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29
밥만 먹고 레벨업 1030화
오블렌.
그는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로 태어났다.
말 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리는 대부분의 신의 여섯 괴물들과 다르게 그는 수천 년이란 시간 동안 혼자 책을 읽으며 살아갔다.
그러나 그 당시에 아테네는 알고 있었다.
-오블렌. 그 아이는 그 어떤 신의 여섯 괴물이나 절대신들보다 뛰어나고, 총명한 아이입니다.
제자였던 아테네의 말을 떠올린 베라든.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수천 년을 홀로 살았던 오블렌이 자신을 찾아온 계기.
-인간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크로나드, 그리고 많은 교황, 성기사들과 만난 오블렌은 더 강해지고자 했다.
세상 모든 위협으로부터 크로나드와 인간들을 지키고자 했던 숭고했던 마음.
또 그가 가진 재능과 선한 마음.
베라든은 순순히 그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에게 가르침을 주면서 베라든은 무언가 이상함을 알았다.
그가 지키고자 하는 크로나드와 그 주변인들이 뭔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기도 하단다, 오블렌.
베라든이 말하였으나 오블렌은 크로나드와 인간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크로나드가 군대를 일으켜 신들의 땅을 치려 할 때, 베라든은 오블렌을 말렸다.
-오블렌. 무언가 이상하지 않느냐, 어째서 인간이 신들에게 대항한단 말이더냐. 애초에 크로나드는 인간이나 신이 되기 위해 살생하려 하는 자에 지나지 않다!
-아니요. 크로나드의 숭고한 뜻이 있을 겁니다. 저는 크로나드를 지킬 것입니다.
베라든은 말렸다.
자신이 아끼는 가장 뛰어난 제자가 잘못된 곳으로 가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에 무력으로라도 뜯어말리려던 베라든은 결국 오블렌에게 밀리고야 말았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그들을 지키면, 다시 찾아와 사죄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떠난 오블렌.
그는 그 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가 많은 신들을 죽였으며, 또 크로나드가 만든 ‘살생하게 만드는 음식’에 의해 인간 수백만 이상을 죽였음을.
또 그가 악귀의 8기둥의 이름을 거머쥐게 되었다는 것을.
당시 베라든은 기둥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엇나가 버린 제자를 붙잡지 못한 자신의 잘못에, 기둥이 되는 것을 포기했다.
자신에겐 그럴 자격조차 없었으니.
그리고 오블렌은 사라졌다.
누군가는 그가 조미료통이 되었다 말했다.
그저 문득문득, 그립던 제자이다.
책을 읽다가 자신이 오는 모습이 보이면 ‘스승님’ 하면서 작은 웃음을 짓던 모습이 그립던 제자이다.
그 제자가.
“스승님.”
“…….”
베라든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오블렌을 바라보았다.
베라든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오고 있다.
곧 오블렌이 말했다.
“또 다른 지키고자 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허, 허허허.”
베라든은 허탈하게 웃고야 말았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악이 되었던 아이가, 또다시 지키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찾아왔다.
“이젠 너를 위해 살아가면 안 되겠느냐?”
베라든은 더 이상 그가 상처 입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미웠다.
무언가를 지키겠다고, 자신의 만류를 저버리고 떠났던 그이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이를 지키겠다며 떠나, 그러한 일을 당한 오블렌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놈은 착하기 짝이 없다.
오블렌의 씁쓸한 웃음에 베라든이 물었다.
“그래, 네가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
그 물음에 오블렌이 답했다.
“천외제국이란 곳입니다.”
베라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이 노친네의 눈을 속일 수 있다 생각하느냐.”
그에 오블렌이 쓰게 웃었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사람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가 말했다.
“지키고 싶은 남자가 있습니다.”
* * *
아테네 커뮤니티 사이트가 뜨겁다.
이번에 ㈜즐거움이 새로이 내놓은 경험치 3배의 이벤트 때문이었다.
