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04
밥만 먹고 레벨업 1105화
베로던의 재앙이 천외제국에 당도하기 전.
재앙에 의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많은 시청자들이 다양한 게임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루브앙 제국을 휩쓸었던 거대한 재앙이, 바다에서부터 훨씬 더 거대해져 아스간 대륙에 들어섰다.
[아스간 대륙 유저 여러분. 되도록 게임에 접속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엄청나게 거대해진 재앙이 알바라 왕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3분 후면 알바라 왕국과 재앙이 부딪치게 됩니다.] [알바라 왕국도 몇 달 전부터 보수공사를 하여 재앙에 대비하여 왔습니다.]시청자들은 화면에 보이는 재앙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무와 피하지 못한 몬스터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거대한 토네이도.
그 토네이도가 아스간 대륙에 들어선 순간, 여러 개로 나뉘어 그 크기를 불려 나갔다.
쾅 콰콰쾅 콰쾅!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에서 끊임없이 천둥 번개가 치고 시작했고, 거센 비바람이 아스간 대륙을 잠기게 만들었다.
불어난 강물에 진흙탕 같은 물들이 넘쳐 흐르며, 그 여러 재앙이 알바라 왕국에 당도했다.
[미쳤습니다.] [보수공사가 무색하게 창문이 깨지고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동상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말 그대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보는 듯하다.
왕국 전체를 내달리며 밧줄과 건물을 이으려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토네이도에 집어삼켜진다.
마법사들의 마법? 거대한 재앙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재앙이 아주 빠르게 알바라 왕국을 지나쳤습니다.] [그럼에도 알바라 왕국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왕의 망연자실한 표정을 보십시오. 족히 3개월은 지나야 재난피해를 복구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재앙이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우스운 건 느려진 재앙이 그만큼 크기를 불려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어째서인지 재앙은 악재를 만나지 않았음에도 그 크기를 불려가고 있다.
그 모든 것은 베로던 때문이다.
민혁과 내기를 한 그가 온 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이동속도가 느리기까지 하여, 천외제국 안에 오래도록 머물 것 같았다.
[천외제국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을 겁…… 예? 어, 음. 속보입니다. 천외제국 유저들이 지금 출정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정준비요? 설마 민혁은 이런 때에 루브앙 제국을 치려는 생각을 하는 겁니까?] [설마요. 아무리 생각이 없다 해도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설령 루브앙 제국을 무너뜨린다 해도 자신의 제국이 남아나질 않을 텐데요? 아마 잘못된 정보 아닐까 싶습니다.]하지만 해설자들의 말과 다르게 유저들의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실제로 유저가 집결된 천외제국의 전 병력의 스크린샷이 공개됨으로써 그 파장은 커져갔다.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었다.
[민혁이 미쳤네 ㅋㅋㅋ 내 친구 말로는 한 달 동안 진행했던 보수공사도 멈추라고 했다고 함.] [설마 이때가 루브앙을 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대로면 천외제국 완전 쑥대밭 될 듯요. 이래서 자연재해 겪어본 적 없는 어린 애들이 권력 쥐면 안 됨 ㅋ] [천외제국 유저들 ㅅㄱ] [와, 재앙 엄청 커졌네.] [저 정도 토네이도면 천외제국 병력들 다 날려 버리겠는데?]실제로 화면에서 보이는 재앙은 알바라 왕국과 충돌할 때보다 1.4배가량 거대해져 있었다.
천외제국이 대비하지 않는다면 모든 건물은 무너질 것이다.
거센 토네이도 열댓 개가 선두로 나아간다.
그 뒤에는 거대한 먹구름과 천둥 번개, 쏟아지는 폭우가 함께하고 있다.
천외제국의 앞쪽 땅까지 근접한 그 재앙이 성벽을 향해 거세게 나아가고 있다.
그때, 카메라에 잡힌 민혁과 실제로 집결하고 있는 천외제국 군대가 보였다.
시청자들이 혀를 찬다.
어느덧 가까워진 재앙에 민혁의 머리카락과 옷이 미친 듯이 펄럭이고 있다.
드디어 가장 선두로 나아가던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천외제국의 성벽 앞에 이르렀다.
[으어어억, 민혁이 빨려 들어가겠다!] [성벽 무너지겠는데!?]쿠그그그그그그-
거센 바람에 성벽마저 크게 흔들릴 지경이다.
