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ent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99)
신이 내린 탑스타 신이내린탑스타-399화(399/401)
399. 위대한 한 걸음 (1)
놀라운 일이었다.
“와우……? 아직도 안 믿기는데요?”
10억 달러의 폭탄이 터진 후.
더 라스트 피스 식구들은 점점 더 바빠졌다.
“추이를 보아하니 최단 기간 20억 달러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에이, 설마요.”
“여기. 차트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보시죠.”
철두철미한 퍼블리시스트 출신의 앤드류는 자료마저도 완벽했다.
보통 메가 히트 기록의 기준을 잡을 때 사람들은 10억 달러를 그 기점으로 삼는다.
물론 10억 달러가 기록의 끝은 아니다.
10억을 넘어서 15억, 17억.
그리고 20억 달러까지.
‘진짜 현실감 없는 숫자네.’
원화로 환산하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다.
달러로 해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딸꾹!
“끕, 이 거짓말, 진, 끕, 진짜입니끕?”
애지중지하던 시나리오를 영화로 무사히 만든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던 맥 휴스턴.
그는 아예 앤드류가 금액을 얘기했을 때부터 미친 듯이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든 작품을 끝까지 내 손으로 마무리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모두 만족합니다. 더 이상 바랄게 없어요.
권위 있는 독립영화제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데뷔했던 맥 휴스턴.
그러나 그 이후의 행보는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하기만 했다.
마스터피스라고 자신했던 시나리오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퇴물취급만 몇 년을 지난하게 당해왔더랬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맥의 말은 진실이었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순간부터는 아예 금액에 신경 쓰던 일도 그만두었다.
하지만 앤드류가 가져온 금액은 그런 맥조차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조작된 건 아니죠?”
“그런 식으로 일을 허투루 하는 사람처럼 보입니까, 제가?”
“아, 아뇨……?”
헐리우드 최고의 퍼블리시스트 출신의 싸늘한 물음에 소심한 엘리엇이 그 자리에서 찌그러졌다.
“이거 혹시 TV쇼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인가요? 하하. 하하하! 정말 실감나게 잘 속이시는데요?”
다른 배우가 용기있게 도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싸늘한 침묵만이 되돌아간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앤드류가 빈말이나 허튼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았다.
다만 너무 믿기 어려운 현실이라 좋아하기에 앞서 의심부터 할 뿐이었다.
“그럼 진짜라고요? 홀리……. 진짜 안 믿기는데.”
어마어마한 숫자.
좋아하기보다는 의심부터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솔직히 현실감 없는 일이었으니까.
“우리가 반응이 좋은 건 알겠는데 그렇게까지 결과가 나올 정도라고요?”
처음 개봉했을 무렵.
그때의 폭발적인 반응은 납득이 간다.
왜?
‘그때야 연우가 그래미에서 복면으로 상도 탔고 그게 화제가 됐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기는 했지.’
블랙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엄청나게 히트 친 마지막 편에 까메오로 나왔던 것 역시 도움이 되었다.
오랫동안 칩거했던 가브리엘이 스크린에 복귀한다는 사실.
그리고 드림 워커 신드롬까지 만들어냈던 그 드림 워커 작곡가가 출연하는 영화라는 사실까지.
화제가 될 소식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가 겹쳤다.
그 관심이 고스란히 더 라스트 피스로 이어졌다.
그러니 초반의 폭발적인 반응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니, 대체 왜요?”
10억 달러를 찍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최단 기간 20억 달러 클럽을 노려볼 정도라니?
“앤드류. 진짜로 이거 무슨 TV 쇼 프로그램 아닌 거죠?”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이제 배우들은 현실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왜요……. 그래도 우리 영화…… 재밌잖아요……?”
그나마 제 새끼라고 뒤늦게 맥이 소심하게 항변했다.
자기도 말하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영화가 재밌는 건 다 알죠. 그거야 누구보다 우리가 제일 잘 알걸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혼신의 힘을 기울여 찍은 작품인데…….”
흘러가는 대사 하나 허투루 처리한 적이 없다.
