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68
밥만 먹고 레벨업 1169화
[인간이 펼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검술을 목도하셨습니다!]브로드가 새로운 검술을 세상에 드러냄과 동시에, 그 자리의 모두가 듣게 된 알림.
[그의 검술의 기반이 된 이들은 인간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 태어나 울타리 안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의 검술은 그가 가축들이 강하게 맞서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브로드는 바랐다. 그들이 한 번쯤은 살기 위해 발버둥 치기를.
하지만 깨달았다.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을 대변한 검술을 만들었습니다.] [닭은 날지 못하나 아침을 열고.] [돼지는 하늘을 보지 못하나 가장 굳건히 땅을 밟고.] [말은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못하나 가장 빨리 달리고.] [양은…….] [소는…….] [그 검술은 가장 나약한 존재들에 의해 펼쳐집니다.] [그러나 그 검술은 역대 인간들이 펼쳤던 모든 검술을 뛰어넘는 힘을 가졌습니다.]오백여 명의 수호자들이 브로드의 폭주마에 당해 모두 그의 앞에 밀집되어 있다.
그들도 하이랭커들이었다. 자신들의 몸을 지킬 수 있는 방어스킬들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불멸의 육체.”
“부서지지 않는 방패.”
“방어의 화살.”
그들은 끊임없이 방어스킬을 펼치며, 이 검술이 왜 최강의 검술인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폭주마.] [반경 1㎞ 내에 위치한 적으로 인식된 모든 자들을 단숨에 끌어옵니다.]유저들은 보통 이런 스킬을 ‘당기기 스킬’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이런 스킬을 가진 자들이 있다.
적들을 한꺼번에 끌어모아 궁극기를 떨어트려 단숨에 쓸어버리는.
그러나 그들의 스킬 반경은 기껏해야 50m였다.
그런데 브로드는 적으로 인식되는 1㎞ 내의 모든 자들을 끌어모았다.
만약 1㎞ 내에 십만 명의 아테네 고레벨 유저들이 모여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곧 알 수 있게 된다.
“황제극강검술 최종장.”
브로드를 마주 본 모든 이들이 숨을 삼켰다.
“동물농장.”
“……?”
“……?”
“……?”
그 귀여운 이름에 수호자들은 잠시 안도했다.
그러나 안도해선 안 되는 것이었다.
거대한 힘이 그들에게 내리쳐진다. 흡사 그 모습은 싸움닭이 앞발을 내리치는 것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밀집된 이들의 가슴팍에서 피가 솟구쳐올랐다.
방어스킬을 사용하지 못한 마법사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방어스킬을 모두 사용한 자들은 HP가 5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악스러운 데미지를 입게 되었다.
즉사하지 않은 자들은 곧바로 ‘1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져들었다.
스턴에 빠져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힘을 보며, 그들은 한 마리의 동물을 떠올렸다.
바로 돼지였다.
거대한 돼지가, 그들 사이에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앙-!
그 거대한 기에 찍어 눌러진 자들이 입에서 피를 토했다.
지면이 깊게 파이며, 누군가는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 났고, 두꺼운 갑옷을 입은 자들도 높은 데미지에 신음을 토해냈다.
그러나 그들은 아테네의 하이랭커들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죽지 않고 중상을 입은 자들은, 마치 무언가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허공에 붕 뜬 수호자들이 곳곳에 날아가 처박힌다.
누군가는 바닥을 굴렀고, 누군가는 나무와 부딪혔으며, 누군가는 벽에 부딪혔다.
말이 모든 수호자들을 멀리 보내 버린 거다.
동시에.
[5초 동안 어떠한 스킬도 발동할 수 없습니다.]“……!”
“……!”
적들을 밀집시켰을 경우, 당사자는 밀집된 적에게 한 번에 딜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 모든 적들의 공격에 당해야 할 수도 있다는 극악의 단점을 가진다.
그런데 브로드의 동물농장은 그런 모든 것을 무시시켰다.
“…….”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라그만 공작은 경악하여 말문을 잃었다.
만약 저들이 수호자들이 아니라 선봉에 서고 있는 루브앙의 신의 검들과 정예군 수십만이었다면, 단숨에 절반 이상의 병력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특히나 브로드는 반경 5m 내에 들어와 데미지 없는 고통을 끊임없이 겪고 있다.
