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63)
263화
GBL 그룹에 거대한 사업이 많지만, 내가 가진 관심도로 치자면 넷고블린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가급적 자주 챙기는데 임원들 입장에서는 고역이었다.
이런 부분에선 내가 좀 눈치가 없어서 임원들이 곤혹스러워한다는 걸 잘 몰랐다.
다른 사업이야 알아서 잘 굴러갔는데 유독 엔터 관련 사업은 손이 많이 갔다.
아무래도 사람이 주가 되는 사업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유독 탈도 많고 사건, 사고도 많았다.
모두가 내 마음 같았으면 일어날 사고도 막을 수 있을텐데 조심하라는 조언을 해주어도 음주운전을 한다든가 하는 사고는 언제든 일어났다.
차라리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라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텐데 음주운전이나 도박 혹은 마약 같은 사건은 하지 말라는 조언이 최선이었다.
연예인을 묶어둘 수도 없는 문제고 그들 역시 자아를 가졌으니 내가 신빨 좋은 무당이라고 받아들여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계열사인 고블린 엔터에 소속된 연예인과 엔터 산하 레이블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어느 정도 말을 들어 먹는데 그 외에는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했다.
기업은 생각이란 걸 못 하는 무생물이지만 연예인들은 생각하고 각자가 걸어 다니는 기업이나 마찬가지라서 생각을 달리해야 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묘한 존재가 하나 있었는데 고블린 엔터에 소속되었으면서도 유독 말로 통제가 안 되는 연예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여진이가 그 주인공인데 초창기부터 같이 성장해서 그런지 유독 나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짜식! 오늘은 또 무슨 일이지?’
갑자기 보자고 하길래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진이는 나를 긴장시키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무슨 일로 보자고 했는지 궁금해하는데 뜬금없이 동재랑 같이 나타났다.
“응? 같이 왔네?”
“그, 그게 말이야….”
무슨 말을 하려는데 여진이가 동재를 막았다.
“오빠! 내가 말할게.”
“그럴래?”
“무슨 일인데 그래? 무슨 사고 쳤냐?”
“글쎄다. 이게 사곤지 사건인지 난 모르겠다.”
“뭔데?”
동재는 난감해했고, 여진이는 지금 상황이 재밌어 보였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무슨 일이냐고 몸으로 물었다.
“오빠! 우리 결혼해요.”
“결혼? 갑자기? 넌 누구랑 하고 동재는 누구랑 하는데.”
“우리 결혼한다니까요.”
“…?”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지 모르겠다.
동재랑 여진이가 결혼한다고?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라 이해하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진이가 동재랑 결혼하다고?
헐~
“놀랬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숨기려고 그런 건 아닌데 여진이가 나중에 말하자고 해서 그렇게 됐다.”
“대박! 동재 네가 우리나라 최고 여배우랑 결혼을 한다고?”
“그러게 말이다. 나도 놀랬는데 넌 오죽하겠냐.”
“여진이 네가 말해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동재 오빠랑 사귄지 1년쯤 됐어요. 속이려고 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말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에요.”
허락받으러 온 건 아니다.
내가 두 사람 결혼에 대해서 반대하고 찬성하고 할 그런 위치는 아니니까.
하지만 충격이 작지 않았다.
“그러니까 진짜란 말이지?”
“호호호! 엄마도 처음엔 오빠랑 비슷한 반응이었는데 지금은 우리 사위 하면서 껌뻑 죽어요. 흐흐흐!”
“나한테 비밀로 할 이유가 없었잖아.”
“말했잖아요. 어쩌다 보니 말할 기회를 놓쳤다고.”
나랑 친한 사이라서 그렇지, 동재도 최고의 신랑감이긴 했다.
대기업 계열사 대표이사인 데다 수천억대 자산가이기도 하니까.
신랑감 조건으로만 따지자면 능히 S급으로 쳐줄만한데 여진이가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났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 놀란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와! 동재 너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냐?”
“큭큭! 부럽냐?”
“부럽진 않아. 여진이 성격 감당하려면 고생 꽤나 할 것 같은데 그걸 내가 왜 부러워하겠냐.”
“오빠! 내 성격이 어때서요.”
“큼! 흐흐흐! 여진이 성격 좋지. 암! 좋고 말고.”
“괜히 시비 걸지 말아요.”
“시비는 무슨… 그냥 놀래서 그래. 너 같으면 안 놀라겠냐?”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실토하러 왔잖아요.”
“좋아. 그래서 결혼은 언제하는데?”
“기억하기 좋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하려구요.”
에밀리와 여진이가 다른 것도 이런 점이다.
여진이는 한국에서 자라고 에밀리는 미국에서 자란 탓에 환경이 다르고 문화도 달라서 그런 거지만 에밀리는 기념일 챙기는 거에 무감각했다.
