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65
밥만 먹고 레벨업 1266화
브로드의 거센 주먹이 네르바의 명치를 가격한다. 입에서 피를 토하는 놈을 개 패듯이 두들겨 팼다.
“브로드, 넌 옹졸한 놈이다. 그깟 걸로 삐져서는……!”
“어깨 펴고 가슴 활짝 펴라!”
억울한 표정을 짓는 네르바에게 브로드는 인정사정없었다.
브로드는 네르바가 환관 직책으로 위장시키려 하는 것에 화가 난 것도 맞다.
하지만 그를 이렇듯 죽일 듯 공격하는 진짜 이유도 따로 있다.
네르바도 그의 눈을 보고 깨달았다.
“네놈…… 내가 ‘순리’를 운운해서 지금…….”
네르바는 진짜 천외제국 정예병들을 죽일 거다. 이것은 전쟁이었고 서로가 죽고 죽이는 전쟁터였으니까.
브로드는 네르바가 정예병 2만을 죽이려 하기 전에 네르바를 초주검까지 만들어놓을 생각인 거다.
어차피 자신의 죽음은 네르바의 마지막 힘에 의해 이루어질 테니까.
“내가 나서지 않아도 루브앙 제국군 30만을 그들은 감당할 수 없다!”
작디작은 요새에서 고작 2만이 30만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루브앙 제국군은 강군이다. 천외제국이 자칭 ‘정예군’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루브앙 제국군 일반 병사들만 한 수준일지도 몰랐다.
그 정도로 천외제국과 루브앙 제국의 군사력의 차이는 컸다. 최소한 네르바가 알고 있는 데이터에선 그랬다.
그런데.
브로드가 등진 요새를 바라본 네르바가 입을 뻐끔거렸다.
‘뭐, 뭐……!’
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30만의 군대가 이미 사다리를 이용해 성벽 위로 올라가 천외제국군을 죽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요새라는 이점을 가졌다 한들 수적 우세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루브앙 제국군은, 활짝 열린 성문 앞을 막고 있는 병사들과 성벽 위의 병사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네르바가 아는 천외제국에 대한 정보는 레벨에 따른 무력수준에 불과했다.
병사들은 육체적인 성장은 분명 한계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 실력만큼은 다르다.
‘루브앙 제국의 정예병들 이상이라고?’
천외제국 병사 한 명이 루브앙 제국군 두 명을 상대한다. 그러나 밀리지 않고 노련함과 실력으로 압도한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다.
“와라!”
“들어와, 이 새끼들아!”
“브로드 경께서 계신 이곳을 너희들이 뚫을 수 있다 생각하느냐!?”
“우린 브로드 경과 사활을 넘나든 병사들이다!”
그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고작 2만의 병력이 30만의 대군 앞에 기세가 죽지 않는다.
사령관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그들의 사기를 하늘 높이 찌르게 했다.
그들에게 있어 브로드는 단순한 사령관이 아니라 우상이자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방증이다.
과연 루브앙 제국에, 어떠한 자를 저리 믿고 대군과 맞서 싸울 자들이 있긴 할까.
이 사실을 방금 깨달았기에 네르바는 자신의 생각과 이 계획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지금은 팽팽하다 하나 결국 무너질 거다.
우리는 저런 자들을 얻지 못했다는 네르바의 삐뚤어진 생각.
그의 검기가 하늘로 매처럼 날아올랐고 성벽을 강타하며 무너트렸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작, 콰직, 콰자악-
브로드가 더 강하게 네르바를 압박한다.
하지만 네르바 역시 온 힘을 다해 브로드와 싸우기 시작했다.
무너진 성벽에 의해 요새에서 대열을 유지하며 전투하던 천외제국 병사들이 밀리기 시작한다.
브로드가 흐트러진다.
콰자아아아악-!
어깨에 공격을 허용 당했으나, 이때에도 브로드는 뒤의 병사들만을 신경 썼다.
어리석은 짓임을 안다.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네르바의 말처럼 순리라 여겼을 거다.
하지만 이제 내가 없는 천외제국이, 내가 없어진 천외제국에서 살아가야 할 저 부족한 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푸우우우우우우욱-
브로드의 가슴을 네르바의 검이 횡으로 베어 넘긴다.
예정대로 가기 시작한다.
네르바는 이미 초주검 상태였으나,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올려 브로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매의 춤사위.”
