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24
밥만 먹고 레벨업 1125화
민혁과 룬달쿠가 이끄는 자들의 땅으로 돌아가기 30분 전.
민혁은 룬달쿠의 조언을 토대로 궁극의 보물상자를 구매했다.
그리고 룬달쿠가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베로민의 손을 잡고 걸어왔다.
그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진심으로 고맙네.”
“아닙니다. 그저 거래였을 뿐인데요.”
사실이다. 룬달쿠는 민혁에게 ‘딸아이를 만나는 걸 도와주면 자신의 능력 하나를 주고, 이끄는 자들의 땅의 왕으로서의 권능으로 가능성을 품은 재료를 성장시켜 주겠다’고 했으니.
하지만, 룬달쿠가 말하는 바엔 다른 것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소행성의 조각은 매우 얻기 힘들다 알고 있네. 자네가 생명의 소행성으로 나를 되살리는 데 엄청난 조각들을 소모했을 텐데…….”
민혁은 아차 했다.
그러고 보면 룬달쿠는 소행성의 조각들로 거래한 내역을 볼 수 없다.
룬달쿠의 말과 다르게 민혁은 2만 개의 조각으로 ‘모든 소행성의 궁극’을 구매한 셈이기에, 실제론 조각을 그곳에 사용하지 않은바.
그러나 민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갑자기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닙니다. 자그마치 3만 조각을 사용하였지만 룬달쿠 님과 베로민이 재회하여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만약 두 사람이 만나지 못했다면 제 가슴도 찢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민혁의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그를 본 베로민이 자신도 모르게 룬달쿠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아, 아빠…… 저 아저씨는 정말 좋은 분 같아.”
그를 본 룬달쿠의 가슴도 뜨거워졌다.
자신과 딸을 만나게 하기 위해 그 값진 3만 개의 조각을 선뜻 사용하다니?
곧 민혁이 룬달쿠의 손을 잡아주었다.
“이제 두 분,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룬달쿠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룬달쿠가 그에게 다가온 이유는 다른 것도 있었다.
“내가 이끄는 자들의 땅이 아닌, 다른 곳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는가? 이끄는 자들의 땅에서 베로민을 키울 순 없으니 말이야. 미안하네. 부탁만 하여서.”
그는 진심으로 미안한 기색이었다.
“가능하게만 해준다면 내 최선을 다해 자네에게 보답하지.”
그 말을 들은 민혁은 소행성의 물품 중 하나를 떠올렸다.
바로 ‘혼돈과의 거래’였다.
혼돈과의 거래는 즉, 이곳의 주인인 카오스와의 거래를 의미하는 것일 터다.
“방법이 아주 없진 않군요.”
“그, 그런가?”
룬달쿠의 눈에 화색이 생겨났다.
하지만 걱정도 있었다. 민혁은 또다시 자신들을 위해 그 귀한 조각을 소모해야 할 테니.
“하지만 두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니, 구매하겠습니다.”
“혹시, 그것은 몇 개의 조각을 필요로 하는가?”
[혼돈과의 거래. 필요 소행성의 조각 4,000개.]“4만 개군요.”
“……!”
4만 개.
룬달쿠는 그것을 얻기 위해 민혁이 했던 고생을 알았다.
그 개수만 들어도 정말 어마어마한 양 같았다.
하지만 민혁은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두 사람의 앞으로의 행복에 비하면 싼 가격이죠.”
민혁은 바로 결제했다.
룬달쿠는 자신이 입은 은혜를 최선을 다해서 보답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룬달쿠는 민혁의 바다와 같은 넓은 아량에 감동했다.
혼돈과의 거래를 구매한 민혁은 곧, 속으로 ‘혼돈’인 카오스를 불렀다.
‘카오스 님. 거래를 하죠. 룬달쿠가 이끄는 자들의 땅을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사실 민혁은 4천 개짜리를 4만 개로 말하긴 했지만 이 ‘혼돈과의 거래’는 자세히 보면 대가를 필요로 한다.
‘거래’라고 되어 있는 게 핵심이다.
그 거래 부분에서 카오스가 추가적인 조각을 요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애초에 룬달쿠는, 베로민과 만나면 인간으로서 60년의 인생을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민혁은 놀란 표정을 숨겼다.
그렇다. 카오스는 루바와 다르게, 룬달쿠가 이제 충분한 대가를 받았다 생각하는 거다.
