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28
밥만 먹고 레벨업 1029화
천외제국의 간부 중 하나인 로크.
로크는 개성 있는(?) 얼굴을 가진 자로, 천외제국에서 딱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몸이다.
로크는 천외제국에서 그 누구보다 몸이 좋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헬스밖에 모르는 남자다.
최근에는 마음에 두고 있던 한 여인에게 차인 그다.
흔한 남자들은 상대에게 차이면 소주를 찾는데, 로크는 헬스장으로 달려가 보충제를 흔들며 평소보다 더 높은 무게를 쳐대며 절망했다.
재밌는 사실은 그 슬픔과 좌절에 의한 것인지 그날 무게는 더 높이 칠 수 있었다.
아무튼 로크는 게임, 헬스, 잠. 세 가지 패턴밖에 모르는 헬스를 사랑하는 남자였다.
그런 로크는 오늘도 헬스를 끝내고 아테네에 접속했다.
“후, 누구 나랑 같이 헬스해 줄 사람 없나?”
아쉽게도 로크의 주변에는 이 대단한 운동인 헬스를 함께해 줄 만한 이들이 없었다.
‘함께 운동하는 이들이 있다면 3대 600의 벽도 허물 수 있을 것 같은데.’
때론 경쟁자가 있는 것이 그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법이니까.
그러던 중, 로크는 발라만과 노예와 포로들이 사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천외제국 간부진들은 이번에 데려온 발라만과 그 부하들을 돌아가면서 순찰한다.
먼저 칭다오 왕국 포로들을 둘러본 로크는 고개를 주억였다.
‘엄청 열심히들 사는구나.’
그들은 천외제국의 은혜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있었다.
또한 꽤 안락하고 편안한 집에서 살아가고 있었기에, 로크를 보자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천외제국 칭찬만 늘어놨다.
그곳을 확인한 로크는 이번엔 발라만과 그 부하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했다.
그들은 여전히 천외제국이 열심히 착취 중이었다.
‘쯔쯔, 나쁜 놈들.’
민혁은 발라만과 그 부하들에게는 최소한의 지원만을 하라 명했다.
언젠간 그들을 톡톡히 써먹을 곳이 있을 거라 말했다.
애초에 민혁은 그들에게 일체의 정도 주지 않고 있다. 천외제국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이 있는 곳에 온 로크는 볼 수 있었다.
발라만과 약 십만에 가까운 그 부하들.
그들 모두가 운동을 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젠 죽었으나 죽지 않은 자가 된 발라만도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계속…… 운동한다……. 쉬면…… 근손실…… 온다……!”
“예!”
“예!”
로크는 웃통을 까고 운동하며 바글거리는 그들을 보며 감탄했다.
그들의 근육이 꿈틀거린다.
로크에게 한 경비가 다가왔다.
“저들은 뭐하는 거지?”
“착취당하고 있는 저들은 아주 조금 주어지는 쉬는 시간마다 광산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운동을 하곤 합니다. 쉬면 근손실이 온다나, 뭐라나…….”
“혹시 음식은?”
“하루에 닭가슴살 세 덩이와 소스를 버무리지 않은 샐러드와 과일 조금만 먹고 있습니다. 엄청난 식비를 절감한 것이죠.”
로크는 그에 감격에 차올랐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했건만 저들은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근육은…… 곧…… 힘……!”
“으아아아아!”
“우오오오오!”
그들의 포효가 들려온다.
그리고 로크는 오랜 시간 꿈꿔왔다.
해외에서 굉장한 돌풍을 일으킨 전쟁영화인 301.
‘디스이즈 스퐈르타!’
웃통을 까 벗은 몸 좋은 병사들이 전쟁을 치르는 중세영화다.
로크는 그들과 함께 웃통을 까 벗고 ‘디스이즈 스퐈르타!’를 외쳐대며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전율했다.
실로 놀라운 장관이 될 것이다.
그에 로크는 자연스레 발라만에게 다가갔다.
웃통을 깐 그의 근육은 매우 컸다.
또 발라만도 로크의 울긋불긋한 몸에 동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로크는 그들을 아끼고 해줄 생각은 없다.
때문에 차가운 명령조로 물었다.
“벤치 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 합쳐서 3대 몇?”
* * *
가르치는 자.
베라든에게 군신과 연관된 새로운 퀘스트를 얻은 민혁은 전율했다.
그는 보상에 있는 ‘???’ 혹은 ‘신들의 감옥 안에서 군신과 관련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때문에 퀘스트 설명처럼, 신들의 감옥 전 간수였던 에라그를 신들의 땅에서 만나야 했다.
그전에 민혁은 베라든과 약속한 것이 있었다.
“이놈아, 내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겠다.”
민혁은 베라든에게 산들의 주인이 지키는 재료를 이용해 요리해 주겠다 약속한 적이 있다.
