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Mage RAW novel - Chapter (53)
Chap. 5 맥셀 왕자의 토사구팽
“하하하! 정말 경사군! 경사야!”
브릴켄드 후작이 실종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맥셀 왕자는 자신이 모든 세상을 얻은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토록 자신들을 괴롭혀오던 제2왕자파가 브릴켄드 후작이라는 거물이 사라짐으로써 급격히 영향력을 잃어 가더니, 종내 그 힘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제1왕자파는 한층 왕권 계승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경쟁자가 제3왕자파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군.”
톨리안 왕국에게 있어 브릴켄드 후작의 실종은 불행이었지만 맥셀 왕자에게는 행복이었다.
때문에 그는 제2왕자파가 스스로 지리멸렬해 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레도프 국왕의 뒤를 이어 다음 대 국왕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제3왕자파가 거치적거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금탑주 때문이야. 그놈은 성국의 침공을 막아 내고, 블리어드 제국과 성국의 합작까지 막아 내면서 더욱 명성이 높아졌어. 그리고 그놈이 제3왕자파의 수장격인 루비어스 백작을 지지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 위세도 여기까지다.”
맥셀 왕자가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확실한 자신감이 숨어 있었다.
“비록 8클래스 마법사 게이런즈를 **려었다고 하지만 내가 모셔 올 분은 같은 8클래스래도 비교할 수 없는 강한 힘을 지닌 8클래스 마스터니까.”
맥셀 왕자에게 이렇게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인물! 그는 도대체 누굴까?
왕궁 밖에 마련된 비밀 공간 그리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저택 지하에는 새하얀 빛이 감돌고 있었다. 이런 빛이 발현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공간 이동 마법 인 **텔리포트 마법이 시전되기 때문이다.
저택 지하에 그려진 텔레포트 마법진에서 새하얀 빛이 폭사되더니, 이내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신을 붉은 로브로 감싸고 있는 인물. 로브 밖에는 은은히 붉은색을 띠고 있는 하얀 수염이 흘러내렸고, 전신에서는 감히 범인이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택 지하에 있던 마법사들은 그런 마법사의 기운에 절로 고개를 숙였다. 심지어 이곳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조차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숙이고 있을 정도였다.
마법사들이 일제히 외쳤다.
“위대한 마도사님을 뵙습니다!”
위대한 마도사! 그것은 8클래스 마법사를 마법사들이 존경의 염을 담아 부르는 호칭이다. 마법사들의 외침에 붉은 **로뜨인은 살짝 구부렸던 몸을 폈다. 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후드 부분을 뒤로 젖혔다. 그러자 마법사의 모습이 드러났다.
꿀꺽!
로브에 가려졌던 마법사의 모습이 드러나자 그를 바라보던 마법사들은 물론 기사들도 침을 삼켰다. 정체를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실제로 되니 절로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마법사는 대륙에 존재하는 열 명의 8클래스 마법사이자 그 중에서도 능히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강자 중의 강자, 그리고 대륙 북부의 강자라 불리는 적탑의 탑주 카로스만이었기 때문이다. 설사 상대가 그랜드 마스터라 하여도 그의 화염을 견뎌 내지 못할 것이라 불리는 화염 마법의 대가. 그의 헬 파이어는 성 하나를 통째로 태울 정도라 하며, 그의 화염 마법 운용은 이 세상 모든 불꽃을 지배하는 정령왕 이프리트와 같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불의 왕이라고도 부르며, 그 명성은 대륙의 가장 구석 곳곳까지 퍼져 있었다.
제국의 황제 이름은 몰라도 카로스만의 이름은 모를 리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가 아닌가! 그만큼 그는 마법사들에게 있어, 일반인들에게 있어 신화와도 같은 존재였다.
카로스만이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맥셀 왕자는?”
“그것이…… 저…….”
카로스만의 물음에 마법사들이 잠시 우물쭈물했다.
그러자 카로스만이 재차 물었다. “맥셀 왕자는?”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카로스만님이 오시면 최고의 예우를 하여 왕궁으로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마법사는 조심스레 카로스만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
카로스만은 그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성정이 불같다하여 뭇 사람들이 두려워하였다. 한번 그가 화나면 모든 것을 태워 버리기 때문이다.