1년에 세 번 결혼기념일이랑 생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정도만 챙기면 되는데 그 정도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내가 두 사람 결혼을 축하하게 되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건 그거고 오빠! 우리 결혼 선물 뭐 해줄 거에요?”
“선물?”
“그냥 넘어가려는 건 아니죠?”
“맞다. 그건 아니지. 솔직히 나도 기대된다. 무혁아! 우리 결혼 선물 뭐해줄 거냐?”
“뭐가 갖고 싶은데?”
“그거야 네가 알아서 정해야지. 내가 달라고 하면 그게 선물이냐? 강탈이지.”
갑자기 골치가 아파졌다.
두 사람 다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 섣부른 선물을 두고두고 욕을 먹을 것이다.
가만히 보니 이것들이 작당하고 찾아온 것 같았다.
“신혼집은 구했고?”
“얼마 전에 구했다.”
“어디?”
“청담동에 적당한 집으로 구했다. 처가랑 엄마네랑도 가까워서 좋아.”
“잘했네.”
“그럼 난 그거로 해야겠네.”
“그거? 그게 뭔데?”
사실 오래전부터 동재가 결혼하면 주려고 준비해두었던 선물이 있었다.
여진이랑 결혼하게 될 줄 몰랐지만, 두 사람이 결혼한다니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자!”
이미 몇 년 전부터 서랍 속에 있었던 노란 봉투를 동재에게 건넸다.
“이게 뭔데?”
“선물!”
“와아! 미리 준비해두었던 것처럼 주네. 혹시 미리 알고 있었어?”
“아니. 몰랐었어.”
그러고 보니 이게 좀 이상했다.
동재에게나 나에게 있어서 보통 이벤트가 아닌데 왜 이걸 읽어내지 못했을까? 능력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혹시나 싶어서 동재를 읽어보니 정말 크리스마스에 결혼하는 모습이 금방 읽혀졌다.
분석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지만 원인을 알고 싶었다.
“그걸 몰랐다고?”
“그러게요. 오빠! 정말 몰랐어요? 보통은 말 안 해도 척척 맞추잖아요.”
“그러게. 나도 신기하네. 왜 몰랐을까?”
“굳이 능력을 쓰고 싶지 않았나 보지. 뭘 심각하게 생각해.”
여진이가 심각하게 물어보자 동재가 나를 대신해서 변명했다.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얘기라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다.
“그거나 봐!”
“오케이! 어디 보자! 이게 뭘까나?”
노란 봉투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낸 동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선물이라 심장이 멎을 정도로 놀라버린 것이다.
“오빠! 왜 그래?”
“응? 아! 이, 이거….”
“그게 뭔데요. 주식 양도 계약서?”
“그래. 계약서야. 너네 결혼식 이후로 GBL 경호 대주주는 서동재! 바로 너야.”
GBL 경호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있던 내가 지분 51%를 동재에게 주겠다는 계약서였다.
그렇게 되면 GBL 경호의 주인은 동재가 되는 거였다.
“이게 얼만지나 알고 주는 거냐?”
“당연하지. 임마!”
여진이도 놀랐는지 눈만 꿈뻑거렸다.
동재가 놀란 만도 한 것이 GBL 경호 지분 51%면 현재 가치로 천억은 훌쩍 넘는 거였다.
“이래도 돼?”
“물론이지. 그동안 수고했고, 앞으로도 수고해줘라. 대신 GBL 경호는 정 이사님한테 맡기고 넌 그룹 감사 좀 맡아야겠다.”
“갑자기?”
“믿을 사람이 필요해서 그런다. 덩치가 커지니까 내 눈 밖에서 장난치는 임원이 가끔 보여서 말이야.”
“감사 업무는 해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
“그동안 사람 관리하는 거 배웠잖아. 잘 해오기도 했고, 그러니까 잘 할 거야.”
“근데 정 이사님이 자리 옮기겠데? 그동안 거절한 자리가 많잖아.”
“정 이사님도 나이가 있으니까 현실적으로 경호까지 책임지기엔 한계를 느낀단다. 그래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해서 적당한 자리를 만들다가 그리 된 거야.”
“하긴, 경호는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거니까. 그렇기도 하겠네.”
“최대한 빨리 인수인계하고 자리 옮겨.”
“그래. 알았다.”
정인회 이사를 대신할 사람은 여러 명을 추천받아서 그 중 한 명을 내가 직접 면담해보고 임명하기로 했다.
동재랑 여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저녁 먹는 김에 엄마랑 에밀리에게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알렸더니 엄마가 동재 등짝을 후려갈겼다.