편집되면 0.1초나 화면에 비칠까 말까 한 장면조차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몇 번이고 재촬영을 반복하기까지 했다.
어마어마한 숫자에 현실감이 들지 않았을 뿐.
그들은 영화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이 있었다.
“생각해 봐요. 우리가 잘 찍었다는 것과 별개로, 이 영화의 조건이 그렇게 훌륭한 것만은 아니잖아요?”
“맞아. 원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작이 있다면 원작의 팬들을 흡수하는 기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런 효과를 가져올 만한 원작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니고.”
“그렇지.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도 아니고.”
여기저기서 동의가 튀어나온다.
그들이 영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퍽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이었다.
“얼굴이 흥행보증 수표나 다름없는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지.”
“그렇지.”
그 시각은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우리 감독님이 믿고 보는 인지도 높은 감독인 것도 아니고.”
“맞아. 오히려 그 반대에 더 가까울걸?”
이 역시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인지라 맥의 어깨가 조금 더 아래로 쳐졌다.
“말하고 나니까 진짜 우리가 흥행할 이유가 하나도 없네……?”
너무 자기 객관화가 지나친 나머지 분위기마저도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내 끼어든 목소리가 상황을 바꿔놓았다.
“그러니까 더 대단한 거 아냐? 우리는 작품성 하나만 가지고 이만큼 성공했다는 거잖아.”
가브리엘이었다.
“돈을 아무리 처발라도 결국 내용이 재미없으면 아무도 안 본다고. 그게 냉정한 상업 시장이니까. 하지만 재미가 있으면 저 시골에 처박아놔도 입소문만으로 역주행하는 게 이 바닥이야.”
“그건……. 그렇지.”
“앤드류의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거면 그만큼 내용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 어느 구석을 제대로 건드렸다는 소리라고. 다른 외부 요인 하나 없이 영화 그 자체로만.”
“그럼……. 우리는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건가?”
“그렇지.”
가브리엘은 새침하고 도도하다.
달리 말해 없는 말을 지어내어 사람들을 위로할 만큼 상냥한 성격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쓸데없이 과한 자기 객관화는 그만두고 차라리 즐기는 건 어때?”
가브리엘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다들 ‘그런가?’ 하는 반응이 되었다.
맞는 말만 하는 녀석이니 신뢰가 가는 모양이었다.
하나둘씩 배우들의 얼굴에서 그제야 기쁨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걸 보며 연우는.
‘언제 저렇게 성장했지?’
새삼 가브리엘의 변화에 새삼스러운 감동마저 들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 자체가 안 됐었는데 말이야.’
워낙에 괴팍하니 다른 이들은 가브리엘을 피하고 가브리엘은 자신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 타인을 기피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72]연우를 만나 쑥쑥 성장하기 시작한 가브리엘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전과 달라졌다.
머리 위의 숫자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이게 부모의 마음…… 아니지. 내가 지금 무슨 미친 생각을?’
아무튼 저렇게 인간적으로도 잘 성장한 것을 보니 기특하다.
가브리엘의 개입으로 배우들의 현실도피는 무사히 정리되었다.
하지만 앤드류가 연속으로 던진 폭탄의 여파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네? 어디를 가야 한다고요? 예? 해외요?”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먹방을 찍으며 지내던 배우들.
10억 달러 선언 이후, 그들은 천천히 자신들을 향한 반응을 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했다.
“와우. 우리 영화에 이런 뜻이 있었대.”
“오……. 이게 이런 식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는데?”
개봉한 지 3주째 접어드는 지금.
그들은 이제 이 상황을 완전히 즐기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여기는 아예 논문으로 배틀이 붙었어.”
“흐음……. 내 해석이랑 조금 다른데?”
개봉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더 라스트 피스’에 대한 제각기 감상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감상의 수준이 심상치 않았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논문 수준으로 길고 방대한 분량이었던 것.
그런데 심지어 그런 평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아예 포럼이 만들어졌네. 피스 파인더래.”
“오. 이름 어울린다. 맞는 말이네. 마지막 조각을 찾는 사람들이니까 조각을 찾는 자, 피스 파인더.”
