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Mage RAW novel - Chapter (60)
1. 엘의 명령
한번 지나온 길을 다시 지나는 것이 쉬운 까닭일까? 골든 매직 나이트 1호를 생산할 때에는 1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나머지 11기의 골렘을 생산하는 데에는 채 2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아낌없이 재료를 공급하고, 장인들이 열과 성을 다하니 제작에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던 것이다. 나중에 가서는 오히려 엘이 마법진을 새기는 속도가 더 딘 것이 문제가 될 정도였다. 골든 매직 나이트를 모두 생산한 후, 장인들은 무기들 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장인들은 12명의 매직 나이트들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형태의 무기들을 각각의 골든 매직 나이트들에게 부여하고자 했다.
작업은 계속되었다. 엘 역시 골든 매직 나이트에 마법진을 모두 새긴 뒤에도 곧장 무기에 마법진을 새기는 작업을 해야 했다. 덕분에 그동안 엘은 완전 초주검이 되어야 했다. 8클래스의 경지에 이르자 신체의 힘과 정신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해졌지만, 막대한 작업량의 중노동은 그런 그로서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의 손을 거친 무기들은 곧 그의 기사들이 사용할 것. 그렇기에 엘은 잠까지 아껴 가며 최선을 다해 무기를 제작했고,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11기의 골렘과 무기들을 모두 제작하는 기적을 이뤄 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막대한 양의 자금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음 같아서는 골든 매직 나이트를 양산하고 수많은 기사들을 모집하여 매직 나이트의 세를 더욱 크게 불리고 싶었지만 골든 매직 나이트 1기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이 되었다. 골렘 1기에 수십만 골드가 들었으니 그걸 12배만 곱해도 수백만 골드다. 수백만 골드. 말이 수백만 골드지 이 정도 금액이면 골든 벨리 주민들이 평생 일하지 않고 놀고먹어도 등 따스하고 배 터지게 먹고살 수 있는 금액이다.
엘은 골든 매직 나이트가 모두 완성되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 자신의 기사들에게 나이트 골렘을 타게 하고 자신은 그 뒤에서 강력한 마법으로 보조하겠다던 꿈이 지금에서야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엘은 지크릴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 자신이 모시던 마스터는 9클래스 마스터에 다다랐다고……
솔직히 그 말을 듣던 당시 엘은 9클래스의 강함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막연히 7클래스 마스터였던 자신과 골든 나이트의 합공에도 끄떡하지 않는 지크릴이 주인으로 모시는 자이니 엄청나게 강할 거라는 생각 정도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상 8클래스의 경지에 오르니 9클래스의 힘을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가히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의 힘. 8클래스의 경지에 이르면서 마나를 지배할 수 있다고 하지만 9클래스 마법사의 마나 지배와는 차원이 다르다. 8클래스 마법사의 마나 지배가 어린아이 수준이라면 9클래스는 어른 수준인, 그 정도 차이가 있던 것이다. 어린아이가 제아무리 많아도 어른 하나를 당해 내기 어려운 것. 8클래스와 9클래스는 그 정도의 차이다. 때문에 엘은 자신의 결정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정도였다.
‘9클래스 마법사. 과연 그자를 따르지 않고서 살아갈 있을까?‘
사실 남들이 떠드는 정의요, 평화라는 것은 엘에게 상관없는 일이다. 엘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마법으로 자신의 여인들과 어머니를 지키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결정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9클래스, 그 마법사의 존재로 인해 말이다. 그런 엘이 흔들리고 있는 걸 알아차린 탓일까? 세레나와 카이나가 엘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신가요, 엘 님?“
“괜찮으세요, 주인님?”
상반된 두 사람의 호칭. 하지만 엘을 바라보는 두 여인의 시선은 더없이 따스했다. 세레나는 성녀 사건 때 엘과의 사랑을 확인했다. 그 일 이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며, 엘은 세레나를 하나의 안식처로 편안하게 대할 수 있었다. 카이나는 블러드 카먼 때 이후로 더욱 관계가 깊어졌다. 여전히 엘에게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많지만 자신의 몸속에 엘의 피가 흐른다는 말에 괜히 부끄러워지는 그녀였다. 엘은 그녀들을 보며 복잡했던 마음이 절로 풀어지는 걸 느끼며 미소 지었다.
“응, 괜찮아. 잠시 생각을 하느라고.”
