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Spoon Investment Portfolio RAW novel - Chapter (11)
금수저 투자백서 11화(11/231)
11. 이거 심상치가 않은데요.
“어류겐!”
“라데꾸!” 퍼퍽!
“라데~~꾸!” 후욱. 퍽!
서머솔트 킥으로 뛰어오르는 켄을 쓰러뜨린 석원은 로이가 조종하는 켄을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려한 연속기!
무릎 앉아 자세로 소닉붐과 서머솔트 킥을 연이어 퍼붓자 로이가 움직이는 켄은 제대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공격을 얻어맞았다.
“자, 잠깐만!”
로이가 절박한 표정으로 컨트롤러를 마구 눌렀지만 이미 체력바는 쭉쭉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으아악하는 비명을 토해내며 켄이 쓰러지자 로이가 좌절해 바닥에 엎어졌다.
“안 돼에에!!!”
반면 석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컨트롤러를 바닥에 내려놨다.
“내가 말했지? 십 년은 더 배우고 오라고. 뭐 실력을 보니까 그래도 쉽지 않겠지만 말이야.”
몇 번이나 계속된 승리에도 불구하고 석원은 오히려 약간 지루하다는 태도였다.
툭 말을 내뱉고 몸을 일으키는 석원에게 발끈한 표정을 짓던 로이가 이내 힘없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지난 며칠간 50전 50패라는 처참한 패배 기록을 갱신하면서 한 번을 이기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잔뜩 풀 죽어 있는 모습을 보자 석원은 속으로 입맛을 다셨다.
‘좀 심했나?’
조금 불쌍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못을 박아놓지 않으면 또 계속 귀찮게 굴 것이 뻔했기에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야 바깥을 좀 봐. 벌써 새벽이라고.”
석원이 침대 위에 놔둔 백팩을 집어 들면서 창문 밖을 가리켰다.
일이 있어 일찍 일어났더니 귀신같이 눈을 뜬 로이가 또 게임 하자고 붙잡는 통에 어느새 날이 밝아왔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해도 다 안 떴는데. 어딜 가려고?”
한 판 더 하자고 조를까 봐 질색한 석원은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다른 볼일이 있어.”
“그래…….”
힘없이 축 늘어져 있던 로이가 갑자기 뭔가를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책상 서랍에서 A4 사이즈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석원 앞에 불쑥 들이밀었다.
“야 나가기 전에 여기 사인 하나 하고 가.”
“뭔데?”
종이를 받아서 살펴본 석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보면 몰라. 곧 있을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 참가 신청서잖아.”
“그러니까 이걸 왜 나한테 주냐고.”
“원래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보단 네가 참가하는 게 맞는 것 같아.”
로이가 허리에 양손을 턱 올리고 큰 양보를 했다는 듯 비장하게 말을 이었다.
“나가서 MIT 녀석들을 무참하게 밟아 버리고 와. 네 실력이라면 충분해!”
무슨 선전포고라도 하는 양 결연한 표정이었지만 석원은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됐으니까 너나 나가라.”
석원은 머리를 절레 흔들고는 참가 서류를 돌려주려고 했다.
“뭐? 왜 안 나가는데! 분하지만 너 정도 실력이라면 MIT 녀석들을 아주 묵사발로 만들어 놓을 수 있다니까!”
그러자 로이가 대뜸 그를 붙잡고 늘어졌다.
“너 진짜 대회에 나가야 돼! 너 아니면 걔들 뭉개줄 사람이 없다고!”
“MIT에 무슨 원한이라도 있냐…….”
석원은 대놓고 성가신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짚었다.
처음 로이가 게임을 권했을 때 모른 척했어야 한다는 진한 후회가 들었으나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 말 잘 들어라. 난 게임 대회에 관심도 없고 시간은 더 없어.”
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지만 로이는 오히려 더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실력을 그냥 썩이는 건 말 그대로 죄악이라고! 뭐 시간이 없어? 강의 째! 대회가 중요하지 그딴 강의가 중요해!”
“아오 이 거머리가!”
석원이 넌더리를 내면서 뿌리쳤지만 로이는 그대로 바닥에 뒹굴며 대자로 팔다리를 쫙 뻗고 드러누웠다.
“안 돼, 못 나가! 갈 거면 내 몸을 밟고 가라!”
“누가 못 밟을 줄 알고.”
“으아악! 잠깐, 잠깐!”
석원이 진짜로 밟아 버릴 기세자 로이가 후다닥 일어나선 다시 다리를 꽉 붙들었다.
“참가 신청서에 서명해줄 때까지 절대 안 놔줄 거야!”
“하…….내가 왜 이런 녀석이랑 얽혀서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린 석원은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대회 나가주면 될 거 아냐!”
석원은 곧장 볼펜을 꺼내 참가 신청서에 이름을 적어넣었다.
“됐지?”
그러자 로이가 신청서를 돌려받으면서 만족스러운 얼굴로 이히힛 웃었다.
“그래.”
