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Mage RAW novel - Chapter (56)
Chap. 8 데이제크 제국의 주인
사막의 제국, 데이제크. 국토의 절반이 사막이며, 사막 용사들의 용맹이 대륙 전역을 뒤덮으며 한때 벨로세크 제국을 바로 뒤따르는 강대국이었던 적도 있다.
사막인의 기질이 있었기에 데이제크 제국의 사막 기사들은 무척 잔인하면서 용맹하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다른 국가에서는 그들을 상대하기 꺼릴 정도였다.
데이제크에는 제국을 다스리는 절대적인 힘을 지닌 황제와 그 밑에 열두 명의 부족장, 네 명의 공작과 여덟 명의 후작이 존재한다. 그들은 각자 할당된 지역을 다스리며 황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고, 황제는 그들의 충성 아래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데이제크 제국은 다른 제국들과 비교하여 그 국력이 한층 강한 편에 속한다. 그 권력의 힘은 네 명의 공작과 여덟 명의 힘에서 나온다. 말이 황권이 강하다는 것이지, 실제로 데이제크 제국은 열두 개의 작은 왕국으로 나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각자의 지방에서 절대적인 힘을 행사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감히 황제에게 반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황제에게는 막강한 힘을 지닌 **쉽 기사단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제크 제국은 다른 제국보다 군사력에 있어 한 수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것은 **쉽 기사단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쉽 기사단 소속 100명 전원은 소드 마스터이다. 게다가 **쉽 기사단의 단장은 데이제크 제국의 유일한 그랜드 마스터 알비어드 대공이기 때문이다.
알비어드 대공은 본래 데이제크 제국에 수많은 평범한 남작가 중 하나인 알비드 남작가의 서자이다. 평범한 평민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손가락질을 당하며 자라왔고, 그는 그것이 자신의 신분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끊임없이 검술을 단련해 왔다.
다행히 그의 재능이 출중했기에 마흔이란 나이에 소드 마스터에 오를 수 있었고, 그는 제국에서 지정한 인재로 발탁되어 제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검을 수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절차부심 수련한 끝에 그는 마침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게 되었고, 황제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되어 일개 기사의 신분에서 단번에 대공의 신분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그는 황제의 전폭적인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기에 황가에 바치는 충성심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뭐라?”
그런 그의 안색은 지금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보고를 하는 **웜 기사단의 부단장이자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 이른 엘마이어 백작에게 재차 물었다.
“그래서, 지금 그 세력들이 꼬리를 감추기는커녕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엘마이어 백작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들이 이렇게 표정을 굳히는 이유, 그것은 다름 아닌 약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데이제크 제국의 힘은 최고조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부의 가장 큰 영지를 다스리는 콜리치 공작이 성국에 패퇴하자, 노한 데이제크 제국의 황제는 오십만 기병과 **월 기사단을 파견하여 성국을 쓸어버리려 하였다.
성국은 제국들도 꺼릴 만큼 강한 군사력을 지닌 국가다. 신앙심에 미쳐 버린 수십만 성군과 마스터급 성 기사들은 웬만한 소드 마스터보다 강한 방어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성국에는 그랜드 마스터가 존재한다. 때문에 제국마저 꺼리는 국가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데이제크 제국의 황제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데이제크 제국은 대륙에서 가장 호전적인 국가. 비록 콜리치 공작이 사적인 감정으로 침공을 감행했다고 하지만 그가 패퇴한 것은 데이제크의 패배가 된다. 때문에 체면을 회복하고자 대규모 침공을 준비한 것이다.
기세등등하게 성국을 침공할 준비를 하던 데이제크 제국은 돌연 침공을 중단하게 된다. 이 점은 아직도 많은 국가들이 의문스러워하는 점인데, 그 원인은 다름 아닌 황제가 암습을 당했기 때문이다.
본래 황제의 경호는 알비어드 대공이 맡는데, 성국 정벌군 총사령관으로 준비가 바쁜 틈을 이용하여 어쌔신이 황제를 암살하려 한 것이다.
다행히 황제는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상당한 중상을 입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성국 정벌 이야기는 단번에 백지화되었고, 황제 경호에 비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당시 황제를 암습했던 어쌔신은 붙잡히자마자 자결을 했기에 누가 사주를 했는지 알 길이 만무해 보였다. 그러나 알비어드 대공은 우연히 그 꼬리를 붙잡는 데 성공한다.
어쌔신이 익히고 있던 기운을 그가 우연히 기억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은 데이제크 북부의 어둠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블러드 문의 기운이었던 것이다.