아니다 다를까,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동시에 붉은 마나가 주변을 잠식하며 무시무시한 기운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단지 기세를 내뿜는 것만으로 사람의 이토록 사람의 심령을 옥죌 수 있을까! 주변에 있던 마법사들은 물론 오러의 운용이 자유로운 기사마저도 숨이 턱턱 막히는 걸 느꼈다. 실로 무서운 기세가 아닐 수 없었다. 대륙의 그 어느 누가 이런 기세를 발산할 수 있단 말인가? 초인이라 불리는 그랜드 마스터도 이 정도에 해당하는 기세는 못 뿜어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이 자리에 존재하는 이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그 정도로 카로스만의 기세는 무시무시했다.
“애송이 놈이…….”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카로스만이 으르렁거렸다.
사실 맥셀 왕자가 카로스만을 이렇게 대하는 건 크게 잘못된 일이다.
우선 두 사람이 대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맥셀 왕자가 비록 왕족이라고 하지만 카로스만은 대륙에 단 열 명 아니, 이제 아홉 명이 된 8클래스 마법사다. 일신의 능력이 수십의 소드 마스터를 상대할 순 있으며, 성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적탑의 세력은 군소 왕국 하나와 맞먹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적탑 전체를 상대할 수 있는 카로스만의 힘이 어느 정도일지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 힘을 지니고 있기에 대륙에 존재하는 왕족은 물론, 국왕 혹 제국의 황제라 하여도 카로스만을 함부로 대 할 수 없었다. 한평생 웬만한 왕족조차 보기 힘든 것이 카로스만이거늘, 이런 대우에 그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어서 안내하라.”
차가운 서리가 낀 그의 음성에 모든 이들은 한순간 꽁꽁 얼어붙은 듯한 착각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카로스만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8클래스 마법사인 그는 제1왕자파 사람들의 도움으로 조용히 왕궁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어서 오십시오, 마도의 지배자시여.”
맥셀 왕자는 카로스만이 왔다고 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최대한 정중함을 다하여 그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그는 호위하기 위해 들어오려는 기사를 막았다.
“귀한 분과 단둘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잠시 밖에서 대기하라.”
“하지만…….”
맥셀 왕자의 말에 기사들이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는 장차 톨리안 왕국을 이어 갈 왕자이자 자신들의 주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셀 왕자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지금 자신과 카로스만이 나눌 이야기는 밖으로 새어 나가면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를 기사들이 듣게 할 수는 없었다.
맥셀 왕자가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안 된다면 안 되는 것이다. 조만간 안으로 들일 테니 잠시 밖에서 대기하라.”
“알겠습니다, 전하.”
맥셀 왕자의 태도에서 그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 한 기사들은 순순히 납득하며 물러났다.
기사들이 밖으로 나가자 맥셀 왕자가 카로스만에게 다시 인사를 하였다.
“다시 인사하겠습니다. 저는 톨리안 왕국의 제1왕자인 맥셀이라고 합니다.”
카로스만은 냉랭한 눈으로 맥셀 왕자의 전신을 훑었다.
감히 자신을 이따위로 대접한 애송이의 모습을 새기려는 듯 그의 눈길이 거칠기 짝이 없었다.
움찔!
그런 카로스만의 시선을 받은 맥셀 왕자의 몸이 크게 떨렸다.
사실 그는 톨리안 왕국에 그랜드 마스터 8클래스 마법사가 없었기에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몰랐다. 아니, 그 사실을 떠나 과연 그들이 들려오는 소문처럼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해 했고, 그런 그들이 제국 황제에게 그토록 대접을 받을 만한 존재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그렇기 때문에 카로스만을 대함에 있어 약간의 무례가 있었고, 그 무례함에 지금 맥셀 왕자는 카로스만의 기세가 어떠하다는 걸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단지 시선을 받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 시선만으로도 맥셀 왕자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시선 하나만으로 전신의 자유를 속박할 수 있는 존재 상대는 그런 존재였다.
‘실수했다.’
그의 얼굴이 낭패감이 스쳤다.