그리고 거칠게 돌진하던 거대한 토네이도가 곧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그건 바로, 천외제국을 마치 피해가듯, 비껴가는 모습이었다.
[……?]모두가 의아해했다.
천외제국은 운도 좋다?
그런 생각을 하던 때, 하늘과 맞닿은 듯한 크기의 토네이도 여덟 개가 성벽에 근접했다.
그런데 이 토네이도들마저 천외제국을 우회하여 다른 길로 빠지기 시작했다.
[뭐, 뭐지?]그들은 볼 수 있었다.
성벽 위에는 민혁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카메라에 비치는 아름다운 한 여인이 서 있다.
천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에밀라다.
이번엔 거센 비바람과 벼락이 천외제국을 강타하려 한다.
단숨에 모든 건물을 잠기게 할 것이며, 끊임없이 쏟아지는 번개가 많은 것을 불태울 것이다.
그런데 여인이 기지개를 쫘악 켜며 사람들의 시선을 매료시킬 때.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눈앞에서 목도하고야 말았다.
하늘을 잠식하며 나아가던 먹구름과 비바람, 천둥 번개.
정확히는 그 거대한 먹구름들이 천외제국을 우회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이, 이게 도대체 뭐야?]눈앞에서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
민혁이 천외제국을 우회해 비껴가는 재앙을 오만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늘과 땅조차 다스리는 ‘천사’가 우리 곁에 있는데, 두려울 게 없지.”
그리고, 민혁은 득표율을 올릴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에밀라.”
“예, 폐하.”
화아아아아아아악-!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인.
그녀의 날갯죽지에서 두 쌍의 날개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하나는 백색의 날개였고, 하나는 짙은 갈색의 날개였다.
해설자들이 현 상황을 이해했다.
[서, 설마 천외제국은 천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까?] [설마요. 천계는 아테네에서 가장 신비롭고 놀라운 땅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저 여인은 누구란 말입니까? 민혁의 말의 뜻을 해석하면, 저 여인 하나에 모든 재앙이 천외제국을 비껴갔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민혁은 쐐기를 박았다.
“너와 같은 유능한 가신을 두게 되어 영광이다, 에밀라.”
“그런 소리 하지 마소서. 폐하 같은 분을 섬기게 된 것은 제게 영광이기 그지없습니다.”
[……!] [……!]온 세상이 경악했다.
날개를 펼친 천사가 날아오른다.
그녀는 하늘과 땅의 주인.
비록 자연의 주인에 견줄 힘은 가지지 못했으나, 최소한 저 재앙을 약하게 만들 수는 있는바.
천외제국의 중심으로 아름답게 날아오른 그녀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온다.
그 빛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토네이도를 약화시켰고, 비바람과 먹구름의 일부가 사라지게 했다.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약해진 재앙이, 무사히 천외제국을 지나쳐 다른 곳으로 나아간다.
[재앙이 말도 안 되게 약해졌습니다…….] [저 재앙은 이제, 미리 대비하고 있던 아스간 대륙의 어떠한 곳에도 큰 피해를 입히진 못할 겁니다.] [실감할 수 없습니다. 민혁이 천사를 수하로 두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연재해마저 다스릴 수 있는 천사를요!] [말씀드리는 순간 민혁의 득표율이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스간 대륙의 유저들은 민혁 덕분에 재앙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스간 대륙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서버. 대한민국의 서버입니다. 자국민들이 40%의 경험치 하락 페널티를 무시하고 계속 투표합니다!] [세계 곳곳에서도 천외제국이 보인 경이로운 힘에 투표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재앙이 완전히 사라지고, 드디어 천외제국의 성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숫자의 카메라들이 민혁을 바라보고 있다.
민혁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수백만 군대에 명을 내린다.
“지금, 전 세계를 이례 없는 재앙이 뒤덮었다. 그로 인해 자신들이 일궈온 소중한 것을 빼앗긴 자들이 많을 것이다.”
선거공세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여주는 듯하다.
“비록 그들은 나의 백성은 아니나, 자연재해라는 거대한 힘 앞에 무력함을 느끼고 슬퍼하고 있을 터.”
민혁이 날카로운 눈으로 군사들을 흩어봤다.
“황제로서 명한다. 천외제국의 모든 군대는, 지금부터 대륙 곳곳으로 넘어가 그들을 도와 복구에 힘써라.”
“명 받듭니다!”
수백만의 군대의 힘찬 목소리.
전 세계 유저들은 ‘복구’에 꼼짝없이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고 있던바.