과거 알비어드 대공이 블러드 문 어쌔신에게 한차례 습격을 받아 본 적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결코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블러드 문! 어찌 이 이름을 모를 수 있겠는가. 블러드 문은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어쌔신 집단 중 하나였다.
왜 유명하냐 하면 블러드 문의 주인인 어쌔신 로드는 그랜드 마스터마저 암살할 수 있다고 알려진 암살계의 최고 실력자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러드 문의 역사는 약 500년이 되었는데, 약 150년 전에 블러드 문의 암살자가 당시 5명뿐이던 그랜드 마스터 중 한 사람을 암살하는 데 성공하였다.
물론 블러드 문의 주인도 오른팔을 잃는 상처를 입었지만 그랜드 마스터를 죽이는데 그 정도 대가라면 훈장에 불과할 정도다.
때문에 블러드 문은 대륙 제일 어쌔신 집단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곳에서 한차례 습격을 받은 알비어드 대공은 그것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를 습격했던 어쌔신이 다름 아닌 블러드 문의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청부를 받기만 하면 그랜드 마스터도 암살할 수 있다는 어쌔신 로드의 실력은 진짜였다. 알비어드 대공도 어쌔신 로드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뿐, 어쌔신 로드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니었다.
몇 차례 격전을 벌였지만 알비어드 대공은 결국 어쌔신 로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어쌔신 로드에게 있어 유감스럽지만 150년 전의 그랜드 마스터와 지금의 그랜드 마스터 수준은 판이하게 달랐다. 지금 10대 그랜드 마스터 중 가장 약한 그랜드 마스터 가 150년 전 당시 제일 강한 그랜드 마스터와 싸우면 엇비슷한 실력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현시대의 그랜드 마스터의 실력은 높았고, 지난 세월, 대륙은 퇴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하튼 알비어드 대공은 배후에 블러드 문이 있음을 알고는 은밀하게 그들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데이제크 제국을 구성하는 열두 부족장 중 무려 여덟 명이 서로 손을 잡고 은밀한 작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정도 힘이라면 데이제크 제국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힘이다.
때문에 알비어드 대공은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곧장 황제에게 전했고, 황제의 인가를 얻어 나머지 네 부족장의 힘을 얻어 여덟 부족장을 제거하기 위해 나서려 하였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모습을 감추던 그들이 돌연 당당하게 활동을 하기 시작 한 것이다.
알비어드 대공이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군. 모습을 드러냈다면 일거에 쓸어버리는 수밖에, 어차피 바뀌는 것은 없다.”
그는 엘마이어 백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준비하라. 적들을 쓸어버린다.”
“알겠습니다!”
엘마이어 백작이 힘차게 대답할 때,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ur81! urEf·! uffl!
그것은 비상종이었다.
황궁에 누군가가 침입했을 때 울리는 종! 이것이 울릴 정도라면 결코 범상치 않은 적들이 침입했다는 걸 뜻한다.
그때, 밖에서 분주한 소리와 함께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적이 침입했다! 적들을 막아라!”
“이미 일이 벌어졌군.”
알비어드 대공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리고 엘마이어 백작을 보며 말했다.
“**월 기사단 출진 준비를 하라.”
“알겠습니다.”
파앗!
황궁 앞에 새하얀 빛이 일어났다. 그와 함께 나타나는 수백에 달하는 인영. 그것은 다름 아닌 골렘이었다. 지금 데이제크 황궁 앞에 수백에 달하는 골렘이 나타난 것이다. 골렘의 앞에는 2명이 서 있었는데, 한 사람은 청색 로브를 휘감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녹색 로브를 휘감고 있었다.
두 로브인 중 청색 로브를 휘감은 로브인이 골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마스터의 명령이다. 이곳을 점령하라. 저항하는 자는 제거해도 좋다.”
우웅!
청색 로브인의 명령에 수백 기의 골렘에서 붉은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강렬한 적의를 뿜어내며 접근하기 시작했다.
“골렘이다! 근위병들은 뒤로 물러나라.”
황궁을 수호하는 중앙 기사단의 기사단장 모드가프 백작이 외쳤다.
그러자 근위병들이 재빨리 뒤로 물러나고 중앙 기사단에 속한 기사들이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그들은 황궁을 수호하는 근위 기사단, 개개인이 상급 익스퍼트에 든 강자들이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영혼 없는 인형들이 침범하는 것이더냐!”
모드가프 백작의 검에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에 솟아났다. 황궁을 수호하는 근위기사단장! 그의 힘은 이미 상급 소드 마스터에 다다라 있었다.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가 찬연한 빛을 뿜어내며 골렘에게 휘둘러졌다.
