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84)
신의 천적, 회귀하다 084화
63. 왕의 자격(1)
츠즈즉.
키비시스의 [마력 교란>이 아바타 내부의 마력을 헤집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르르르르…….
녀석이 차고 있던 강력한 마법 저항을 가진 아이템, ‘네프티스의 깃털’ 덕분에 마력 교란이 먹혀들지 않았다.
우우우우웅!
아바타가 던진 묠니르가 시현 주변을 계속 따라붙으며 충격을 주었다.
파지직!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묠니르(??)’를 굴복시켰습니다.]그나마 녀석이 내뿜는 푸른 전격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아스트라페가 흡수해 버렸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묠니르는 달라붙는 것 그 자체만으로 엄청나게 신경이 쓰였다.
녀석이 가지고 있는 타격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촤아아악!
그나마 타락한 영광에서 나온 촉수들이 막아주고 있다곤 한들.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슬라임 투구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큰 저항을 받았겠어.’
그렇게 묠니르를 견제하고 떼어내며 아바타에게 달려간 그 순간.
-…….
아바타가 등에 있던 삼지창을 집어 들었다.
“……이런.”
아바타의 삼지창을 중심으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모여들었다.
트리아이나(Τριαινα).
올림포스 세 절대신 중 하나이자 바다를 지배하는 왕, 포세이돈의 무기.
저 무기만 있다면 물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번개 속성을 주로 다루는 시현과 시너지가 잘 맞는 무기였다.
콜로세움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다투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시현에게 좋은 일은 아니었다.
[경고! 해신의 분노가 다가옵니다.]촤아아아아악!
이내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시현을 덮쳤다.
그냥 물이 아니었다.
강력한 마력과 힘을 담고 있었으며.
묠니르로 인한 토르의 벼락, 아스트라페로 인한 제우스의 벼락까지 섞여 있는 물이었다.
파지지직!
벼락이야 B등급 아스트라페로 흡수한다고 하지만.
포세이돈의 힘이 담긴 바닷물은 극복하기 힘들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나 마수라면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시현에게는 천총운검이 있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사아아악!
천총운검이 일으킨 핏빛 폭풍과 함께 에메랄드빛 바다가 베어졌다.
“애초에 스사노오는 폭풍의 신이라고. 그것도 바닷물을 베어버리는.”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카운터지.”
후우우웅!
사각을 노리고 날아오는 묠니르는 천총운검으로 튕겨낸 뒤.
시현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번뜩!
[아이템, ‘키비시스(A)’가 총 40개의 눈을 떴습니다.] [마기가 200 상승합니다.] [아이템, ‘키비시스(A)’의 특수 효과를 발동합니다.] [40개의 눈: [마력 강화>가 시작됩니다.]키비시스의 눈 40개의 특수 효과, [마력 강화>.
이미 있는 마력을 뭉치고 뭉쳐 한데 모으는 효과로.
가진 마력을 훨씬 순수하고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으드득.
순간 늘어난 마기를 이 악물고 버티며.
시현이 에메랄드빛 바다를 뚫고 상대에게 나아갔다.
서걱.
그러곤 온 힘을 다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후웅.
아바타가 허공을 디디더니 이내 저 멀리 도망가 버렸다.
녀석의 발에 있는 날개 달린 샌들, ‘프테노페딜로스(ptēnopédilos)’덕분이었다.
“그럴 줄 알았지.”
하지만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아이템, ‘밤의 장막(D)’이 드리웁니다.]스르륵.
이내 시현을 중심으로 회색 지대, 콜로세움에 보랏빛 밤이 생성되었다.
동시에 키비시스의 눈이 시현의 뒤쪽이 아닌, 넓게 펴진 밤의 장막 곳곳에 생성되었다.
번뜩!
번뜩!
츠즈즈즈즈!
밤 곳곳으로 퍼진 40개의 눈이 하나같이 아바타를 쳐다봤다.
동시에 강화된 마기가 아바타의 마력을 교란시키기 시작했다.
-……!
아바타가 순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아이템, ‘밤의 장막(D)’이 어둠을 통과합니다.]시현의 몸이 어둠을 통과해 공중에 떠 있는 아바타 바로 뒤에 생성되었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아바타가 뒤를 돌아본 그 순간.
시현이 지체하지 않고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신의 아이템을 더 쓰기 전에 처치해야 해.’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분노를 터뜨립니다!] [모든 수치가 마기로 치환됩니다.] [스킬, ‘라이트닝 티어(S)’를 발동합니다.] [스킬, ‘부정한 심판(A)’을 발동합니다.]쿠르르릉!
검은 벼락과 함께.
시현의 천총운검이 아바타의 목으로 향했다.