“어휴 애초에 너랑 게임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석원은 로이가 또 귀찮게 굴까 봐 얼른 백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새벽부터 투덕거리느라 기운을 쫙 뺐더니 벌써 지친 기분이었다.
“징글징글한 녀석 같으니.”
석원은 몸서리를 치면서 빠른 발걸음으로 자전거를 세워둔 곳까지 걸어갔다.
신청서에 서명하긴 했지만 진짜로 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었다.
‘대충 적당한 핑계를 대고 예선에서 빠지면 조이 녀석도 더 이상 질척대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석원은 자전거 바퀴에 걸어둔 자물쇠를 풀고 안장에 올라탔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넓은 캠퍼스 안은 인적이 거의 없이 조용했다.
이젠 제법 차갑게 느껴지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석원은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카페인이 땡겼지만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을 달래며 석원은 이제 반쯤은 지정석이나 다름없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전과 오후에 강의가 하나씩 있었지만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기에 전부 들어가지 않고 쨀 생각이었다.
물론 로이처럼 밥 먹듯이 강의를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출석을 잘 해뒀기 때문에 이 정도는 학점에 별 상관없었다.
“핸드폰 배터리는 충분하겠지?”
휴대폰을 꺼낸 석원은 장착해둔 대용량 배터리가 100% 충전되어 있는 걸 보고 백팩 안에도 혹시 몰라 챙겨둔 예비 배터리가 잘 있는지 확인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통화를 주고받아야 되는데 혹시 중간에 배터리가 다 방전되어 버리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이게 좀 불편하긴 하네.”
회귀 전에는 카페든 어디든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았는데 과거로 돌아오니 그런 게 없어서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하긴. 휴대폰은커녕 삐삐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절이니까. 충전 장치가 있는 게 더 이상한 거지.’
실제로 석원이 캠퍼스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면 신기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플립을 연 석원은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눌러 뉴욕에 있는 콕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 며칠간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파운드화를 두고 영란은행과 글로벌 헤지펀드들 간의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 때문에 콕스를 비롯한 월가 트레이더들도 촉각을 곤두세운 채 밤낮없이 파운드화의 동향을 주시했다.
특히나 오늘은 그의 부탁에 평소보다 일찍 트레이딩 플로어에 나와 있던 콕스는 연결음이 가고 얼마 있지 않아 전화를 받았다.
[네.]“나예요.”
[안 그래도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어슴푸레 날이 밝아오는 걸 보며 석원이 물었다.
“지금 환율이 얼마죠?”
[파운드당 1.3900달러입니다.]영란은행이 온 힘을 다해 환율을 방어하고 있었으나 그사이 파운드화는 1센트나 더 떨어져 있었다.
“1.3850달러가 깨지면 바로 연락을 줘요.”
[알겠습니다.]통화를 끝낸 석원은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작게 숨을 내뱉었다.
오늘이 영란은행의 무릎을 꿇리는 마지막 승부처라고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긴장으로 몸이 굳었다.
석원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온갖 증권가 뒷이야기와 월가 거물들의 전설 같은 투자 성공담을 알려줬던 오 부장하고 있었던 예전 일을 떠올렸다.
그날도 석원은 손에 쥔 헝겊에 구두약을 묻히면서 단골손님인 오 부장을 향해 이렇게 물었더랬다.
“안 바쁘세요?”
슬리퍼를 신고 반대편 무릎 위에 올린 발을 까딱이면서 오부장이 대답했다.
“그건 왜 묻는데?”
먼지를 깨끗이 털어낸 구두에 약을 헝겊에 묻힌 약을 능숙하게 바르면서 석원이 말했다.
“아직 근무시간인데 이렇게 나와 계셔도 되나 해서요.”
이때는 승진하기 전이라 대리 직급을 달고 있던 오 부장이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 장도 끝났고 가끔씩 이렇게 머리도 식혀줘야 일도 잘되지.”
오 부장은 호남형의 얼굴에 능청맞은 말솜씨를 가진 사람이었다.
가끔 보면 주식을 할 게 아니라 백화점 영업사원이 천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입을 잘 털어서 여러모로 인기가 많았다.
하긴 그런 성격이니까 자신 같은 구두닦이한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친근하게 구는 걸 터였다.
석원은 구두를 닦으며 오 부장의 얼굴을 고개를 들어 힐끔 쳐다봤다.
“부장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피해 계신 건 아니고요?”
“눈치챘냐?”
오 부장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여긴 내 비밀 아지트거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
“어휴.”
그는 못 말린다는 듯 머리를 절레 흔들었다.
휴대용 가스버너를 켠 석원은 구두약을 뭉치지 않게 골고루 잘 펴서 바른 구두를 들고 살짝 스치듯 반복해서 불에 지졌다.
그러자 광택이 살아나면서 구두 앞코가 유리처럼 반짝거렸다.
“이야. 이제 불광 내는 실력이 제법인데.”
오 부장의 칭찬에 그는 시커먼 구두약이 묻은 코밑을 손등으로 스윽 닦아내며 살짝 거드름을 피웠다.
“짬밥이 얼만데 이 정도는 껌이죠.”