골렘 또한 수중에 쥐어진 검을 휘둘렀다.
정!
두 검이 충돌하며 금속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아니?”
모드가프 백작은 놀란 표정으로 경악성을 내질렀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다. 설마하니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 내다니! 이 세상 모든 것을 베어 버린다는 오러 블레이드를 이렇게 쉽게 막아 내는 것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설 속 드래곤 본을 제외하면 말이다.
놀란 모드가프 백작을 보며 청색 로브인이 비웃듯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 검은 매직 메탈로 만들어진 검으로서 오러 블레이드를 흡수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지.”
모드가프 백작의 시선이 절로 골렘의 검에 향했다.
그러자 로브인의 목소리가 재차 들려왔다.
“그리고 흡수한 오러 블레이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
골렘의 검에서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방금 전 모드가프 백작이 시전했던 오러 블레이드였다.
골렘은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헉!”
모드가프 백작은 놀라며 자신의 검에도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시키며 맞받아쳤다.
쩌엉!
큰 폭음.
그와 함께 모드가프 백작의 몸이 주르륵 밀려 났다.
“어찌 이런…….”
단 한 번의 충돌이었지만 모드가프 백작의 얼굴에 낭패한 감정이 가득했다.
당연하다. 골렘은 육중한 체중을 실어 내려친 것이고 모드가프 백작은 오러 블레이드에 의지하여 맞받아쳤기 때문이다.
같은 오러 블레이드지만 애당초 파괴력이 달랐기에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모드가프 백작의 눈에 골렘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귀에 로브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백 년 만에 부활한 나이트 골렘이다. 예사로울 리가 없지. 후후후!”
“나이트 골렘!”
그 옛날 마도시대 종말을 몰고 왔던 기사 전용 골렘! 지금 그것이 데이제크 제국에서 등장한 것이다.
현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나이트 골렘은 그랜드 마스터인 클라이언 공작과 다이어드 공작을 상대로 자웅을 겨룬 골든 나이트다.
그랜드 마스터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나이트 골렘이라니! 처음 골든 나이트를 알아차렸을 때 각국은 골든 나이트의 가치에 군침을 삼켰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 힘이 대단하기에 양산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골렘을 보라.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5m에 이르는 덩치와 같은 골격,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한눈에 보아도 양산한 골렘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숫자, 물경 500에 이른다. 만약 저것들이 자신과 상대한 골렘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겠지. 모두 제거하라!”
청색 로브인의 외침에 골렘들이 다시금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모드가프 백작에게는 세 기의 골렘이 달라붙어 공격을 하고 있었다. 같은 수준의 실력자 세 명을 상대한다는 건 감당이 되지 않았기에 모드가프 백작은 삽시간에 수세에 몰렸다.
**근촐!
“**4a.1”
한 골렘의 공격에 모드가프 백작은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검을 놓았다.
챙그랑!
튕겨져 나간 검은 바닥을 나뒹굴었고, 다른 골렘은 검을 휘둘렀다.
그대로 간다면 몸이 2등분될 것은 당연지사! 모드가프 백작은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직감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드가프 백작은 살며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그의 눈에 생생하게 들어왔다.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던 골렘이 깨끗하게 양분되어 쓰러져 있는 것을.
“이건…….”
모드가프 백작은 오러 블레이드에도 끄떡없던 골렘이 양분된 모습에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모드가프 백작의 눈에 들어왔다.
검 한 자루를 쥔 채 사위를 압도하는 한 명의 중년인이! 그는 그가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럴 때만큼은 더없이 든든한 사람! 황궁의 수호신이자 데이제크의 수호신이기도 한 절대 검호!
“알비어드 대공 전하!”
그렇다. 데이제크의 수호신인 그가 **원 기사단을 이끌고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알비어드 대공이 차분한 눈으로 모드가프 공작을 보며 말했다.
“이제 안심하게. 저들은 내가 상대할 테니. 자네는 나와 **원 기사단을 돕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공작 전하!”
모드가프 백작이 힘있게 대답했다.
이럴 때만큼은 더없이 든든한 게 바로 알비어드 대공이다.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그의 신위! 대륙 10대 그랜드 마스터 중에서 중간 정도로 평가받지만 그 실력만큼은 상위권이라 자신하는 알비어드 대공이 바로 자신의 아군이었다.
슈악!
날카로운 예기가 장내를 압도하며 푸른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해 냈다.
서걱!
알비어드 대공이 뿜어낸 오러 블레이드에 의해 골렘 한 기가 2동강이 났다. 제아무리 소드 마스터에 해당하는 힘을 지녔다고 하나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알비어드 대공의 공격을 막아 내기란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흐음!”
