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Mage RAW novel - Chapter (102)
2. 절호의 찬스
대륙 동부의 젖줄이라 불리는 키클로스프 강은 대륙 중부에서 시작하여 대륙의 동해까지 이어지는 대륙에서 제일 긴 강이다.
격강이 어찌나 넓은지 맞은편에서 반대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이용해야 할 정도였으며, 대륙의 중동부와 북동부를 가르는 경계선 역할도 했다.
북동부와 중동부를 가르는 강이니 만큼 키클로스프 강에는 오가는 배가 많았다.
하지만 마도 제국이 들어서고서는 오가는 배가 극히 적어졌다.
모든 물건들을 마법으로 수송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키클로스프 강에는 이따금 여행객들이 건너는 배와 귀족들이 대여한 여객선만이 간간이 다니고 있었다.
청탑은 그런 키클로스프 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청탑은 구 벨로세크 제국의 3대 마탑 중 한 곳으로 적탑, 녹탑에 비해 오가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탑에 연줄을 넣어 보려는 사람.
대륙에서 단 10명뿐인 8클래스 마법사가 다스리는 마탑을 구경하려는 자.
그리고 마탑에 유입되는 갖가지 물품들까지 청탑은 그로 인해 무척 교류가 많은 곳이다. 그런 청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배를 타고 하루 정도 거리에 떨어진 곳에 무척 숲이 우거진 곳이 있다.
인적이 드물고 오가는 배도 없어 사람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 지금 새하얀 광채가 폭사되고 있었다.
스파앗!
빛이 폭사되면서 한순간 주변을 뒤덮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잠시 후, 빛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이 사라진 곳에는 한 여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인세에 드물다고 자신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은 세르디아 인간들 그 어느 누구도 착용하지 않는 특이한 형태 의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 가느다란 옆구리에는 한 자루의 검마저 걸려 있었다.
청탑의 인근에 모습을 드러낸 여인.
그녀는 멜뤼스, 코린트의 도움을 받아 엘을 구하러 온 엘리엔이었다.
주변의 광경이 생생하게 느껴지자 엘리엔은 감았던 눈을 뜨며 주변을 살폈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눈으로 예리하게 주변을 살피던 엘리엔이 한쪽 방향을 주시했다.
“이쪽으로 가면 청탑이군.”
엘프란 종족은 인간과 달리 자연에 대한 선천적인 감각 타고 태어난다.
자연의 종족이라 불리는 엘프답게 자연 그 어느 것에도 친밀감을 가지는 것이다.
워프를 해서 온 곳에서 엘리엔은 잠시간 감각을 끌어올려 주변을 살폈다.
그 후, 그녀는 본능적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가닥을 잡아 냈다.
파앗!
엘리엔의 몸이 비상하는 1마리의 독수리처럼 날아오르더니 그녀의 신형이 강 중앙으로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막 강에 닿을 무렵, 마나를 끌어올리며 그녀가 외쳤다.
“운디네!”
뽀로롱.
맑은 음향이 울려 퍼지며 엘리엔의 음성에 화답하듯 그 녀가 강물에 빠지지 않고 강 위에 뜨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물빛의 귀여운 꼬마 요정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운디네였다.
엘리엔은 오랜만에 불러 줘서 짐짓 섭섭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운디네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 자주 부를 테니 투정은 나중에 하도록 하렴 그리고, 지금부터 날 물에 가라앉지 않게 해 줘.”
뽀로롱.
운디네가 엘리엔의 기색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프!”
물의 정령을 소환하여 몸을 강에 띄운 엘리엔은 이번엔 바람의 정령 실프를 소환했다.
샤아아아,
그와 함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며 녹빛의 귀여운 꼬마 요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의 정령 실프였다.
장난꾸러기 실프는 모습을 드러내고는 장난치듯 엘리엔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며 간질간질한 바람을 자아냈다.
엘리엔은 그런 실프에게 외쳤다.
“장난은 나중에 하도록 하고, 실프는 지금부터 전력을 다해 날 밀어 줘. 동쪽 방향으로. 알겠지?’
그랜드 마스터인 그녀는 일반 사람이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청탑으로 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체내의 오러에 막대한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그녀는 정령을 이용한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을 채택하여 청탑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콰콰콰콰콰!