물론 녀석이 신고 있는 프테노페딜로스라면 공중에서 움직여 이 공격을 피할 수 있겠지만.
공중을 자유롭게 밟을 수 있는 특수 효과, [허공답보(虛空踏步)>는 B등급 특수 효과.
D등급에 불과한 지금은 공중을 그저 한 번만 밟을 수 있을 뿐이었다.
[이런……!]닉스의 밤의 장막이 가진 특수 효과, [밤걸음>을 예상하지 못했던 비슈누가 당황한 듯 소리쳤다.
아스트라페로 어떻게든 벼락을 막으려 했지만, 그건 아직 C등급이 아닌 D등급.
[벼락 흡수>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대론……!]이어서 아바타의 엑스칼리버로 공격을 막으려 했다.
헤라클레스의 망토로 증폭된 힘 스탯 덕분에 엑스칼리버의 움직임은 빨랐다.
하지만.
서걱.
시현의 천총운검은 엑스칼리버를 그대로 베어버릴 뿐이었다.
엑스칼리버가 진정으로 단단해지기 위해선 A등급을 달성한 뒤, 특수 효과 [왕의 의지>를 얻어야 하지만 이 엑스칼리버는 아직 D등급.
키비시스와 타락한 영광으로 증폭된 천총운검의 마기를 감당할 순 없었다.
번쩍!
그렇게 회색 지대, 콜로세움을 뒤덮는 검은 벼락과 함께.
아바타의 목이 떨어졌다.
“비슈누 너무 자책하지 마.”
씨익.
“상대가 나잖아. 나만큼 날 잘 아는 놈이 어디 있겠어?”
[이런…… 역시 강해요.] [그러게 나한테 맡기라니까. 비슈누. 넌 물러서 안 돼. 전투 전문은 나잖아.] [……시바. 누가 했어도 똑같았다. 확실히 저놈은.]브라흐마가 말을 흐렸다.
[좀 달라.]베다 세 절대신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아바타와 신의 아이템들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이걸로 끝인가.”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콜로세움을 보며.
시현이 앞으로 걸어 나갔다.
[믿을 수 없습니다! 보존의 신 ‘비슈누’의 아바타를 처치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시련, [자아>를 극복하였습니다.] [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추가됩니다.] [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을 클리어하였습니다.] [회색 지대가 변화합니다.]수많은 메시지와 함께.
시현이 있는 콜로세움이 다시 복구되기 시작했다.
이내 콜로세움 주변으로 시현이 가진 6개 신의 아이템들이 각자 상징하는 건물이나 건축물들과 함께 형태를 이루었다.
아스트라페는 금빛 번개가 내리치는 신전을.
키비시스는 양귀비 모양의 붉은 정원을.
타락한 영광은 검게 물든 구름 위의 신전을.
천총운검은 핏빛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밤의 장막은 보랏빛 장막으로 이뤄져 있는 공허를.
드라우프니르는 룬 문자로 이뤄진 마법진을 형성했다.
쿠구궁!
시현이 서 있는 곳 중앙엔 검은 왕좌와 함께 신전 양식을 딴 궁전이 생성되었는데.
그 가운데엔 검게 물든 왕좌가 있었다.
저벅저벅.
시현은 생겨난 왕좌에 가 앉았다.
“좋아.”
왕좌에 앉아 다리를 꼰 채, 턱을 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보상 좀 볼까?”
[모든 시련을 통과하였기에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최대치가 됩니다.] [칭호, [왕의 자격(S)>을 획득합니다.] [왕의 자격(S)>#히든 퀘스트, [왕의 시련>을 통과해 ‘왕의 격’을 갖춘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칭호입니다.
▶이 칭호는 파괴되거나 양도되지 않습니다.
▶이 칭호는 장착하지 않아도 효과가 발동됩니다.
[주 스탯 +5]*왕의 ‘격’을 갖추었습니다.
조건을 갖추면 칭호의 등급이 상승하며, 칭호가 변화합니다.
[특수 조건>▶추가 MVP 10번 달성.
▶군단장급 마수 10마리 처치.
▶군단장급 이종족 10명 처치.
새롭게 얻은 칭호, [왕의 자격(S)>.
주 스탯을 5씩이나 올려주는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효과만 있다면 S급 칭호치고는 별로 좋지 않다는 소리만 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칭호는 다른 것들과 다르게 장착하지 않아도 ‘장착 효과’가 적용되었고.
특수 조건을 만족할 시 칭호가 자연스레 승격되는 효과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격’이었다.
“격이라…….”
처음 ‘격(格)’이란 것에 대해 들었을 땐.
시현도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시스템적으로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격’ 혹은 ‘자격’이란 게 의미하는 건 사실 생각보다 간단했다.
‘쉽게 말해 수준을 의미하지.’