국민 여배우 소리까지 듣는 여진이를 훔쳐 간다는 이유였다.
근데 짝! 소리에 내가 왜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 * *
“오늘이죠?”
“네. 회장님! 벌써 출발했을 겁니다.”
이미 약속된 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보라매 블록 IV 사업으로 제작된 KF-15 시제기 22호기가 특별한 테스트를 하는 날이다.
“날씨는 어때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라 잘만 보면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겁니다.”
“재밌겠네요.”
“전 조마조마해 죽겠습니다.”
박인모 대표는 이제 국정원에서 자리를 옮겨 GBL PMC(주) 대표로 일하고 있었다.
오늘 테스트 하는 22호기는 몽골에서 출발해서 중국 국경을 넘기로 돼 있었다.
한국에서야 허가받아야 하지만 몽골에서는 자치 구역으로 인정받아 직접 방어 개념으로 군사행동까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같은 테스트틀 진행할 수 있었다.
“걱정마세요. 이미 여러차레 테스트해서 중국이 보유한 레이더로는 22호를 잡을 수 없습니다.”
내가 말한 대로다. 이미 확인된 사실이지만 오늘은 그것을 쾅쾅! 못 박는 날이었다.
“차라리 쿠릴 열도 쪽에서 시험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날 잡아서 그것도 해보죠. 뭐!”
“네?”
“재밌을 것 같아서요. 그 정도면 확실한 퍼포먼스니까 방사청에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을 겁니다. 공군에서 가만있지 않을테니까요.”
“우리 공군이라고 알 수 있을까요?”
“당연히 모르겠죠. 피아식별 장치를 끄고 비행하니까요.”
“그럼 어떻게?”
“슬쩍 흘려야죠.”
“어떻게 말입니까?”
“그건 CIA가 해줄 거니까 걱정마세요.”
미국이라고 해서 22호기를 잡아낼 방법은 없다.
다만 위성으로 몽골 기지를 감시하고 있을 것이 뻔하니 무슨 일인가 싶어서 추적하다 보면 결국 알게 될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번 테스트는 특별히 내가 알려서 몽골 정부도 알고 있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몽골 정부를 코리아 연방에 합류시키기 위해서 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중국이 침투한 지도 모를 전투기를 제작했다.
-곧, 전술 배치가 되면 미국이라 해도 한국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릴 믿어라.
아주 강력하게 주장하고 밀어붙였다.
코리아 연방에 가입하겠다면 반융합로 발전소 다섯 기를 무료로 지어주겠다고도 제안했다.
몽골은 인구가 작아서 다섯 기만 지어도 에너지 독립이 가능할 정도다.
물론 넓게 퍼져 있어서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위해선 더 많이 필요하지만 다 지어줄 필요는 없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몽골 GBL PMC 지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북경 상공을 지나 백두산을 기준으로 북한 영공으로 넘어갔다가 기지로 귀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사히 끝났다고 합니다.”
“이제 마지막 테스트만 남았겠네요. 나머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한 테스트에 비하면 하등 문제될 것이 없으니까요.”
레이더에는 걸리지 않아도 육안으로 목격하고 외교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박인모 대표의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자기네 방공망이 뚫렸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마지막 테스트는 대기권을 통과해서 우주로 나가는 건데 이론적으론 완벽하다고 하나 나는 이게 더 걱정이었다.
오늘 테스트가 성공하면 그 어떤 나라보다 앞서서 우주를 정복할 수 있게 되는 거였다.
미국이 나사를 통해 가장 앞서 있지만 오늘 이후엔 절대 그런 소리는 못할 것이다.
또한 오늘 이후엔 인공위성 올리겠다고 로켓을 발사할 필요가 없어진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공위성 크기가 무진장 작아졌기에 보라매에 싣고 가서 적당한 위치에 갖다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보라매 블록 IV 사업은 내 지시에 의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사업이다.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정부는 몰랐었고, 거의 막바지가 돼서야 성공 확률이 9할 이상이라는 것을 알렸다.
KF-15 블록 IV 100기만 있어도 한국은 어떤 나라와 싸워도 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고 시작한 사업이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에서 시제기 22호를 눈치채고 찾아왔다.
“누구요?”
“이스라엘 정보국 국장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보국이라면 모사드 말입니까?”
“네. 회장님!”
“그쪽이랑은 어떤 거래도 없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일까요?”
모사드 국장이 왔다니 놀라기도 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싶어서 설레기도 했다.
설계하고 연구하는 일이 제일 재밌을 줄 알았는데 이런 일에도 엄청난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사드 국장이 과연 무슨 말을 할까? 정말 궁금했다.
‘큭큭! 모사드 국장이란 말이지? 재밌겠네.’
이렇게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이무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