자신은 나름대로 시험을 하는 격으로 조금 무례하게 대했는데 상대는 그것에 진짜로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제야 맥셀 왕자는 초인이라 불리는 이들이 왜 그렇게 대륙에 위명을 쩌렁쩌렁 울리는지 알 수 있었다.
눈빛 하나만으로 전신의 자유를 뺏는 기세. 단순한 시선이 이 정도일진대 그 실력은 어떠하겠는가? 순간 실수했다는 낭패감도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카로스만이라면 금탑주를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채 말이다.
“**f!”
카로스만이 뿜어내는 기세로 전신의 자유를 빼앗겼지만 말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맥셀 왕자는 억지웃음을 만들며 움직이지 않는 입 근육을 강제로 움직여 말하기 시작했다.
“제 태도가 무례하였다면…… 용서하십시오.”
“**f!”
카로스만은 맥셀 왕자가 힘겹지만 입을 놀려 말하자 속으로 다소 놀랐다.
자신의 기세를 받아 내며 말을 했다는 건 조금이지만 자신의 기운이 반발할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뜻했기 때문이다.
‘입만 살고 무례함이 가득한 멍청이는 아니군.’
카로스만은 맥셀 왕자에 대한 평가를 재수정한 뒤 기세를 풀었다.
방 내부를 가득 채우던 압도적인 위압감이 한순간에 씻은 듯 사라지자 맥셀 왕자는 맥이 풀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콜록! 콜록! 과연 대단하군요. 콜록!”
자신을 단순히 기세만으로 압도하고, 그 기운을 장난감처럼 소멸시키는 모습에 맥셀 왕자는 속으로 경악하였다.
이 정도 위압감을 단숨에 없애려면 방금 전 기세가 카로스만에게 있어 별것 아닌 정도에 불과했단 말이 되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해.’
맥셀 왕자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손을 뻗어 온 조직을 떠올리며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던 당시 상황에서 그들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던 거라면 왜 진작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될 정도였다.
맥셀 왕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카로스만 에게 말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 지금 왕국 내 왕권 다툼에서 다소 껄끄러운 적을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적은 바로 금탑주 엘리미스입니다. 위대한 마도의 지배자께서 그를 제거해 주신다면 제가 왕국의 국왕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충분한 사례를 하겠습니다.”
“…….”
맥셀 왕자의 말에 카로스만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의아하게 여긴 그가 고개를 들어 카로스만을 바라보니, 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로 맥셀 왕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길 잠시, 카로스만이 냉랭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
“그게 무슨?”
카로스만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맥셀 왕자.
그런 그에게 카로스만이 얼음이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 했다.
“왜냐하면 너는 이 자리에서 사라질 테니 말이다.”
그와 함께 카로스만의 손이 섬전처럼 뻗어 나갔다.
그 손이 정확히 맥셀 왕자의 목으로 향했다.
“이런!”
위기감을 느낀 맥셀 왕자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는 상급에 이른 익스퍼트 검사였다. 반응 속도에 있어서는 마법사를 초월했다.
뒤로 물러난 그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카로스만을 노려보았다.
“알고 보니 나를 죽이러 온 암살자였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겠지.”
어느새 검을 뽑아 들고 자신을 향해 예기를 뿌려대고 있었지만 카로스만의 얼굴은 태연했다.
“흥 무엇을 믿는 거지? 이 거리라면 제아무리 8클래스 마법사라고 하여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맥셀 왕자가 당당하게 외쳤다.
자신과 카로스만의 거리는 불과 5m도 안 된다.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 유리한 것은 당연히 검사일 터. 싸움이 벌어진다면 유리한 것은 바로 자신이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것이었다. 8클래스에 이르면 근접에 있어 약점은 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카로스만이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한 나라의 왕자지만 멍청하기 짝이 없군. 사라져라.”
그가 한손을 위로 치켜들었다.
“익!”
맥셀 왕자는 그의 손짓에 반사적으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맥셀 왕자.
그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깨닫고는 웃음을 흘렸다.
“하하, 허풍을 부렸구나. 내가 그렇게 하면 겁먹고 물러날 줄 알았나 보지? 난…….”
맥셀 왕자의 말은 끝맺지 못했다.
무심코 아래로 던진 시선에 자신의 몸이 가루로 변하며 사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가 외쳤다.