또 그 말을 하면서 ‘요리에 만족했다면 자신을 인정해 달라’라는 말을 추가했다.
말 몇 마디로 레벨업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때문에 민혁은 요리에 크게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다채로운 채소들.
자신이 먹었던 비빔밥?
‘그 역시 맛있지,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다른 게 어울릴 것 같은데.’
산속이라 그런지 매우 춥다. 군데군데 내린 눈은 더 큰 한기를 몰고 오는 것 같다.
다채로운 채소를 이용해 뜨끈하게 몸을 녹여줄 만한 요리가 있다.
바로 ‘샤브샤브’다.
“뜨끈한 국물 요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가르치는 자. 그 이름과 다르게 추운 날씨에 콧물을 찔찔 흘리는 베라든이 그 말에 오호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뜨끈한 국물이라, 그것참 기대되는군.”
민혁이 요리를 준비했다.
사실 크게 준비할 건 없었다.
샤브샤브 육수와 갖은 야채, 소고기만 있으면 된다.
민혁이 베라든과 마주 앉아 육수 안에 갖은 야채를 집어넣는다.
청경채, 숙주나물, 미나리, 배추, 다양한 버섯들.
어느 정도 국물이 끓어오를 때 베라든이 젓가락을 뻗으려 했다.
“지금은 야채가 잘 익지 않았어요.”
“흐음.”
베라든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었다.
대신에 더 좋은 게 있다.
“이때엔 야채 말고 소고기를 살짝 데쳐 먹는 겁니다.”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민혁이 내밀었다.
베라든이 젓가락으로 소고기를 집어 들어 그 뜨거운 국물에 담가봤다.
고작 십몇 초. 그사이에 맛깔나게 익은 소고기.
그 소고기를 먼저는 그냥 먹어본다.
‘뜨뜻하구나, 또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야.’
흐뭇한 미소를 짓는 베라든이 또다시 소고기를 건졌다.
이번엔 민혁이 준비해 준 칠리소스 양념에 푹 찍어 먹어본다.
‘느끼할 수 있는 소고기의 맛을 매콤달콤한 이 소스가 잡아주는군.’
두 사람이 허겁지겁 소고기를 먹던 때, 국물의 색이 좀 변했다.
소고기에 의해 국물이 우러난 것.
심지어 이젠 야채까지 맛깔나게 익었다.
민혁이 소고기를 건지고, 그와 함께 야채를 가득 건졌다.
다채로운 야채와 잘 익은 소고기를 한 젓가락으로 집은 민혁은, 그대로 칠리소스에 푹 찍어 먹어보았다.
우물우물-
씹는 순간 입안에 채소가 머금은 뜨끈한 국물이 퍼진다. 그와 함께 고기의 식감과 칠리소스의 맛이 퍼지며 황홀한 맛을 자아낸다.
“허어.”
“우물우물.”
눈 내린 산에서 뜨끈한 음식을 먹는 두 사람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입김이 퍼져 나간다.
어느덧 국물이 절정으로 우러났을 때.
“칼국수 넣을게요.”
민혁이 칼국수 사리를 넣었다.
칼국수 사리가 샤브샤브 육수 안에서 맛좋게 익는다.
그리고 민혁이 아주 맛깔나게 잘 익은 김치를 꺼냈다.
보글보글
칼국수 사리가 아주 잘 익었다. 베라든이 먼저 국물과 함께 푸고, 그다음 민혁이 펐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사리를 퍼낸 민혁이 그 뜨뜻한 면발을 들어 올리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아주 크게 집은 칼국수를 단숨에 밀어 넣었다.
“후루루루루루룹!”
뜨끈한 칼국수 면이 입안에서 쫄깃함의 향연을 이루어낸다.
면을 먹고 그대로 그릇째로 집어 들어 그 국물을 먹어본다.
“커허, 속이 뜨끈하다.”
얼어붙은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하다.
그렇게 또다시 크게 한입 면을 먹어주다가 아주 잘 익은 김치를 함께 먹는다.
아삭아삭-
‘역시 칼국수는 김치가 맛있어야 해.’
흐뭇하게 웃은 민혁.
베라든을 보자 그 또한 무척 맛있어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다 민혁과 눈이 마주치자 말했다.
“흠흠, 먹을 만하구나.”
허겁지겁 먹던 것과 다른 표현이다. 퍽 귀여운 어르신이다.
이내 베라든이 접시를 내려놓으며 숨을 크게 뱉었다.
“후, 더 이상은 못 먹겠……?”
“아직 더 남았는데요?”
아직 화룡점정이 남아 있는바.
민혁이 샤브샤브의 육수를 크게 덜어냈다.
그다음 아주 적은 국물에 밥과 계란을 넣고 죽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죽까지 맛깔나게 먹어낸 민혁이, 게눈 감추듯 죽을 싹싹 비워내는 베라든을 보았다.
