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29
밥만 먹고 레벨업 1230화
안가라가 다섯 장군과 천군들을 지켜주겠다고 한 후.
민혁은 그녀와 함께 나서기 전 추가적인 알림을 들었다.
민혁은 또 한 번 놀랐고, 그녀에게 그 알림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다시 베그니의 숲을 찾을 수 있어.”
안가라는 실감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런 방식으로 기사로 회유하는 거였군.’
기뻐하는 그녀에게 물었다.
“되찾은 베그니의 숲이 신들의 땅에 있어도 괜찮아?”
그녀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신들의 땅은 그녀와 숲속 생명체들을 철저히 이용했다.
설령 그 숲을 찾는다 해도 안가라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 따윈 없었다.
“천외제국으로 와. 너흴 이용하려는 자 따위는 없을 테니까.”
안가라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그 꾐에 넘어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릴 이용하지 않겠다 약속할 수 있나요?”
민혁은 안가라가 천외제국을 위해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천외제국은 그녀를 영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더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안가라가 답했다.
“천외제국으로 가겠어요.”
* * *
안가라에 의해 만들어진 푸르고 거대한 숲.
페어리, 그라판, 푸르갠들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남겨두었던 힘.
몬스터들에게 짓밟혀 그 힘을 잃어가던 존재들이 변화했다.
[숲의 신이 발동됩니다.]빛을 잃어가던 페어리들이 더 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작았던 반딧불이들이 거대한 빛을 뿜을 수 있는 전구처럼 빛났다.
그라판들의 검은 기류들은 당장에라도 숲을 덮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해졌다.
푸르갠들의 털들은 어떠한 것이라도 꿰뚫을 수 있는 더 큰 창이 되었다.
숲의 신 안가라는 숲에서만큼은 전지전능한 존재다.
그런 안가라가 ‘자신의 숲’을 일시적으로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땅속에서 튀어나온 나무의 줄기들은 길고 날카로운 창이 되어 몬스터들을 관통했다.
[줄기의 창에 관통당한 자들은 3초간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글래드는 당황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었다.
‘안가라가 저 사내의 가신이 되었다고?’
자신도 그녀를 회유하기 위해 오래도록 시도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번번이 실패하고야 말았다.
그런데 사내는 고작 하루도 되지 않아 그녀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곧 하늘에서 빛을 뿌리는 페어리의 빛이 그녀의 손가락 끝을 따라 몬스터들을 강타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종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페어리의 빛이 쉴 새 없이 몬스터들에게 충격을 입혔다.
그라판들의 검은 기류들이 둥근 원형의 작은 방패가 되어 천군들 앞에 내려섰다.
또 천군들의 바로 위에는 푸르갠의 창들이 기마대의 병사처럼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숲의 신의 자애.]안가라는 숲에서는 절대적인 존재다.
그 누구도 숲에서만큼은 그녀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또 숲을 사랑하고 지키는 그녀는 숲의 존재들에게 ‘사랑’을 내릴 수 있었다.
[숲의 신의 자애가 깃듭니다.] [모든 공격력이 26% 상승합니다.] [모든 방어력이 17% 상승합니다.] [숲의 신이 당신들을 지켜내고 있습니다.]반대로 ‘처벌’을 내릴 수도 있었다.
[숲의 신의 심판이 깃듭니다.] [모든 공격력이 23% 하락합니다.] [모든 방어력이 24% 하락합니다.] [숲의 신이 당신들을 몰아내려 하고 있습니다.]‘어떻게 이런 힘을…….’
‘엄청나다.’
모두가 경악했다. 민혁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기존엔 이 정도까진 아니었겠지.’
지금 그녀의 힘은 평소보다 약 30%가량 뛰어나진 것으로 보인다.
회광반조(回光返照)와 같다.
두 시간 후 벌어질, 알 수 없는 특별함에 다가가는 그녀가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또한.
[숲의 신의 통제.] [그 어떠한 자도 숲에서는 숲의 신의 허락이 없으면 그 힘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허공에 떠 있던 천군들의 모든 무기가 다시 그들에 손에 쥐어졌다.
