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41
밥만 먹고 레벨업 1042화
민혁은 울려 퍼지는 알림을 들으며 희열했다.
더불어 말도 안 될 정도로 맛있고 사기적인 힘을 가진 시대를 아우르는 소갈비찜마저 얻게 되었다.
절대신들의 식사가 끝남으로써, 밥 먹기를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신들에게 군신이 작게 고개를 끄덕여 줬다.
그러자 신들이 수저를 들어 제육비빔밥을 먹어보기 시작했다.
“너무 맛있잖아!?”
“마, 맛있군. 너무 맛있어……!”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신들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어떠한 신은 눈을 감고 음미하다 한 방울의 눈물마저 또르르 흘렸다.
민혁에게로 쉴 새 없는 알림이 울려 퍼졌다.
[나간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베민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울라간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신들과의 친밀도가 크게 상승했다. 이는 나중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민혁은 본분을 잊지 않았다.
“수천, 수만의 신들이 동일한 요리를 먹을 수 있게 하느라, 엄청난 페널티를 받.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민혁은 입에 침을 발랐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여러분이 먹었으니, 제가 입은 피해 정도는 정말 괜찮습니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사를 한 신들은 감격했다.
“우리에게 맛있는 것을 대접하기 위해 본인은 피해를 입으셨단 말인가!?”
“하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신들 모두가 먹게 하였으니, 피해를 받지 않을 리가 없지.”
“그런데도 괜찮다(?)고 말씀하시다니. 과연 대인배시다.”
“괜찮다고 하시니, 뭐. 알겠습니다.”
마지막에 눈치 없는 어떠한 신의 말에 민혁이 재차 강조했다.
“저는 저어엉말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맛있게 먹었으니 된 것 아니겠습니까.”
“알겠다니까요?”
“…….”
민혁은 저 눈치 쥐뿔도 없는 신을 보며 말문을 잃었다.
그러나 곧 다른 신들이 말했다.
“이렇게 맛있는 것을 대접받았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아니, 괜찮으시다는데 자네들 왜…….”
“저희가 소소하게나마 밥값 정도는 지불하겠습니다.”
“작은 성의를 보이겠습니다.”
“정말 괜찮다는데, 그렇게 주신다면야 어쩔 수 없군요.”
민혁은 신들의 말에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지금 그들의 기분은 최고조였다. 그런 그들의 작은 성의는 천외제국을 부흥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터.
곧바로 모든 절대신들과 신들이 빛이 되어 콜로세움에서 사라졌다.
민혁이 다시 나타난 곳은 절대신들이 회의를 하던 회의장이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였다.
“우리의 만장일치를 받아내다니, 놀랍군.”
군신은 사실 믿기지 않았다.
시대를 아우르는 요리는 민혁이 절대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때문에 그가 선택한 것은 요리로가 아닌, 맛으로 이기는 것.
그것을 실제로 해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뭐지?”
군신의 질문에 민혁이 알레네를 바라봤다.
그녀는 민혁의 시선이 자신에게 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들을 아십니까?”
알다마다. 신들 중 그 재료에 대해 모르는 이는 없었다.
이제껏 그 재료를 요리하는 데 성공한 신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를 알레네 님께서 저와 함께 요리해 주십시오.”
“……!”
“……!”
“……!”
그 자리의 신들 모두가 경악했다.
어찌 보면 함께 요리를 하는 것에 불과한데, 민혁은 경악하는 절대신들을 보며 놀라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알레네가 말했다.
“민혁아.”
침착한 어조의 알레네가 말했다.
“죽을 수도 있다.”
“……!?”
민혁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 * *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
민혁은 아테네의 미쳐 버린 돼지등뼈에서, 이제까지 많은 요리의 신들이 요리에 실패했다는 설명만을 보았다.
또 현존하는 재료 중 가장 뛰어나다는 설명.
민혁은 이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가 일반적인 신등급 재료와 비슷하다 여겼다.
일반적인 신등급 재료들도 요리하려고 할 시 말도 안 되는 강한 힘을 발산하여 요리하는 대상을 괴롭히니까.
그런데 곧, 알레네의 설명을 들은 민혁은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를 다루는 게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는 당연하게도 신등급 재료보다 요리하는 것이 훨씬 더 까다롭다고 한다.
더불어 단순히 요리하는 것 자체도 말도 안 되게 힘든 편이라고 한다.
고작 몇 초 남짓.