그런 알비어드 대공의 뒤를 **웡 기사단이 따르고 있었다.
전원이 소드 마스터로 이루어진 제국 최강의 기사단! 더군다나 개개인이 중급 이상의 소드 마스터였기에 그들은 소드 마스터와 비견되는 골렘을 상대로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흐음, 이제 어쩔 수 없군.”
골렘과 기사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청색 로브인, 라이젠은 고개를 저었다.
예상대로 골렘이 마스터급 기사들을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로 대결을 벌일 정도는 아닌 듯했다.
지금 이 골렘들로 기사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 남는 것은 그랜드 마스터 알비어드 대공뿐, 그런 그를 상대하기 위해 자신과 레이벨이 온 것이다. 알비어드 대공은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골렘들을 제거했다. 그가 3기의 골렘을 제거하고 4번째 골렘을 향해 오러를 뿜어낼 때, 그의 앞을 가로막는 인영이 있었다.
그 인영은 한손을 뻗더니, 이내 그 앞에 반투명한 막이 생겨났다.
쩌엉!
오러와 투명한 막이 충돌하면서 2개가 동시에 깨져 나갔다.
알비어드 대공과 인영은 각자 3발자국씩 물러났다
“이런…….”
알비어드 대공의 눈에 경악이 서렸고, 인영 또한 놀란 눈이었다.
놀라움도 잠시, 알비어드 대공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의 시선이 눈앞의 녹색 인영을 난도질했다.
“넌 누구지?”
날카로운 목소리! 그 목소리에 녹색 로브인, 레이벨은 얼굴을 감춘 후드를 젖히며 자신의 소개를 했다.
“내 이름은 레이벨, 녹탑의 탑주요.”
“녹탑! 녹탑이라…… 으음!”
레이벨의 소개에 안색이 심각하게 굳는 알비어드 대공. 그가 녹탑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녹탑은 대륙에서 단 10개뿐인 8클래스 마법사가 탑주로 있는 곳이다. 자신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는 이가 아니었다.
“벨로세크 제국에 있어야 할 녹탑의 탑주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이지? 지금 우리 제국과 전쟁을 하자는 건가?”
알비어드 대공의 기세는 매서웠다.
설사 소드 마스터랄 지라도 그의 기세 앞에 노출된다면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진한 살기 였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 나름이었다.
지금 알비어드 대공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레이벨. 결코 알비어드 대공보다 처지지 않는 이 시대의 강자다.
레이벨은 그런 알비어드 대공의 기세를 부드럽게 흘려버렸다.
그러고는 웃는 낯으로 말했다.
“전쟁을 바랄 리가 있겠소? 어차피 오늘 이 전투에서 데이제크 제국은 무너질 텐데 말이오.”
알비어드 대공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강한 부정을 담아 말했다.
“그럴 일은 없다.”
**원 기사단이 있고, 데이제크 제국에는 8클래스 마법사가 세운 갈탑이 존재한다. 갈탑이 돕기만 한다면 지금 이 전투는 단번에 뒤집힐 것이다.
그런데 레이벨이 그것을 모르지 않을 터. 알비어드 대공이 막 의아한 기색을 표할 때, 레이벨이 청색 로브인, 라이젠을 소개했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을 소개하지 않았군. 이 사람의 이름은 라이젠. 청탑의 탑주라오.”
“청탑주…….”
레이벨의 말에 알비어드 대공의 표정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 자신 앞에 대륙을 진동시키는 8클래스 마법사가 무려 9명이나 있는 것이다! 제아무리 자신의 실력에 자신을 갖고 있다고 하나 8클래스 마법사 2명을 상대하는 것은 그로서도 무리다. 더군다나 두 마법사 모두 자신보다 평가가 떨어지는 이는 단 1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청탑주와 녹탑주는 모두 벨로세크 제국에 속한 마탑주로서 그 평가가 대륙 최고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난다는 건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비록 승산이 없다고 하지만 순순히 패배할 생각은 없었다.
“**. . ”
숨 막히는 대치가 짧은 시간 첨예하게 대립했다.
알비어드 대공은 두 대마법사가 순간순간 옥죄어 오는 기운을 흘려버리며 주변에 감각을 돌렸다.
현 상황은 그야말로 팽팽함 그 자체였다. 마스터급 힘을 지닌 골렘은 **월 기사단의 기사들이 상대 하고 있었고, 소드 익스퍼트에 해당하는 골렘들은 중앙기사단과 여러 기사단의 기사들이 합세하여 막아 내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 최상급인 엘마이어 백작은 시종일관 골렘을 압도하며 곳곳에 검상을 입혔지만 골렘 특유의 복구력으로 인해 특별한 진척이 없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2명의 8클래스 마법사들이다.
