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31
밥만 먹고 레벨업 1032화
민혁은 에반의 말을 토대로 알 수 있었다.
문이 있는 곳부터가 진짜 신들의 감옥의 시작이며, 그전은 잔챙이에 불과하다는 것.
또 어떠한 충격파가 있어도 안쪽까진 들리지 않기에 강한 힘을 발휘해도 된다 판단했다.
그 결과로 쇠창살에 막혀 득시글거리는 ‘신’이라 이름 붙은 몬스터들을 볼 수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쇠창살을 넘으려다 되레 화상을 입는 놈들에게 패왕지존도를 발현했다.
쿠르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화마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놈들을 덮쳤다.
“끼헤에에에엑!”
“크하아아아아악!”
“크라아아아아악!”
거친 비명을 토하는 놈들의 살가죽이 녹아내린다. 놈들은 민혁에게 달려들기 위해 다시 몸을 날렸지만, 되레 쇠창살이 그들의 몸을 녹여내고 있었다.
타닥타닥-
화마가 걷히고 잔재만이 남게 되었을 때, 놈들의 모습은 온몸이 녹아내려 끔찍한 몰골이었다.
하지만 에반은 볼 수 있었다.
놈들 중 단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그 정도로 놈들이 높은 체력과 방어력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보시게, 어지간한 데미지론 놈들을…….”
에반이 그 말을 끝맺기 전이었다.
화르르르르르륵!
“……?”
에반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의 그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또 한 번 발동되고 있었다.
거센 화염을 터뜨리는 그 화마가 앞쪽을 가득 채운 몬스터들을 또다시 집어삼켰다.
화르르르르르르륵-!
그 거센 불길에 뒤덮인 몬스터들이 하나둘 잿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검은 화마가 걷혔을 때,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에반은 경악했다.
놈들은 아무리 그래도 어떠한 종족 몬스터의 신급들이다.
오크의 신, 고블린의 신, 또는 웨어울프의 신이나 오우거의 신들이었다.
그런데 오백이 넘는 그 녀석들을 단 한 수에 잡아내다니?
또 민혁에겐 끊임없이 알림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11,315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15,413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12,315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17,000플래티넘을 획득…….] [플래티넘을 획득…….] [획득…….]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단숨에 자그마치 3레벨업을 해냈다.
‘또 레벨업 한 번에 필요 경험치량이 대폭 증가했나?’
민혁은 이 정도 몹이면 최소 5레벨업 이상을 기대했다.
그런데 다시 1레벨업씩을 할 때마다 필요 경험치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짜 극악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레벨업 수준이다. 일반 유저들도 3레벨업을 단숨에 올리는 게 무척 힘든 일이었으니까.
‘획득한 골드는 약 900만 플래티넘.’
엄청난 수준. 민혁은 두 번 다시 이러한 던전에 들어오지 못할 것을 알았다.
그리고 역시 드랍된 아티팩트는 없었다.
‘골드와 경험치 획득량이 높은 대신, 드랍되는 아티팩트는 기대해선 안 되는 거군.’
고개를 주억인 민혁이 이번에 다른 걸 확인했다.
[사냥률 17%.]몬스터나 신들을 사냥하여 사냥률 40%를 채우면, 정화의 빛을 획득할 수 있다.
사실 민혁은 이미 40%는 채우지 않았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 듯했다.
‘하긴 베라든 어르신은 쉬이 제자를 받지 않겠다 하셨으니.’
결코 쉬운 퀘스트를 만들지 않았으리라.
모든 것을 확인한 민혁은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에반이 만류했다.
“정말 안으로 들어갈 생각인가?”
그가 놀라운 발상으로 몬스터를 단숨에 사냥한 건 인정한다.
그러나 문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고작 오크의 신 따위가 아니라, 진짜 신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는 차세대 군신인 만큼, 강하겠지.’
군신은 그저 통치력이 뛰어나다 해서 얻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는 고작 혼자일 뿐이었다.
“밖에 나가 현 군신께 이 사실을 알리고 군대를 보내는 게 맞다고 보네.”
에반의 말은 현실적인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이미 우리는, 이 통로를 정화시키기 전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
에반이 뒤쪽을 돌아보았다. 눈에 보이진 않았으나 강한 힘이 느껴지고 있다.
“또 군신께서 지금 벌어지는 사실을 알고 계실지는 잘 모르나 외부에서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을 겁니다.”
민혁의 개인적 추측이기도 했지만 현실성이 크다.
처음에 민혁은, 통로를 정화시키기 전이나 강제 로그아웃 전에 나갈 수 없다는 알림을 들었다.
민혁이 어두컴컴한 길을 가로지르며 걸었다.
“저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합니다.”
에반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했다.
“앞으로 600년 정도만 더 있으면 나갈 수 있었건만.”
에반은 복잡한 표정이었다.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군신이었다가 감옥의 죄수가 된 그는, 이곳을 나가면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었다.
그저.
“이젠 인간들처럼 결혼도 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건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전대 군신 에반은 분명히 지쳐 있었다.