즉, 민혁은 거래를 위한 무언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카오스와의 거래 아닌, 거래를 끝낸 민혁이 말했다.
“룬달쿠 님은 이제 60년 동안이나마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혼돈과 훌륭히 거래를 끝냈습니다.”
민혁의 말에 룬달쿠는 감격했다.
그리고 민혁이 덧붙인다.
“룬달쿠 님과 베로민을 저의 제국에 함께 모시고 싶습니다. 함께 살아갈 수 있게 괜찮은 집과 좋은 직책을 드리겠습니다. 이제 두 분이선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것은 민혁의 진심이었다.
이젠 둘이 행복했으면 한다.
그리고 룬달쿠가 천외제국의 ‘전력상승’을 시켜준다는 건 아주 큰 보너스고.
그에 룬달쿠가 무릎을 꿇었다.
“고맙네, 고마워!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내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이 은혜를 갚아나가겠네. 아니 자네에게 복종이라도 하겠어!”
룬달쿠의 충성심을 얻었다는 것. 그것은 4천 개의 소행성의 조각의 값어치 이상이다.
적어도 70만 개는 있어야 그 정도 값어치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민혁은 그를 서둘러 일으켜 세웠다.
“룬달쿠 님, 그래도 베로민 앞에서 그런 행동은 자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아, 이런 섬세함까지!?
룬달쿠가 애써 감정을 추슬렀다.
민혁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소곤대며 말했다.
“제게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 복종하겠다는 것을, 베로민도 있고 하니 다른 방식으로 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다른 방식?”
“예를 들어서 제 가족과 같은 자가 되어준다든가 하는…….”
그 말을 들은 룬달쿠가 물었다.
“자네 올해 몇 살인가?”
“21살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자네의 할아버지가 되어주겠네.”
“이제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그럼 되고말고. 하하하핫! 이런 멋진 손자가 생겨서 너무 좋구만!”
룬달쿠가 호탕하게 웃음 지었다. 베로민과 자신의 사이도 신경 써주는 민혁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호칭을 정리한 그들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혼돈을 벗어납니다.]이끄는 자들의 땅으로 돌아간 민혁은 곧바로 자신의 새로운 할아버지를 소개했고, 그에게 직책을 하사했다.
* * *
룬달쿠에게 새싹 아카데미 직책을 준 민혁은 속으로 웃었다.
‘후, 후후후…….’
사실 민혁의 주변 가신들의 직책은 전부 맛있는 것과 연관된바.
새싹 아카데미도 마찬가지다.
새싹 아카데미의 어린아이들은 바리스타, 농사, 어부일, 요리 등과 같은 것을 어려서부터 배우는 인재들이었다.
그런 아이들을 궁극자인 룬달쿠가 가르친다면, 아이들의 재능을 탐내는 제국과 왕국으로부터 자라나는 새싹들을 쉬이 보호할 수 있을 것이었다.
민혁은 룬달쿠 덕분에 이 후보들을 선택해 받을 수 있는 능력 한 개를 나중으로 미뤘다.
‘능력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이는 룬달쿠가 준 ‘이끄는 자들의 땅으로 가는 주문서’ 덕택이다.
섣불리 그 능력을 받는 것보다 차분히 생각하여 꼭 필요한 능력이 있을 때 받는 게 나아 보였다.
그리고 민혁은 룬달쿠로부터 또 다른 보상을 받았다.
[파괴왕이 환상적인 재료를 또 한 번 성장시킵니다.] [환상적인 재료가 경이적인 재료로 성장합니다.]자신의 능력 중 하나도, 자신과 천외제국으로 함께 가면 주겠다고 하였다.
민혁의 할아버지 룬달쿠의 힘은 가히 대단했다.
“내 손자한테 알려줄 건데, 지상에서 보고 들은 맛있는 요리재료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전부 알려주게.”
“……?”
민혁은 경악했다.
룬달쿠가 종이를 후보들에게 건네고 전달할 것을 말하자 그들이 차례대로 적어 내려갔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아직 남아 있는 것들은 많지 않겠지만, 분명 민혁에게 쓸 만한 것들도 많을 터다.
민혁은 마치 보물지도와 같은 그것을 받아 들고 흡족히 웃었다.
