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74
밥만 먹고 레벨업 1075화
루바는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총 세 단계로 이루어진 봉인을 풀지 않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신들을 능가하는 힘을 가진 심사관들이다.
그런데 로이어는 손재주 팔씨름에 패배하여 바닥을 기고 있었고, 알샤드는 머리를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더 말이 안 되는 건.
‘그들은 민혁이란 자의 부하이다.’
말도 안 된다.
비록 기둥의 후보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일개 인간이 저토록 강한 자들을 수하로 두고 있단 건가?
‘늑대를 닮은 사내와 노장까지 합치면.’
도대체 몇 명인가? 혹시 그의 기둥 후보에 어울리는 이름은 ‘강자들의 황제’인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꽈아아아악-
반응할 새도 없이 강한 악력이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방금 전 자신이 처참히 짓밟고 뭉개버렸던 붕어빵에 좌절하던 사내다.
그가 말한다.
“심사를, 시작한다.”
“……!”
그들은 자신들을 조롱하고 있었다.
심사관인 자신들을 되려 그들이 심사하겠다는 것부터가 더 큰 문제였다.
그런데.
멱살을 쥔 그 손에서 벗어나려 했던 루바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풀리지 않아?’
꼼짝도 할 수 없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거대한 기운이 루바를 억누르고 있었다.
“이익……!”
콰아아아아앙-!
순간적으로 힘을 끌어올려 그의 멱살을 뿌리친 루바가 거리를 벌렸다.
그와 벤더의 검이 빠르게 부딪쳤다.
저릿저릿-
‘무슨 힘이…….’
루바는 벤더와 검을 부딪칠 때마다 팔을 타고 느껴지는 저릿함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
또 루바는 후보들의 ‘무위’를 심사하는 자였다.
모든 무술에 능통했고, 모든 것이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벤더와 검을 부딪치던 루바의 검이 일순간 삐끗했다.
그 순간, 어느덧 그의 등 뒤로 이동한 벤더가 몸을 낮춰 양팔로 그의 다리를 껴안았다.
덥석-
그리고 힘을 주었다.
빠드드드드득-!
“크, 크하아아아아악!”
우직-!
“다리 하나.”
차가운 표정으로 루바의 다리를 분질러버린 벤더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대는 루바의 오른팔을 자신의 팔 사이에 끼었다.
“뭐, 뭐 하는…….”
“말했잖아.”
소름 끼치는 벤더의 얼굴이 루바를 바라본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자.
그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자신의 종이 인간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자.
그리고 인간보다 몇 배는 더 강하게 태어난 초월자들 중에서도 가장 강했던 자.
그의 서늘한 눈빛이 루바의 오금을 저리게 했다.
“네, 팔다리 분지르겠다고.”
우두두두둑-!
“끄으으으으!”
루바가 비명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덜렁거리는 오른쪽 다리와 오른쪽 팔.
팔이 분질러져 검을 놓치게 된 루바가 비명을 지르다가 안도했다.
‘이제 부러졌으니, 이런 고통은 더 이상 느끼지 않아도…….’
하지만 오산이었다. 벤더의 차가운 표정을 마주한 순간 루바의 온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이익……!”
“아, 두 배로 갚아준다는 거 잊지 않았지?”
덥썩-
‘그만, 제발 그만!’이라는 목소리가 루바의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항상 누군가에게 대접받고 또 진 적이 없었던 루바는 고통이란 것을 잘 알지 못했다.
생소한 그 고통이 그를 벌벌 떨게 만든다.
그리고.
우두두둑-
벤더는 자비 없이 그의 또 다른 팔 하나를 분질렀다.
양쪽 팔이 덜렁거리는 루바를 벤더가 눕혀 버렸다.
눕힌 상태에서 암바 자세를 취한 그가 또다시 힘을 주었다.
우드드득-!
“어, 어어어억……!”
눈까지 뒤집힌 루바가 땅에서 버둥거렸다. 암바 자세를 푼 벤더가 차갑게 말했다.
“불합격.”
조소를 머금은 벤더가 몸을 돌렸다.
그도 현 상황에 대해선 알았다.
민혁은 혹여 그들을 죽일까 싶어 우려했으나, 초월자들은 그 정도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자들은 아니었다.
그런데 돌아선 벤더에게.
“크, 크흐흐흐. 불합격이라?”
루바가 짙은 웃음을 터뜨렸다.
벤더는 그의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따라 주변의 공기가 바뀌고 있음을 알았다.
“누가 감히 나를 평가하려 하는가.”
스르르르-
몸을 돌린 벤더는 볼 수 있었다. 루바의 팔에 새겨져 있던 마지막 작대기가 스르르, 흩어져 사라지고 있었다.
우둑우둑우둑-
벤더는 저 정도의 강자가 자체적인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그런데 팔에 새겨진 작대기가 사라진 순간, 그에게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몸의 뼈가 빠르게 재생되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뿜어내는 루바. 민혁은 그를 보며 숨이 떨렸다.
