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Spoon Investment Portfolio RAW novel - Chapter (20)
금수저 투자백서 20화(20/231)
20. 만약 NCR이 인수합병된다면 어떻겠어요.
정체 속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다가 일행이 도착한 곳은 맨해튼 남단에 위치한 원 뉴욕 플라자(One New York Plaza)였다.
스태튼 아일랜드와 거버너스 아일랜드를 오가는 페리 터미널을 앞에 둔 원 뉴욕 플라자는 높이가 200m에 달하는 50층짜리 고층 건물이었다.
1969년에 완공된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외형이 상당히 투박해 보였다.
안으로 푹 들어간 상자 모양의 창문이 있는 벌집 패턴의 디자인은 건물을 올릴 당시에는 최신 유행하던 디자인이었지만 지금은 답답하고 올드하게 느껴졌다.
차에서 내린 석원이 제 자리에 서서 감상하듯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자 랜든이 옆에서 설명을 덧붙였다.
“보시다시피 바로 앞에 강도 있고 페리 터미널도 근처라 위치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교통 지옥을 피해 브루클린이나 뉴저지에서 페리를 타고 곧장 넘어올 수 있어서 상당히 편하죠. 당장 여기 있는 메이슨도 허드슨 강 건너 저지시티에서 이쪽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땅값이 비싼 뉴욕에서도 임대료가 살인적이기로 유명한 맨해튼이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갑부나 정말 잘 나가는 투자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처 베드타운에서 출퇴근을 했다.
“임대한 사무실이 몇 층이죠?”
“31층입니다.”
작게 머리를 끄덕인 석원은 랜든의 안내를 받아 성큼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허리에 권총을 차고 제복을 입은 흑인 사설 경비원 두 명이 유리문을 지키고 있는 유리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넓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로비가 펼쳐졌다.
내부는 외부와 달리 여러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최신식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로비를 가로지른 일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향했다.
건물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다 보니 설계단계부터 엘리베이터를 넉넉하게 설치해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잠시 뒤 엘리베이터가 31층에서 멈추자 세 사람은 밖으로 내려 넓은 복도로 나왔다.
왼편으로 걸어가 코너를 꺾자 첫 번째로 위치한 사무실을 가리키며 랜든이 말했다.
“여깁니다.”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영문으로 엘도라도(Eldorado) 펀드라고 적힌 금빛 로고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안내데스크였다.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던 빨간머리 미녀가 일행을 보고 몸을 일으키자 랜든이 손짓하며 말했다.
“에바! 인사드려요. 우리 펀드 대표님이셔.”
에바는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곧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대표님.”
“반가워요.”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에 석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
“에바는 하루를 항상 상큼하게 시작하도록 만들어 주는 저희 펀드의 비타민 같은 존재지요.”
랜든은 그렇게 말하면서 안내데스크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유리문으로 석원을 안내했다.
복도와 이어져 있는 출입문과는 달리 이쪽은 따로 인증이 필요한 구조였다.
랜든이 안주머니에서 보안카드를 꺼내 문에 설치된 판독장치에 끼워 넣자 철컥 소리를 내며 잠금장치가 풀렸다.
“대표님이 지시하신 대로 사무실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잘했어요.”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포지션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는 곧 돈과 연결됐다.
그리고 이런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었기에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했다.
유리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트레이딩 플로어가 눈에 들어왔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 창문을 통해 햇살이 가득 들어와 낮에도 따로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밝았다.
확 트인 트레이딩 플로어 한쪽 벽에는 커다란 전자식 시장 상황판이 걸려 있고, 여러 대의 모니터가 설치된 널찍한 책상들이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트레이딩 플로어 왼편은 유리로 가벽을 세워서 만든 개인 사무실들이 일렬로 붙어 있었는데 아직 절반 정도는 주인 없이 비어 있는 채였다.
랜든은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각자 자리에 앉아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을 쭉 훑어보더니 그중에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백인 사내를 향해 손짓했다.
“앤드루! 잠깐 이리 좀 와보게.”
그러자 금테 안경에 파란색 와이셔츠를 입고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멜빵을 어깨에 두른 사내가 모니터를 보며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곤 가까이 다가왔다.
“인사드리게. 펀드 대표님이시네.”
습관적으로 안경을 추켜 올린 사내는 석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앤드루 카드입니다.”
실제로는 오늘 첫 만남이지만 랜든이 보내준 이력서와 신상명세서로 앤드루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석원은 웃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박석원이에요.”
가볍게 악수를 한 손을 떼면서 석원이 말을 이었다.
“골드만 삭스에서 오랫동안 일했다고 들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랜든이 끼어들며 말했다.
“선물, 옵션 부서 에이스로 불릴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인재입니다. 저희 펀드로 데려오느라 엄청 공을 들였습니다.”
“랜든 씨가 절 너무 띄워 주시는군요.”
우쭐대지 않고 담담하게 행동하는 모습에 석원은 내심 합격점을 줬다.
