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Mage RAW novel - Chapter (35)
Chap.8 지크릴의 음모
알카이드 황태자가 황제가 되면서 지크릴의 예상대로 상당한 잡음이 일어났다.
우선 오스칼 대제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치던 귀족들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으며, 제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신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찌 보면 갑작스레 황제의 자리에 올라섰기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기에 알카이드 황제는 엘에 대한 원한을 접어 두고 제국의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제국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지크릴의 능력이 딱히 필요치 않았다.
그걸 잘 알고 있는 지크릴은 알카이드 황제를 찾아가 말했다.
“폐하, 폐하께서 제국을 안정시키는 동안 저는 잠시 다른 곳으로 가 있으려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라.”
알카이드 황제는 그것을 쾌히 승낙했다.
지크릴의 힘은 무척 매력적이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흑마법사다. 그리고 받는 것이 있으면 그만큼 주는 것이 있어야 했기에 알카이드 황제는 지크릴이 도움이 내심 꺼려 지는 면도 있었다.
쾌히 승낙해 주자 지크릴은 알카이드 황제에게 고개를 숙였다. 때마침 생각난 계획이 있는데 알카이드 황제가 잘 놓아주어서 다행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
스팟!
지크릴의 몸이 빛과 함께 사라졌고, 알카이드 황제는 사라진 지크릴의 모습을 쫓으며 중얼거렸다.
“분명 매력적인 힘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흑마법사에 불과하다. 너무 깊이 빠져서는 안 되지.”
제국을 다스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존재.
비록 실피르라는 여인에게 빠지고 엘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그였지만 그는 역시 제국을 다스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배자였다.
황궁에서 벗어난 지크릴은 곧장 자신이 마탑주로 있는 흑탑을 향했다.
흑탑은 사람들의 눈에 전혀 미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위치해 있으며, 흑탑의 흑마법사들은 근처에 사는 몬스터들을 사로잡아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면서 흑마법을 발전, 연마하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탑주님.”
지크릴이 등장하자 흑마법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그를 반겼다. 흑마법사들의 환대를 받으며 지크릴은 흑마법사들에게 말했다.
“오랜만의 방문이군. 지금 당장 이십사 장로들을 모두 불러들여라.”
그 말을 끝으로 지크릴은 탑주의 집무실로 올라갔고, 명령을 받은 흑마법사들은 허리를 깊게 숙였다.
흑탑에서는 상관이 곧 신이었다.
“예, 탑주님!”
흑마법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흑탑의 24장로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흑탑주의 집무실 그곳은 흑마법사의 집무실답게 어두컴컴하며, 음침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넓은 집무실에는 스무 명이 넘는 마법사들이 긴 의자에 양옆으로 착석해 있었는데, 그들은 흑탑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흑탑 24장로다.
모두가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인 이들은 역사 깊은 흑탑의 힘을 상징하는 이들이며, 이들의 전투력은 동급 마법사보다 월등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즉, 단일 세력으로 치면 대륙 최강의 마탑은 바로 흑탑인 것이다. 지크릴이 장로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나이는 그가 어린 편에 속했지만 흑탑에서는 실력이 곧 서열이었다.
“모두 와 줘서 고맙군. 내가 이곳에 온 것은 금탑주의 힘을 시험해 보기 위해 레베탄 고원의 몬스터들을 움직이기 위함이다.”
“레베탄 고원의 몬스터를?”
한 장로가 묻자, 지크릴이 자세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레베탄 고원의 몬스터를 움직이려고 한다. 내가 블리어드 제국의 알카이드 황제와 손을 잡아 그가 도움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 금탑의 자세한 힘을 모른다. 때문에 알카이드 황제가 제국을 안정시키기 전에 레베탄 고원의 몬스터들을 움직여 금탑의 힘을 시험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크릴의 설명에 7클래스 흑마법사이자, 흑탑의 부탑 주인 게로마네가 질문을 던졌다.
“그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탑주님?”
그의 질문에 지크릴이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명색이 성국의 공격을 막아 낸 곳이 아닌가? 몬스터를 보낼 거면 최소 일만이 넘는 몬스터는 보내야겠지. 그곳에는 그랜드 마스터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나이트 골렘이 있으니 말이야.”
게로마네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그렇군요. 과연, 옳습니다. 그 정도는 보내야지요.”
지크릴이 24명의 장로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 정도를 움직이려면 나와 장로들 전체가 나서야 할 터. 그래서 그대들을 소집한 것이다. 내 계획에 궁금한 게 있나?”
그에 장로 중 한 사람이 일어나면서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솔직히 탑주님의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탑주님의 힘이라면 당장 금탑에 가서 금탑주를 잡아 올 수 있을 터. 일을 너무 어렵게 처리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그 말에 지크릴이 실소지었다.
“아직 상황을 잘 모르나 보군. 현재 금탑에는 대륙 각 지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가서 금탑주를 잡아라? 이건 대륙에 우리 흑탑이 있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제아무리 우리 흑탑의 힘이 강하다고 하나 그만큼 대륙의 힘도 강하다. 과거처럼 우리의 움직임에 따라 호락호락 당해 줄 대륙이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히 답이 되었나?”