“더는 못 드시겠다고…….”
“흠! 녀석아, 음식을 남기면 안 되는 것이니라. 그보다 어찌 한 냄비에 이리 많은 요리가 나올꼬.”
베라든이 놀란 이유.
처음은 고기맛을 즐기고 두 번은 야채의 맛을 즐기고 세 번에는 면을 즐겼으며, 마지막엔 밥을 즐겼다.
참으로 희한하고 맛있는 요리였다.
그리고 곧바로.
[베라든이 당신을 조금 인정하고 있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또 한 번의 레벨업을 해냈다.
하루 만에 3레벨업이다.
민혁은 어제보다 오늘 5%는 더 강해졌음을 알았다.
“꽤 요리하는구나.”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 게 있었다.
민혁은 자신이 재료들을 가져올 시, 베라든에게 약속받은 것이 꽤 여러 가지 있었다.
“이제 말씀해 주세요. 어르신의 두 명의 제자는 누구죠?”
그 물음에 베라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별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러나 약속한 것이었으니 곧 베라든이 말했다.
“헬레냐.”
“……!”
민혁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온 세상을 위협했던 헬레냐가 베라든의 제자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민혁이 베라든을 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많은 이들을 죽였고, 많은 것을 빼앗으려 했지. 그런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어 내게 실망이라도 했는가?”
민혁은 어떠한 답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쩌면 베라든은 그런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든 인물이었으니까.
“나의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고, 선과 악도 없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선한 자들에게만 배움의 길을 가르친다? 그 논리는 누가 만들었는가.”
민혁은 그 말에 부정할 순 없었다.
또 민혁은 이 이야기로 논쟁을 해서 좋을 게 없음을 알았다.
“다른 제자분은요?”
그에 베라든이 작게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테네.”
“……!?”
민혁은 방금 얘기한 헬레냐 때보다도 더 놀랐다.
아테네는 8기둥 중 가장 위대한 신이다. 모든 것을 다스린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녀가 가진 이름은 컸다.
그런 그녀가, 베라든의 제자였다?
그 사실이 너무 놀랍기만 하다.
“그 둘의 이야기를 해주실 순 없습니까?”
“예끼, 이놈. 네 녀석은 내게 두 명의 제자에 대해 물었지, 그런 것까진 묻지 않지 않았더냐.”
베라든에겐 그것을 말해줄 이유가 없다.
“내 입이 그리 가벼웠으면 좋겠느냐?”
민혁은 그 말에 고개를 주억였다.
베라든의 입이 가볍다?
그렇다면 자신이 아테네와 헬레냐의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세상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과 같다.
“이제 그만 가거라. 이번에 네가 얻은 그것을 해내지 못하면, 두 번 다시 날 만날 생각은 하지 말고.”
베라든은 그 말을 하고 뒷짐을 지며 걸어갔다.
“꼭 다시 뵙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베라든에게 정중하게 인사한 민혁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산속을 걷는 베라든, 그는 생각이 많은 표정이었다.
‘안다. 악과 선을 구분하지 않은 나로 인해 많은 자들이 죽었음을.’
그랬기에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한 명의 제자를 더 들였다.
그 제자는 어쩌면 헬레냐보다 더 강했고, 아테네보다 현명했던 이일지도 모른다.
그 일만 아니었다면.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장 아끼고, 가장 미웠던 제자를 떠올렸다.
* * *
박민규 팀장.
그는 특별유저관리팀에서 이민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저들이 축제 분위기입니다. 한 달 동안 자그마치 3배의 경험치 획득. 심지어 650레벨을 달성하기 위해 600레벨대 유저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 달 뒤면 650레벨 달성자가 몇 명이 나올까.”
박 팀장은 얼추 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저 중얼거린 것.
이민화가 쓰게 웃었다.
“아마 200명은 넘기지 않을까요?”
“그렇겠지.”
그러나 그 200명과 강태훈이 말한 보루. 민혁 유저가 그를 막을 수 있을까?
물론 강태훈과 차에서 얘기했듯, 민혁은 더 크게 성장할 원동력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 민혁이 아무리 강해진다 해도 계산상으로 헬레냐를 이기긴 힘들어 보였다.
곧 있을 재앙을 떠올리면 눈앞이 까마득하다.
멍한 표정으로 박 팀장이 베라든을 비추는 화면을 보고 있다.
베라든이 허공을 바라보며 슬픈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때.
[사박사박.]누군가 눈 내린 산을 걷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 팀장이 곧 나타난 사내의 모습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
그가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또 다른 보루가 생겼다……?”
* * *
베라든이 슬픈 미소로 산길을 밟고 올라온 사내를 바라봤다.
새하얀 피부에 흑발의 머리카락. 아주 잘생긴 미남자였다.
또 자신을 떠났던 8기둥 중 하나인 세 번째 제자였다.
“오랜만이다. 오블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