때문에 출소 후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다.
그런데.
“이젠 여기서 죽을지도 모르겠군.”
에반은 오랜 시간 감옥에 수감되어 힘이 크게 약해져 있다.
절대신?
이젠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일반 신 하나 상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안쪽에 있는 자들도 비슷하긴 했다. 그러나 에반 혼자서 셋 이상의 신을 상대할 수 없다.
민혁은 그런 에반을 보면서 눈을 반짝 빛냈다.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이곳을 정화시키는 데 동참하시면 됩니다.”
말이야 쉽지, 에반은 픽 웃으며 생각했다.
그러나 민혁이 계속 말한다.
“현 군신께 제가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전 군신 에반은 신들의 땅의 평화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그는 인간이 되고자 하니, 인간으로 만들어달라. 또한.”
민혁이 눈에 이채를 띄웠다.
“그 공을 인정하여 남은 기간을 감형시켜주어 즉시 내보내 주라고.”
“……!”
에반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물론, 이곳을 정화시켜야만 한다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 말이다.
에반의 가슴이 벅차졌다.
600년의 형을 없애고 바로 출소한다.
그리고 그토록 꿈꿨던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때 민혁이 물었다.
“그러면 에반 님은 제게 무엇을 해주시겠습니까?”
* * *
민혁은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가 군신과 연관되어 퀘스트를 만들었음을 안다.
그리고 이 퀘스트가 에반을 가리키는 것도 눈치챘다.
에반은 전대 군신이다.
비록 아주 오래전의 군신이었기에, 그의 말처럼 지금은 모든 힘이 약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군신이 아니었던 것은 아니다.’
민혁은 이곳에서 엄청난 것들을 얻어갈 수 있음을 눈치챘다.
에반도 그 말이 가지는 의미를 알았다.
“원하는 게 뭐지?”
“에반 님만이 가진 군신의 특별한 스킬. 군신의 전용 아티팩트, 또는 제가 보유한 아티팩트의 강화. 군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원합니다.”
에반은 군신이었던 자다.
현 군신보다 못한 점도 있을 테지만 나은 점도 있을 것이다.
식신의 후손 로안더가 ‘중첩되는 즐거움’과 ‘배고픈 자의 요리’를 보유하고 있던 것처럼 말이다.
에반도 그 말뜻을 알아챈 듯싶었다.
현 군신에겐 없는, 자신만이 보유한 특별한 군신의 것.
“수감되기 전 숨겨놓은 군신의 검이 있다네.”
민혁은 군신의 검이란 말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떤 검도 영겁의 검에 비할 수는 없다.’
그것이 결론이었다.
때문에 다른 것을 요구하려던 때였다.
“군신의 검은 실제 검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네.”
“……?”
그 말에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검인데, 검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군신의 검은 어떠한 검과도 융합된다네, 또한 융합된 군신의 검 자체가 보유하고 있던 공격력이나 특수능력이 조금도 손실되지 않고 그대로 융합되지.”
“……!”
민혁은 눈을 크게 떴다.
그것은 강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더불어, 군신의 검을 영겁의 검에 융합시킬 수 있는 것.
즉, 영겁의 검의 공격력이 1,000이라고 가정하고 군신의 검의 공격력이 200이라 가정할 때, 1,200의 공격력을 만들 수 있는 거다.
‘심지어 군신의 검이 보유한 스킬들도, 영겁의 검 하나만으로 휘두를 수 있게 되는 거다.’
이건 강화의 범위를 넘어섰다. 한 자루의 검에 두 검의 힘이 담기는 셈이다.
“검의 공격력과 특수능력은 어떻게 됩니까?”
“엄청나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 하지만 융합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생각을 바꿀 수 있겠지.”
사실이다.
고작 200의 공격력 추가뿐만이라도,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영겁의 검을 성장시키는 셈이니까.
그리고 에반은 그 이상 말해주지 않았다.
대신 현 군신이 보유하지 않은 스킬을 말했다.
“대군주.”
다짜고짜 대군주라는 말에 민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가진 특성의 힘이다.”
“아.”
민혁은 대군주라는 이름의 스킬임을 알았다.
에반은 이 스킬 또한 온전한 힘에 대해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10초 동안 어떠한 적이든 움직일 수 없게 할 수 있네.”
“……!”
민혁이 경악했다.
‘어떠한 적이든?’
심지어 10초라는 시간의 적의 무방비는 굉장히 큰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는 소모성의 권능이지.”
소모성 스킬.
즉, 몇회를 사용하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스킬임을 뜻한다.
“그런데 만약 훌륭한 성과로 이 신들의 땅을 정화시킨다면 내 영구적인 힘도 줄 수 있지.”
지금 에반도, 민혁이 했던 것처럼 딜을 하고 있는 거다.
“물론 소모성인 것에 반면 그 시간은 대폭 줄겠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무척 탐나는 스킬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제가 훌륭한 성과로 신들의 땅을 정화시킨다면, 에반 님께서 얻는 건 무엇입니까?”
