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38
밥만 먹고 레벨업 1239화
[암스브르 왕국이 멸망했습니다.] [본고이의 왕국이 멸망했습니다.] [아가스의 왕국이 멸망했습니다.]민혁의 표정이 심각했다.
어제저녁 모든 종들의 왕 레이칸이 이방인들의 왕국을 쓸어버리겠다는 월드 메시지가 울려 퍼진 후 고작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만큼 종들의 왕 레이칸과 그와 함께하기로 한 종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보고 받은 바에 따르면.’
군의 숫자는 약 230여 만을 웃돈다고 들었다.
어찌 보면 대응 가능해 보이는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이 존재한다.
‘인간은 모든 종족 중 가장 나약한 편이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는 뛰어난 번식력에 있음을 부정할 수 있는 자들은 없다.
저 300여 만의 군대가 어지간한 천만의 군대보다 큰 위용을 발휘한다.
종들의 왕 레이칸의 힘까지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지 민혁도 미지수다.
뉴스를 비롯한 전문가들, 유저들, 랭커들은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루브앙 제국’이 나서는 것이라 하였다.
현실은 정작 유저들을 외면했다.
바카만 공작.
룬달쿠로 인해 꼬꼬마 검술대회에서 기사회생한 그는, 지금 민혁의 앞에 부복하고 있다.
민혁이 그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그러니까 루브앙 제국은 군대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천외제국 역시 군대를 움직이지 말아달라 말하고 있는 거군.”
“맞습니다.”
민혁은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바카만 공작이 조소를 머금었다.
“종족의 왕 레이칸이 연합했습니다. 그에 따라 곧 이방인들도 연합하여 대응을 시작하겠죠. 레이칸의 현재 타깃은 이방인들에게 주력 되어 있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이방인들의 왕국은 오합지졸이며 체계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각 왕국이 거래를 위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특산물 같은 것들도 없기 부지기수입니다.”
“군에게 지급된 무기는 조잡하기 그지없으며 이 땅을 지키는 우리들과는 그 결이 다릅니다. 그렇기에 레이칸이 그들부터 치는 거죠.”
쉽게 말하면 레이칸은 일단 이방인들의 왕국부터 무너트려 그 힘을 증명할 셈인 거다.
당연한 거다.
만약 그들이 이방인들로 구축된 왕국이 아닌 NPC들의 왕이 있는 땅을 공격하면, 루브앙 제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그러한 왕국들 상당수는 루브앙 제국의 휘하에 있었고, 그러한 왕국을 건드린다는 건 루브앙을 건드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바카만 공작이 말하는 진짜 본질은 이것이다.
“그러니까 루브앙 제국은 지금 종족군과 이방인들의 연합군의 전투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루브앙과 천외제국이 협공하여 타진하자는 거잖나.”
바카만이 말없이 웃기만 했다.
“산산조각 난 이방인들의 왕국을 갈가리 찢어 서로가 나눠 먹자는 이야기고.”
“정확합니다. 역시 이해가 빠르시군요.”
민혁은 ‘이해’가 빠르다는 말이, 자신이 루브앙 제국보다 낮게 있다는 걸 돌려 말하는 것임을 알았다.
바카만 공작이 말했다.
“천외제국은 그 왕국들의 조각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어제 민혁은 이방인들의 왕국 중 가장 거대한 세 개의 왕국 왕에게 새를 보냈다.
그 외에도 꽤 많은 랭커들에게 새를 보냈다.
그 뜻은 천외제국이 그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거다.
“거대한 바위는 들기 힘들지만 돌조각은 들기 쉬운 법입니다.”
혹하지 않는다 하면 거짓말이다. 너무도 쉬운 길이 바로 눈앞에 있다.
두 제국이 연합하여 지칠 대로 지쳐 버린 그들을 무너트리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뿐만이 아닌 루브앙 제국도 그들의 일부를 흡수한다는 것.’
‘그들이 천외제국에 속한다 한들 언제든 기회를 노리리라는 것.’
자발적인 것이 아닌 강제적인 규합이라면 안고 가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아진다.
‘루브앙 제국은 계속 이런 식으로 세력을 불려 나갔나.’
한편으론 똑똑하지만 비인격적인 그들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많은 의문도 있다.
“이방인들의 왕국을 무너트린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쳐 루브앙과 천외제국을 치지 못할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무모함을 강행할까.”
바카만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들은 무언가 예측하고 있는 것이 있었고 민혁은 정확히 꿰뚫었다.
“그 의미는 그들에게 대응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겠지.”