무기를 쥔 펠로드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다.
“군신께서 적장에게 갈 수 있게 길목을 열어라!”
적들은 25%가량 나약해졌고, 자신들은 25%가량 강해졌다.
또한 군신이 자신들에게 했던 약속은 그들을 더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아군의 사기가 20% 상승합니다.]그들과 페어리의 빛들이 길을 열기 시작한다.
안가라의 힘에 따라 땅속에서 뻗어 나오는 넝쿨들이 모든 몬스터들의 목과 발목, 손목 등을 꽁꽁 묶어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통제하고 있다.
거대한 폭풍우에 맞서는 배 한 척이 그 폭풍우를 뚫고 나아간다.
리에드가 소리쳤다.
“우리의 충성을 보여줘라!”
그가 우리를 지키려 한 것처럼.
“우리의 용맹함을 보여줘라!”
그가 약속을 지켰던 것처럼.
“그에게 천군 정예의 힘을 보여줘라!”
앞으로 우리가 그의 등을 지킬 것을 약속하는 것처럼.
5만의 천군들이 100만에 이르는 몬스터들을 파고들어 가고 있다.
그 뒤를 쫓아 민혁이 움직인다.
지면을 박찬 그가 두 개의 쌍검을 쥔다.
띠링!
등급: SSS
제한: 차세대 군신.
보상: 자격의 입증.
실패 시 페널티: 모두가 불신하는 군신.
설명: 글래드는 군신과 그 자리를 놓고 겨뤘던 인물입니다. 심연으로 도망쳤던 그는 언젠간 당신이 완전한 군신으로 인정받기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지금 그를 제거하여 진정한 군신의 자격을 인정받으십시오.
숨이 떨려온다.
‘언젠간 제거해야 할 대상.’
결국 민혁은 글래드를 제거하기 위한 퀘스트를 추후 받을 예정이었던 거다.
미래의 일을 지금 해내고자 한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훗날에 받을 퀘스트라는 것은 시스템들이 설정한 유저의 성장도에 따른 것이다.
민혁은 지금의 자신이 진짜 ‘군신’의 자격이 있는지 그만큼 강한지 궁금하다.
떨리나 그 떨림은 기쁜 숨이기도 하다.
글래드를 죽인다면 민혁은 진짜 자격을 인정받는다.
흘끗 안가라를 보니, 그녀는 몬스터들을 죽이는 데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민혁과 글래드만의 싸움이다.
“오라.”
글래드는 비웃었다.
“나는 진짜 군신에 도전했던 자.”
“네가 서고자 하는 그 자리가 애송이한테 가당치 않다는 걸 알려주겠다.”
글래드는 군신보다 약했기에 그 자리에 서지 못한 것이 아니다.
그 오만함과 신하를 아끼지 않는 행동에 군신에 오르지 못한 거다.
고작 ‘차세대’란 이름으로 후보 따위가 넘보기엔 위대한 이름이다.
지면을 박차고 달리는 민혁의 검에 광이 새겨진다.
몬스터들과 닿을 때마다 폭발이 일어나고, 찢어발기는 칼날을 일으키며 주변을 초토화시킨다.
콰콰콰콰콰쾅-!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민혁이 자아의 쇠사슬을 소환.
촤르르르르르르륵-!
주변의 모든 것을 베어 넘기는 자아의 쇠사슬이 미친 듯이 춤춘다.
춤추는 자아의 쇠사슬을 민혁이 잡아챘다.
그를 따라 하늘로 솟구쳐 오르다가 탁하고 사슬을 놓았다.
“바람같은.”
허공을 접으며 나아가는 민혁의 검이 휘둘러진다.
무형검.
수백 자루의 보이지 않는 검이 글래드를 폭격한다.
글래드가 몬스터들을 끌어와 거대한 방패로 스스로를 지켜낸다.
하지만 무형검의 진짜 묘리는 모든 방어력을 관통함에 있다.
찌익-
글래드의 볼에 한줄기 핏방울이 맺힌다.