더불어 가장 뛰어난 성장을 이룬 유저들에겐 모든 스텟 +5의 포션이, 가장 큰 성장을 이룬 단 한 명의 유저에겐 모든 스텟 +8의 포션이 지급된다 하니 그 관심이 뜨거운 게 당연하다.
[그런데 가장 큰 성장이라고 하면 초보레벨 유저들이 가장 유리한 거 아님? 걔네는 며칠만 게임해도 부쩍 강해지잖아.] [그렇긴 하지? 그런데 아테네에서 발표한 그 큰 성장은 레벨에 따라 달라진다고 알고 있음. 예를 들어 1레벨 유저는 한 달에 100레벨을 올렸고 600레벨대 유저는 10레벨 정도만 올렸어도 얼마만큼 많은 경험치량이 필요로 했는가와 강해졌는가 등이 산출되어서 지급한다고 함.] [오.] [아ㅋㅋㅋ 근데 민혁이 배 개아프겠네 ㅋㅋㅋㅋㅋㅋ] [아, ㅇㅈ. 모든 유저 전부 3배 경험치에 아티팩트 드랍률 적용받는데 본인만 못 받음.] [이 정도면 이번에 ㈜즐거움하고 천외제국하고 불화 있던 거 아니냐?] [가능성 있어 보이긴 하네요.] [와, 근데 민혁 님이 모든 스텟 +8획득 포션 먹으면 엄청 강해지겠네 ㄷㄷ] [그렇긴 할 듯, 그런데 애초에 불가능해 보임. 신클래스들이 대부분 일반 클래스보다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 획득률이 3배 정도 증가하는 걸로 알고 있음, 그런데 우리의 갓식신은 서브 클래스가 군신임.] [서브 클래스 획득하면 심지어 필요 경험치량 또 대폭 증가하지 않나요? 거기에 군신 경험치량까지 합치면…… ㄷㄷ. 최소 일반 클래스보다 열배 이상의 경험치를 획득해야 1레벨업 가능한 거 아님? 와. 미쳤네…….] [도대체 이제까지 레벨업 어떻게 한 거얔ㅋㅋㅋㅋ.] [그나마 민혁이 왕, 황제였어서 다행인 듯. 알기로 영주급 이상부터 영토나 혹은 왕국, 제국 성장할 때마다 경험치도 조금씩 오르는 걸로 아는데, 그 덕도 있는 듯.] [그렇긴 해도 저 정도 경험치량에 가장 레벨 높은 건 대단하긴 하네요.]그때.
[어? 근데 갓식신 또 1레벨업 했는데?] [와,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지?]강태훈 사장의 공식발표와 동시에 민혁은 2레벨업을 달성하는 말도 안 되는 쾌거를 해냈다.
그에 유저들은 엄청난 퀘스트를 하는가 보다 하고 말던 중이었다.
그런데 민혁이 또다시 1레벨업을 하자 경악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물어뜯는 걸 좋아하는 자들이 말했다.
방법이 있다.
그 말에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가졌다.
[네임드 몬스터만 주구장창 잡으면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ㅇㅈ ㅋㅋㅋㅋ.] [와, 비꼬는 거 보소.] [내비두셈, 민혁 빼고 3배 경험치 적용받는다고 우월감에 찬 듯.] [새키들아, 네임드 몬스터가 왜 네임드 몬스터냐, 희귀하니까 네임드 몬스터잖아. 일반 유저들은 두 달에 한 번 볼까 말까다.] [어휴, 세상에 네임드 몬스터만 잡을 수 있는 곳이 어딨음?]유저들은 재밌으면서도 말도 안 되는 말에 웃어넘겼다.
* * *
신들의 감옥의 전 간수였던 에그라.
그는 자신을 찾아온 차세대 군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군신이었으나 정중했고 에그라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설명해 줬다.
“이젠 감옥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혼돈’이라 부르는 게 맞을 것 같군요. 사실상 다른 간수들이나 신들도 그리 부르니까요.”
“혼돈?”
