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82)
신의 천적, 회귀하다 082화
62. 왕의 시련(4)
승리와 지혜의 신, 오딘(Odin).
알포드르, 드라우가드로틴, 그림 등 수많은 이명과 칭호를 가진 자이며.
아스가르드라는 거대한 신의 세계를 포함한 아홉 세계의 지배자.
눈 하나를 미미르에게 바쳐 ‘만물의 지혜’를 얻은 절대신.
그가 참여한 모든 전장은 승리로 끝나고.
그가 통찰하지 못하는 책이나 지식은 없었으며.
그가 굽어살피지 못하는 세계나 세상은 없었다.
그런 오딘이 세계수, 이그드라실에 거꾸로 매달려 만든 18가지 룬 문자.
이를 통해 드러나는 강력한 룬 마법.
오딘은 자부심이 있었다.
이 18가지 룬 문자를 모두 알아내는 자는 가히 신, 혹은 절대신도 죽일 수 있으며.
그야말로 ‘왕’이 될 자격이 있다고.
[자. 두 번째 질문이다. ‘치유’를 뜻하는 룬어를 허공에 그려봐라.] [자. 세 번째 질문이다. ‘방어’를 뜻하는 룬어를 허공에 그려봐라.] [자. 네 번째 질문이다. …….]자신의 18가지 룬 문자를 전부 알고 있는 녀석이 나타났다.
자신의 강력한 룬 문자를 모두 파악했으며,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절대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커닝이라니. 양심은 있는 건가?]“뭐. 그래서 문제 안 낼 거야?”
눈앞의 인간은 뻔뻔했다.
대놓고 커닝하면서도 어깨를 쫙 펴고 ‘네가 어쩔 건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사실 오딘,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눈동자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정답을 맞히기만 하면 왕의 시련은 통과였으니.
[어처구니가 없군. 내 팔찌…… 드라우프니르는 어떻게 얻은 거지?]“다 방법이 있지.”
물론 회색 지대에 생성된 금빛 눈동자는 진짜 오딘이 아니었다.
그의 힘을 아주 약간만 빌려와 일시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는 존재.
그리고 그 사실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다.
‘난 어차피 [왕의 시련>이 끝나면 죽어 사라질 존재. 그렇다곤 해도 저 플레이어는…… 정말로 해체해 연구해 버리고 싶어.’
오딘의 눈동자가 흥미로 빛났다.
‘나는 위대한 나 자신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겪은 일들은 나, 오딘의 기억 속으로 돌아갈 터. 그래…… 타락악귀 이시현이라고 했지. 언어는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어…….’
번뜩.
‘이놈을 예의 주시 해야겠군.’
그 후로 이어지는 질문에도.
시현은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오딘이 묻는 ‘지혜’는 본인이 이그드라실에 매달리며 생각해 낸 룬 마법에 관련된 것들.
드라우프니르에 이것들이 적혀 있는 한, 시현이 이를 틀릴 리 없었다.
“……?”
[잃어버린 내 몸의 팔찌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흘끗흘끗 보면서 하다니.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니냐? 어떻게 한 번을 그냥 맞힐 생각이 없는 거냐?]“지혜가 뭐야? 언제 얻든지, 어떻게 얻든지. 알기만 하면 지혜 아니야? 네가 문제 내는 그 순간에 얻은 지혜도 지혜지.”
[그건…….]그 말을 들은 오딘은 할 말이 없었다.
지혜는 언제 얻어도 지혜.
그 지혜를 얻는 타이밍과 활용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혜.
이건 평소 오딘 스스로가 하고 다녔던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내로남불은.”
[……빌어먹을.]어울리지 않게 욕설을 내뱉은 후.
눈동자가 본인의 육체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 오딘, 네가 만든 이 18가지 룬 문자에 모든 지혜와 지식의 정수가 담겨 있는 건 알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차고 다니는 거고.”
[……그래. 인정 안 할 수가 없군. 합격이다.]그렇게 중얼거리며.
까마귀 깃털과 함께 금빛 눈동자가 사라졌다.