수호자 중 약 270여 명가량이 죽음을 맞이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살아남은 대부분의 자들이 방어스킬을 두르고 있었기에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쿨럭…….”
브로드가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그도 수호자들에게 무수히 많은 공격을 허용했다.
특히나 그가 사용한 힘 자체가 아직 몸에 무리가 가게 만들었다.
더불어 아무리 뛰어난 정신력을 가진 그라도, 몇 분 동안 온몸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맨정신으로 참아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브로드가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무너져 내리는 브로드를 누군가 부축했다.
바로 민혁이었다.
브로드는 민혁의 스킬 사용 제한 시간을 정확히 계산했다.
그는 이미 현 상황을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브로드를 더 이상 전투에 참여시키는 것은 자신의 욕심이다.
물론 이곳에서 죽은 자들은 아스간 대륙에서 다시 부활한다지만, 그의 주인으로서 브로드가 죽는 ‘고통’을 맛보게 하고 싶지 않다.
라그만 공작과 카르딘 황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오기 전, 그들은 막대한 데미지를 입었다.
특히나 유저인 민혁은 HP를 회복시키는 스킬들을 보유한 반면, 그들은 그러한 스킬이 없다.
또 어떠한 수호자에 의해 그들의 ‘자연치유력’도 막혀 버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라그만 공작이 민혁과 가깝게 섰다.
“신대륙으로 가는 길에 루브앙 제국이 빠질 수 없겠지.”
말은 그렇게 한 라그만 공작이었지만, 브로드가 카르딘 황제를 지켜주는 데 힘써줌에 따라 돕겠다는 뜻이다.
그 또한 상태는 좋지 않았고 왼팔은 부러져 쓸 수 없다.
그래도 전력에 커다란 도움이 되어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혁이 말했다.
“친구들이 많이 있네.”
민혁도 수호자들의 정체를 눈치챘다.
브로드의 말 때문도 있었지만, 묘하게 그들의 스킬이 자신이 아는 것들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수호자들은 자신들이 먼저 정체를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했다. 그러나 상대가 이미 알아버렸다면 굳이 감출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토끼 가면을 벗었다.
역시나 브로드의 그런 공격에도 살아남은 자들은 쟁쟁한 자들투성이다.
“민혁아.”
칸과 아레스가 앞으로 나섰다. 그들도 큰 부상을 입긴 했지만 아직 쟁쟁하다.
“우린 무도황제 루바스의 제자가 되었다. 하루에 수천 번씩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차기를 해왔지.”
허세가 아니라 자신들이 민혁을 따라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려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난 죽음의 신과 차를 마셨어.”
데스의 말이다. 죽음의 신과 차를 마셨다는 의미는, 죽음의 신도 데스를 이제 자신의 후계로 완전히 인정했다는 말이 된다.
“우리 모두 죽을 것처럼 노력해 왔다.”
오로지 하나를 위해서다.
너무도 멀어진 민혁을 쫓기 위함이었다.
민혁의 친구들뿐만이 아니다.
그 자리의 쟁쟁한 랭커들 모두 민혁의 등 뒤를 쫓았다.
물론 1:1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마 민혁을 상대로 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렇구나.”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 미소는 당연하게도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만큼이나 노력했을 것이다.
다른 높은 곳에 선 이를 보며 느끼는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 민혁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X펄, 뭔 감성팔이냐.”
“…….”
“…….”
“우리랑 똑같은 랭커 한 명 두고 그렇게 굳건한 의지들을 불태워?”
수호자들 앞으로 토끼 가면을 벗어 던지며 나서는 이가 있었다.
그 자리의 수호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 유저가 중얼거렸다.
“인간 사냥꾼 할리.”
그는 요새 아테네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가 요새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하나다.
아테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1,000위권 랭킹에 진입한 역대 최고의 천재 유저라 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과거 온라인 게임의 프로게이머로 유명세를 떨쳤던 자다.
당시 닉네임도 ‘학살자 할리’였는데 아테네에서도 엄청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그가 인간 사냥꾼이라 불린 이유는 계속해서 랭커들 사냥을 해왔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는, 현재 PVP에서 무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으며 랭커들을 쓰러트린 후 신랄하게 조롱하여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다르게는, 자신들이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랭커들을 하나하나 깨부수고, 그들에게 좌절감을 선사시키는 할리에게 많은 유저들이 환호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가 이렇게 급부상할 수 있던 이유는, 그의 클래스에 있다.