관통되어 쏟아지는 보이지 않는 검을 피해내는 글래드가 갈기갈기 찢겨 무너지는 몬스터들을 보았다.
그리고 신의 일곱 괴물이었으며 이젠 차세대 군신이란 자의 가신이 되어버린 안가라의 손에 무너지는 몬스터 대군을 보았다.
‘어차피 끝났다.’
글래드는 알았다. 어차피 자신 혼자서는 나아갈 수 없다.
그랬기에.
“베어봐라. 벤다면 인정하마!”
그렇기에 베어진다면 진짜 인정할 거고, 베어지지 않는다면 철저히 유린하고 비난할 거다.
그 목소리와 함께 무너져내리는 몬스터들의 잔재 뒤.
민혁이 나타났다.
“흑룡갑.”
두 개의 검을 쥔 민혁과 글래드가 치열한 공방을 치른다.
카, 카카카카캉, 카카캉-!
글래드의 검술 실력은 뛰어났다. 서로가 서로를 베어 넘긴다.
글래드의 갑옷과 검은 낡았으나 그 단단함과 예기를 잃지 아니했다.
치열하게 부딪치는 검격 속에서 글래드는 즐거웠다.
자신의 후예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녀석.
“가르쳐 주마.”
글래드가 군신 후보에 들 수 있던 것 중 하나는 아군을 강하게 만들고 키워내던 능력에 있다.
다른 것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검술을 창조할 수 있는 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래드가 만들어낸 검술의 마지막 장까지 익힌 자는 없었다.
물론 검신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그는 대륙신으로 신들의 땅과 무관했던바.
글래드의 첫 번째 검술이 펼쳐진다.
“따라 해봐라, 애송아.”
글래드는 민혁을 조롱하고자 했다.
천대장들이 글래드에게 직접 배웠던 힘들.
그들이 약 수백 번을 휘둘러야 겨우 이해했던 검술의 동작이 펼쳐진다.
첫 번째로는 날아오른 매처럼 찌른다.
[글래드의 검술훈련이 발동됩니다.] [글래드가 검술을 펼칩니다.] [그의 검술을 해낼 때마다 글래드는 약화됩니다.] [단 그의 검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당신은 그에게 공격을 허용시킬 수 없습니다.]글래드는 1:1 전투에서 이 검술훈련을 펼침으로써 모두를 굴복시켰다.
현재의 군신마저도.
글래드가 힘껏 찌르는 동작을 펼쳤다.
민혁의 시야에 보이는 수백 개의 점들.
‘저 점을 모두 찌르라는 게 아니다.’
[글래드가 찌른 수십 개의 붉은 점을 정확히 찌르시기 바랍니다.]그가 펼친 검술의 경로를 정확히 읽고 완벽한 동작을 펼쳐야 하는 거다.
민혁의 검이 검의 동선에 있던 붉은 점을 스친다.
[실패합니다.]푸화아아아아악-!
실패와 함께 민혁이 베였다.
민혁이 응수하였으나 글래드는 베어지지 않았다.
“아하하하하하, 베어봐라!”
민혁이 재차 시도했다.
[실패합니다.]푸우욱-!
[실패합니다.]푸우우욱-!
[실패합니다.]민혁은 끊임없이 베였고, 공격은 실패했다. 땅을 기는 민혁에게 계속하여 글래드가 계속 여러 장을 펼쳤다.
첫 번째 장은 찌르기, 두 번째 장은 베기, 세 번째 장은 응용이다.
간단하지만 어려운 이것.
어려운 것은, 수백 개의 점 중 수십 개의 점만을 민혁의 검이 베고 지나쳐야 한다는 것.
계속하여 이어진다.
여러 장으로 이루어진 동작을 해낸 글래드에 의해 민혁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검은 쉽지만 작은 흔들림에 의해 공격이 변하기도 한다.”
“검은 어렵지만 이해와 정교함에 따라 쉬워지기도 한다.”
글래드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강군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천대장들 중에서도 자신의 모든 검술을 이해해 낸 자는 단 한 명도 없었…….