제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동급흔 고수 5명을 상대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법. 지금 알비어드 대공이 바라야 하는 건 다름 아닌 갈탑의 합류다.
갈탑, 8클래스 마법사인 데리오머라면 능히 자신과 힘을 합쳐 이 두 대마법사들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날카롭게 기세를 흘리며 적의 틈을 찾던 알비어드 대공은 레이벨에게서 한순간 드러난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번쩍!
그의 검이 섬전같이 쏘아지며 레이벨의 허리를 양단해 갔다.
쏴아아!
무시무시한 기세를 머금은 검에서 오러를 뿜어내자 예기가 전신을 뒤덮었다.
만약 상대가 초인의 경지에 들지 못했다면 알비어드 대공의 공격에 그대로 몸이 2동강 났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의 상대는 초인의 경지에 든 이 다. 그것도 수십 년 전부터 최강이라 수식을 달아 온 현 시대 최강자 중 한 사람이다.
레이벨은 몸을 뒤틀었다. 그가 보인 순간적인 틈은 모두 그가 의도한 것.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이며 그가 손을 뻗었다.
동시에 한줄기 미풍이 불어오더니 이내 사나운 기세를 품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되어 알비어드 대공에게 쏘아졌다.
까강! 깡!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람의 공격.
하지만 그 공격을 알비어드 대공은 가볍게 막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레이벨이 의도한 바가 아니다. 진짜 공격은 바로 뒤에서 들어오는 공격이었다. 레이벨이 시선을 끈 사이 라이젠이 어느새 알비어드 대공의 뒤에 접근하여 손을 뻗었다. 그의 양손에는 푸른빛이 뇌전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레이벨과 라이젠이 노리던 것이다.
하지만 알비어드 대공은 그렇게 쉽게 허점을 노출한 존재가 아니다.
그의 어깨가 움직이는 듯하더니, 어느새 상반신을 비틀어 라이젠의 공격에 방어하고 있었다.
따당!
알비어드 대공의 검과 라이젠의 손이 부딪치며 순식간에 10여 합을 겨루었다.
그러나 근접전은 그랜드 마스터의 전유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알비어드 대공의 검에 라이젠은 양손에 어린 마법으로 그의 검을 강하게 후려친 뒤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단 한순간에 일어난 공방! 레이벨이 빈틈을 보이고 찰나의 순간 알비어드 대공의 공격과 반격, 그리고 공방이 일어난 건 채 눈 한번 깜빡할 정도의 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륙의 정점에 서 있는 그들은 그 짧은 시간에 펼친 공방으로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파악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강하군.”
한차례 공방을 펼친 라이젠이 중얼거렸다. 그와 함에 레이벨과 라이젠의 표정이 굳었다.
알비어드 대공의 실력은 대륙 10대 그랜드 마스터 중 중간 혹은 중하위권에 불과했다. 물론 현 대륙에 현존하는 그랜드 마스터들의 수준이 높고, 거기에서 중간이라는 것도 대단한 실력이지만 막상 손을 **려어 보니 정보보다 더욱 강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제압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만에 하나 그들 중 하나가 나서 알비어드 대공을 상대해야 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걸 대가로 최소한 팔 하나, 심각한 부상을 감수해야 할 터이다. 그것은 두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인 사실이었 다.
상대가 죽자 살자 나오면 아무런 **끽해없이 그를 제압 혹은 제거해야 하는 그들의 입장은 무척 난처해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마도 제국의 염원이 있고, 다가오는 마도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피해 없이 끝장을 보는 것이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끝장을 볼 수밖에 없지.”
라이젠은 오랜만에 자신을 흥분시키는 상대를 만나자 기운이 솟는지 양손이 푸른 기운을 응집시키며 공격 태세를 취했다. 그러자 레이벨도 공격 태세를 취했고, 알비어드 대공은 침중한 표정으로 검을 들었다.
한차례 손을 **려고 나서야 그 또한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상대하는 자들 중 자신보다 약한 자들이 없다는 것을 그들은 소문대로 강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무슨 이유 인지 모르지만 모종의 이유로 그들이 손을 잡고 자신을 제거하려 든다는 것을 말이다.
일촉즉발의 상황, 세 기운이 부딪치며 무시무시한 기류를 형성할 때, 큰 고함이 주변을 울렸다.
“무슨 일이냐!”
콰우우우!
황궁 전체를 울리는 고함. 그 속에 내재된 힘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콕!”