“지 맘에 안 들면 욕부터 내뱉는 건 여전하네. 영감탱이.”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대단합니다! 만물의 지혜신 ‘오딘’의 모든 룬 문자를 파악하였습니다.] [세 번째 시련, [지혜>를 극복하였습니다.] [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추가됩니다.] [지금 시련을 포기하면 보상을 획득하고 회색 지대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왕의 시련은 [위엄>입니다.] [▶시련을 진행하시려면 ‘진행’이라고 외쳐주십시오.]“위엄이면…… 누가 봐도 제우스겠네.”
메시지를 본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좋아. 이번 시련 중 한 번쯤은 미친듯한 날먹으로 넘어가야지. 진행.”
[‘진행’을 외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 [위엄>을 획득합니다.] [히든 퀘스트: 위엄>▶목표: 하늘의 신 ‘제우스’의 벼락 견디기.
*단, 자세가 흐트러져선 안 됩니다.
▶보상: [왕의 시련>으로 획득할 수 있는 보상 추가.
▶실패 시: [왕의 시련> 실패.
[견뎌낼 왕의 ‘자세’를 설정해 주십시오.]메시지와 동시에.
시현이 팔짱을 낀 채, 그대로 섰다.
네 번째 시련, [위엄>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위엄’을 지키는 것.
시현은 자신 있었다.
아니, 자신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제우스의 시련은 볼 것도 없어.’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냥 날로 먹을 수 있어.’
파지지직…….
회색 지대 전체에 금빛 벼락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그래. [위엄> 시련은 예상대로 제우스의 벼락을 견디는 거였어.”
씨익.
“그리고 난 벼락들 중 가장 강력한 걸 가지고 있고.”
제우스가 가진 온갖 벼락이 쏟아졌다.
녀석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획득한 다른 신, 혹은 인간들의 벼락부터.
키클롭스들이 직접 만들어준 강력한 벼락들까지.
제우스가 가진 금빛, 푸른빛 벼락들이 하나하나 차례대로 쏟아지고 있었다.
[왕에게 가장 중요한 것? 어떤 요소를 갖춘 자가 왕이냐고?]굵직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와 함께.
시현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제우스.
올림포스의 세 절대신 중 ‘하늘’을 다스리는 왕이자, 시현과 가장 심하게 싸웠던 절대신.
제우스의 목소리였다.
[왕이란. 위엄 있는 자를 뜻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어떤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철혈(鐵血)의 존재.]파지지지직!
[그게 왕이다.]번쩍!
제우스가 가진 벼락 수십 개가 시현에게 쏟아졌다.
“그래. 제우스. 쏟아봐라. 내가 꿈쩍이나 하나.”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반응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제우스의 벼락, ‘라이트닝(??)’을 일부 굴복시켰습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제우스의 벼락, ‘골든 카미나리(??)’를 일부 굴복시켰습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아스트라페가 있는 한 시현은 모든 감전 효과에 면역이었기에 이번 시험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스트라페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잡아먹고 있었다.
아스트라페의 C등급 특수 효과.
[번개 흡수>.이전에 라미엘의 번개를 흡수했을 때처럼.
아스트라페의 숙련도가 쑥쑥 상승하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 번개가 아니었다.
지금 흡수하고 있는 번개는 아스트라페의 원래 주인이었던 제우스의 것.
숙련도 상승 폭의 차원이 달랐다.
‘좋아. 이대로라면 아스트라페도 얼마 지나지 않아 A등급을 달성할 수 있겠어.’
물론 아스트라페가 A등급이 되려면 고유 퀘스트를 깨야 했지만.
이렇게 단번에 숙련도 레벨 10을 찍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이었다.
“편하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제우스의 벼락에도.
시현은 편하게 팔짱을 끼고 있을 뿐이었다.
……
[아이템, ‘아스트라페(B)’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그렇게 아스트라페가 벼락을 먹고 있을 때.
하늘에서 심상치 않은 벼락이 모이고 있었다.
“……저건?”
시현의 시선이 저절로 위를 향했다.
“역시 쉽게 가지는 않는다 이건가.”
쿠르르르르릉…….
이윽고 회색 지대 하늘을 가득 채운 검은 안개 사이로.
수많은 벼락이 길을 열었다.
이윽고 콜로세움 위쪽에서 드러난 건 거대한 황금빛 창.