“이, 이게 무슨! 난 이대로 사라질 수 없다. 난 톨리안 왕국의 지배자가 될 인물이다. 이대로 사라질 수 없어!”
붉은 화염이 자신을 갉아먹으며 이내 무시무시한 속도로 퍼져 나가자 맥셀 왕자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것은 공허한 외침일 뿐, 이내 맥셀 왕자가 한 줌 재로 화하며 소멸되었다.
톨리안 왕국 제1왕자로서 허망한 최후였다.
“멍청한 녀석.”
카로스만은 있는 힘껏 소리치는 맥셀 왕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는 분명 밖에 있는 기사들에게 들으라고 소리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카로스만은 그보다 한 수 뛰어난 존재였다.
“일을 벌이기 전에 방 전체에 사일런스를 펼쳐놓은 것도 모르겠군. 뭐, 착각하고 죽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모르지.”
잔죄를 부린 맥셀 왕자를 비웃으며 카로스만은 품속에서 작은 보석을 꺼내 들었다.
그는 그 보석에 마나를 주입하였다. 그러자 보석이 영롱한 빛을 띠더니, 이내 복합적인 룬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보석은 다름 아닌 아티팩트였던 것이다. 마나에 의해 반응을 보인 보석은 빛을 뿌리더니, 이내 그 빛이 폭사되기 시작했다. 그때를 맞춰 카로스만이 외쳤다.
“폴리모프!”
파앗!
오색 광채가 카로스만의 몸을 감쌌다.
지금 그가 시전하는 마법, 그것은 드래곤들이 다른 생명체로 탈바꿈할 때 시전하는 9클래스 마법 폴리모프였다. 카로스만은 루이아스에게 명령을 받으면서 이 아티팩트도 받았다. 도움이 안 되는 맥셀 왕자를 제거하고 자신이 맥셀 왕자의 모습으로 바꾸어 톨리안 왕국을 차지하라고 말이다. 그리고 금탑주에게 다시 한 번 권유를 해 보라고 말하였다. 루이아스는 지크릴이 자신의 조직으로 들어오라고 했을 때 심하게 흔들리던 엘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 지크릴이 사라진 이상 엘이 그 구멍을 메워 마도시대를 재창조하는데 그가 도왔으면 했다. 자고로 인재란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였다. 루이아스는 수많은 인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거인이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 방면에 다양한 마법을 습득하고 있는 금탑주가 합세한다면 그만큼 마도시대를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대륙 왕국을 차지하는 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맥셀 왕자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카로스만이 차지함으로써 톨리안 왕국을 자신의 수중에 넣으려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계획은 어김없이 한 치의 오차도 존재 하지 않은 채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었다.
오색의 빛은 카로스만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졌을 때 붉은 로브의 카로스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삼십 대 초반의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얼굴은 맥셀 왕자와 똑같았다.
맥셀 왕자로 변장한 카로스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밖에는 경계를 선 기사들이 있었다.
“왕자 전하! 그분께서는 어디로 가신 것입니까?”
기사들은 방밖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맥셀 왕자, 아니, 카로스만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먼저 가셨다. 이야기가 질질 끌어지니 화를 내며 그냥 가 버리시더군. 왕궁 안에 펼쳐진 마법진을 무시하다니, 과연 8클래스 마법사야.”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맥셀 왕자가 자주 쓰는 언변을 사용했기에 의심을 받지 않았다.
“그렇군요.”
순순히 납득하는 기사.
확실히 8클래스 마법사라면 왕궁 전체에 쳐진 마법진을 무시할 정도일 것이다.
“그래도 대단하군. 왕궁 마법진을 뚫고 가시다니. 역시 대륙을 대표하는 강자 중 한 명인가?”
고개를 갸웃하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기사.
그 모습을 카로스만이 웃음기 어린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톨리안 왕국,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 마스터에게 바쳐주지. 후후!’
8클래스 마법사를 이용하려다가 도리어 그 쓰임새가 다하여 제거당한 맥셀 왕자. 그리고 그의 껍데기 신분을 차지한 카로스만이 루이아스의 명령에 의해 새로운 일을 일으키려 한다.
톨리안 왕국의 앞날에 안개가 낀 것처럼 한 치 앞도 구 분할 수 없게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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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