한창 싸우던 **쉽 기사단은 순간 검을 휘두르는 것을 잊고 귀를 틀어막을 정도였으며, 골렘들 또한 일시적으로 행동을 멈출 정도였다.
고함 소리와 함께 장내에 한 사람이 등장하였다. 전신을 갈색 로브로 둘러싼 10여 명의 마법사들이 말이다. 순간 알비어드 대공의 안색에 화색이 돌았다. 갈색 로브 마법사들 중 가장 앞에 있는 이의 정체를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데리오머 마탑주!”
그렇다. 마법사들 중 가장 선두에 선 노인, 그는 갈랍의 탑주이자 대륙에 9명뿐인 남지 않은 8클래스 마법사 데리오머였다.
“알비어드 대공!”
데리오머는 알비어드 대공을 알아보며 그의 옆에 착지 했다. 그리고 정황을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오, 대공? 어떤 불경한 무리들이 황궁을…….”
자신을 도우러 온 원군에 대한 반가움 때문일까? 알비어드 대공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 최대 한 자세히 설명하였다.
“잘은 모르겠소. 하지만 지금 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들이 벨로세크 제국에 위치한 청탑주와 녹탑주인 것은 알고 있소.”
“으음!”
알비어드 대공의 말에 데리오머의 표정이 침중해졌다.
청탑주와 녹탑주. 둘 모두 갈탑주인 자신에 비해 결코 평가가 떨어지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단 힘을 합쳐 난국을 타개하는 것이 좋겠소. 갈탑주만 돕는다면 충분히 가능하오.”
“알겠소이다, 대공. 내 난국을 타개하는데 기꺼이 도움을 주겠소.”
알비어드 대공의 말에 갈탑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알비어드 대공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맙소이다.”
그와 함께 알비어드 대공의 시선이 정면으로 돌아갈 때였다.
돌연 데리오머의 손이 번개같이 움직이더니 뱀과 같은 움직임으로 휘어지며 그의 심장을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알비어드 공작은 그랜드 마스터다. 극한의 수련을 거쳤기에 그의 육체는 생각하는 것보다 몸이 먼저 위험에 반응하는 수준이다.
알비어드 대공의 몸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데리오머의 손을 막아 냈다.
동시에 뻗어 오는 그의 다른 손을 쳐내며 순식간에 다섯 번의 공방을 나누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 갈탑주!”
알비어드 대공은 돌연 자신을 공격하는 데리오머를 향해 노호를 터뜨렸다.
그러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을 짓는 데리오머 이윽고 그는 침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왜 그러시는 것이오, 대공? 말하지 않았소이까. 난국을 타개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난국을 타개하는 데는 분명 2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알비어드 대공을 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비어드 대공을 제거하는 것, 지금 데리오머가 말하는 것은 알비어드 대공을 제거하는 것임을 그가 모를 리 없다.
절대적 우군의 배신에 알비어드 대공이 으르렁거렸다.
“그래서, 지금 황가를 배신하고, 제국을 배신하겠다는 것이오?”
데리오머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무슨 말이오? 황가를 배신하고, 제국을 배신하다니? 나는 옛날부터 위대하신 마스터를 모셔 왔고, 앞으로도 마스터의 수하일 것이오. 속은 것은 멍청한 황가이고, 제국이겠지.”
알비어드 대공의 눈에서 짙은 혈광이 뿜어져 나왔다.
“네 이놈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저쪽을 보면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외다.”
데리오머가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은 갈탑의 마법사들이 등장한 곳인데, 그들은 일제히 마법을 캐스팅하더니 골렘과 치열하게 싸우던 기사들에게 마법을 시전했다.
아군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마법사들의 배신은 기사들을 공황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기사들은 그들의 마법에 대응하지 못한 채 그대로 마법에 적중 되었다.
“커헉!”
“아니, 이게 무슨!”
수십 발의 마법이 연이어 뿜어지며 기사들에게 쏘아졌다.
그에 따라 피한 기사도 있지만 대부분 허점이 노출되어 공격당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팽팽한 싸움에 갈탑 마법사들의 배신은 전황을 일방적으로 기울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이럴 수가! 이러고도 네가 사람이더냐!”
자신의 수하들이 맥없이 죽어 가는 모습에 알비어드 대공이 짙은 살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그의 살기에 겁먹을 이는 아무도 없다. 그들 모두 당당히 대륙의 정점에 선 초인들이고, 자신들은 하나가 아닌 무려 셋이었기 때문이다.
동급의 고수 하나를 셋이서 상대한다는 것은 1명에게 있어 더없이 절망스러운 일일 것이요, 3명에게 있어서는 이보다 손쉽게 적을 제거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
레이벨이 입을 열었다.