푸, 푸푸푸푸푸, 푸푸푸푸푹!
수십 회 꽂히는 네르바의 검에 의해 몸 곳곳이 관통당한다.
온몸이 관통되어 뒤로 밀려나는 브로드가 다시 네르바와 팽팽히 겨루며 뒤를 돌아본다.
‘내가 없어도…….’
죽어 나가는 천외제국 정예들이 보인다.
그 공포의 상황에서 자신을 믿음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들.
그들과의 나날이 회상된다.
* * *
브로드는 자신이 언제나 사령관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절대신의 검이자 폐위된 황제인 자신이 인간치고 너무 오래 살았다는 것도 알았다.
그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둔하고 멍청하구나. 고작 이것도 따라 하지 못한단 말이더냐!”
억지인 것을 안다.
그들을 위해 용병극강검술의 최종장의 열화판을 적용시켜 주고자 했다.
당시의 브로드는 추후 그들이 군신의 검술을 익히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알고 있다. 용병극강검술의 최종장은 행하고자 한다 하여,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그러나 그들은, 언젠간 살아가며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임을 알기에 가르쳐 주고자 했다.
그러나 엉거주춤하게 검술을 배우며 따라잡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 한숨이 쉬어졌다.
브로드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과 수백 번의 사선을 더 넘나든 그들이지만, 한계가 있음을.
결국 그를 버리고 다른 것을 키워주고자 하며 병사들을 육성시켜 왔다.
그러나 그는 모른다.
“닐슨, 오늘 저녁에도 수련장에서 만나.”
“콘디. 수련장에서 보자.”
쉬는 시간이나 저녁 늦은 시간. 또는 쉬는 날.
브로드가 집중적 훈련을 시켜준 2만의 병사들은 멈추지 아니했다.
재밌는 사실이 뭔지 아는가?
이 2만을 브로드가 맡게 된 사연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병사들 중 모든 것이 뒤떨어지던 이들투성이다.
누군가는 허약했고, 누군가는 겁이 많았고, 누군가는 검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여 ‘특별훈련’을 시킨 거다.
하지만 그들은 브로드와 깊은 유대감, 그의 뛰어난 가르침에 의해 정예가 된 거다.
그런 그들은 매일같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가 알려준 동작을 반복했다.
꽃이 피는 봄에도, 해가 뜨거운 여름에도, 바람이 살랑이는 가을에도,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사계절이 지나고 또 한 번의 사계절이 몇 차례 지나도.
반복되어 왔다.
그들은 알았다.
-마구간 같은 곳이나 밭을 관리하는 직책을 주는 건 어떨까요? 저들은 병사로서 너무 떨어집니다.
-저들도 병사일세. 내가 직접 맡겠네.
천외제국 누군가의 말에 우리를 맡겠다 나선 것이 브로드임을.
그랬기에 그들은 그날을 고대해 왔다.
자신들의 반복된 사계절의 시간을 알려줄 날을.
* * *
“루브앙의 힘을 보여줘라, 그깟 2만에 밀리지 말란 말이다!”
네르바도 진심이었다. 네르바의 특성이 발동된다.
[모든 스텟 15%가 상승합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2% 상승합니다.]붉은빛이 루브앙 제국군을 감싼다.
브로드가 네르바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우뚝 멈춰 선다.
가슴속에 있는 어떠한 병이 그의 움직임을 주춤하게 했다.
“네놈…… 개죽음을 당하긴 싫었던 거구나.”
인간은 나약하다. 몸속에 자리 잡은 손톱만 한 어떠한 것으로도 언제든 죽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네르바는 브로드가 언젠간 ‘죽을 것’을 알았으나 자신의 제안을 수용한 이유를 깨달았다.
“어차피 곧 죽는 걸 알았던 거야.”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움직이기 쉽지 않아 보이는 브로드가 밀리기 시작하는 천외제국을 본다.
그 순간 성벽 위의 모든 군이 성문 앞으로 집결한다.
그들도 브로드의 이상을 감지한 거다.
2만이 30만 틈에서 동시에 움직인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오른발을 딛고.
양손으로 쥔 검을 등 뒤로 끌어가며.
온 힘을 다해 벤다.
[반월의 검.] [7m 거리까지 뻗어 나가는 반월의 검이 추가 데미지 2,900%로 단일 대상을 베어냅니다.] [절삭력이 40% 상승하며, 모든 방어력을 30% 무시합니다.]2만의 정예가 밀고 들어오는 2만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적들의 시체를 밟으며 분노한 천외제국군이 걸음을 또다시 뗀다.