“무엇을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엘이 세레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세레나는 그런 엘에게 빙긋 웃어 주며 말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이 흘러갈 때는, 한 번쯤 단순하게 생각해 보세요. 때로는 복잡한 것 보다 단순한 것이 더 나 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녀의 미소는 더없이 포근하여 엘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해소되는 걸 느꼈다. 그러자 카이나가 수줍게 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래요, 그동안 주인님께서는 수많은 시련을 이겨 내셨어요. 제 일만 해도…… 어, 어쨌든 수많은 시련을 이겨냈고 이곳까지 왔어요.”
“그래.”
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여인의 말은 엘의 결심을 굳히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이 필요하랴! 자신의 사람을 자신이 지키려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면 그 어려움을 돌파하면 된다. 예전의 자신이 그러했고, 지금의 자신이 그러하다. 하물며 9클래스 마법사가 웬 말인가. 이곳에는 마계의 대공도 나타났었고, 드래곤도 나타났었다. 설마하니 9클래스 마법사가 드래곤보다 두려우랴? 그렇게 생각하며 엘은 생각을 정리했다. 자기 사람은 자신이 지킬 것이다! 남에게 굽실거릴 이유도, 고민할 이유도 없다. 생각을 정리한 엘이 두 여인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너희들을 만 난 건 나에게 행운인 것 같아.”
엘의 말에 두 여인의 얼굴이 붉어졌다. 방금 그가 한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자신이 옆에 있어 행복하다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사실 세레나와 카이나는 한 번씩 이런 생각을 해 봤다. 자신이 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닌지…… 그것 때문에 엘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아닌지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이런 말을 들으니 그녀들도 그동안 알게 모르게 괴롭혀 오던 것들이 단번에 쑤욱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정말 행복했다. 엘은 두 여인을 꼬옥 끌어안으며 말했다.
“내 말은 진심이야. 그러니 너희들이 혹여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일찌감치 털어 버려. 내 말은 진심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두 여인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는 엘. 두 여인은 엘의 품속을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내게는 과분한 여인들,’
전생의 관념 때문인지 두 여인을 받아들인다는 건 사실 엘에게 무척 꺼려지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사랑하지 않는 여인이 없었기에 엘은 그녀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서로 포옹한 그들은 긴 시간 동안 그 모습을 유지하였다.
***
“너무 웅크리고 있었어.”
여인들과의 달콤한 시간을 보낸 엘은 집무실에서 앞으로 금탑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았다. 골든 벨리는 너무 폐쇄성이 짙다. 그것을 주도한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지만 이것은 자신에게도, 골든 벨리에게도 안 좋다는 것을 알았다. 더군다나 당장 금탑을 위해 일할 인재가 부족했다. 매직 나이트들의 식솔이 있지만 그들은 대부분 어렸을 적부 터 체계적인 단련을 받지 못했기에 재능이 별로여서 당대 매직 나이트의 뒤를 잇기는 힘들어 보였다. 엘이 주목한 것은 차기 매직 나이트 후보다. 그때쯤이면 골든 매직 나이트들도 더욱 증강될 것이다. 매직 나이트들의 수련 아래 차세대 매직 나이트들이 금탑을 지탱하여야 금탑이 본연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현재 엘이 8클래스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그런 면에 있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가 8클래스에 들었다는 게 알려지기만 한다면 당장 왕국의 전폭적인 지지는 물론 각 지에서 엘에게 마법을 배우고자 하는 지망생들이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모두 정리한 엘은 매직 나이트들을 불러 모았다. 매직 나이트들은 요즘 골든 매직 나이트들을 다루는 연습에 한창이었다. 하루 3시간이 기동의 한계였는데, 당초 엘이 말한 3.0의 출력은 단순한 계산일 뿐, 매직 나이트가 골든 매직 나이트에 탑승하면 서너 명의 소드 마스터는 무리 없이 상대할 만큼 강했다.
우선 골든 매직 나이트의 전신을 구성하는 것은 다름 아닌 매직 메탈이다. 중첩에 중첩을 거친 최강의 뼈대에 매직 메탈을 입히고 거기에 방어 마법을 중첩에 중첩을 거치니 웬만한 오러 블레이드에도 타격을 입지 않는다. 게다가 자체적인 복구 능력이 있어 탑승자가 목숨을 잃지 않는 한 골든 매직 나이트는 자체 수복을 한다. 이런 능력이 얼마만큼의 돈을 들여야 나오는 것인지는 매직 나이트들도 모르지만 전신을 도금한 것 자체부터 엄청난 돈을 들였음을 그들은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이런 엄청난 가치를 지닌 나이트 골렘을 자신들에게 내려 준 엘에게 그들은 깊이 고개 숙이며 감사하고 있었고, 그런 엘의 기대에 부흥하고자 골든 매직 나이트 의 성능을 하나하나 깨우치고 있었던 것이다. 매직 나이트들이 모두 모이자 엘이 입을 열었다.