“정식으로 겨루지 못하게 되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소. 하지만 우리는 명령을 받는 몸. 이런 우리가 비겁하다 욕하지 마시오.”
그러나 이미 상황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린 알비어드 대공에게 그런 말이 들릴 리 만무했다.
“내 너희들을 죽이고 벨로세크 제국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것은 가능할 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라이젠의 양손이 알비어드 대공에게 향했다.
그의 양손에는 예의 푸른 기운이 뇌전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흡!”
알비어드 대공은 라이젠의 공격을 경시하지 못하고 검을 휘둘러 그의 공격에 맞서 나갔다.
푸른색 오러가 12줄기로 나뉘어 라이젠에게 쏘아졌다.
라이젠은 대륙에서 근접 공격 마법사, 워 메이지 중 하나로 적탑의 카로스만, 백탑의 유클레이와 함께 대륙 3대 워 메이지로 이름이 높다.
그의 손에 응축된 푸른 기운은 7클래스 마법인 아쿠아 스트라이크와 썬더 스트라이크가 합쳐진 것으로서, 이 공격에 적중된 적은 그대로 갈기갈기 찢겨 버린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그 사정거리가 원거리 공격에 비해 무척 짧다는 것.
알비어드 공작은 이미 한차례 공방을 나눈 라이젠의 약점 부분을 정확하게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f!”
라이젠은 자신에게 쏘아진 12개의 오러를 보며 코웃음 을 쳤다.
그리고 양손을 매섭게 휘둘러 오러들을 쳐냈다.
따당! 땅! 땅!
번개같이 휘둘러진 그의 양손에 의해 12개의 오러는 맥없이 부서져 나갔다.
부서진 오러 조각들은 사방에 비산하였고, 라이젠은 어느덧 알비어드 공작의 지척에 접근해 있었다.
그러나 알비어드 공작은 순순히 근접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검이 매끄러운 원을 그리는 듯하더니, 검의 궤적 에 따라 오러가 둥글게 뭉치기 시작했다.
“오러 서클!”
레이벨은 알비어드 공작이 펼치는 기술을 보고는 소리 쳤다.
대륙에서 초인이라 불리는 그랜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는 각자 경지를 개척하면서 본래 단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을 대폭 강화하게 된다. 검사는 원거리, 마법사는 근접전에서 취약함을 보이는 데 마법사는 근접에서도 자유롭게 마법을 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검사 또한 원거리에 취약함을 보였지만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면서 오러 서클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소드 마스터도 오러 서클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막대한 오러가 소모되고, 그랜드 마스터처럼 자유롭게 사용을 할 수 없다.
지금 알비어드 공작과 라이젠은 각자 약점이라 불리던 부분을 대폭 강화하여 그 분야로 싸우는 데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고, 지금 전투를 통해 그것일 제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이 놈!”
오러 서클이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자 라이젠은 노하며 오러 서클을 하나하나 부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괜히 오러 서클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오러 블레이드보다 더욱 활용도가 높은 오러 서클은 좀 전에 알비어드 대공이 쏘아 보낸 오러보다 훨씬 끈질겼고, 강했다. 라이젠이 오러 서클을 모두 **부됐을 때 알비어드 공작은 뒤로 물러나 있었다.
만약 둘이 일대일 대결을 했다면 지루한 장기전이 되었겠지만 애석하게도 라이젠에게는 든든한 2명의 조력자가 있다.
알비어드 대공이 뒤로 물러나자 레이벨이 공격을 감행했다.
레이벨은 라이젠과 달리 중거리에서 싸운다. 그는 바람 계열 마법의 달인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에 방심을 하면 금세 몸이 갈기갈기 찢겨 나간다.
파앗!
매서운 바람의 칼날이 알비어드 대공의 전신을 할퀴어 갔다.
“헉!”
알비어드 대공은 은밀한 기운을 느끼고는 대경실색하며 검을 내리 그었다.
푸른색 오러가 충만하게 뿜어지며 그대로 바람의 칼날을 베어 버렸다.
그러나 그 공격이 끝이 아니었다.
레이벨의 공격이 재차 감행되었다.
“**f!”
알비어드 대공은 보이지 않는 레이벨의 까다로운 공격에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공격 대상을 레이벨로 정한 듯, 그에게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라이젠 같은 경우 원거리 견제와 적절한 공격을 감행하면 상대하기 그나마 수월하지만 보이지 않는 바람의 공격 을 은밀하게 감행하는 레이벨은 무척 까다로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미 예상했던바, 레이벨은 몸을 뒤로 물렸고, 그 앞으로 라이젠이 블링크로 나타났다.