운디네와 실프의 도움을 받으면서 엘리엔의 신형은 무섭게 동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견디기 힘든 풍압을 받아 내면서 엘리엔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부디 늦지 않기를…..’
이때가 바로 엘이 막 루이아스와 조우했을 무렵이었다.
“큭!”
엘은 루이아스가 전개하는 8클래스 마법을 가까스로 막아 내며 신음을 흘렸다.
지금 그는 루이아스에게 정말 형편없이 당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루이아스는 엘에게 헬 파이어를 전개한 뒤 그때부터 줄 곧 7클래스 마법만 전개하고 있었다.
캐스팅 없이 전개할 수 있는 가장 최상위 마법인 7클래스 마법으로 엘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통상적으로 엘에게 7클래스 마법이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절대 엘이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엘은 8클래스 마법사다.
때문에 그가 캐스팅 없이 전개할 수 있는 마법은 6클래스가 한계이다.
그런데 6클래스 마법으로는 절대 7클래스 마법을 막아 낼 수가 없다.
반면 9클래스 마스터인 루이아스는 7클래스 마법까지
캐스팅 없이 자유롭게 전개할 수 있다.
한 단계 차이로 인해 엘은 반격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피해 다니는 처지가 된 것이다. 간간이 골든 나이트가 루이아스에게 공격을 가하고는 있지만 그것 또한 헛된 발악으로 보일 정도로 상황은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이만 포기하는 게 어떤가?’
루이아스는 자신의 마법을 미꾸라지처럼 막아 내고 피 하는 엘을 보면서 속으로 참지 못할 짜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은 채 엘에게 항복을 권고했다.
사실 루이아스의 입장에서도 엘은 무척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상대였다.
분명 엘은 나이가 어렸다.
그것만 보면 낮잡아 봐도 상관이 없는 존재 하지만 엘은 이미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의 효율을 이끌 어 낼 줄 아는 자였다.
자신의 7클래스 마법을 막아 냄에 있어 한 치의 실수도 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해서 힘을 낭비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힘의 컨트롤, 엘은 지금 그러한 모습 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엘은 이 사실을 알까?
자신의 그러한 모습이 루이아스의 살심을 더욱 불러일 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어쩌면 저놈이야말로 9클래스 마법사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루이아스의 얼굴이 무섭게 변해 갔다.
일찍이 그 또한 9클래스의 경지를 동경하던 8클래스 마법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9클래스의 깨달음을 얻었지만 그는 9클래스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
깨달음은 얻었되, 육신은 그 경지에 오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될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게 옳을 것이다.
9클래스의 경지는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경지다.
그랜드 마스터와 8클래스의 경지는 인간이 지닌 모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지라면 9클래스의 경지는 그 경계를 허물고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되는, 반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경지인 것이다.
자신이 9클래스에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루이 아스는 절망했다.
지난 시간 노력해 왔던 것이, 목표로 해 왔던 것이 이룰 수 없는 목표란 것에 심각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찰나에 그는 9클래스로 통하는 한 가자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나에게는 이미 깨달음이 존재했기에 필요한 것은 더 욱 강력한 육신이었다.’
루이아스가 9클래스의 경지로 오를 수 있는 유일한 희망, 그것은 바로 과거 마왕이 강림했을 때 역소환당하며 남겨 놓은 데몬 하트였다.
데몬 하트는 그 자체가 드래곤 하트를 뛰어넘을 만큼 방대한 양의 다크 오러를 담고 있다.
파괴적인 성향의 다크 오러는 감히 인간이 담아 낼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제일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
루이아스는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몸을 단련시킬 생각을 했다.
그리고 비밀리에 데몬 하트를 입수하여 그것을 자신의 몸속에 투입했다.
그러자 엄청난 양의 다크 오러가 요동치며 루이아스를 끊임없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9클래스의 열망이 그러한 고통을 이겨 내게끔 하였다.
거기서 그는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깨달을 있었다.
인간은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적응에 적응을 거듭하여 살아남는다.
그것은 루이아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전신이 난도질되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시간 이 차츰 흐르면서 점점 괜찮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데몬 하트에 견뎌 낼 수 있는 강한 육체를 지녔을 때, 그는 꿈에 그리던 9클래스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9클래스의 경지에 오른 루이아스는 자신했다.