“한창 훈련 중이신데 불러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부른 것은 까닭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 일단 들어 보세요.”
매직 나이트의 수장 모스가 나서며 말했다.
”탑주님께서 죄송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는 탑 주님께 충성을 바치기로 한 몸, 탑주님의 명령에 얼마든지 불만 없이 따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엘은 충성심 어린 모스의 말에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매직 나이트들은 현재 엘에게 완전히 감복한 상태다. 사실 그들은 요 몇 년 동안 엘을 모시면서 엘만큼 뛰어난 주군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그대로 두었다면 트롤의 밥이 되었을 자신들을 거두어 주고, 자신들의 가족을 인간답게 살게 해 줄 터전을 마련 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힘을 주었으며, 모두가 함께 지켜 나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엘을 겪어 오면서 감복한 그들은 이 모든 것은 엘이 이룩한 것이며, 자신들의 모든 것은 엘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충성심이 넘쳐나는 그들의 눈빛에 엘은 내심 과분한 충성심을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기분이 상승하는 걸 느꼈다.
“제가 여러분들을 소집한 것은 매직 나이트들이 할 일 이 있어서예요.”
“할 일 말씀이십니까?”
모스 등의 눈이 빛났다. 사실 그동안 엘이 매직 나이트들에게 내린 명령은 간단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그것도 대부분 전쟁에 임박했을 때 내린 임무였다. 그런데 지금같이 평화로운 시기에 명령이라니, 내심 그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런 그들의 궁금증을 엘은 풀어 주었다.
“무척 안타까운 얘기지만 현재 이곳 골든 벨리에는 여러분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이 부족합니다. ”
”……“
엘의 말에 매직 나이트들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어렸을 적부터 체계적인 수련을 받지 못했기에 골든 벨리에 존재하는 이들 대부분이 매직 나이트의 뒤를 잇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엘은 말을 이어 나갔다.
“해서 저는 여러분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들을 외부에서 끌어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여러분 들을 모두 대륙으로 파견하여 자신의 뒤를 이을 만한 재능을 지닌 아이 네 명에서 다섯 명 정도 데려올 것을 명령 합니다. 성별에 구애받을 필요 없습니다. 재능이 있다면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상관없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마이더가 손을 들고 질문을 하였다. 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질문해 보세요, 마이더 경.”
“저희들의 뒤를 잇는다고 하나 부끄럽지만 저를 비롯한 다른 기사들은 체계적인 검술이 상당히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괜찮겠습니까.”
마이더의 말에 매직 나이트들은 모두 얼굴이 붉어졌으나 부인하지는 않았다. 마이더를 제외한 11명의 매직 나이트들은 제이머 남작 가의 검술을 익혔다.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에서 소드 마스터를 넘봤던 제이머 남작가의 검술은 분명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제이머 남작가의 마나 연공법은 검술에 비해 무척 급수가 떨어졌던 것이다. 사실 모스 등이 부단한 노력과 실전을 겸비하였기에 소드 익스퍼트 상급에 다다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만약 다른 이였다면 그들의 나이에 상급 익스퍼트에 드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일 것이다. 마이더 또한 체계적인 마나 연공법을 익히지 않고 실전 에서 경지를 키워 나간 창수였기에 그의 말은 무척 중요 한 점을 짚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엘이 입을 열었다.
“마이더 경의 물음은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저 또한 왜 이런 질문을 안 하나 했거든요. 여기에 답을 하자면, 우선 마나 연공법은 필요 없습니다. 다들 카이나를 아시죠?”
매직 나이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카이나를 모를 리 없다. 엘 외의 다른 남자에게 무척 차가워서 카이나는 남자들 에게 얼음의 꽃이라 불릴 정도다. 게다가 검술 실력만큼은 골든 벨리 제일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소드 마스터에 올라 매직 나이트들을 경악하게 만 들었으니 그녀를 모른다면 골든 벨리 주민이 아니라고 자 신 있게 호언장담할 수 있다. 어쨌든 엘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설명을 이어 나갔다.