‘트레이딩을 할 때 보수적이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대는 것도 곤란하지.’
특히나 앤드루는 트레이딩 플로어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며 투자를 총괄해야 했기에 더욱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했다.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그런 점에서 일단 합격이었다.
“골드만 삭스에서 활약했단 이야기는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여기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죠.”
“실망하시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앤드루의 차분한 대답을 들은 석원은 한쪽 눈으로 윙크하며 분위기를 띄우듯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성과를 내면 그에 따른 보너스는 골드만 삭스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이 가져갈 수 있을 거예요.”
능청스러운 태도에 앤드루도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말씀을 들으니 더 분발해야 되겠군요.”
“자자, 이러실 것이 아니라 대표실로 가셔서 이야기를 계속 나누시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랜든이 타이밍을 잘 맞춰서 중간에 끼어들었다.
석원은 작게 머리를 끄덕이고는 앤드루에게도 말했다.
“앤드루도 함께 가죠.”
“알겠습니다.”
랜든의 안내를 받아서 간 대표실은 그의 취향과 나이를 고려해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가장 압권인 건 출입문 맞은편에 나 있는 전면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는 넓은 이스트강과 그 위를 오가는 페리들이었다.
마천루가 빽빽하게 들어찬 맨해튼 사무실에서 이런 뷰를 볼 수 있는 건 특권이나 다름없었다.
“어떻습니까. 멋진 풍경이지요?”
양쪽 팔을 활짝 벌린 랜든이 자랑하듯 말했다.
“임대료가 비싼 편이지만 원 뉴욕 플라자에 사무실을 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나 감상할 수 없는 특별한 뷰인 건 확실했기에 랜든이 어깨에 힘을 줄 만도 했다.
석원은 창가에 서서 아래쪽을 슬쩍 내려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멋있기는 하네요. 그런데 단순히 풍경 때문에 여길 임대한 건 아니겠죠?”
“하하하, 물론입니다. 최우선으로 따진 건 거래소와 바로 연결된 전용 통신 회선이 깔려 있다는 거였죠.”
주문이 체결되는 0.01초의 시간 차이로 수십 수백만 달러의 돈이 오갔기에 속도가 빠른 전용 통신 회선의 유무는 아주 중요했다.
“작년에 다른 곳으로 옮기기는 했지만 체이스와 살로몬 브라더스 등 여러 투자은행과 펀드들이 입주해 있어서 그런지 통신 회선이 정말 잘 갖춰져 있더군요.”
“그게 가장 중요한 거니까. 당연히 그렇겠죠.”
대표실 내부를 둘러본 석원은 앞으로 쓰게 될 책상 위를 손끝으로 쓸면서 물었다.
“총 임대 면적은 얼마나 되죠?”
“6천 스퀘어피트입니다.”
1스퀘어피트가 0.03평이니 6천 스퀘어피트(sqft)라면 180평 정도 되는 거였다.
“작은 면적은 아니네요.”
“직원이 열 명도 안 되는 걸 생각하면 넓은 편이죠. 원래는 조금 더 작은 걸로 구하려고 했는데 6천 스퀘어피트 이하는 나온 물건이 없다고 해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회사 운영을 맡아서 그런지 임대비를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지불하게 되어 은근히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러자 석원이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어차피 펀드가 커지면 그만큼 직원들도 많아질 테니 미리 공간을 여유롭게 확보했다고 생각하면 되죠.”
“얼른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입맛을 다시는 랜든을 뒤로하고 석원이 대표실 중앙에 있는 응접세트에 앉았다.
“일단 앉죠.”
대략 10명 정도가 둘러앉을 수 있는 크기였는데 소파는 크고 널찍했으며 두꺼운 대리석으로 만든 테이블까지 전부 이탈리아산이었다.
석원이 상석에 먼저 자리하자 랜든과 앤드루가 양옆으로 마주 보며 소파에 나눠 앉았다.
“출근한 지 이제 일주일 정도 됐죠?”
“네.”
“그럼 어느 정도 밑에 있는 직원들하고 손발을 맞췄을 것 같은데 어때요?”
석원이 하려는 말을 알아챘는지 앤드루가 눈을 반짝였다.
“워밍업은 충분히 끝내둔 상태입니다.”
사무실이 갖춰지자 석원은 영국에서 올린 수익금 가운데 천만 달러를 빼내 앤드루가 이끄는 트레이딩 팀에 맡겨 자율적으로 거래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골드만 삭스에 있을 때 혼자서 매일 수천만 달러를 움직이던 앤드루였기에 고작 그 정도 가지고는 갑갑하고 마음에 차지 않았을 터였다.
석원을 가장 많이 경험한 랜든이 금방 분위기를 파악하곤 몸을 앞으로 당겨 앉았다.
“괜찮은 건수라도 있으신 겁니까?”
