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70
밥만 먹고 레벨업 1171화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말 그대로 ‘초토화’라는 표현이 어울려 보였다.
콩이돌진에 휩쓸린 곳으로 잿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자들이 이백 명을 넘어선다.
가까스로 방어해 낸 자들도 성치 않다.
누군가는 중상을 입어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어떠한 자는 팔이 분질러졌고, 어떠한 자는 목이 꺾여 꺽꺽 숨소리를 뱉어내고 있다.
어쩌면 지존을 상대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생존자는 이백여 명.
그중에서도 중상자만 오십여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나 근접 직업군이 앞쪽에 밀집되어 있었다.
마법사, 소환술사, 네크로맨서는 민혁을 막는 역할에 불과할 뿐, 큰 데미지를 줄 수 없다.
콩이돌진에 의해 아비규환이 펼쳐진 그곳엔, 중상을 입었음에도 꿋꿋이 일어서는 칸과 아레스가 있었다.
두 사람의 몸에서 타오르는 적색 아지랑이.
그 아지랑이를 보며 시청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더불어 들려오는 알림.
[거신형제라 불리는 신들은 수만 번도 더 거신과 대련하였습니다.] [이길 수 없는 거신과의 대련을 그들이 이어간 것은 그들이 쫓고자 하는 무언가에 있었습니다.]신의 목소리.
거신형제는 칸과 아레스였다.
[그들은 팔이 부러져도 그 팔을 휘둘렀습니다.] [그들은 커다란 좌절감 앞에서도 일어섰습니다.] [그들은 죽을 것같이 힘들어도 버텨냈습니다.] [그 모든 것은 오로지 한 사내에게 닿기 위함이었습니다.]민혁과 가장 가깝게 있던 둘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피어오르는 적색 아지랑이가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며.
그와 함께 그들이 얻어온 힘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거신형제가 신들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거신형제가 선봉에 설 것을 약속합니다.] [거신형제가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신들의 투기장을 승낙한 자는 고통을 잊고 온 힘을 쏟아낼 수 있는 힘을 거머쥡니다.]시청자들의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들이 단 한 번도 내보이지 않았던 그 힘.
그 힘을 따라.
또 다른 신의 목소리가 응답한다.
[살인귀 아수라가 당신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방패의 신이 당신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마법의 신이 당신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신궁이 당신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중상을 입었던 자들의 몸에서 적색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뜨겁게 달궈지는 전장이 그들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 번만 이겨보자.”
칸이 치아를 뿌드득 갈았다.
친구이기 이전에 경쟁자다.
그런 경쟁자인 민혁을 한 번쯤은 이겨보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보인다.
[신들의 투기장이 시작됩니다.] [신들의 투기장을 펼친 자들은 자신의 남은 HP를 소모하여 평소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고통을 잊고 한계가 온 육체를 더 극한으로 몰아붙일 수 있습니다.] [단 신들의 투기장을 승낙한 이는 멈출 수 없습니다.]시청자들이 눈치챘다.
신들의 투기장을 승인한 자들은 필히 죽게 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신들이 참여했다.
전장에 가득히 번져 나가는 적색 아지랑이 사이.
홀로 선 민혁이 알림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는 그런 그들을 비웃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가장 높은 곳에 선 신이 당신들을 바라봅니다.]그와 동시에 적색 아지랑이를 피우는 수호자들이 날아올랐다.
그 선봉에 칸이 있었다.
칸이 자신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는 이 힘을 빌려 보스 몬스터 한 마리를 단숨에 쓰러트려 사람들을 경악게 했다.
[거신의 투기.]순간적으로 거대해지는 칸의 팔에 더욱더 짙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쿠화아아아아아앙-!
대포처럼 쏘아지는 그 주먹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단일 대상에게 37,00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파아아아아아앙-
빠르게 나아가는 그 힘을 보며 시청자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때 군신이자 민혁이 말한다.
[그 또한 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말합니다.] [그 또한 당신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지지 않을 것입니다.]촤르르르르르르륵-!
민혁의 발끝부터 시작된 은빛 비늘이 그의 온몸을 뒤덮어간다.
이미 민혁의 ‘흑룡갑’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은빛의 비늘로 만들어진 듯한 갑옷은 생소했다.
그가 새로이 얻은 은룡갑.
이 갑옷 효과를 추가시킨 자는 가장 위대한 열한 자루의 무기를 만들어낸 레오다.
콰아아아아아앙-!
민혁에게 거신의 투기가 박힌다.
단일 데미지 37,000%를 민혁이 견뎌낸다.
지면이 파이며 몇 걸음 물러서나, 밀려나진 않는다.
되레 무너지는 건 칸이었다.
“크학!”