질문한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물론입니다.”
“다른 질문 있나?”
지크릴이 둘러보았지만 질문을 하는 장로는 없었다. 방금 전 지크릴의 설명으로 모두가 한 번씩 가졌던 의문을 해소한 후였다.
“그럼 곧장 가도록 하지. 우리들의 성지, 레베탄 고원으로.”
지크릴의 명령으로 흑탑의 주세력, 장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베탄 고원.
과거 마왕이 강림한 이곳은 대륙 4대 금지 중 한 곳이며, 대륙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하다.
마왕의 힘인 다크 소울에 이끌려 오늘 날 이루게 된 몬스터 랜드는 몬스터들 각각의 힘이 기존의 몬스터보다 배 이상 강하며,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런 레베탄 고원에서 오크는 본래 약한 종족에 속했다.
대륙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며, 번식도 빠른 종족 오크 성인 오크가 일반 장정의 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지만 이곳에서 오크는 다른 몬스터들의 먹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런 공식을 무시한 오크들이 바로 레베탄 고원의 오크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했으며, 한 마리 한 마 리는 약했지만 그들이 뭉치면 오우거도 사냥하는 무시무시한 오크로 변화해 간 것이다.
다크 소울의 힘을 받아 회색빛을 띠게 된 오크를 대륙에서는 그레이 오크라고 부르며, 일반 오크보다 약 3배 이상 강한, 트롤에 버금가는 위험한 몬스터로 분류 되었다. 그런 그레이 오크 부락에 20여 명의 인영이 스며들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지크릴과 흑탑 이십사 장로였다.
그레이 오크 부락에 들어온 지크릴은 주변을 둘러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과연, 이 정도 힘을 지닌 몬스터들을 조종할 수만 있다면 금탑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줄 수 있겠어. 후후후!”
그러는 사이 지크릴과 이십사 장로는 그레이 오크 부락을 지배하는 오크 로드가 머무는 곳으로 접근했다.
“크르르?”
그레이 오크 부락을 지배하는 오크 로드는 코로 스며드는 인간의 체향에 잠에서 깼다.
레베탄 고원에서 살아남은 그레이 오크는 그 힘도 강했지만 그들이 진정 강한 것은 인간에 버금가는 뛰어난 지능을 지닌 오크 로드의 존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로 오우거를 찢어 버리는 괴력을 지닌 그레이 오크 로드는 대륙에서 상급 소드 마스터와 맞먹는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며, 순간적인 감각과 괴력은 상급 소드 마스터 를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 그레이 오크 로드의 감각에 일련의 인간들이 걸려 들었다.
인간이 거의 없는 레베탄 고원에서 인간 고기는 무척 귀했기에 그레이 오크는 모처럼 나타난 맛있는 먹잇감에 환호성을 질렀다.
“크르륵! 인……간이……다! 크아아아아아!”
우웅! 우웅! 우웅!
그레이 오크 로드의 외침은 삽시간에 부락 전체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따라 오크들도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크륵! 크륵!”
오크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나왔고, 약 1만에 달하는 오크들이 나왔을 때, 흑탑의 인물들은 오크에 의해 포위된 상태였다.
거대한 포위망 속에 오크들을 혜치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그레이 오크 로드였다.
오크 로드의 덩치는 무려 4미터에 달했다. 웬만한 트롤 보다 덩치가 컸던 것이다.
오크 로드는 흑탑의 인물들을 훑으며 서툴지만 인간의 말을 하였다.
“크륵! 이…… 인간이다. 맛…… 있는 인간. 그…… 런데 친숙…… 한 기운…… 이 느껴진다! 다른…… 인간보다 더…… 맛있을 것 같다. 크르륵! 오…… 늘은…… 파티다!”
“크아아아!”
오크 로드의 파티란 말에 환호하는 오크들! 인간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레베탄 고원에서 인간이 잡혀오는 날은 그들의 축제날이었다.
환호하는 오크들을 보며 지크릴을 비롯한 24명의 장로 는 전혀 위축됨이 없었다.
지크릴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후후, 이거 우리가 먹잇감으로 보이나 보군. 한낱 오크라고 비하하기에는 너무 강하고 말이지. 이것들을 지배 한다면 대륙을 휩쓰는 것도 꿈이 아니겠군. 하지만 그게 목적이 아니니.”
그와 함께 지크릴의 동공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 24명의 장로들의 동공도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크륵! 크륵!”
검게 물든 동공이 오크들과 마주치자 오크들의 울부짖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크 로드의 시선이 지크릴의 동공에게 향했을 때, 오크 로드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크 로드, 쿠리언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쿠륵! 이, 이…… 건! 너는 도대체 누구…… 인 가!”
쿠리언의 물음에 지크릴은 다크 오러를 끌어올렸다.
“나? 아직도 나를 모르는 건가? 이거, 오랫동안 평화가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군.”
그와 함께 지크릴은 끌어올린 다크 오러를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콰콰콰-!
노도처럼 뿜어지는 검은 물결! 그 속에 내재된 힘은 심신을 옥죄는 어마어마한 기운이었다.