감히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궁극의 경지의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때부터 자신의 성격이 조금 변한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은거 마법사였던 그는 점점 파괴적인 성향으로 변하면서 세상의 부조리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는 능력 있는 자만이 대우받을 수 있는 세상, 마법사들의 이상향, 마도 제국을 꿈꾸고 그 계획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데몬 하트의 힘에 이끌려 찾아온 카르마 링을 얻고, 휘하로 강대한 초인들을 거두어들인 그의 힘은 사상 최강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원대한 계획을 조금씩 비틀어 버리는 자가 나타났다.
바로 금탑주였다.
10대 후반에 7클래스를 마스터하고 20대 초반에 8클래스에 올랐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였다.
성국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그저 잠재적인 위협거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지크릴과 카로스만이 당하자 인식은 달라졌다.
고작 몇 년 사이에 강적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초인들이 규합할 때 어느덧 그는 사상 최강의 적으로 등장한 상태였다.
‘이 녀석만 죽인다면 더 이상 내 앞길을 가로막을 존재는 없겠지.’ 물론 아토빌 공작과 유클레이, 신검의 주인 등 많은 적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엘이 없는 이상 그들을 이어 줄 구심점은 존재 하지 않다.
차근차근 각개 격파를 한다면 결코 무서울 것이 없는 게 그들이다.
루이아스의 손에 붉은 화염이 맺혔다.
“플레임 스트라이크!”
콰콰콰콰!
붉은 화염이 날카로운 독니를 드러내며 엘에게 쇄도했다.
“이런.”
이미 한차례 7클래스 마법을 곧장 막아 낸 후였는데 곧 장 후속타가 날아오자 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찰나였다.
인상을 일그러뜨렸던 엘은 재빨리 몸을 뒤집었고, 블링크로 빠르게 물러났다.
물론 마법의 여파에 쉽쓸리지 않게 골든 나이트가 앞으로 나섰다.
골든 나이트는 룬 블레이드를 휘둘러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받아쳤다.
구우웅!
뭐든지 베어 버리는 룬 블레이드가 단숨에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베어 버렸으나 베어진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곧 장 폭발했다.
강철이라도 녹여 버릴 듯한 열기가 골든 나이트에게 엄습했다.
하지만 골든 나이트는 그저 덤덤할 뿐이었다.
방어 마법진 수십 개가 중첩되고 마법 코팅까지 되어 있었기에 마법의 여파쯤은 얼마든지 견뎌 낼 수 있다.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받아 낸 골든 나이트는 곧장 몸을 날려 루이아스를 조개 갔다.
“이런.”
플레임 스트라이크의 폭발에 적중당하고도 곧장 몸을 날리는 골든 나이트를 보며 루이아스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7클래스 마법의 폭발에 휩쓸리면 제아무리 그랜드 마스터라 할지라도 일순간 무력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골든 나이트는 그러한 것에 아랑곳없이 루이아스에게 달려드는 것이다.
피륙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골든 나이트만 가능한 모습 이었다
“탐나는군. 정말 탐이 나! 이런 골렘만 있었다면 진즉에 마도 제국을 건국할 수 있었을 텐데.”
자신에게 달려드는 골든 나이트를 보며 루이아스의 눈에 짙은 탐욕이 떠올랐다.
동시에 저런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금탑주의 재능이 탐났다.
“하지만 나에게 반하는 이상 어쩔 수 없지. 이것이 운명이라면 제거하는 수밖에.”
샤앗!
루이아스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그러자 반투명한 화살 5개가 생각났다.
7클래스 최강 의 관통 마법인 천공의 화살이었다.
이거라면 제아무리 마법 코팅된 골든 나이트일지라도 꿰뚫릴 수밖에 없었다.
천공의 화살이 쇄도함에도 골든 나이트는 그것을 무시 한 채 루이아스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루이아스가 비웃었다.
“멍청한 것! 천공의 화살은 감히 네가 견딜 만한 성질이…….”
말을 하던 루이아스의 눈이 돌연 커졌다. 천공의 화살과 골든 나이트가 충돌한 것이다. 콰아아아아!
무시무시한 관통력이 골든 나이트를 휩쓸었다.
하지만 천공의 화살은 골든 나이트의 동체를 꿰뚫지 못했다.
7클래스 최강의 관통 마법으로도 말이다 놀라움에 루이아스의 눈이 커졌을 때, 골든 나이트가 루이아스를 공격해 왔다.
“이런.”