에반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나, 에반의 도움으로 신들의 땅을 훌륭하게 지켜냈다는 명성을 얻겠지.”
에반은 자신이 이 신들의 땅을 떠나도 최소한 명예롭게 기억되고 싶었다.
이것은 모두가 평범하게 가져볼 법한 욕심에 불과하다.
그러나 에반이 생각하기로 살아나가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훌륭하게 라면, 안에 있는 폭주하는 신들을 전부 이기면 되는 겁니까?”
꽤 자신 있게 말하는 그를 보며 에반은 웃음을 흘렸다.
“그렇지, 그런데 그건 힘들…….”
그때, 민혁이 식신의 만능도구를 사용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재료들을 꺼냈다.
“자네, 뭐 하나?”
에반은 이해할 수 없었다.
“요리해서 먹으면 전 더 강해집니다.”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요리해서 먹으면 더 강해진다?
물론 그러한 버프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요리의 신의 요리나 식신의 요리의 한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곧 현란하게 요리하는 민혁을 보며 에반은 자신이 하나 놓친 것이 있음을 알았다.
“저는 식신이자, 군신입니다.”
“……!”
경악하는 에반에게로, 민혁이 말했다.
“훌륭한 요리가 나온다면 저는 지금보다 40%는 더 강해집니다.”
에반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또 민혁이 에반의 요리도 해줄 것을 권하였지만 그가 거절했다.
“지금은 속이 매우 좋지 않네.”
그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신이라고 할지라도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일단은 2인분 만들어놓겠습니다.”
민혁은 그리 말하고는 요리를 하여 맛있게 먹어치웠다.
‘속도 좋군, 어찌 이 상황에…….’
행복한 미소로 음식을 먹던 그다.
‘40% 강해진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에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차세대 군신은 허풍이 좀 있는가 싶었다.
그리고 곧 민혁이 문을 열어젖혔을 때, 에반은 문득 무언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민혁의 허풍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게 있다.
문을 열면 바로 앞에는 ‘히드라’가 있다.
히드라는 머리가 아홉 개 달린 거대한 뱀이다.
심지어 2분안에 모든 머리를 잘라내지 못하면 다시 머리가 자라나고 모든 몸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뱀이다.
“이런, 빌어먹을……! 그 문 앞엔 히드라가 있다고!”
그러나 이미 민혁은 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히드라와 싸우기 전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2분이란 시간 안에, 놈의 머리를 어떤 식으로 자를지를 고민하고 작전을 짜야 한다는 거다.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앙-!
히드라의 머리 하나가 매섭게 땅을 내리찍었다.
자욱한 흙먼지를 보며 에반이 눈을 크게 떴다.
“요리를 먹었으니, 2분이면 충분합니다.”
“……!?”
에반이 눈을 크게 떴다.
히드라는 어지간한 신 다섯 명도 상대 가능한 몬스터의 신.
곧 에반은 볼 수 있었다.
땅을 내리찍은 히드라의 머리를 잘라내는 데 걸린 시간 12초.
[히드라의 머리 한쪽을 잘라내셨습니다!] [2분 안에 나머지 여덟 개의 머리를 잘라내야 합니다.]두 개의 쌍검을 쥔 그가 공격해 오는 또 다른 머리를 잘라내는 데 또 9초.
[총 두 개의 머리를 잘라내셨습니다.]번쩍 날아올라 또 다른 머리를 순식간에 다섯 번 베어내어 잘라내는데 12초.
[총 세 개의…….]바람같은과 적절한 스킬들을 사용하며 하늘 위로 뛰어올라 또 다른 머리를 잘라내는 데 11초.
푸화아아아악-!
[총 네 개의 머리를…….]“자아의 쇠사슬.”
촤르르르르르르륵-!
쇠사슬이 주렁주렁 달린 낫으로 또 다른 머리 한 개를 날려 버리고.
힘껏 뛰어올라 히드라의 머리 중앙에 두 개의 검을 꽂아 넣어 또 한 개의 머리를 갈라내고.
[총 여섯 개의 머리를…….]파아아아아앗-!
쇠사슬과 함께 동시에 머리 한 개를 베어내어 일곱 개째의 머리를.
타아아아앗-
“하늘 찢는 검.”
거대한 검기를 쏘아 보내 또 다른 머리를 갈라낸다.
[총 여덟 개의 머리를…….]마지막 남은 머리를 향해 내달리는 그가 스치고 지나갔다.
푸쉬이이이이익-
반절만 베인 히드라의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4초 후 히드라의 머리가 모두 재생됩니다!]“틀렸……!”
마지막 남은 머리가 반절밖에 베이지 않았다.
그에 에반의 얼굴이 일그러졌을 때, 민혁이 모두 계산 안에 있었다는 듯, 자아의 쇠사슬로 반절만 베인 목을 갈라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히드라의 모든 머리가 2분 안에 잘려 나갔습니다.] [신화 속의 몬스터. 히드라를 사냥하셨습니다.]“…….”
무너져 내리는 히드라를 무심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민혁의 모습에, 에반의 등 뒤로 소름이 돋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