격은 크게 플레이어, 왕, 신.
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플레이어(Player).
말 그대로 이제 막 신들이 만들어놓은 ‘재앙 시스템’에 들어온 인간을 말하는 것으로.
좋든 싫든 지구의 모든 인간들은 이 플레이어 자격을 갖추게 된다.
플레이어의 격을 갖추게 되면 상태창, 레벨 업, 스킬, 특성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이 강해지는 걸 꾸준히 볼 수 있다.
‘마수와 인간을 비롯한 이종족. 그들 간의 가장 큰 차이가 이거지.’
시스템이 ‘마수’라고 지칭한 존재들은 플레이어의 격을 갖추지 못했기에.
자신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을뿐더러, 빠르게 성장하지도 못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도 개화하지 못한다.
이 ‘플레이어’에서 어느 정도 강해지거나 업적을 세우면.
다른 플레이어나, 마수, 신들이 부르는 ‘이명’이 생기게 되는데.
시스템이 이를 인식하고 붙여주는 순간, 그 플레이어는 ‘왕’의 격에 도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
시스템은 초반에 시현을 ‘플레이어 이시현’이라 인식했지만.
이제는 ‘타락악귀 이시현’이라 인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었다.
왕(王).
한 지역이나 나라를 다스리며 다른 플레이어나 마수를 이끄는 격을 시스템에 의해 공인받은 자를 뜻한다.
왕의 격을 갖추게 되면 가장 크게 바뀌는 점은 이명(異名) 끝에 ‘왕’이 붙는다는 것과.
[왕의 자격(S)> 칭호를 획득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건.
신, 천사, 악마, 용, 거인 같은 초월체를 상대할 때…… 페널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격의 차이가 없어지는 거지. 뭐, 정확히는 줄어드는 거긴 하지만.’
격의 차이.
이 격의 차이 때문에 인간이나 이종족 플레이어는 절대로 신을 이길 수 없었다.
격의 차이란 것을 시스템이 직접적으로 설명해 주진 않아 플레이어들은 잘 몰랐지만.
인간이 ‘신’을 상대할 때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이유가 이 격의 차이였다.
플레이어가 신을 공격할 땐 대미지가 90% 정도 줄어든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이 기세를 피워 올리기만 해도 자연스레 온갖 디버프에 걸리며.
신에게 받는 대미지는 90%가량 늘어난다.
같은 스킬, 아이템, 스탯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시현이 발할라 연회장에서 미카엘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물론 화신체나 상징체 같은 간접적인 것들엔 격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이것도 모르고 신한테 덤볐다가 한 번 뒤질 뻔했지.”
그렇다면 왕의 격을 갖춘 존재는 어떨까?
왕은 플레이어와 신의 정중앙에 있는 격을 지닌 존재.
‘신’이 되기 위한 바로 아래의 격.
그렇기에 플레이어에게도, 신에게도 대미지가 경감되거나 추가되지 않는다.
즉, 왕의 격을 지닌 존재들은 신에게 ‘유효타’를 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神).
이는 말 그대로 ‘신격(神格)’을 의미한다.
신격을 얻어 신이 되면 다른 세계로 가도 페널티를 얻지 않으며.
신이 된 그 순간부터 늙지도, 수명이 다해 죽지도 않는다.
흔히 말하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경지.
거기에 더해 마력, 신성력, 마기 등이 아닌 ‘신력(神力)’을 추가로 다룰 수 있고.
스킬보다 한층 강화되어 강력한 ‘권능’을 다룰 수 있으며, 신도들을 거느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신격을 획득한다는 건 말 그대로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인다는 것.
이를 위한 과정은 왕의 격을 획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어려웠다.
물론 격을 완전히 무시하는 방법도 있었다.
EX등급.
EX등급의 아이템, 특성, 스킬 등은 왕의 격이고, 신의 격이고 모든 걸 ‘초월’해 버릴 수 있었다.
시현이 가진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는 신격을 초월해 아이템을 빼앗아 올 수 있기에.
스킬, ‘신격 말살’은 신격을 초월해 타락시킬 수 있기에.
칭호, ‘가챠의 제왕’은 신격을 초월해 확률을 조정할 수 있기에.
전부 EX등급이었다.
물론 신들도 하급, 중급, 상급, 주신, 절대신급으로 각자의 격이 달랐지만.
이는 좀 더 세분화된 이야기였다.
“그래…… 두 번째 신의 연회 땐 기대하라고 더 깽판 쳐줄 테니까.”
그렇게 행복한 계획을 세우며.
시현이 다음 보상을 살폈다.
이제 ‘격’에 대한 보상은 다 받은 상태.
아직 다섯 개의 시련을 통과한 보상은 얻지도 않은 상태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