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Spoon Investment Portfolio RAW novel - Chapter (15)
금수저 투자백서 15화(15/231)
15. 원하는 대로 금방 끝내줄 테니까. 어서 앉기나 해.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내달린 로이는 하버드 광장에 위치한 펍(Pub) 앞에 스쿠터를 멈춰 세웠다.
[Moby Dick]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듯 낡은 간판에는 H.멜빌의 유명 고전 소설의 제목이자 이야기 속에 나오는 고래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넓은 창문과 붉은색 벽돌이 인상적인 모비딕은 5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사랑받아온 펍이었다.
헬멧을 벗어 손에 든 석원은 간판을 쳐다보면서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여긴 왜 온 거야?”
하지만 로이는 여태 그랬던 것처럼 물음을 무시하고는 석원의 손목을 붙잡고 가게로 잡아끌었다.
“자자, 늦었어. 어서 서둘러.”
“아니 뭐가 늦었다는 건데!”
“일단 들어가 보면 안다니까? 빨리빨리!”
어어 하면서 영문도 모른 채 안으로 끌려 들어간 석원은 가게 안이 꽤 북적거리는 걸 보고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실내는 벽돌과 목재로 빈티지하게 장식되어 있었는데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은 시간인데도 어쩐 일인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
“잠깐만 비켜줘!”
로이는 여전히 석원의 손목을 붙잡은 채 서 있는 사람들을 헤치며 안쪽으로 파고들어 갔다.
“오브라이언!”
로이가 목소리를 크게 높여 외치자 금발 곱슬머리에 하버드 대학 점퍼를 입고 있는 백인 사내가 뒤를 돌아봤다.
“대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나는 거야!”
“일단 왔으니까 됐잖아. 아직 안 늦었지?”
오브라이언은 소매를 걷어 시계를 확인하곤 찡그린 눈살을 폈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야.”
“휴우! 다행이네.”
로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오브라이언이라고 불린 남학생이 옆구리를 퍽 때렸다.
“5분만 늦어도 기권을 선언하려고 했다고. 또 이러면 그때는 안 봐줄 거야. 뭐 다음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미안하다니까.”
“그래서 쟤가 걔야?”
“응.”
오브라이언은 로이와 함께 서 있는 석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뒤로 턱짓했다.
“시간 없으니까 바로 준비해.”
무슨 준비?
아까부터 대화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석원은 오브라이언이 옆으로 비켜서자 보이는 풍경에 입을 떡 벌렸다.
원래 뮤직박스가 있어야 할 벽면에 스탠드형 오락실 게임기 두 대가 마주 보며 떡하니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게 다 뭐야.”
“뭐긴.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기지.”
“오락실에 있어야 할 게 왜 여기 있는 건데!”
“그야 여기서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를 진행할 거니까. 그렇지.”
석원이 등에 멘 배낭을 벗기면서 로이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이름은 거창하게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였지만 그래봤자 하버드와 MIT 학생들끼리 모여서 제멋대로 여는 대회에 불과했다.
당연히 우승 상금도 없고 거창한 경품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떡하니 진짜 게임기까지 갖다 놓고는 대회 예선전을 벌이는 모습에 석원은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아메리카 스케일인가…….”
아니 진짜 게임기는 도대체 어디서 구해온 건데!
임시로 빌려온 거라고 해도 저걸 옮기고 설치하는 데만 품이 만만치 않게 들었을 텐데 그걸 해낸 추진력이 놀라웠다.
“뭐해. 어서 준비해.”
“하아 너 진짜…….”
석원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나 이런 거 하기 싫다니까.”
안 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석원에게 게임 대회는 귀찮기만 한 일이었다.
“참가 신청서에 서명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딴말하기야?”
“그건…….”
그때 건너편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할 거야 말 거야?”
퉁명스러운 말투에 고개를 돌리자 2m가 훌쩍 넘는 큰 키에 건장한 덩치를 가진 놈이 오락기 옆에 서서는 노골적으로 얕보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럭비팀 주장인 이안이야. 무식하게 생겼지만, 실력이 상당한 고수니까 조심해. 하필이면 첫판부터 저놈하고 붙었지 뭐야.”