랜든한테서 석원이 파운드화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는 걸 들어서 알고 있던 앤드루 역시 기대 섞인 표정으로 쳐다봤다.
두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석원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입을 뗐다.
“NCR이라는 회사를 들어봤을 거예요.”
앤드루가 살짝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오하이오주에 본사를 두고 ATM과 PC를 제조하는 회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역시 전문가답게 잘 알고 있네요.”
“ATM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고 최근에는 PC 제조로 외형을 확대하고 있는 유망 기업이기는 하지만…… 그것 말곤 딱히 특별한 게 없을 텐데요.”
약간 실망한 듯한 앤드루의 표정에 석원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만약 NCR이 인수합병된다면 어떻겠어요.”
“……!”
앤드루가 대번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지금 M&A라고 하셨습니까?”
“그래요.”
작게 머리를 끄덕인 석원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늦어도 올해 안에 AT&T가 NCR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올 거예요.”
이야기를 들은 앤드루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통신 회사인 AT&T와 컴퓨터를 제조하는 NCR은 딱히 겹치는 부분이 없는데 인수를 한다는 말씀입니까?”
“왜 공통된 사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럼 아니라는 겁니까.”
누가 봐도 접점이라고 할 것이 없는데 아니라고 하자 앤드루의 미간에 패인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NCR의 주력 사업이 ATM이라는 건 알고 있죠.”
“네.”
“ATM이 어떻게 운용되는 거죠?”
“그야 각지에 설치된 ATM기를 은행 네트워크에 연결해 마그네틱 카드로 손쉽게 예금을 찾거나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아!”
무심코 이야기를 하던 앤드루는 이내 머릿속을 번득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탄성을 내뱉었다.
앤드루가 번쩍 고개를 쳐들자 석원이 정답이라는 것처럼 짙은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봤다.
“수많은 ATM 기계들과 은행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도 통신 서비스의 일종이죠.”
그러자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랜든도 뒤늦게 손바닥으로 무릎을 치면서 끼어들었다.
“정말 그렇군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앤드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했다.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AT&T가 거액을 들여 NCR을 인수하기에는 동기가 조금 부족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것뿐이라면 그렇겠죠.”
“그럼 다른 이유가 또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요.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는 분야가 바로 컴퓨터라는 건 다들 알고 있을 거예요.”
두 사람은 동의하듯 머리를 끄덕였다.
실제로 1981년 IBM에서 커다란 중대형 컴퓨터가 아닌 개인이 쓸 수 있는 PC를 내놓은 이후.
애플의 매킨토시를 비롯한 수많은 IBM PC 호환 기종들이 쏟아지며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크게 주목받고 있었다.
“여러 미래학자들이 앞으로 PC가 통신과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잖아요. 거리에 설치된 ATM기가 은행 네트워크에 연결되듯이 말이에요.”
“하지만 그러려면 집집마다 통신선이 연결되어야 하는데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랜든은 그게 가능하겠냐는 듯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래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공기를 마시듯 당연한 거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대학교나 큰 기업 아니면 관공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거였다.
게다가 통신 비용 역시 엄청났기에 그런 걸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십 년 정도 뒤에는 걸어 다니면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될 거라고 하면 미친놈 소리를 듣기에 딱 좋겠지.’
하지만 곧 필연적으로 펼쳐질 미래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 안 있으면 웹브라우저의 선구자 격인 넷스케이프가 창업되겠네.’
비록 오래 못 버티고 마이크로 소프트에 밀려 사라지게 되지만 닷컴 버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회사가 바로 넷스케이프였다.
‘잡아 두기만 하면 돈 복사를 해줄 유니콘인데 이걸 놓칠 순 없지.’
애플에 이어 꼭 사둬야 될 쇼핑 목록에 올려두며 석원이 말했다.
“진짜로 실현될지 아닐지는 두고 보면 알겠죠. 어찌 됐건 유선 전화 사업으로 매년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기저기에 눈을 돌리고 있는 AT&T 입장에서 차세대 산업으로 뜨고 있는 컴퓨터 시장에 욕심이 생길만 할 거예요.”
그러자 앤드루가 손으로 금테 안경을 고쳐 쓰면서 말을 받았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씀이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AT&T가 NCR을 인수할 거라고 단정 지을 근거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석원은 그 말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 안주머니에서 사진을 두 장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놨다.
무심코 시선을 내려 사진을 본 앤드루는 이내 눈을 부릅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은!”
그걸 보며 석원이 씨익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보다시피 AT&T 회장인 로버트 메이어와 힐슈 NCR 회장이에요.”
“……!”
“하필이면 같은 날 같은 호텔을 두 사람이 우연히 함께 찾을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
“더군다나 두 회사의 본사와 멀리 떨어진 애틀란타에서 말이에요.”
앤드루는 호텔 정문 앞에 멈춘 리무진에서 두 회장이 각각 내리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뚫어질 듯 한참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고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말씀대로 두 회사 사이에 큰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