더 라스트 피스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피스 파인더라 이름붙이기까지 했다.
일명 피스 덕후들이었다.
신기한 것은 이 피스 파인더들의 수가 상상외로 많았다는 점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그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피스 파인더들이 내용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하는 모습은 온라인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뉴스에서도 이색적인 사항으로 다뤄지기까지 했다.
[‘피스 파인더’ 인터뷰 …… ‘더 라스트 피스’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옳은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 [청소년 연령층의 PC 게임 이용 시간의 급격한 저하, 방과 후 ‘피스 파인더’ 토론의 효과?]영화에 나오는 표현 하나에서부터 대사의 의미까지.
때로는 배우나 감독인 맥마저도 놀랄 정도의 해석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반응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흐뭇해하고 흡족해하며 놀라기도 했던 그들.
그러나 그런 행복하고 여유로운 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움직이시죠.”
“이렇게 바로요?”
“급하게 초청장이 날아왔습니다.”
그들은 정신없이 앤드류의 지시를 따라 움직였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비행기를 타고 잠들었다 깨면 또 다른 나라에 와 있었다.
북미에 돌아와서도 바쁜 스케줄은 마찬가지였다.
‘뭔가 이상한데?!’
연우를 비롯한 배우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앤드류는 그들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움직인다면 반드시 이득이 생긴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그렇기에 앤드류가 건네주는 자료를 받아 읽으며 메뚜기 뜀 하듯 여기저기를 열심히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난…… 난 분명히 쉬려고 한국에 갔었던 것 같은데……?”
언제 어느새 납치당하듯 한국을 떴는지 모르겠다.
잠깐 갈 곳이 있다고 눈을 감았다 뜨니 다른 나라였다.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상한 것은 그럴 때마다 손에 들린 것이 하나둘씩 늘어났다는 점이다.
“뭐지……? 좋기는 한데…….”
정신없이 스케줄을 따라 행사를 끝내고 나면 어느새 손에는 트로피가 들려있었다.
그 숫자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되기를 수차례.
“이거 설마……. ‘그거’인가?”
이쯤 되니 눈치 빠른 사람은 뭔가를 알아차렸다.
……솔직히 구를 만큼 구른 뒤에야 간신히 알아챘으니 눈치가 빠르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 헉헉대며 따라가기 바쁜 이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들은 정신없이 굴려지면서도 어느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았던 것.
‘우리 영화를 이렇게나 좋아해 주다니!’
가는 곳마다 환대하고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감탄을 해준다.
당연히 신이 나고 기꺼워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면 또 힘이 빠져 골골대면서도 이동하느라 생각할 겨를 따위는 없는 것이다.
“뭐가 ‘그거’인데?”
“생각해 봐. 우리 상 엄청 많이 받았지?”
“그치.”
그냥도 아니다.
말 그대로 엄청 많이 받았다.
D국제 영화제의 작품상을 비롯하여 M영화제의 관객상이라던가, B국제 영화제의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라 수상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협회에서도 여러 이유를 대며 그들에게 트로피를 부여했다.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협회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날이왔다며 신기해 하던게 엊그제 일이다.
그런 그들이 더 라스트 피스에게 여러 상을 안겼다.
각본상이라던가 최고의 영화상, 작품상, 각독상, 촬영상, 등등.
그중에서도 연우에게 쌓이는 상의 숫자가 남달랐다.
남우주연상만 해도 열 개가 넘고 최우수연기상의 수도 다섯 손가락이 넘어갔다.
‘상을 주니 좋기는 좋은데 왜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고 힘들다.’
배우들은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며 주어진 순간순간마다 최선만을 다했다.
누군가 의문을 이렇게 제기하기 전까지는.
“왜 상을 줬다고 생각해?”
“……글쎄? 그냥 우리 잘했다고?”
“아니지! 바보야! 누가 이렇게 고생시키면서 잘했다고 상을 줘? 병 주고 약 주고도 아니고!”
누군가가 설마설마 하던 단어를 꺼냈다.
“그럼……. 설마 우리가 지금 오스카 레이스를 뛰고 있다고?”
그리고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