그 몇 초 남짓의 시간 동안, 어느 정도 손질되거나 요리된 상태의 재료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더불어 자칫 재료를 크게 손상시키면, 그 상태에서 썩어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민혁을 더 경악하게 만든 것도 있었다.
“전대 요리의 신께선 아테네의 미쳐 버린 재료를 요리하다 돌아가셨다.”
“…….”
그것까진 몰랐던 민혁이다.
민혁이 아무리 풍부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한들, 결국 유저에 불과하다.
“재료가 까다로운 것도 문제지만, 재료를 요리하기 시작하면 ‘달려오는 그놈’이 문제다.”
“달려오는 그놈이요?”
“미쳐 버린 재료는 궁극의 재료다. 그리고 그 재료는 궁극의 군주가 지키고 있다. 궁극의 군주는 강하지.”
요리의 신 알레네가 쓰게 웃음 지었다.
“요리를 시작하는 순간, 요리를 함께할 이들에는 숫자제한이 없다. 하지만 있다 해도, 사실상 그 재료는 요리의 신들만이 통제할 수 있지. 그리고 궁극의 군주가 요리하는 자를 압박하는 대신, 우리 쪽도 한 명을 선택하여 우리를 보호하게 할 수 있다.”
민혁은 묵묵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전대 요리의 신은 자신을 보호해 줄 한 명의 기사를 선택했음에도 죽었다는 것이 된다.
그 한 명의 기사가 누구인가.
곧바로 요리의 신의 시선이 군신에게 꽂혔다.
“……!”
민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군신께서 지키고 계셨는데 막지 못했다고요?”
“나 또한 엄청난 중상을 입었거든. 놈은 죽일 수도, 이길 수도 없는 상대다.”
군신이 씁쓸한 표정을 머금었다.
그렇다면 그 용감무쌍한 군신이 도망쳤단 것인가.
민혁은 그리 생각했다.
알레네가 고개를 저었다.
“궁극의 군주는 재료가 소멸되고도 감히 재료를 요리하려 시도한 이들만을 공격한다. 군신은 그를 막는 입장이었기에 중상을 입었고, 그다음 요리의 신이 죽음을 맞이했다.”
민혁은 어째서 군신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레네가 저토록 참담한 표정을 짓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군신은 눈앞에 있음에도 요리의 신을 지키지 못하고 혼자 살아서 돌아왔다.
민혁은 궁금했다.
그들은, 위험하다는 걸 몰랐을까?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
하지만.
“모든 이들은 남이 해보지 못한 걸 하려 하지.”
그들 또한 오랫동안 실패되어 왔던 요리에 도전한 것이다.
인간이든 신이든 똑같다.
남들이 해내지 못한 걸 해내고 싶은 것.
그리고.
“전대 요리의 신은 나의 스승이셨다. 그분께서 돌아가시고 나는 미쳐 버린 아테네의 재료를 요리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사실 알레네는 민혁이 찾아오지 않았어도 소멸을 각오하고 그 재료를 요리하는 것에 도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그 재료를 얻는 건 쉬운 게 아니라는 거였지. 그런데 네가 가지고 있을 줄이야.”
알레네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자신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었던 스승을.
-알레네. 지켜보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요리의 신이 탄생하는 걸.
그 말을 남긴 후 군신과 함께 떠나신 그녀의 스승은 소멸을 맞이하여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복수하고 싶었다.
궁극의 군주에게 있어, 가장 큰 복수는 누군가 요리를 성공시키는 것일 테니까.
“그래도 하고 싶은 거냐?”
알레네가 질문했다.
죽음은 곧 강제 로그아웃을 뜻한다.
알레네의 말을 토대로 보면 ‘감히 궁극의 재료를 시도한 자’는 더 큰 페널티를 입게 되는 것 같다.
심지어.
‘내가 지금 미쳐 버린 아테네의 재료를 내밀고 함께하자는 것으로, 요리의 신을 잃을 수도 있다……?’
민혁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미쳐 버린 아테네의 재료가 이토록 위험한 것인지 몰랐으니까.
그러나 요리의 신은 되려 바라고 있었다.
미쳐 버린 아테네의 재료를 요리하자고 제안한 것은 민혁이었으나, 그 재료를 함께 요리해 줄 것인지.
“알레네 님도 알고 계시는 거군요.”
민혁은 눈치챌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해야만 이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요리의 신과 식신이 함께 요리한다.