로이가 옆에 착 달라붙어 귓속말로 녀석에 대한 정보를 줄줄 읊었다.
그러고 보니 이안 주위에 같은 럭비팀 팀원들로 보이는 덩치 네 명이 둘러싸듯 서 있었다.
“그런 정보 같은 거 필요 없거든.”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 석원은 이안을 향해서 돌아섰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 뒤 그냥 기권해 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 입을 떼려고 할 때, 이안이 거드름을 피우면서 신경을 긁었다.
“어이 칭챙총. 할 마음이 없으면 어서 꺼지라고.”
“하하하!”
그러자 반팔 티셔츠 아래로 불끈 솟은 근육들을 자랑하듯 내놓은 녀석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야 너무한다 이안!”
“쟤 마음에 상처 좀 받았겠는걸? 울면서 도망가면 어떡해.”
일제히 쏟아지는 조롱에 석원이 얼굴을 딱딱히 굳혔다.
“저 자식이!”
로이가 단숨에 표정을 구기며 발끈했고 한쪽에 서 있던 오브라이언도 불쾌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진정해.”
석원은 대뜸 소매를 걷어붙이고 앞으로 뛰어나가려는 로이를 팔을 뻗어 가로막았다.
“이거 치워봐! 저 자식이 지금 개 같은 소리를 지껄였잖아!”
평소 장난스럽던 모습과 달리 진심으로 화가 났는지 눈꼬리가 한껏 치켜 올라가 있었다.
그걸 본 이안이 콧방귀를 뀌면서 가소롭다는 것처럼 손가락을 까딱였다.
“오, 진짜로 붙어보자고? 난 얼마든지 괜찮으니까 와 봐.”
그러자 옆에 있던 럭비부 팀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리며 낄낄거렸다.
“저것들이!”
“진정하라니까!”
석원은 달려들려는 로이의 어깨를 억지로 붙잡고는 이안 패거리를 차갑게 노려봤다.
“어울릴 가치도 없는 것들이야. 여기 있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간 석원은 진행자 역할을 맡은 오브라이언을 보며 물었다.
“왼편 게임기를 쓰면 되지?”
“그래.”
비어 있는 왼편 게임기 앞으로 간 석원은 이안을 향해 서늘한 시선을 보냈다.
“쟉(Jock) 원하는 대로 금방 끝내줄 테니까. 어서 앉기나 해.”
운동부를 비하하는 속어로 거침없이 맞받아치자 주변에서 이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사람들이 오오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배짱 있는데!”
“운동부 애들이 좀 무식하긴 해!”
“큭큭큭.”
삽시간에 분위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이안이 살벌하게 눈을 부라렸다.
“이 자식이 뭐라고 했어!”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를 것 같자 오브라이언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둘 다 그만해! 안 그러면 몰수패를 줄 거야.”
오브라이언의 단호한 말투에 이안이 두툼한 입술을 실룩거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로 물러났다.
“쳇! 너 이 자식 두고 봐.”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벼르는 기색이 꽤 살벌했지만, 석원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무시했다.
“저게!”
“이안 랜필드! 너 게임 안 할 거야!”
오브라이언이 다시 한번 날 선 경고를 보냈다.
이안은 자길 가로막는 오브라이언과 석원을 연달아 노려보더니 씩씩거리면서 마지못해 반대편 오락기에 가서 앉았다.
“완전 묵사발을 내주겠어.”
이안이 여러 캐릭터 가운데 켄을 고르자 석원은 망설임 없이 류를 선택했다.
“알고 있겠지만 예선은 단판 승부야.”
오브라이언이 짧게 대회 규칙을 설명했다.
대전을 시작하려고 하자 가게 안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는 게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라운드(round)1] [파이트(fight)!]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석원은 빠르게 거리를 좁혀서 바로 상대의 멱살을 잡아 업어치기를 해 버렸다.