민혁은 모든 퀘스트가 종료됨에 따라 자신이 이제 이곳에 머무를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스승님, 감사했습니다.”
민혁은 자신의 소중한 스승 베라든과 작은 포옹으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로카더에게도 말했다.
“헤라클에게는 코니르라는 아주 좋은 친구가 생겼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로카더도 손을 흔들어 그에게 인사했다.
민혁, 룬달쿠, 베로민이 함께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 * *
민혁은 천외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현 상황을 모두 보고받았다.
민혁이 사전투표 1위를 달성함으로써 이주민들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사전투표 1위를 함과 동시에 민혁이 감쪽같이 사라지자, 혹시 후보들에게 죽임을 당한 건 아닌가 하는 헛소문도 돌고 있다고 한다.
“새싹 아카데미 원장자리 공석 맞지?”
“네, 맞습니다. 새싹 아카데미의 원장을 맡으려는 자들이 없어서요.”
새싹 아카데미는 최근에 설립되었다.
배우는 것은 대부분 요리와 관련된 것들인데, 천외제국 자체가 요리와 관련된 국가이기 때문에 새싹 아카데미는 미래의 천외제국 그 자체일 수도 있다.
허투루 보이는 것을 배우는 곳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제국 공작, 후작, 백작.
또는 영웅들의 자제들이 많다.
“내가 이번에 모셔온 우리 할아버지한테 그 자리를 드리자. 그리고 그분은.”
민혁은 그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헤이즈가 경악했다.
“그런 분이라면 다행입니다.”
원장자리가 공석인 이유가 있다.
제국의 콧대 높은 자들의 자녀가 많다 보니 다스리기 쉽지 않아서다.
“나는 잠깐 할 일이 있어서.”
민혁의 말에 헤이즈는, 그가 돌아오자마자 맛있는 걸 먹으려나 보다 생각하며 돌아갔다.
그러나 민혁이 요리보다 먼저 꺼낸 건 바로 ‘궁극의 보물상자’다.
총 다섯 개인 이것을 전부 까본 후, 요리를 먹을 생각이었다.
‘슬롯에 없는 것들이 나온다 했으니, 어쩌면…….’
민혁은 지금 자신의 목이 졸리는 기분이었다.
그는 결국 후보들을 제치고 사전투표 1위를 하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있을 기둥후보들의 견제와 추후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는 것 같다.
그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실질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며, 결국 1위를 한 것도 일시적인 힘을 빌려서다.
그랬기에 이 ‘궁극’이란 게 더 와닿았다.
‘어쩌면 돌파구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문득 웃음이 난다.
어제까지만 해도 일시적 ‘궁극’에 올라 세상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다시 초라해진 기분.
민혁은 그런 기분을 고개를 털어 물리치고 첫 번째 보물상자를 열람했다.
[궁극의 보물상자를 열람합니다.]순간, 내용물을 본 민혁의 눈이 번뜩 뜨였다.
확실히 설명처럼 소행성들의 슬롯엔 없던 물품이다.
[궁극자가 신은 양말을 획득합니다.]“……?”
민혁은 어이가 없어졌다.
너무 황당한 마음으로 홧김에 그것을 내동댕이치려다가 확인해 봤다.
‘오?’
그런데 단순한 양말 따위가 아니었다.
확인해 보니 방어력 200이 상승하고 체력 0.3%를 상승시켰다.
민혁이 주섬주섬 양말을 착용했다.
그리고 다시.
[2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확실히 슬롯에 없던 것이다.
[4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뭐지? 2배가 되는 마법일까?
[16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민혁은 말문을 잃었다.
소행성의 조각은 정말 어렵게 구한 것이다.
그런데 궁극자가 신었던, 심지어 누군가 신은 흔적이 있어 누리끼리한 양말 하나와 16플래티넘이 다라니?
이래선 안 된다.
‘제발 맛있는 거라도 하나쯤 나와라!’
차라리 이럴 거였다면 그 안에 있는 다른 것들을 구매했을 것이다.
그것들이 훨씬 값졌을 테니까!
민혁이 애간장을 졸이며 마지막 보물상자를 열람했다.
그 순간.
보물상자 안에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천천히 어떠한 것이 떠올랐다.
[궁극의 스킬 창조서를 획득합니다.]“……!?”
민혁은 이름만 들어도 눈치챌 수 있었다.
역대급으로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