아직도 믿기 힘든 현실에 루이아스가 안색을 찌푸리며 블링크를 전개하여 뒤로 물러났다 7클래스 관통 마법까지 견뎌 낸 골든 나이트에게서 받은 충격과 자신의 전력을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루이아스가 블링크를 전개하는 모습에 엘이 눈을 빛냈다.
‘이때다!’
9클래스 마법사인 그가 물러나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특히 지금같이 약간의 충격을 받은 상태로 물러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지금이 아니면 결코 승리를 할 수 없어.’
자신에게 있어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한 승부처임을 느낀 엘은 곧장 블링크를 전개하였다. 그가 블링크를 전개한 곳은 루이아스가 물러섬 지한 곳 이었다.
블링크를 전개한 엘은 곧장 마법을 두 손에 전개하여 루이 아스를 공격 했다.
콰앙! 이미 예상을 했던 걸까? 루이아스는 엘의 공격을 막아 냈다.
하지만 완벽하게 예상한 것은 아니었는지 엘의 공격에 루이아스의 몸이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때를 놓쳐서는 안 돼.’ 루이아스가 물러서는 모습에 엘은 한층 몸에 가속을 붙여 루이아스를 공격했다.
몸에 헤이스트를 중첩하고 강력한 마법을 두 손에 응집 시킨 엘은 워 메이지의 정석 그 자체였다.
그런 엘의 모습은 루이아스에게 웃음거리로 보일 뿐이었다.
“내가 우습게보였나 보군?” 루이아스의 주변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 여덟 개가 생겨났다.
그것도 모자라 그의 손에 푸른 뇌전이 똬리를 틀었다.
녹탑주 레이벨과 청탑주 라이젠의 비기를 한 번에 선보이는 것이다.
바람의 칼날은 주변을 난도질하며, 루이아스의 양손은 대기를 찢으며 엘에게 향했다.
그것을 보며 엘이 눈을 빛냈다.
‘좋아! 예상대로다. ‘
상식적으로 8클래스 마법사인 그가 9클래스인 루이아스와 근접전을 벌이기란 흔치 않다. 루이아스를 도발하면 공격해 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적중한 것이다.
“헬 파이어.”
접근하는 루이아스에게 엘은 메모라이즈를 해 놓은 마법 중 하나인 헬 파이어를 전개했다.
제아무리 루이아스라도 헬 파이어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루이아스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방어 마법을 전개했다.
“절대 방어.”
엘이 메모라이즈 해 놓은 마법을 전개한 것처럼 루이아스 또한 메모라이즈 해 놓은 9클래스 마법을 전개했다.
그 어떠한 것이라도 막아 낼 수 있는 궁극의 방어 마법, 절대 방어를 말이다.
쿠구우우웅!
헬 파이어와 절대 방어가 충돌하면서 거대한 충격파가 뻗어 나갔다.
“큭!”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헬 파이어의 폭발에 절대 방어에 휩싸인 루이아스의 신형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비장의 한 수를 꺼내 들었다는 건가.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군.” 8클래스 마법사는 총 3개의 8클래스 마법을 메모라이즈 해 놓을 수 있다.
세이지 실드에 이어 헬 파이어까지 전개했으니 이제 엘 에게 남은 것은 단 1개의 8클래스 마법이었다.
‘이때다. ‘
엘의 눈이 빛났다.
동시에 그가 외쳤다.
‘타나!”
쏴아아아아!
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한순간 금빛 광채가 주변을 뒤덮더니, 루이아스에게 쇄도했다.
루이아스의 시선을 잠시 끈 사이 골든 나이트가 골드 피닉스를 전개한 것이다.
금빛 피닉스는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포한 채 루이아스에게 향했다.
“이런.”
루이아스의 안색이 급변했다.
자신이 순간 엘의 꼬임에 넘어갔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골든 피닉스를.”
주변을 일순간 진공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골든 피닉스는 일견하기에도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자신이 성국에서 가볍게 막아 낸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이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골든 나이트의 에고는 세상의 갖가지 사념들로 이루어 져 있다.
이는 강대한 힘을 지닌 골든 나이트가 엘에게 무한한 충성을 바치게 하기 위해 전제된 ‘절대 충성’이란 명제를 충족시켜야 했다.
엘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신 끊임없이 사념을 끌어들이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골든 나이트의 에고는 나날이 풍부해져 지능이 조금씩 늘어난다.