바닥에 쓰러진 켄이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석원은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화려한 손놀림으로 조이스틱과 버튼을 눌러 공중에 뛰어올라 회전하면서 발차기를 하는 용권선풍각을 시전했다.
[아따따뚜겐]퍼퍽!
찰지는 타격음과 함께 켄의 체력 게이지가 단숨에 절반 아래로 팍팍 깎였다.
시작하자마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밀린 이안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욕설을 내뱉었다.
“Fuck!”
어떻게든 반격을 해보려고 했으나 그때 이미 석원은 조이스틱을 현란하게 움직이며 필살기인 승룡권을 사용했다.
[쇼류겐!]빠빡!
이름 그대로 류가 주먹을 치켜올린 채 하늘로 용이 승천하듯 솟아오르자 체력 게이지가 바닥난 켄은 비참하게 허공으로 붕 떠서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승리한 류가 널브러진 켄을 옆에 두고 팔짱을 끼며 포즈를 잡았다.
대결을 시작한 지 몇 초도 되지 않아 순식간에 승부가 나 버린 거였다.
[You win.]“우와!”
“뭐야 벌써 끝난 거야?!”
“순식간에 끝내버리는 거 봤어.”
“장난 아니잖아!”
“이안 저 자식 잘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별거 아니었네.”
뒤에서 시합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석원의 실력에 깜짝 놀라며 감탄과 환호성을 내질렀다.
게다가 대결을 벌이는 동안 단 한 방도 맞지 않고 거둔 완벽한 승리였다.
처참하게 발려버릴까 봐 내심 가슴을 졸이던 로이 역시 두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고는 마치 자기가 이기기라도 한 것처럼 폴짝폴짝 뛰었다.
“그렇지! 바로 이거지!”
로이는 석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마구 호들갑을 떨었다.
“잘했어!”
떠들썩한 주변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몸을 일으킨 석원은 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이안을 쳐다보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지. 처맞기 전까진 말이야.”
유명한 권투 선수인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었다.
뒤에서 사람들이 와하하, 웃음을 터트리자 안 그래도 제대로 반격 한 번 못해보고 당해서 치욕감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던 이안이 와락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잔뜩 성이 나서 노려보는 눈빛에 겁을 먹을 만도 했지만 석원은 전혀 위축되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마주 쳐다봤다.
‘진 놈이 뭐 어쩔 건데.’
게다가 주변 분위기도 이미 그의 편이었다.
이안도 그 사실을 아는지 애꿎은 오락기를 주먹으로 쾅 내려치고는 먼저 시선을 홱 돌려 버렸다.
“아까 단판 승부라고 했으니까 이걸로 끝난 거지?”
그러자 흥미롭게 상황을 지켜보던 오브라이언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난 간다.”
석원이 바닥에 내려둔 백팩을 집어서 한쪽 어깨에 둘러메고는 몸을 돌려 펍을 나갔다.
“시발 원숭이 새끼가…….”
그런 석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안이 이를 갈고 있자 옆에 있던 럭비부 팀원들이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야 쪽팔리게 이게 뭐야.”
“어떻게 한 번을 공격도 못 하고 져 버리냐고.”
이안이 하도 자신 있다고 해서 왔는데 졸지에 망신만 당해 버린 꼴이었다.
“닥쳐!”
괜히 버럭 소리쳐 화낸 이안은 팀원들 중 한 명이 손에 쥐고 있던 맥주를 홱 잡아채곤 목구멍으로 단숨에 쏟아부었다.
한편 석원을 따라 가게 밖으로 나온 로이는 스쿠터를 향해 걸어가면서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크으! 그 새끼 거들먹거리는 꼴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묵사발을 내버리다니. 완전 지렸다! 최고야!”
호들갑을 떠는 로이와 달리 그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것보다 여기 오면 온다고 이야기를 해줘야 할 거 아냐.”
“미안. 그래도 솔직히 말했으면 네가 순순히 따라 왔겠어?”
“뭐…… 그건 그렇지만.”