“여러분들이 데려온 이들에게는 제가 카이나가 익힌 마나 연공법을 전수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약간의 금제가 있어서 남에게 어떤 방식으로 익혔는지 가르쳐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 조금 치명적입니다만, 그런 면은 어쩔 수가 없으니 여러분 모두 이해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끄덕끄덕. 엘의 말에 매직 나이트들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 연공법은 대륙에 있어 무척 귀중한 비전 중 하나다. 이름난 검가는 각자 고유의 마나 연공법을 하나씩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손쉽게 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군다나 엘이 전수하겠다고 하는 마나 연공법은 20대 초반의 카이나를 소드 마스터로 이끌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비록 드래곤 블러드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카이나가 몇 년 정도 오러를 축적하고 벽을 허물려고 했으면 충분히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럴 정도로 귀중한 마나 연공법을 전수하면서 약간의 금제를 거는 건 어쩌면 너무 약한 것이라 할 정도로 엘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모두가 동의하자 엘은 대륙 전도를 펼치며 말했다.
“우선 제국에는 가지 않는 걸로 하겠습니다.”
엘은 대륙 동부에 위치한 제국들을 가리키며 고개를 저었다. 현재 제국들은 무척 혼란스러웠다. 정보가 차단되어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얼마 전 데이 제크 제국의 황도에서 무슨 변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게다가 아일라스 제국에서도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5개 제국 중 9개 제국에 기이한 일이 벌어지니 그 파급 효과는 대륙 전체로 퍼질 만큼 대단했다. 때문에 엘은 다른 제국에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매직 나이트들을 그곳으로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일단 재능 있는 아이들을 구하려면 어리되 소속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 곳을 가야겠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왕국이 낫다. 먹을 것이 없어야 거지가 생기고, 그런 거지들 중 재능 있는 아이들을 선별하여 데려오는 것이 엘에게 있어 손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모스 경은 이곳에, 피랜더 경은 이곳, 로보 경은 이곳에……“
엘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매직 나이트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짚어 주며 엘은 그들에게 말했다.
“여행할 돈은 넉넉하게 드릴 겁니다. 그러니 확실하게 이 아이다! 싶은 아이들을 데려와 주세요. 기한은 무제한입니다. 아, 그리고……”
엘은 매직 나이트들의 주의를 집중시 켰다. 모든 매직 나이트들이 자신을 바라보자 엘은 씨익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 가지 말을 안 했군요. 만약 금탑의 소속이 될 아이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면 주저 말고 대신 응징을 가해 주세요. 일단 금탑의 소속이 된 이상 전 그들을 제 가족처럼 대할 것입니다. 그 가족들에게 원한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모든 것은 제가 책임집니다. 설사 상대가 공작가이건 후작가이건 상관은 없어요. 여러분은 금탑의 매직 나이트이며, 최강의 병기 골든 매직 나이트를 손에 넣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예, 탑주님 !”
매직 나이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맺혀 있었다. 당연하다. 엘이 말한 것, 그것이 그들이 가장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엘이 말한 가난한 왕국은 대부분 귀족들의 착취가 극심하다. 때문에 금탑에 데려오려는 아이들 상당수가 원한에 사무친 아이들일 것이고, 엘은 그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다. 자신의 원수를 갚아 준 이에게 충성을 바칠 것은 당연한 사실. 더군다나 힘을 주고,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지 않은가. 게다가 뒤처리를 모두 해 준다니, 생각해 보니 그것도 너무나 쉽다. 누가 감히 금탑을 건드리겠는가.
성국과블리어드 제국이 힘을 합쳐 침공했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할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닌 곳이 금탑이다. 더군다나 금탑의 탑주인 엘은 8클래스의 경지에 올라 명실상부 대륙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클래스 금탑주와 그랜드 마스터 골든 나이트, 그리고 여러 명의 소드 마스터들을 상대할 수 있는 골든 매직 나이트들이 있는 이상 금탑은 제국과도 자웅을 겨를 수 있을 만한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매직 나이트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엘은 창에 비친 골든 벨리를 내려다보았다. 더없이 아름다운 도시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은 자신이다.
“반드시 지켜 내겠어.”
굳은 각오. 금탑을 대륙에 널리, 그리고 그 힘의 크기를 더욱 크게 키워 가기 위한 계획 첫 번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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