“어지러운 곳입니다. 그곳의 이름은 신들의 감옥. 말만 들으면 잘못을 저지른 신들만이 있는 것 같죠.”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나 신들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들이 골칫거리로 여기었던 강한 몬스터들, 또는 권력싸움에서 패배하여 수감된 신들까지. 정말 다양한 자들이 그 안에 있습니다.”
‘신들이 골칫거리로 여겼던 몬스터라?’
민혁은 흥미를 보였다.
신들은 전지전능하다. 그러한 신들조차 골칫거리라 여겼다면 그만큼 강하다는 것.
‘신급 몬스터란 건가?’
민혁은 계속 에그라의 말을 들었다.
“그들이 모두 감옥에 있기에 혼돈인 것입니다. 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러한 자들이 모이고, 모였기에 더 이상 감옥은 통제하기 힘들어졌죠. 그나마 어머니 아테네의 절대적인 힘에 의해 그들이 감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여’ 군신과 신들이 안심하고 있는 겁니다.”
“생각하여?”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가 한 말의 뜻은, 에그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거다.
“저는 감옥 안에서 그런 괴물 같은 그들을 보아왔죠. 때문에 무수히도 많이 강조해 왔습니다. 이젠 방치하는 것보다 그들을 대비해야 한다고요.”
민혁은 눈치채기 시작했다.
베라든은 퀘스트를 생성했다.
그 퀘스트 생성은, 민혁의 직업인 군신과 연관된 것.
“하지만 다른 간수들은 저를 미치광이 취급했고 신들도 제 말을 묵살했습니다. 저는 두려웠습니다.”
에그라는 상상만 해도 치가 떨린다는 표정이었다.
“말했지 않습니까.”
에그라가 함께 걸음을 떼며 말한다.
“권력싸움에서 패배한 많은 신들도 신들의 감옥에 갇힌다고. 그런 신들이 영원과 가까운 시간 동안 신들의 감옥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겠습니까?”
민혁이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해 노릴 터.
그러나 신들은 ‘아테네의 힘’에 의해 걱정 없다고 한다.
‘아니, 그것보다는 방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지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많은 인간이 그렇듯, 신들도 크게 다를 바 없으니까.
내가 있는 지금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나 지금 신들의 땅을 이끌던 군신께 밀려난, 전대 군신 에반이 있는 곳이니까요.”
민혁이 걸음을 멈췄다.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가, 이 퀘스트를 생성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민혁의 숨이 벅차 온다.
‘과거의 군신과 만날 수 있다?’
그가 어떠한 자인지는 모르나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이 열린 것일지도 모른다.
또 에그라가 말한다.
“아무 일도 없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무슨 일이 있다면 차세대 군신께서 입지를 다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확실히 그랬다.
신들이 방관하던 일을 민혁이 해결하는 것이었으니까.
곧 걸음을 옮기던 두 사람이 땅 위로 덮어진 거대한 철문 앞에 설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면 또 다른 간수들이 있을 겁니다. 군신이시기에 들어가서 상황을 보시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에그라는 끝으로 고개를 숙여 보였다.
“전 두 번 다시 저 안으로 들어가고 싶진 않아서요.”
에그라가 사라지고 민혁은 긴장되는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세상 그 어떤 곳보다 강자들이 몰려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존재들이 여기에 갇혀 있었으니 말이다.
민혁이 문을 열고 안쪽으로 조심스레 내려섰다.
그와 동시에 민혁은 알림을 들을 수 있었다.
[신들의 감옥의 아테네의 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미쳐 버린 신들과 몬스터들이 세상 밖으로 튀어나가려 합니다.] [경고.] [경고.] [위험합니다.] [아테네 최고 난이도의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신들의 감옥의 평균 레벨은 700레벨입니다.] [경험치 획득량이 2배 상승합니다.] [골드 획득량이 3배 상승합니다.] [신들의 감옥에서의 몹들은 아티팩트 드랍률이 매우 저조합니다.] [신들의 감옥을 정화시키거나 혹은 강제 로그아웃 전에는 나가실 수 없습니다.]그리고 민혁은 볼 수 있었다.
피를 흘리며 싸늘하게 식어버린 간수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