[허용하지 않는 자.] [적의 공격을 45% 확률로 데미지를 반사합니다.] [근거리 공격에 한해 70% 확률로 반사합니다.] [허용하지 않는 자 발동 시 순간적인 방어력이 1.3배 상승합니다.]바로 은룡갑의 최고의 힘인 허용하지 않는 자에 의함이었다.
애초에 은룡갑의 방어력은 역대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초월자의 갑옷 자체부터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의 갑옷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보다 높은 방어력을 가진 은룡갑은, 그 누구도 쉽사리 뚫을 수 없는 강한 방패와 같다.
칸이 경악할 때, 근접 직업군 유저들이 민혁에게 쉴 새 없이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는 베여도 베이지 않았다.
되레 베이는 건 그들이었다.
푸화악!
“크흑!”
화살을 쏴도 마찬가지다.
심장을 노리고 화살을 쏴보지만, 되레 신궁 먀오가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백여 명이 넘는 수호자들이 민혁을 계속 공격해 보지만, 오히려 그들이 쓰러지고 무너졌다.
민혁은 그들을 공격함으로써 살인귀의 흡수를 발동시켜 끊임없이 HP를 회복시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HP 하락 속도를 따라잡기가 버거웠다.
바닥을 향해 내리꽂히는 HP.
‘전부 미쳤어.’
민혁은 희열했다.
자신을 공격해도 데미지를 주기는커녕 본인들이 데미지 반사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을 공격함으로써 본인들이 커다란 피해량을 입어도 돌격해 왔다.
쉴 새 없이 꽂히는 딜량에 민혁은 또 한 번 포션을 복용했다.
[거신의 용과 호랑이, 그리고 사자가 발동됩니다!]민혁의 눈이 부릅떠졌다.
역데미지를 입은 칸과 아레스를 필두로 수십 명의 수호자들이 밀집되어 있다.
용과 호랑이는 민혁도 알고 있는 힘이다.
본래 0.9초 내로 연속 공격에 성공 시 200%의 데미지가 상승한다.
더불어 용과 호랑이가 발동된 3초 동안, 그들은 무적 상태에 이른다.
아레스와 칸이 연속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1회당 200%의 데미지가 상승하는 것.
그 데미지는 성공만 한다면 50,000%까지 올라갈 수 있다.
대신 그들의 공격이 0.9초 내에서 멈추면 안 된다.
어찌 보면 아테네의 기둥도 잡을 수 있는 그 힘이, 더 강해져 민혁을 압박한다.
[0.6초 내로 연속 공격이 성공할 시 400%의 데미지가 상승합니다.] [용과 호랑이, 그리고 사자가 발동된 7초 동안 무적 상태에 들어서며 연속 공격이 성공할 때마다 무적 상태에 돌입합니다.] [용과 호랑이, 사자는 거신의 투기장 참여자들 전원이 참가 가능합니다!]서둘러 거리를 벌려보려 하지만 늦었다.
적색 아지랑이로 민혁을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들.
물론 이 용과 호랑이, 사자 스킬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초반 7초 동안은 무적 상태에 들어선다는 것.
아레스의 주먹이 민혁의 명치에 꽂힌다.
[연타 성공! 400%의 데미지가 상승합니다!]곧바로 아레스의 발차기가 민혁의 목을 가격했다.
콰자작!
[연타 성공! 400%의 데미지가 상승합니다.]이윽고 아수라 아스갈이 민혁을 베어냈다.
[연타 성공! 400%의 데미지가 상승합니다.]발렌티노의 방패가 곧바로 돌진하여 그를 후려쳤다.
은룡갑의 허용하지 않는 자?
무용지물이다.
그들은 지금 7초 무적을 적용받고 있으며, 연타에 성공하여 계속 무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방팔방에서 이어지는 공격에 초당 8회 이상의 공격을 허용한다.
“크흑!”
쿠콰콰콰콰콰콰콱!
[연타 성공!] [연타 성공!] [연타 성공!] [용과 호랑이, 그리고 사자의 데미지가 3,000%를 넘어섭니다!]그 굳건했던 은룡갑 곳곳이 찌그러진다.
엄청난 갑옷 회복 속도가 그를 따라가지 못한다.
민혁은 실로 그들의 강함에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설령 칸과 아레스 그 둘뿐이었더라도 자신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을 거라 판단한다.
민혁은 미션에 의해 다양한 물품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태다.
“미안하다, 민혁아. 그만 끝내자.”
끊임없이 올라가는 그들의 추가 데미지에, 민혁의 HP가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
그들도 눈치챘다. 민혁이 미션 보상으로 받은 회복 물약을 더 이상 복용할 수 없음을.
시청자들의 눈에 보인다.
보이지도 않는 수호자들의 끊임없는 공격이 사방팔방에서 민혁을 압박하고 있다.