[루바가 마지막 봉인을 해제합니다.] [심사관 대장 루바의 살기가 주변을 가득 채워 나갑니다.] [루바보다 200레벨 이하의 자들은 숨통이 막히며, 불안증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민혁은 다행히도 만독불체의 육체에 따라 상태이상을 저항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자, 강하고 뛰어난 민혁의 가신들마저 숨쉬기가 버거워진 듯 보였고 몸 곳곳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알림은 말했다. 루바보다 200레벨 이하의 자들이라고.
그렇다는 건, 민혁의 가신들보다 완전한 루바의 레벨이 높다는 것.
곧 루바의 완전한 레벨이 드러났다.
[심사관 대장 루바 Lv 1237.]“……!?”
민혁은 상황이 굉장히 나빠졌음을 보았다.
‘한 번에 180레벨 이상이 상승했다고?’
처음의 봉인은 60레벨, 두 번째는 그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루바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이 순간, 그가 어째서 기둥들을 심사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루바가 말했다.
“심사관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온몸의 뼈를 회복한 루바가 심사관들을 둘러봤다.
모든 심사관들이 초월자들에게 제압당해 뼈도 못 추리고 있던 때다.
“모든 봉인을 해제하라.”
그 말이 끝난 순간, 넥에게 손을 붙잡혀 여전히 땅에 처박혀 있던 로이어가 손이 쥐어진 상태로 넥의 손을 꺾어버렸다.
로이어의 봉인이 해제되며 넥의 손재주와 거의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 된 것이다.
알샤드도 마찬가지였다. 벤자민의 정신계 공격에 당하던 그가 모든 것을 저항해 냈다.
그러자, 벤자민이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크흑!”
심사관 루바는 총 3단계로 걸쳐 봉인을 해제했고 총합 300레벨 이상이 올랐다.
다른 심사관들은 마지막 봉인까지 해제했을 때, 약 120레벨 이상씩 정도만 오르긴 하지만, 그마저도 엄청난 수준이었다.
민혁은 위험을 직감했다.
“모든 가신들은, 벤더와 그들을 도와 저들을 천외제국에서 몰아내라!”
초월자들과 심사관들이 전력을 다해 싸우면, 천외제국의 수도인 이곳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었다.
또 자칫 잘못하면 민혁과 연을 이어온 초월자들이 위험할지도 몰랐다.
브로드와 밴이 루바를 제압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런데.
“꺼져라.”
사냥개의 광(狂).
그가 평타로 검을 휘두르면 발동되는 패시브 스킬이 펼쳐진 순간.
쿠콰콰콰콰콰콰콱-!
브로드의 몸에서 피가 솟구쳤다. 미친 사냥개가 그의 몸을 쉴 새 없이 물어뜯었다.
민혁을 공격할 때보다 족히 네 배는 강해진 듯한 힘이었다.
“크흡!”
신음을 흘리는 브로드를 지나쳐 밴이 그의 정수리를 노리려 했다.
그러나 루바의 몸에서 폭사된 거대한 힘이 밴을 멀리 퉁겨냈다.
쿠화아아아아악-!
“쿨럭!”
순식간에 천외제국의 강자 두 명을 물러서게 한 루바가 어느덧 벤더의 앞에 있었다.
벤더와 루바의 검이 빠르게 부딪쳤다.
벤더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기세를 뿜어내는 루바의 모습에 신음을 흘렸다.
‘밀린다.’
모든 능력치 부분에서 밀리는 것을 깨달은 벤더는 실력과 기술로 그를 넘어서고자 했다.
그러나, 루바 또한 그분께서 인정한 실력자.
급기야, 벤더의 몸 곳곳이 베이기 시작했다.
피가 솟구치는 벤더의 몸이 빠르게 재생되었다.
“인간의 몸을 아득히 초월한 육체구나, 신들조차 따라가지 못할 재생력이야.”
짙은 조소를 머금은 루바가 웃음 지었다.
“이것도 재생해 보거라.”
순간, 루바의 주변으로 백여 개에 이르는 빛의 검이 떠올랐다.
그 검들이 일제히 벤더의 몸 곳곳에 꽂혔다.
푸, 푸푸푸푸, 푸푸푸푸푹-!
놀랍게도 벤더는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꽤 많은 피해량을 입은 건 사실이었다.
“호오, 그럼 이건?”
흥미로운 미소를 머금은 루바가 힘껏 하늘로 벤더를 올려쳤다.
부드럽게 하늘 위에서 착지한 벤더에게로,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
그리고 거대한 힘이 하늘에서 떨어져 벤더를 강타했다.
“크흡!”