“이런.”
알비어드 대공은 갑자기 자신 앞에 라이젠이 나타나자 검에 오러를 싣고 내리 그었다.
그러나 라이젠의 손에 응집된 기운도 만만치 않다.
양손을 교차하며 알비어드 대공의 공격을 막아 냈다.
까앙!
금속음과 함에 반탄력으로 두 사람이 한 발자국씩 물러났다.
찰나에 드러난 틈, 레이벨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람의 창을 시전했다.
보이지 않고 은밀한 바람의 창! 그것은 두 사람이 물러나며 드러난 찰나의 틈을 교묘 하 게 비집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하게 알비어드 대공의 어깨를 꿰뚫었다.
“크윽!”
이번 대결에서 처음으로 부상을 입은 알비어드 공작! 바람의 창 위력은 결코 녹록하지 않아 그는 어깨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났고, 드러난 그 틈을 멀리서 마법을 캐스팅 하던 데리오머가 비집었다.
“헬 파이어!”
8클래스 최강의 화염 마법 헬 파이어! 죽음의 화염 마법은 알비어드 대공에게 강렬한 열기를 발산하며 쏘아졌다.
“크아아아!”
자신에게 향하는 헬 파이어를 보며 알비어드 대공은 억지로 고통을 참아내며 검을 치켜들었다. 제아무리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라고 할지라도 헬 파이어에 적중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지금의 공격을 막아 내고, 틈을 보아 황제 폐하를 모시고 황도를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fL fL fL!
그의 검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오러가 솟아났다.
순간 끌어올릴 수 있는 모든 오러를 끌어올린 것이다.
“**하씬”
기합과 함께 길게 솟아난 오러는 헬 파이어를 갈라버리기 위해 휘둘러졌다.
서걱!
무언가 베이는 소리가 났다.
베인 것은 헬 파이어가 아니다. 다름 아닌 알비어드 대공의 팔이었다.
알비어드 대공이 헬 파이어에 정신을 집중한 사이 그의 뒤에 접근한 레이벨이 바람의 마법으로 그의 팔을 잘라버 린 것이다.
그 틈을 노려 라이젠의 손은 알비어드 대공의 복부를 파고들었다.
퍼억!
“컥!”
내부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입가에서 피를 울컥울컥 흘리는 알비어드 대공. 부상 입은 그가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니 헬 파이어가 자신의 지척에 접근해 있었다.
살갗을 태우는 어마어마한 열기. 알비어드 대공은 전신을 아릿하게 태워 오는 헬 파이어 를 보며 마지막으로 힘겹게 외쳤다.
“데…… 이제크 제국 만세! 제국은…… 영원할지어다!”
화르륵!
그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알비어드 대공은 헬 파이어에 그대로 삼켜졌고, 그의 전신은 죽음의 불꽃이 한 줌 재가 되어 사라졌다.
“미안하지만, 데이제크 제국은 오늘부로 사라질 것이다.”
라이젠은 알비어드 대공이 마지막 외친 말에 이죽거렸다.
그의 옆에 레이벨이 서 있었다.
“하지만 정말 강했소, 만약 혼자 대결했다면 승자가 누 굴 거라고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오.”
라이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비어드 대공에게 처음 애를 먹은 것이 바로 그였으니까.
“그건 인정한다. 하지만 한손으로 여러 손을 막을 수 없는 법.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당연히 오늘 일도 은폐되겠지.”
데리오머가 허공에서 지면으로 착지하며 말했다.
그의 말에 두 대마법사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이미 상황은 끝나 있었다.
지치지 않는 골렘에 비해 인간의 체력은 한정되어 있고, 더군다나 마법의 지원을 받으니 전력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차이가 났던 것이다.
“승부는 났군. 하지만 마스터의 명령으로 당분간 데이제크 제국의 이름은 그대로 둔다. 조만간 마스터에서 모든 제국을 통합하실 때, 그 이름을 마도 제국이라 고친다고 하셨다.”
라이젠의 말에 두 대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의 임무는 끝난 셈이군.”
“그렇지. 앞으로 대륙이 어떻게 통합될지 지켜보자고.”
“마도 제국이라, 정말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소.”
“우리의 염원이지, 후후후!”
데이제크 제국의 멸망! 그 사실이 알려지진 않겠지만 이것은 틀림없이 대륙을 진동시킬 사건임이 분명했다.
9클래스 마스터 루이아스의 야망, 마도 제국의 건설이 그 본격적인 첫걸음을 떼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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