급기야.
뻐어어어엉-!
아레스의 발차기에 하늘 높이 올라간 민혁의 몸이 활처럼 꺾인다.
입에서 토해지는 핏물이 그의 마지막을 연상케 한다.
날아오른 아스갈의 대검이 그를 허공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젠 용과 호랑이, 그리고 사자는 7,000%의 데미지를 내게 된바.
그녀의 대검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마지막을 장식하려 한다.
벤다.
가장 높은 곳에 선 지존을.
내가 동경했던 남자를.
그리고 사랑했던 남자를.
아스갈의 입가에 미소가 그리워진다.
우리는 오늘, 민혁이를 이긴…….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콩이돌진으로 단숨에 200여 명이 넘는 수호자들을 죽였던 민혁.
100명이 넘었을 때 보상을 보류시켰고 그로 인해 얻은 물품이 있다.
하늘을 부유하는 빈 포션병.
민혁이 이미 들이켠 포션이라는 것을 알린다.
[한계를 거스르는 포션을 복용합니다.]유저 중 굉장히 많은 이들이 얻었으나 사용하지 못하는 스킬이 존재한다.
민혁에게도 그런 스킬이 존재했다.
바로 이것이다.
‘융합.’
파지지지지지지지직-!
하늘에서 빛처럼 나타난 사내가 민혁의 검 전우에 스며든다.
전우에 스며든 검과 함께 민혁의 몸에서 흑빛이 일렁인다.
동시에 오블렌의 힘이 담긴 그 검으로 아스갈을 벤다.
푸화아아아아악-!
이미 주변엔 백여 명이 넘는 수호자들이 대미를 장식하려고 날아올랐던바.
그런 그들을 동시에 짓밟는다.
“절대군주.”
쿠우우우우우우웅-!
하늘 위에서 멈춰 서는 그들을, 몇 걸음 빠르게 하늘을 밟고 달려나가 돌아본다.
그들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민혁을 볼 때.
“필멸.”
거대한 흑빛 날개가 펼쳐지며 그들을 집어삼켰다.
그들이 거대한 폭발에 집어삼켜져 죽음을 맞이한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베인다. 그 폭발에 몸이 성한 자들이 없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추락하는 수호자들의 눈이 번뜩 뜨인다.
한쪽 팔을 잃은 수호자가 다시 땅을 딛는다.
두 다리가 꺾인 수호자가 다른 수호자의 도움으로 날아오른다.
강제 로그아웃에 의해 화면이 검게 물들 뻔했던 그들이 다시 나아간다.
[거신의 회광반조.] [그들이 3초간 마지막 생명력을 불태워 당신과 맞서 싸웁니다!] [그들의 모든 공격력이 3초 동안 1.6배 증가합니다.]솟구쳐 오른다.
팔 하나가 날아간 칸이 주먹을 올려치며 민혁의 복부를 가격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아레스가 앞으로 기울어지는 민혁의 상체를 보고, 그의 안면을 발로 올려쳤다.
콰지이이이익-!
끊임없는 공격이 이어진다.
화르르르르르륵-!
적색 아지랑이가 마지막 순간 그들의 몸에서 불꽃처럼 힘을 터뜨렸다.
민혁이 죽어가는 와중에도 베고 또 베고 또 베며 가진 모든 스킬을 토해낸다.
회광반조를 사용했어도 다시 죽어가는 자들이 속출한다.
그리고 민혁의 HP가 3% 미만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열댓 명 수호자들의 공격이 사방팔방에서 쏘아졌다.
주먹, 발, 검, 철퇴, 도끼.
끊임없이 공격당하며 그의 HP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HP가 1%밖에 남지 않았습니다.]그러나 민혁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거신의 회광반조가 종료됩니다.]그때 민혁은 볼 수 있었다.
아레스와 칸.
두 거신이 거대해져 있었다.
말 그대로 거신형제의 모습으로, 그들의 발차기와 주먹이 민혁에게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다. 그 둘은 이미 강제 로그아웃 상태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기 전 모든 것을 계산했다.
주변으로 만들어지는 잿가루 사이로 서서히 사라져 가는 칸의 주먹이 민혁을 때린다.
콰지이이이이익-
그리고 역시, 사라져 가는 아레스가 강제 로그아웃 상태에서도 작은 웃음을 지으며 발차기를 떨어트렸다.
콰아아아아아앙-!
시청자들의 눈에 보인다.
스르르 흩어지는 잿가루 사이.
민혁의 몸 또한 서서히 잿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한다.
추락하는 민혁의 입가에 웃음이 만개하다.
콰아아아아앙-!
땅에 떨어진 민혁이 스르르 흩어져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하늘 위.
그를 공격했던 모든 수호자들 또한 잿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