그 기운을 정면으로 받은 쿠리언은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이건! 쿠륵! 마…… 왕님의 기운이다! 쿠륵! 이…… 인간. 그대는 마왕 님의 대…… 리인…… 인가.”
지크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나는 마왕과 계약을 한, 마왕의 대리인 지크릴이다. 영원한 마왕의 종인 그대는 대리인인 나의 명령 을 들을지어다.”
우웅! 콰콰콰-!
지크릴에게서 한층 더 강렬한 기운이 뿜어지자 쿠리언이 무릎을 꿇었다.
위대한 오크 로드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파파파!
뒤이어 24장로에게서 다크 오러가 뿜어지자 오크들도 하나 둘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릎을 꿇은 오크들의 숫자는 물경 5만을 헤아렸다. 이는 지크릴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숫자였다.
“좋군. 아주 좋은 모습이야.”
그 모습을 지크릴은 만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1만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숫자가 5만에 이르니 만족스러울 수밖에.
지크릴은 24명의 장로에게 명령을 내렸다.
“복종한 모양이군. 이대로 금탑에 데려간다.”
지크릴이 쿠리언에게 시선을 주며 그 이름을 물었다.
“마왕의 충실한 종이여, 그대의 이름은?”
“쿠륵! 내…… 이름…… 은 쿠리언. 쿠리언이다.”
“그래, 쿠리언. 너는 이제부터 너의 부하들을 이끌고 한곳을 쳐야한다. 그곳은 위대하신 마왕님의 의지를 감히 반하는 곳. 마왕님의 충실한 종인 네가 마땅히 처리해야 한다.”
“마왕…… 님께 반하는 곳.”
쿠리언의 동공에서 짙은 핏빛 안광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마땅…… 히 제거한다!”
지크릴이 웃었다.
“멋진 마음가짐이다. 그럼 너의 부하들에게 준비를 하도록 하게 하라. 목적지는 레베탄 고원 아래에 존재하는 계곡! 골든 벨리다.”
목적지에 대해 작계 중얼거린 쿠리언이 크게 소리쳤다.
“크아아아!”
오크 로드의 피어! 그것은 이 세상 모든 오크를 지배하는 권능이다.
쿠리언의 외침에 오크들이 모두 소리치기 시작했다.
“크륵! 크륵!”
5만에 이르는 오크들이 지르는 소리는 삽시간에 오크 부락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것은, 피의 축제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모든 게 순조로워.”
금탑의 집무실에 앉은 엘이 진행되는 일들을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로웰린의 복수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지금, 엘의 행보는 그야말로 순탄대로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이번 영지전을 통해 디벨 상단을 톨리안 왕국 내 로 들어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레도프 국왕이 준 국왕의 직인이 한몫을 했지만, 영지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디벨 상단이 톨리안 왕국에 들어서기는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적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는 영지전 같은 상황이 아니고 서야 디벨 상단이 들어설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웰린은 로웰린대로 복수를 하고 큰 영지를 얻게 되었고, 엘 또한 디벨 상단의 영향력을 톨리안 왕국에 들어서게끔 했으니 두 사람은 윈윈 게임을 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게다가 룬 블레이드의 연구도 끝마쳤고 말이지.”
룬 블레이드. 엘이 막연히 만들어야겠다고 하던 골든 나이트 전용 검에 대한 연구가 얼마 전 끝이 났다. 이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만 하면 된다.
“최대한 빨리 작업에 착수해야겠어. 성국의 침입이 언제 이어질지 모르니 말이야.”
엘이 룬 블레이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 그것은 다이어드 공작 지닌 사마를 멸하는 신성한 해머를 보고 나서다.
엘의 생각대로라면 룬 블레이드의 힘은 골든 나이트의 능력을 훨씬 향상시켜 줄 것이고, 그 순수한 파괴력은 성물에 뒤지지 않는 엄청난 위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다만, 문제점이 되는 것은 만드는 데 걸리는 긴 시간과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문제였다.
트롤의 피와 옷으로 인해 금탑에 들어오는 돈이 어마어마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룬 블레이드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룬 블레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디벨 상단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디벨 상단도 만만하게 생각하지 못할 만큼 큰 액수였다.
지금으로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돈이었다.
“역시 돈이 문제인가……”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음에도 엘은 또 다시 돈이 들어갈 데가 생기는 것에 돈에 대한 신기함을 느끼며 골든 벨리를 내려다보았다.
골든 벨리는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이 모두가 자신이 이룩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엘은 새삼 낯선 기분이 들었다.
대한민국 청소년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 곳 세계에서 살아온 세월이 더 되어 버렸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 당하던 부모님이 잘못되지 않 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10억이라는 빚을 떠안고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것이 어느덧 20여 년 전 일이 되 어 버린 것이다.
“그때는 어렸지.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기도 하고……”
전생 시절의 기억에 빠진 엘은 오랜만에 향수에 빠져 들었다.
지금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돌아가면 무엇을 할까.
“이, 이건……!”
오랜만에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던 엘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청난 숫자의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던 것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