그들도 루브앙과 천외제국의 연합을 모르진 않을 터.
민혁이 쉽사리 루브앙 제국의 뜻을 수긍하지 않자 바카만이 쐐기를 박아넣었다.
“천외제국이 군을 보내는 것은 자유입니다. 같은 이방인들이라 하여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니까요. 하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민혁은 진퇴양난에 빠졌음을 알았다.
군을 보내면 루브앙 제국이 그때를 틈타 천외제국을 치겠다는 암시다.
민혁은 이 전쟁에 합류하고 싶었으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강압적인 상황에 놓인 거다.
“우리는 이 평화협정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천외제국이 군을 보내는 것 자체가 이 협정은 끝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바카만 공작이 몸을 일으켰다.
돌아서 나가려는 그에게 민혁이 말했다.
“한 네 명쯤 나들이나 갈까 하는데 그것도 루브앙 제국이 간섭할 건 아니겠지?”
멈칫한 바카만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들이는 즐거운 것이죠. 대신 그렇게 되면 이제 나누는 것이 아닌 루브앙의 것만이 될 겁니다.”
찢어진 이방인 왕국을 천외제국에 내줄 수 없다는 의미다.
바카만이 무언가 생각난 듯 덧붙였다.
“아, 김밥은 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웨어울프의 왕은 하울링을 합니다. 그 하울링의 힘은 달이 뜨는 날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어떠한 힘을 제약시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들은 요리버프를 하울링으로 해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고 웨어울프의 왕이 적용시킨 이 힘은 모든 웨어울프가 하울링으로 제약할 수 있게 됩니다.”
루브앙의 빠른 정보력다웠다. 민혁은 방금까지 고작 넷이어도 자신의 요리버프로 엄청난 군을 만들어낼 생각이었던 바.
바카만 공작이 나서고 민혁과 헤이즈의 표정이 심각했다.
현 상황을 민혁이 읊조렸다.
“천외제국이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나를 포함한 네 명뿐.”
“요리버프도 불가능…….”
“심지어 지금 난 모든 스텟이 30% 하락했는데……?”
“가신들도 23% 약해졌는데……?”
하필이면 이런 때 제약이 걸려 버렸다.
헤이즈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직 어떠한 것도 확정 지은 건 아니니 세간에 우리가 간다는 말을 하지 않…….”
[리챠드: 민혁. 이야기는 들었다. 루브앙 제국이 찾아와 압박했다지? 그럼에도 고작 네 명으로라도 우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역시 대인배다.]“…….”
[리챠드: 든든하다. 천외제국의 황제를 포함한 넷이면 충분하겠지. 헬레냐와의 전투 때를 제외하곤 뚜렷한 힘을 내보인 적이 없으니 과거보다 엄청나게 강해져 있겠지. 두 배는 더 강해진 건가? 세 배? 혹시 네 배인가……?]“…….”
[리챠드: 네 명이지만, 그 네 명이 너와 네 가신들이라면 천군만마와 같을 테지.]“……리챠드가 알고 있는데?”
[먀오: 넷이서 우릴 돕겠다고 했다고?]“먀오도 아는데……?”
[켄타로: 민혁 님과 가신 셋이라면 그는 이미 300만 대군 그 자체죠.]“켄타로도 아는데……?”
벌컥-
“야, 민혁아. 방금 들었는데, 너랑 가신 셋이서 종족전쟁의 막을 내리겠다고 했다며? 대사는 이런 대사를 친다고?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로크도 아는데……?”
헤이즈와 민혁은 말이 없었다.
곧 에이스가 들어왔다.
“민혁 형! 정상대전 참여해서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라고 할거라며? 나 묶여 있으면 되는 거야? 형 눈에 흉터 그려줄까!?”
“…….”
“…….”
민혁과 헤이즈가 서로를 마주 보며 부드러운 미소로 웃었다.
“폐하…….”
“응…….”
“로크 경이 아실 정도면 텔레나도 압니다.”
“텔레나가 누군데.”
“옆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요.”
“…….”
민혁이 방금 나간 바카만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입 가벼운 놈…….”
“쐐기를 박아버린 겁니다. 천외제국이 고작 넷으로 그곳에 가서 전쟁을 끝낼 수 없다 확신한 거고 그로 인해 천외제국의 몫이 어떤 것도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바카만은 그 누구보다 치밀한 자였다.
그때 다시 민혁에게 귓속말이 왔다.
[리챠드: 습격이다. 이방인들이 연합한 왕국 연합군을 종족연합이 습격했다. 최대한 버텨보겠다.]민혁은 리챠드의 귓속말에 대해 헤이즈에게 알렸다.