그때.
“아, 이렇게.”
모든 장을 확인한 민혁. 그는 첫 번째 장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다.
더 뛰어난 동작에 실패할 때마다 민혁이 얻는 피해는 당연히 더 커질 거다.
그는 첫 번째 장에서 실험하고 있던 거다.
하나의 점이라도 잘못 가격하면 실패하는지.
그 동작의 모든 것을 카피해야 하는지.
해낸다.
[첫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민혁의 성공에, 글래드가 약화되기 시작한다.
“초월.”
그가 흑빛 기류를 폭사시키며 글래드를 한 번 베었고.
[두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 [세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 [네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 [다섯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숨을 멈추고 몸의 힘을 뺀 민혁의 검로가 그가 행했던 동작과 동일하게 움직인다.
글래드는 믿을 수 없었다.
물론 글래드가 모르는 사실이 있다.
‘나는 유저이기에 붉은 점들이 보이는 거다.’
반면 이제껏 NPC들은 수백 개의 붉은 점의 안내도 없는 빈 허공에서 정답의 점을 찾았을 거다.
민혁은 특혜를 받고 있긴 하나, 그래도 다른 유저들은 해내지 못할 업적이다.
[여섯 번째…….] [일곱 번째…….]글래드는 전율했다. 그는 공격하려는 행위를 이어갈 수 없었다.
그저 망연히 민혁을 바라봤다.
[여덟 번째 장을 펼쳐냅니다.]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글래드 검술의 모든 장을 이해하고 정확히 따라 합니다.] [그 모든 장을 반대로 펼쳐내십시오.]이번엔 반대로 따라 한다.
글래드의 검술을 최종장까지 익혀야만 하는 이유.
초라했던 찌르기, 베기, 휘두르기 등이 반대로 시작되면 그 누구도 쫓을 수 없는 검술이 되기 때문이다.
글래드가 반대로 모든 검술을 펼쳐내는 민혁을 보았다.
[상대방의 검술 이해도는 94%입니다.] [글래드의 검술훈련이 종료됩니다.] [그가 해낸 검술의 장들에 따라 당신이 84% 약화됩니다.]글래드는 웃었다.
“초월자의 창.”
허공에 만들어지는 빛의 창이 그를 노렸다.
하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푸화아아아악-!
자신의 심장을 비집고 들어오는 그 빛의 창을 양팔을 들어 맞이했다.
그의 상체가 앞으로 기운다. 자신의 목을 치기 위해 민혁이 다가온 것을 안 그가 어깨를 잡았다.
글래드는 악인일까?
군신과의 권력다툼에서 패하고 살기 위해 심연으로 도망쳤던 그.
급기야 신들의 땅을 등지고 심연의 몬스터를 통해 다시 군신이 되고자 했던 자.
누군가 생각하는 그는 악인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도 지금의 ‘군신’과 같은 꿈을 품었다.
절대 지지 않는 군대를 만들겠다.
강한 적들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군대를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내 후손은 그렇게 행할 수 있는 자였으면 좋겠다.
결국 둘은 같은 뜻을 가졌었다.
신들의 땅을 지켜내는 것.
꽈악-
어깨를 쥔 글래드가 말한다.
“인정한다.”
[글래드의 권능. 군대의 검술창조를 획득합니다.]“그대가 나를 넘어선 군주가 될 것을.”
[글래드의 권능. 군대의 방어술 창조를 획득합니다.]“한탄스럽다. 그대의 곁에 남아 그대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전대 군신들보다. 당대의 군신보다. 초라한 나보다도 더 뛰어난 길을 걷게 될 군주여.”
죽어가는 글래드가 천천히 양쪽 무릎을 꿇었다.
신들의 땅을 지키고자 했던 자신이 악인으로 돌변해, 그 땅의 이들을 조롱했고 위협했던 대가를 치렀다.
무릎 꿇고 나아갈 군신께 예의를 취한다.
죽어가는 그가 낮아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군주(大君主) 민혁. 기억하겠다.”
글래드가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