로이의 말대로 예선전을 치러야 하는 줄 알았으면 절대 안 간다고 버텼을 거다.
석원이 생각보다 화가 안 난 것 같자 로이가 눈치를 슬쩍 보면서 말했다.
“다음 경기가 내일인데 안 올 건 아니지?”
“내일은 수업 있어.”
“까짓거 째 버려.”
“넌 진짜 하버드에 왜 들어왔냐.”
석원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
“안 돼. 프랭크 교수님 수업이야.”
하버드 대학 교수들 가운데서도 깐깐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특히 세 번 이상 수업에 빠지면 가차 없이 F를 주는 걸로 악명이 자자한 교수였기에 로이가 헐 소리를 내면서 세상이 망한 표정을 지었다.
“하필이면 그 사람이야!”
석원은 반쯤 넋이 나간 로이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시합이 몇시인데?”
“오후 3시.”
“2시 반쯤 끝나니까 아슬아슬하겠네.”
그러자 로이가 눈을 반짝 빛내며 냉큼 대답했다.
“내가 오늘처럼 스쿠터로 데려다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흐음.”
“야, 갈 거지? 오늘도 이겼잖아.”
“너 하는 거 보고.”
석원은 스쿠터 뒤에 턱 걸터앉으면서 헬멧을 썼다.
“배고픈데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하버드 야드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 집으로 안내하지.”
“네가 쏘는 거야?”
“당연하지…… 근데 너 부잣집 도련님이잖아! 가난한 소시민을 벗겨 먹으려는 거냐고!”
“웃기고 있네. 컴퓨터 조립해서 짭짤하게 돈 버는 거 다 아는데 어디서 구라야.”
“너만 하겠냐.”
로이는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슬쩍 뒤를 돌아봤다.
“깔끔하게 더치페이 콜?”
“알았으니까 출발이나 해.”
“오케이.”
힘차게 스쿠터 시동을 건 로이가 곧장 앞을 향해 달려나갔다.
* * *
나흘 뒤, 미국 뉴욕 맨해튼.
살로몬 브라더스(Salomon Brothers) 본사 트레이딩 플로어.
파운드화 폭락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컴퓨터 모니터 네 대에 둘러싸인 자리에 콕스가 앉아 있었다.
벌써 일주일 넘게 야근을 하고 있어 얼굴이 초췌했지만 파운드 투자로 큰 수익을 내는 중이라서 그런지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살아 있었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 환율 그래프가 띄워진 모니터를 콕스는 망부석이 된 것처럼 집중해서 쳐다봤다.
그러다 폭락을 거듭하던 파운드화가 결국 1달러를 깨고 내려가자 곧장 앞에 있는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파운드 매수 10억 달러, 0.99달러 즉시!”
그 상태로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잠시 기다리자 이내 상대편의 대답이 돌아왔다.
[거래 체결됐습니다.]“오케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모니터를 확인하자 잠깐 위로 치솟았던 환율 그래프는 이내 다시 아래로 꺾이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꺼번에 파운드를 10억 달러나 사들였는데도 시장에서 금방 소화해 버리는 것만 봐도 매도 세력이 얼마나 크고 강한지 알 수 있었다.
포지션을 모두 청산하고 수익률을 계산해본 콕스는 짧게 휘파람을 불었다.
“31.12%라니. 진짜 대단하네.”
단 한 번의 거래로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3억 달러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었다.
월가에서 난다긴다하는 스타 트레이더도 올리기 힘든 성과였다.
“그것도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말이야.”
보면 볼수록 정말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콕스는 이내 한쪽 팔을 뻗어 수화기를 다시 집어들고는 석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방금 파운드 포지션을 전부 청산했습니다.”
[그래요. 예상보다 목표가에 도달하는 게 더 빨랐네요.]콕스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나직한 미성에 귀를 기울이며 슬쩍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확정된 수익금이 얼마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얼만데요.]“3억 1,120만 달러입니다!”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콕스가 말을 이었다.
“억만장자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