나.]루시퍼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최강이라 한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체력이 유한할 텐데 말이야.]루시퍼의 시야 안에서.
시현은 버티고, 베고, 짓이겼다.
키비시스로 인해 계속해 생명력이 보충된다고는 하나.
문제가 없진 않았다.
이 악마들의 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아 이로 인한 정신적인 대미지와 피로가 계속해 쌓여간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시현은 견뎌냈다.
[그래…… 그거다.]그런 시현의 모습을 본 루시퍼가 킬킬 웃었다.
[그게 강함이지. 지치지 않는 정신력. 몸이 강하고 강력한 스킬을 쓰며, 아이템을 다루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이 무간지옥에서 버티는 그 ‘정신력’이야말로 진정한 왕이 가져야 할 덕목.]씨익.
[진짜 강함이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다. 아무리 강한 마음이라도 언젠가 꺾이거든. 진정한 ‘강함’은…… 꺾여도 나아가는 마음이다.]그렇게 수많은 악마들과 몇 날, 며칠을 싸웠는지도 모를 무렵.
번쩍!
검은 벼락과 함께 대부분의 악마들은 전부 죽어버린 상태였다.
“크워어어어!”
시현이 앞을 바라봤을 땐.
앞에서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
“그래. 발록.”
남은 상대는 딱 한 마리였다.
“이제 너만 남았구나.”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서걱.
천총운검의 폭풍과 함께.
마지막 남은 악마, 발록의 머리가 떨어졌다.
“너도 역시 그닥 강하진 않구나.”
발록(Balrog).
‘격’이 맞지 않더라도 마왕과 동수를 이룬다는 악마종 최상위 개체.
그런 위엄을 가진 마수가 지쳤다고 이렇게 쉽게 죽을 리 없었다.
‘물론 이 녀석은 이제 막 발록 군대에 들어간 초짜 같았지만 말이지……. 그것보단 약화되었다는 게 맞는 소리야.’
[오호오호.]천총운검을 거두는 시현을 보며.
루시퍼가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작은 인간 하나가 내 악마들을 전부 죽여 버릴 줄이야. 대단하네. 그래…… 네가 제일 강한 놈이니. 왕의 자격이 있다.]“할 말 다 했으면 꺼져.”
[크크. 재밌는 놈이군. 오만해. 내 어릴 땔 보는 것 같단 말이야. 나도 너처럼 악마를 학살했던 적이 있었지. 에덴의 편에 서서 말이야.]“…….”
[그래. 오만한 인간. 그 자신감이 언제까지 갈지 지켜보고 있겠다.]츠즈즉.
그렇게 루시퍼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시끄러운 녀석…… 너도 곧이야. 곧 목을 떨어뜨려 주마.’
그렇게 천총운검을 어깨에 올린 채 한숨을 돌린 뒤.
시현이 타락한 영광에게 말했다.
“먹어.”
콰드득.
시현의 말에 타락한 영광이 발록 사체를 그대로 집어삼켰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발록 신병’을 소화합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진화합니다.]츠즈즈즉.
이윽고 시현이 가진 촉수들이 다시 검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촉수들의 입가에 있던 톱니 모양 이빨들이 더욱 단단해졌고, 녀석들의 머리엔 발록의 것으로 보이는 뿔들이 솟아났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혈충의 능력을 가졌습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에 새로운 특수 효과, [마기 순환>이 생성됩니다.] [타락한 영광(C)]……
▶C등급 특수 효과
……
[마기 순환>타락한 영광이 체내, 다른 아이템에 있는 모든 마기와 기운을 조금 더 빠르게 순환시킵니다.
최상위 악마, 발록.
녀석들이 강한 이유를 꼽아보자면 수도 없이 많았다.
강력한 신체, 뛰어난 감각, 타고난 전투 능력, 호전적인 성격 등등.
하지만 그중 가장 특징적인 건 ‘마기 순환’이었다.
발록들은 다른 마수나 이종족보다 마기를 빠르게 순환시킬 수 있었는데.
그 덕분에 마기를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집중시킬 수 있었다.
‘좋아.’
타락한 영광으로 시현은 발록의 이런 힘을 흡수할 수 있었다.
‘앞으로 마기 운용이 좀 더 쉬워지겠어.’
벌써부터 몸이 가벼워짐을 느끼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했던가? 그 말이 딱 맞네.”
신의 아이템들을 성장시키는 건 예상치 못한 이득이었기에.
시현은 아주 만족스럽게 다음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대단합니다! 오만의 마신 ‘루시퍼’의 권속들을 처치하고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두 번째 시련, [강함>을 극복하였습니다.] [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추가됩니다.] [지금 시련을 포기하면 보상을 획득하고 회색 지대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왕의 시련은 [지혜>입니다.] [▶시련을 진행하시려면 ‘진행’이라고 외쳐주십시오.]“그래. 세 번째 시련은 [지혜>…….”
[지혜> 테마의 시련을 생각해 보니.시현은 다음 상대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딘.’
오딘 그리고 제우스.
둘은 거대한 세계를 지배하는 왕으로.
가진 세력으로 따져도, 힘으로 따져도.
미카엘과 루시퍼에 비해 한 수 위였다.
그런 만큼 더 힘든 시련이 예상되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멈출 순 없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진행.”
[‘진행’을 외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 [지혜>를 획득합니다.] [히든 퀘스트: 지혜>▶목표: 만물의 지혜신 ‘오딘’의 수수께끼 맞히기.
▶보상: [왕의 시련>으로 획득할 수 있는 보상 추가.
▶실패 시: [왕의 시련> 실패.
츠즈즈즉.
이내 회색 공간의 콜로세움이 요동치더니.
그 가운데 거대한 황금 눈 하나가 생겨났다.
[……작은 인간이군. 이런 놈이 나를 불러냈단 말인가?]분명 입을 가지고 있지 않은 눈이었지만.
녀석이 하는 말은 시현의 뇌리에 와 속속들이 박히고 있었다.
[그래. 무릇 왕, 혹은 군주란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 법. 그리고 그 지혜는 신념, 가치관, 강함, 애민 등에서 나오지.]‘그래. 난 회귀한 덕분에 대부분의 지식을 알고 있어.’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와라. 무엇이든 물어봐.’
[자. 첫 번째 질문이다. ‘정신’을 뜻하는 룬어를 허공에 그려봐라.]“…….”
질문을 들은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룬어는 모르는데.’
그는 대부분의 것들을 알고 있었지만.
마법사 클래스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다는 룬어에 대해선 모르기 때문이었다.
[모르는가? 그러면 시련은…….]“잠깐. 정신이라고?”
잠시 머리를 굴린 시현이 씨익 웃었다.
그러곤 드라우프니르를 내려다봤다.
복제품과 다르게 진짜 드라우프니르엔 오딘의 18가지 룬 마법에 대한 모든 룬이 새겨져 있었다.
“알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