그 힘이 초에 육십 회. 벤더를 총 오 초 동안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고작 5초 만에 수백 회 찢어발겨진 벤더는, 놀랍게도 그마저도 재생해 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루바의 검으로 공기를 진동시키는 힘이 끌어모아졌다. 그 힘이 마치 대포처럼 하늘 위의 벤더에게 쏘아졌다.
벤더는 위험을 직감했다. 이걸 직격당하면 중상을 당할 것을 눈치챈 것이다.
벤더가 초월자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천살.”
하늘조차 죽일 것 같은 힘이다. 라는 이름에 붙여진 그 강대한 힘이 맞추어 루바의 그 힘과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천외제국 전체를 가득 채울 법한 진동이 주변에 퍼져 나갔다.
펄럭펄럭-
그 여파에 두 강자가 두른 옷들이 강하게 펄럭였다.
그리고 민혁은 이 루바의 공격이 벤더가 막아내도, 그 뒤에 일어나는 파공이 주변 건물에 영향을 끼칠 것을 알았다.
루바의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자신의 힘이 벤더의 천살을 짓이겨대며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멸.”
푸욱-!
하늘에서 떨어진 한 자루의 검이 그의 몸에 꽂혔다.
그 순간, 자연스레 힘이 풀린 루바가 온몸에 강대한 힘을 둘렀다.
하얀 실드와 같은 것을 두른 그에게로 벤더와 민혁의 공격이 끊임없이 떨어져 내렸다.
“제법. 아프군.”
화염이 걷히고 드러난 루바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꽤 큰 데미지를 입은 것 같긴 했지만 벤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온몸을 회복하고 있었다.
브로드와 밴, 코니르를 비롯한 강자들이 민혁과 벤더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 정도 숫자는 덤벼들어야 루바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한꺼번에 죽여주마.”
루바는 차라리 잘되었다 생각했다.
이 제국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그였다.
그가 기운을 끌어올렸다.
방금 전 벤더를 공격했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하고 큰 기운!
그 기운이 천외제국 수도를 덜덜 떨리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
하늘에서 주먹만 한 크기의 무당벌레가 떨어져 내렸다.
그 무당벌레를 본 순간.
“……!”
눈을 부릅뜬 루바를 비롯해 초월자들이 벌벌 떨기 시작했다.
초월자들이 넙죽 엎드렸다. 동시에 루바도 모든 힘을 거두며 넙죽 엎드렸다.
그는 바로 이 땅에 그들을 보낸 장본인이다.
* * *
아테네는 세상 모든 것을 관리한다. 하나, 그녀조차 관리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균형이다. 때문에 균형을 위해, 또 균형을 맞춰야 할 때에만 아테네에 관여하는 자가 있다.
그는 바로 ‘카오스’다.
카오스는 슈퍼 컴퓨터 아테네와는 전혀 달랐다.
㈜즐거움도 아테네란 게임의 등장과 함께 스스로 창조된 카오스라는 존재에 경악했다.
카오스는 오로지 균형을 맞출 때에만 세상에 관여했다.
그리고 ㈜즐거움이 보인 카오스의 평가는, 그가 아테네와 ‘동급’이라는 거다.
비록 그는 거창한 기둥의 이름이 없었으나, 기둥을 관리하는 자다.
그는 심사관들이 3단계를 해지하는 순간, 그들의 기운을 느껴 이곳에 강림했다.
심사관 대장 루바조차도 말 한 번으로 소멸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그가 알샤드의 머리를 들여다봤다.
현 상황을 파악한 카오스.
현재 일어나는 상황이 심사관들의 무례에 의해 벌어진 일임을 알게 되었다.
하나, 카오스도 당연시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 정도 힘을 가진 자들이, 그 정도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그러나 민혁의 말이 더 현실성 있다.
그것은 벼슬이 아니고, 어떠한 것도 아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카오스는 루바를 바라봤다.
붉은색 무당벌레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루바가 벌벌 떨어댔다.
루바가 고개를 땅에 처박아댔다.
“죄, 죄송합니다. 모든 죄는 제가 달게 받겠습니다.”
카오스는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이로써 모든 상황이 끝났음도 알았다.
다시 활짝 날개를 펼친 카오스가 하늘 위로 날아오르려 할 때.
“무당아.”
“……?”
“……?”
루바와 다른 심사관들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그 목소리를 낸 이를 보았다.
아니, 카오스 님께 ‘무당아’라니?
물론 지금의 모습은 귀여운(?) 무당이가 맞긴 하다.
그렇지만 어찌 감히 저런 가벼운 발언을 입에 담는다는 건가?
그러나 민혁은 차갑게 무당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꼴을 만들어놓고, 이대로 끝낸다고?”
민혁이 주변을 둘러봤다.
브로드와 밴은 꽤 큰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더불어 아직 민혁은 그들에게 경비병들의 팔과 다리를 분지른 사과를 받지 못한바.
“장난하냐?”
무당이(?)가 민혁을 말없이 바라봤다.
심사관들이 숨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