그에 따라 골든 나이트의 실력도 차츰 늘어났다.
지능이 낮지만 골든 나이트에게는 끊임없이 규합되는 사념과 전투의 경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던 움직임은 한층 시끄러워졌고, 힘의 운용과 힘의 수발이 한층 성숙해졌다.
그리하여 적은 힘으로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골드 피닉스를 보며 루이아스가 이를 질끈 깨물었다.
곧이어 둔중한 충격이 절대 방어와 충돌했다.
쿠우웅!
“큭!”
루이아스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예상은 했지만 골드 피닉스의 힘은 전보다 더욱 강력했다.
마치 해머로 내려치는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제대로 실력을 겨루면 골든 나이트는 결코 루이아스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공간을 자유로이 오가며 막강한 마법을 전개할 수 있는 루이아스는 그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강대한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거기에 카르마 링까지 더해져 검을 다루는 기사는 물론 마법사들도 그의 상대가 감히 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뜻하지 않게 엘의 꼬임에 넘어가 이런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절대 방어에 조금씩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쩌적! 쩌저적!
그와 동시에 골드 피닉스가 더욱 맹렬한 회전과 함께 절대 방어를 파고들었다.
쩡!
소리와 함께 마침내 절대 방어가 깨졌다.
파사사!
콰아앙!
절대 방어가 부서지면서 힘이 다한 골드 피닉스가 폭발 했다.
지축이 요동치는 듯한 충격과 함께 루이아스의 신형이 뒤로 쭉 밀려났다.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다만 폭발의 여파에 휩쓸려 뒤로 주르륵 밀려난 것이다.
거기에 엘과 골든 나이트에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속셈이었다. “이거 쾌 빛을 졌군.”
외상도 내상도 결코 없었지만 루이아스의 눈은 이글이글 타올랐다.
9클래스에 이르러 잠시나마 위기감을 느끼게 한 상대를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루이아스는 돌연 자신의 뒤에서 강렬한 기운을 느끼고는 재빨리 몸을 뒤로 돌리며 물러났다.
그러자 동시에 금빛 신형이 앞으로 쭈욱 밀려온다.
금빛 신형의 정체를 알아차린 루이아스의 양 눈이 길게 찢어졌다.
“넌!?”
그에게 접근한 이근 바로 엘이었던 것이다 엘은 양손에 무언가를 쥔 채 거리를 벌리려는 루이아스 에게 따라붙고 있었다.
워낙 가까운 거리였던 터라 블링크를 전개하기도 애매 했다.
자칫 공간의 틈으로 사라지기도 전에 공격받을 수도 있기에 함부로 블링크를 전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마나를 실어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루이아스는 엘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엘은 루이아스와 거리를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몸에 헤이스트를 거듭 중첩해서 걸어 놓았기 때문이다.
엘의 눈은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었다.
‘이번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여태까지의 모든 행동은 바로 지금을 위한 것이었다.
자신이 단신으로 루이아스의 공세를 받아 냈던 것도, 골든 나이트가 골드 피닉스를 전개한 것도 모두 지금 순 간을 위해서였다.
바로 루이아스가 빈틈을 드러내는 그 찰나! 골드 피닉스를 피해서 물러나는 지점에 미리 대기하여 그에게 달려들어 단번에 승부를 내려는 엘의 계획이 반쯤 은 성공을 거두었다
제아무리 9클래스 마법사라 할지라도 칼에 맞으면 결 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때문에 엘은 이번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시킨다.’
미꾸라지처럼 교묘히 뒤로 물러나는 루이아스를 엘은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공격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을 때, 엘은 양손에 마나를 힘껏 주입했다.
“올 플리체!”
파앗!
순간 엘의 양손에 찬란한 금빛이 뿜어지더니 이내 금빛 화살로 변하였다.
그리고 곧장 맹렬한 기세를 머금은 채 루이아스에게 쇄도했다.
“이, 이것은!” 엘이 전개한 제련제강의 마법을 알아본 루이아스의 안색이 급변했다.
제련제강의 마법은 그 위력이 대단하다.
단순히 위력만 놓고 보았을 때 그 위력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올 플리체의 관통력 하나만큼은 9클래스 마법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이 자신의 지척에서 맹렬한 기세를 머금고 전개되었으니 루이아스로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다.
루이아스의 안색이 새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