아주 오랜 시간 후대에 전해질 이야기다.
“나는 꼭 해내고 싶다. 민혁아.”
요리의 신의 의지가 느껴졌다.
민혁은 자신이 여기서 안 한다고 할지라도, 요리의 신은 어떻게든 재료를 구해 시도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함께 만들어요, 우리.”
서로가 승낙한 셈이 되었다.
* * *
민혁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언급했듯 알레네는 자신의 스승이 요리를 하다 죽음을 맞이한 이후, 그나마 요리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고안했다고 한다.
그 고안한 것을 토대로 요리를 할 것이다.
그들은 ‘미지의 미로’로 간다.
미지의 미로는 신들의 땅에 위치한 곳으로 어지간한 신들도 미로 안에서 오랜 시간을 헤맨다고 하였다.
‘대신 미로만 통과하면 요리가 훌륭하게 완성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테네의 모든 것은 위험을 감수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준다.
미지의 미로를 통과한 자. 미로 안에서 가능한 세 개의 소원을 빌 수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빌 순 없다.
예를 들어 ‘이거 뚝딱 하고 완성해 줘!’ 같은 것 말이다.
알레네는 그 세 개 중 하나를 요리를 수월히 완성될 확률 상승으로 빌고자 한다 말했다.
두 번째는.
‘죽어도 반복.’
미로 안에서 죽을 시, 총 10회에 한하여 되살아날 수 있는 것.
세 번째.
아직, 그것은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도 직접 요리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에서 다양한 양피지와 포션 등을 사용할 수 있기에 신들은 가장 뛰어난 것들을 준비하여 챙겼다.
신들의 땅이 웅성거렸다.
전대 요리의 신을 소멸시켰고, 군신에게 중상을 입혔던 그 재료를, 요리의 신과 식신이 합작하여 만들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요리사들을 지킬 인물은 과거의 치욕을 씻겠다며 군신이 직접 함께하기로 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민혁이 막 떠나려던 때였다.
마법의 신이 그를 찾아왔다.
“식사에 만족했던 신들이 작은 성의를 모았습니다. 찻값이라도 하시죠.”
[500만 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민혁은 말 한마디에 얻어낸 천외제국 발전기금에 히죽히죽 웃음이 났다.
그때. 또 다른 신이 찾아왔다.
콜로세움에서, 민혁이 괜찮다고 말하자 ‘정말 괜찮으시다잖아?’라는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던 눈치 더럽게 없던 신이다.
“분명 괜찮다고 하셔서 전 따로 돈은 모으지 않았습니다.”
“…….”
아니, 얘 왜 이렇게 눈치 없지?
마법의 신이 민혁에게 속삭인다.
“이 신은 눈치 없음의 신이라고도 불립니다. 본래 다른 이름의 신인데 말이죠.”
정말 말 그대로다. 눈치 없음의 신과 같은 자다. 이 신은 신으로 태어난 게 다행이 아닐까 싶다.
만약 직장 상사가 있었다면 호되게 혼났을 테니.
그런데 그가 한술 더 뜨며.
“그래도 저도 눈치가 아예 없진(?) 않습니다.”
“……?”
“요리를 얻어먹었으니 그 값은 치러야죠. 본래 그 정도의 요리가 인간 세상에서 몇만 골드 정도. 그리고 제가 성의를 넣어 더 드리겠습니다. 저도 이 정도 눈치는 있거든요.”
[20,000골드를 획득합니다.]“……?”
흐뭇-
앞의 신이 자신의 눈치는 정말 쩐다는 표정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심지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입꼬리가 ‘와, 난 진짜 이런 것도 챙기고 대단해’라며 스스로를 칭찬하는 듯했다.
민혁은 그 신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이름을 그제야 볼 수 있었다.
본래 신들이라 할지라도 콜로세움과 관중석처럼 너무 멀면 서로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신의 이름은.
[길치의 신.]“……?”
참으로 독특한 신이다.
어색하게 웃은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돌아선 길치의 신이 흐뭇하게 웃으며 걸어갔다.
“내 센스 기가 막히는군. 재룟값에 인건비도 넣었으니, 나처럼 눈치 좋게 차세대 군신께 잘 보인 이는 없을 거다. 후후.”
그런 그의 뒷모습을 민혁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이땐 몰랐다.
길치의 신이 굳게 잠긴 문을 열어줄 ‘열쇠’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