“허이고. 찍새 노릇하며 어리바리하게 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많이 컸다.”
“히히.”
석원은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처음 여의도 바닥에 흘러들어와 구두닦이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지낸 오 부장은 그에게도 특별한 존재였다.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고 가끔 재밌는 얘기도 해주는 오 부장과 나란히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가끔은 진짜 친형 같은 느낌도 들었다.
“전에 그 얘기나 계속해줘요. 바쁘다고 중간에 끊어 버렸잖아.”
“아, 그렇지.”
오 부장은 석원을 대견한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여느 때와 같이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이야기를 할 준비를 했다.
“영란은행을 쓰러뜨릴 때 해밀턴이 일반적인 헤지펀드와 다른 방법으로 움직였다고 지난번에 말했었지.”
불광을 내면서 석원이 대답했다.
“꾸준히 포지션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핵폭탄을 떨어뜨렸다고 했잖아요.”
“맞아. 보통은 포지션을 늘려가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해밀턴과 퀀텀 펀드는 반대로 단기간 승부를 노렸어.”
“왜 그런 거죠?”
오 부장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아주 중요한 비밀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낮게 내리깔았다.
“그게 가장 확실한 카드였으니까.”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당시 어려운 영국의 경제 상황상 계속 ERM을 유지하기 불가능했다고 말했었지?”
“예.”
석원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서 해밀턴이 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영란은행 공격에 나선 거였지만 아무리 이빨 빠진 늙은 사자라고 해도 상대는 영국 정부였단 말이지. 막말로 급해진 영국 정부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서 대규모로 외환을 차입해 들어온다면 어떻게 되겠어.”
“해밀턴이 월가의 거물이고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뒤를 받쳐준다고 해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죠.”
“바로 그거야.”
오 부장이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니까 급소를 노려서 단번에 물어뜯어 쓰러트리는 단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거지.”
“아하.”
석원은 그제야 이해가 됐다는 것처럼 대답했다.
“친구들을 데려와서 골치 아파지기 전에 때려눕혀 버리려고 했다는 거네요.”
“뭐 비슷하긴 해.”
오 부장은 한쪽 다리를 꼰 자세로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까딱거렸다.
“지난번에 ERM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켜야되는 환율 등락 범위가 있다고 했지.”
“기준 환율에서 아래위로 2.25%라고 하셨잖아요.”
“맞아. 영국과 이탈리아 등은 특별히 변동폭을 6%까지 적용받았어.”
“…….”
“즉 한계선인 파운드당 2.7780 마르크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매도 주문이 나오면 전부 받아내 줘야된다는 말이지.”
오 부장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해밀턴과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전략은 아주 단순했어. 영란은행이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파운드화를 멈추지 않고 마구 던져 버리는 거야.”
그야말로 무차별 융단 폭격.
대형 폭격기를 몰고 가 파운드화를 폭탄처럼 마구 투하해서 벌이는 초토화 작전이었다.
“으으.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했겠는데요.”
석원이 몸을 부르르 떨자 오 부장이 큭큭 소리내며 웃었다.
“그렇겠지. 금고에 쌓아둔 돈은 푹푹 줄어드는데 매도 주문은 끊길 줄을 모르니까. 아마 모르긴 해도 공격을 받는 동안 영란은행 담당자들의 피가 바짝바짝 말랐을 거야.”
“저 같아도 그랬겠어요.”
오 부장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말했다.
“해밀턴과 헤지펀들의 융단 폭격을 온몸으로 버텨내던 영란은행이 파운드화를 사수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 바로 9월 16일이야.”
흰 담배 연기를 내뱉은 오 부장은 이 전쟁의 결말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단순히 ERM을 탈퇴한 것이 아니라 이날을 기점으로 기축통화에서 파운드화가 완전히 탈락하게 된 거지.”
그러면서 히죽 웃는 시선이 석원을 향했다.
“야, 이런 건 대학 강의에서도 못 듣는 거야.”
그러니까 귀중한 줄 알라며 웃던 목소리가 귀에 메아리처럼 울렸다.
오 부장이 말한 9월 16일이 바로 오늘이었다.
띠리릭! 띠리릭!
요란하게 울리는 벨소리에 상념에서 벗어난 석원은 얼른 테이블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그러자 살짝 긴장한 듯한 콕스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타고 들렸다.
[파운드가 1.3850달러를 깨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드디어 해밀턴과 헤지펀드들이 승부를 결정지을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한 걸 직감한 석원은 손에 든 휴대폰을 고쳐쥐며 말했다.
“거래량은 얼마나 되죠?”
[5억 아니 벌써 10억 달러를 훌쩍 넘겼습니다. 매도 주문이 안 멈추고 계속 쏟아지는 것이 이거 심상치가 않은데요.]이야기를 듣자마자 석원은 기다리던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남겨둔 4억 달러를 전부 다 매도해요!”
[잔고를 모두 말씀입니까?]깜짝 놀라 되묻자 석원이 재촉하듯 말했다.
“그래요.”
대답을 들은 석원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긴장감에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