사냥개라는 특이한 클래스를 보유한 그는, 자신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인물을 사냥해 내는 데 성공하면 스텟과 공격력이 오른다.
근래 랭커들과의 싸움에서 많은 승리를 거둬 할리는 더 크게 성장한바.
그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지존을 죽이면 도대체 얼마나 성장할까?”
“이봐, 할리…….”
“지금 뭐 하는……!”
“닥쳐. 이 겁쟁이 새끼들아. 끽해야 같은 유저 새끼 한 명 때문에 그렇게들 겁먹어 있냐? 무슨 기둥 레이드하냐?”
“…….”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그가 두려워서가 아니다.
‘미친놈인가……?’
민혁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지존이다.
그런 지존과의 전투에서는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할리는 거침없었다.
해설자들이 말한다.
[인간 사냥꾼 할리는 매번 랭커들 앞에서 비슷한 발언을 함으로써 비난받아 왔습니다.] [놀랍게도 그런 말을 하고 난 후,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거죠.] [정말 그때처럼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을지 모르겠죠.]모두가 할리를 비난할 때 할리는 해냈다.
“어차피 당신 가신빨이잖아. 브로드 뒤에나 숨는.”
민혁은 묵묵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두려워서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상대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나랑 먼저 붙어보자고. 응?”
할리는 적이 강할수록 더 강해지는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스킬이 있었다.
또 뛰어난 컨트롤 실력과 오로지 PVP에 특화된 다양한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어쩌면 민혁에겐 가장 큰 적수일지도 몰랐다.
수호자들은 그런 할리를 말리려다 그만두기로 했다.
민혁의 앞에 오만한 미소로 걸어가는 할리가 단도를 꺼냈다.
할리는 암살자 직업군이었고, 그로 인해 상대방의 HP를 단숨에 깎을 수 있다.
“야, 지존. 왜 대답이 없냐? 쫄았냐? 안 오면 먼저 간다.”
할리는 자신감 넘쳤다. 브로드를 앞에 내세우는 것에서부터 그가 그리 강하지 않음을 알았다.
심지어 이제껏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할리였기에, 그 오만함은 하늘을 찔렀다.
“4초 정도인가?”
“뭔 개소리냐?”
이해할 수 없는 소리에 얼굴을 찌푸린 할리가 손장난 치듯 단도를 휘리릭 돌렸다.
그러다 곧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민혁에게 쇄도했다.
[인간 사냥을 시작합니다.] [사냥감의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할리는 희열했다. 역시나 높은 사냥감을 상대로 해서 자신이 더 큰 버프를 받을 판이었다.
그런데 알림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냥감의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사냥감의 수준이 당신을 몇 단계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할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경고.] [시스템이 인간사냥을 포기하고 도망칠 것을 권유합니다.]처음이었다.
수만 번의 전투 중 인간사냥 시스템이 도망가길 권유하는 것은.
그러나 그로 인해 자신의 힘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빠르게 쇄도하는 할리가 민혁의 목을 노렸다.
그런데.
“절대군주.”
쿠우우우우웅-!
할리가 민혁의 앞에 무릎 꿇었다.
‘사냥감일 뿐’이라는 스킬을 보유한 할리는 어지간한 굴복기는 무시한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힘이 그를 무릎 꿇렸고, 민혁이 그의 앞에 다가왔다.
“4초가 아닌가?”
그 순간 할리는 그 말을 깨달았다.
처음 그가 중얼거렸던 4초라는 말.
“2초면 충분하네.”
“……!”
무릎 꿇린 할리의 목에 민혁의 검이 휘둘러진다.
아무리 랭커여도 목을 가격당하면 한 번에 죽는다.
그러나 할리에겐 ‘원킬의 보호대’가 있다.
순간적으로 목의 방어력을 2배로 끌어올려 목을 보호한다.
즉, 놈의 공격력이 자신의 수준 이상이 아니라면 한 번에 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스거어억-!
[원킬의 보호대를 무시하는 데미지입니다.]할리의 목이 떨어졌다.
민혁의 중얼거림처럼, 고작 2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할리에게 민혁이 말했다.
“님, X신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