“서둘러 그곳으로 가십시오. 가서 그들에게 내일까지 폐하와 가신들이 약화된 상황임을 알리셔야만 합니다.”
이제 다른 수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일단은 현 상황에 대해 그들이 알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럼 일단 나부터 가 있을 테니까. 밴과 브로드, 룬달쿠도 빠르게 보내줘.”
민혁은 무조건 승리한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 워프했다.
* * *
이방인으로 이루어진 왕국의 왕들이 병력을 이끌고 주둔하여 작전회의를 벌이던 곳.
그곳이 급습당했다. 약 400여만 명에 이르는 군대가 200여만의 종족연합에 처참히 휩쓸리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모든 종족 중 인간만이 특별함이 없다.
오크는 강한 힘과 높은 체력을 밑바탕으로 한 종족이다.
용족도 상식을 뛰어넘는 힘으로 인간을 찢어 죽일 수 있었고, 특히나 등 뒤에는 날개가 있어 공중전도 가능했다.
웨어울프는 다양한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었으며 빠른 발과 더불어 하울링을 통해 적들의 발을 묶을 수 있었다.
이렇듯 종족들은 날 때부터 인간보다 우세했다.
단지 그들이 이 땅을 지배하지 못한 건 번식력 차이에 있다.
리챠드가 속수무책으로 밀려 나가는 아군을 보면서 이를 깨물었다.
“막아라, 조금만 버티면 된다!”
먀오도 활시위를 쉴 새 없이 퉁기며 말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티면 1,000만 군대가 두렵지 않게 된다!”
켄타로가 외쳤다.
“숫자만 많은 조무래기들이!”
그들이 입가를 씰룩였다.
그들은 상상도 되지 않았다. 민혁이 가장 큰 힘을 보였던 헬레냐와 전투 이후, 반년 이상이 지났다.
그 후 가이아 대륙 오픈 당시 민혁의 힘을 엿볼 수 있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최근 군신이 된 그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군신이 우릴 돕겠다 했다.”
“믿어지는가!? 그것은 민혁이 곧 500만을 상대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리챠드는 그런 식으로 밀려나는 병사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때. 빛이 번쩍였다.
그 빛의 번쩍임과 함께 레이칸이 상황을 인지하고 빠르게 병사들을 물렸다.
그의 등장에 승전하기라도 한 듯 거대한 환호성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
“군신께서 오셨다!”
“우워어어어어어! 우리가 이겼다아아아!”
“주인공 버프다아아아아!”
주인공 버프.
그 말에 해설자들이 뜨겁게 소리쳤다.
[이제껏 민혁은 오늘과 같이 극적인 상황에 등장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마치 ‘주인공’처럼 놀라운 힘을 보이며 승전을 이끌어냈죠.] [고작 네 명으로 이방인 연합군을 돕겠다 말한 패기가 곧 자신 있다는 증거죠!]이야기는 과장되는 법이다.
어쩔 수 없는 루브앙의 압박에 의함이란 이야기가 빠졌다.
[여러분. 민혁은 군신이기까지 합니다.] [최근 진짜 군좌에 오름으로써 많은 이들이 그가 얼마큼 강해졌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아, 아쉽네요. 종족전쟁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끝날 것 같습니다.]방금 전까지 죽어가던 병사들이 이미 승리했다는 표정으로 민혁을 초롱초롱 눈으로 바라보았다.
“…….”
뭔 상황이지?
민혁은 몰랐으나, 최근 그가 군신이 됨으로써 최소 1.5배는 더 강해졌단 소문이 가득했다.
“이겼다!”
“와아아아아!”
“헤넬! 나 집에 갈 수 있어!”
“어머니, 승리하였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민혁은 지체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 전쟁은 쉽지 않을 거라고 서둘러 말해야겠다 판단했다.
“이 전쟁…….”
“들었어!?”
“방금 민혁 님께서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라고 하셨다!”
“우, 우와아아아아아!”
“이 전쟁은 끝났다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아니, 내가 언제!’
민혁은 어이가 없었다.
‘그거 아니야. 그거 아니라고!’
수백 대의 카메라가 민혁을 클로즈업한다.
수백만 군대가 민혁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낸다.
민혁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X됐다.”
“……들었냐!?”
“방금 민혁 님이 너희 X댔댄다!”
“너희 아주 주오오오옷댔다!”
“우리 민혁 님이 3초컷 할걸!?”
‘쟤네 말고 나…….’
집에 가고 싶어진 민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