‘케라우노스’였다.
“……저게 나오는 건 반칙 아니야?”
현재 시현은 세 번째 대재앙을 진행하지도 않은 플레이어.
위엄이니 뭐니 하지만, 시스템이 판단하기에 아직은 ‘약한’ 존재였기에.
저절로 보정이 들어왔다.
하늘에 드러난 저 벼락이 가진 위력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저기서 나오는 벼락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시련은 통과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저 창, 케라우노스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후우…….”
파르르.
시현의 눈가가 흔들렸다.
회귀 전, 제우스와 싸우며 저 무기에 당했던 적이 많았기에.
저 무기가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현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입꼬리를 올렸다.
‘위엄’을 지켰다.
“들어와.”
케라우노스(κεραυνός).
제우스의 가장 강력한 ‘벼락창’.
아스트라페, 천뢰갑과 함께 제우스가 가진 3대 벼락 중 하나였다.
정해진 형태가 없는 ‘아스트라페’.
갑옷 형태를 가진 ‘천뢰갑(天雷甲)’과는 다르게.
케라우노스는 금빛 창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3대 벼락 중 공격력과 파괴력 면에서는 압도적인 벼락이었다.
물론 시현은 모든 상황을 고려해 천총운검을 주 무기로, 아스트라페는 보조 무기로 얻었지만.
그렇다고 주 무기인 케라우노스의 힘이 약하다는 건 결코 아니었다.
[경고! 아이템, ‘케라우노스(SS)’가 내리칩니다.]번쩍!
모든 걸 앗아갈 듯이 강력한 금빛 벼락이 시현을 내리쳤다.
“……!”
그 위력이 얼마나 강하고 센지, 시현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자세를 풀었다면 바로 시련에서 탈락되었을 테니까.
‘케라우노스는 유일하게 면역 상태를 뚫고 들어올 수 있는 무기. 역시 만만치 않아…….’
케라우노스의 파괴력은 아스트라페를 뚫고 시현의 몸에 고통을 주고 있었다.
미카엘의 백색 태양이 아이템과 온몸을 순식간에 태워 버렸다면.
케라우노스는 위의 효과는 물론, 계속해 남아 있는 번개로 시현에게 고통을 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팔짱을 끼고 있어야 하니,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왕의 시련>임을 감안해 약해진 벼락의 위력이 이 정도.역시 제우스는 만만히 볼 수 있는 신이 아니었다.
‘……젠장.’
그렇게 시현이 이를 악물고 버텼다.
미카엘의 백색 태양보다도 훨씬 큰 고통이었다.
케라우노스는 온몸의 피부와 세포를 짓이기고 찢는 와중에도.
일부러 위력 조절을 해 더 큰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크흐흐흑…….’
그렇게 몇 시간 같은 몇 초가 지난 후.
[제법이구나.]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금빛 번개가 잦아들었다.
[그래. 네놈은 자격이 있다. 올림포스에서 기다리마.]그렇게 제우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고.
[대단합니다! 하늘의 신 ‘제우스’의 벼락을 버텨냈습니다.] [네 번째 시련, [위엄>을 극복하였습니다.] [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추가됩니다.] [지금 시련을 포기하면 보상을 획득하고 회색 지대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끝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시현이 털썩 주저앉았다.
“후우…… 역시 아직은 멀었구나.”
제우스.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그래…… 조금만 더 기다리고 있어라.”
바닥에 떨어진 천총운검을 꽉 쥐며.
시현이 허공을 노려봤다.
“그 잘난 머리털 다 뽑아버리러 갈 테니.”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제우스의 벼락, ‘케라우노스(SS)’를 극히 일부 굴복시켰습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의 숙련도가 LV.10에 도달하였습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A등급으로 승격되기 위해선 고유 퀘스트를 클리어해야만 합니다.]제우스의 벼락, 특히 케라우노스의 힘을 일부 흡수한 덕분에.
아스트라페의 숙련도도 가득 차 고유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퀘스트는 조금 나중의 이야기.
지금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다섯 번째 왕의 시련은 [자아>입니다.] [▶시련을 진행하시려면 ‘진행’이라고 외쳐주십시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