그런데 천외제국이 많은 병력을 투입하여 그들을 돕겠다 하였다.
민혁의 득표율이 다시 빠르게 오른다.
[미, 미쳤습니다!] [민혁의 득표율이 단숨에 13%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단숨에 5위 안까지 진입합니다.]그리고 결정타.
민혁이 어떠한 백색 머리카락을 가진 중년 남자와 마주 보고 섰다.
천외제국 군대의 진격소리에 둘의 대화가 묻히고 있었다.
해설자들은 대화를 나누는 자가 누구인지 알았다.
[자, 자연의 주인 베로던입니다.] [실질적인 득표율 1위의 실세!] [왜 자연의 주인 베로던이 민혁과 함께 있는 것입니까!?]그리고 곧바로 민혁의 생방송이 켜졌다.
삽시간에 엄청난 시청자들이 접속했다.
시청자들은 민혁의 시야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사색이 된 베로던.
그가 예의를 갖춰 상체를 90도로 숙여 보이고 있었다.
마치 복종하겠다, 라는 행동처럼!
[뭐, 뭐야!] [베로던이 민혁과 협력한다고!?] [말도 안 돼!]시청자들은 경악하였고, 부정하는 이들도 넘쳐났다.
그런 상황에서 민혁이 말했다.
“그래, 그토록 내게 협력하고 싶다니, 그래서 이렇게 예의를 갖추는군? 생각해 보도록 하지.”
[허어어어어어억!] [예상이 맞았습니다. 베로던이 민혁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그와 동시에 생방송이 종료되었다.
갑자기 끊어진 생방송에 해설자들이 추측했다.
[그의 표정과 상체를 90도로 숙이던 행위를 보자면 이건 협력이 아니라, 복종관계입니다.] [민혁 유저가 득표율 1위 자연의 주인 베로던을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자연의 주인 베로던은 기둥의 후보이며, 강한 존재입니다. 민혁에게 복종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역시 협력이란 관계가 어울리지 않을까요?]시청자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베로던이 뭐가 아쉬워서 민혁한테 복종하냐 ㅋ? 딱 봐도 민혁이 또 무슨 수 썼네.] [협력관계는 가능해도 복종관계는 말도 안 되죠.] [애들아, 꿈 깨라. 너희들 같으면 1위 득표자가 방금까지 꼴찌 면하던 사람한테 복종하겠냐?]그런데 민혁은 쐐기를 박아버렸다.
현재 군대가 진격하는 소리와 멀어지는 토네이도의 바람 소리에 그들의 대화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상황.
[내기에서 승리한 민혁이 당신에게 두 번째 소원을 빕니다.] [그의 소원은 당신이 자신 앞에 무릎 꿇는 것입니다.]시청자들의 억측이 난무할 때.
쿠우우우웅-
자연의 주인 베로던이 민혁 앞에 무릎 꿇었다.
화난 표정으로 무릎 꿇은 베로던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 이런 같잖은 수를……!”
그러나 민혁은 씨익 웃었다.
“같잖다, 그래, 나도 같잖다. 남의 제국에 멋대로 들어와, 재앙으로 우리 제국을 위협하며, 복종관계를 운운하던 네가.”
“이이익……!”
베로던 입장에선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심각하게 떠드는 베로던과 민혁의 모습.
카메라에 담긴 그 모습은.
[허어어억, 베로던이 무릎까지 꿇고 있습니다.] [이, 이게 복종이 아니면 뭡니까!] [지금 민혁의 득표율이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베로던을 부하로 부릴 민혁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뚫을 듯 높습니다.] [벌써 득표율이 25%를 돌파했습니다.] [26%, 28%, 30% 돌파!] [미, 민혁의 득표율이 베로던을 쫓아가고 있습니다!]베로던도 실시간으로 상승하고 있는 민혁의 득표율을 보고 있었다.
그의 입이 바짝 메말라 갔다.
이윽고 들려온 알림이 베로던을 경악하게 했다.
[사전투표의 득표율 1위가 새롭게 갱신되었습니다.] [사전투표율.]현재 투표를 진행한 자. 81.8%
1위 먹는 자들의 기둥 민혁. 투표율 35.9%
2위 자연의 주인 베로던. 투표율 34.1%.
3위 죽음의 기둥 볼레인. 투표율 25.9%.
베로던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민혁이 조소를 지으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
‘인생은 실전이다.’
X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