“네르바아아아아!”
“사령관님을 건드리지 마라.”
네르바는 그들에게 코끼리다.
그들 2만이 달려든다 한들 네르바를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보이는 패기가 루브앙 제국군을 움찔하게 한다.
또다시 그들이 한 걸음을 전진한다.
그 걸음은 오직 브로드에게 닿기 위함이다.
모두가 동시에 검을 검집에 넣는다.
그때, 루브앙 제국군도 검술의 장을 펼쳐 그들을 폭격했다.
쿠콰콰콰콰콰콰쾅-!
3천의 군사가 흔적도 없이 단숨에 소멸된다.
그러나 그 죽음의 폭발과 먼지 안에서도 그들은 흐트러지지 아니한다.
무릎을 낮추고.
힘껏 뽑아낸다.
[멸화검.] [15m 거리까지 뻗어 나가는 검기 열다섯 개가 2,800% 추가 공격력으로 적들을 베어냅니다.] [적들을 베어낸 검기가 멈추지 않고 뜨거운 불꽃을 태워 초당 15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네르바의 숨이 멎는다. 30만이 어느새 14만이 되었다.
화마의 잔재 속, 또다시 12만에 이르는 루브앙 제국군의 시체를 밟고 올라선 그들이 몰려온다.
고작 1만5천밖에 남지 않은 그들에게 거대한 해일처럼 루브앙 제국군이 몰아닥친다.
해일을 마주한 작은 배 한 척이 도망치지 아니하고 해일을 향해 돌격한다.
그들의 검을 쥔 손이 왼쪽 등 뒤로 향하고 힘껏 치켜올려진다.
[도륙자의 검.] [4초 동안 적이 절대적인 저항 불가의 스턴상태에 빠집니다.] [당신의 공격속도가 40% 상승합니다.] [1회의 공격당 추가공격력 1,600%가 추가됩니다.]해일이 멈춰선다. 1만5천의 루브앙 제국군의 스턴이 그 해일을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브로드가 무너진다.
무릎 꿇은 그가 자신에게 닿고자 하는 자들과 시선을 마주친다.
그리고 곧 실감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짐에 헛웃음을 흘린다.
자신이 그들에게 전수했던 것처럼.
그들에게서 동시에 뿜어지는 붉은빛이 그를 감탄케 한다.
그때 알 수 없는 알림이 들려왔다.
그 알림은 브로드와 천외제국의 정예병들 모두에게 들려오는 것이다.
[천외제국의 병사들은 이제껏 총 473% 성장했습니다.]브로드는 갑자기 들려온 알림에 이해할 순 없었으나 웃었다.
그들이 이만큼까지 성장하였다는 것이 기쁘기 그지없다.
그런 그들이 그 알림을 뒤로하고 발현한다.
기사들도, 루브앙의 신의 검들도 익히지 못할 거라 믿었던 용병극강검술의 최종판이자 열화판.
여러 번의 사계절이 담긴 힘.
“브로드 극강검술.”
“…….”
자신을 위해 그 이름을 지은 병사들이다.
동시에 같은 행동을 취하는 그들.
내달리며 등 뒤로 힘껏 검을 끌어모아 적색 기운을 끌어올려 브로드가 만들어내는 수백 마리의 늑대에 버금가는 수천 마리의 늑대를 만들어낸다.
“죽음의 늑대!”
브로드의 것보다 훨씬 나약하나 브로드의 것을 집어삼킬 만한 수천 개의 붉은 늑대가 해일을 물어뜯었다.
뜯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 늑대들이 미친 듯이 날뛰며 해일을 집어삼키고 나아가 바다를 지워간다.
15만의 생존한 루브앙 제국군이 4만으로 줄어든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네르바는 어떠한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30만의 루브앙 제국군이 고작 2만의 군사에 몰살당해 4만이 남았다.
하나 브로드는 걱정했다.
그 4만이 지쳐 버린 천외제국군을 죽일까 봐.
염려였다.
알림의 이유를 깨닫는다.
[히든피스. 450% 이상 성장한 전사들 완료.] [숨겨져 있던 절대반신 클래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는 유일하게 다수에게 적용되는 클래스입니다.] [그들은 대륙 역사에 길이 남을 약자에서 강자로 거듭난 병사들로 기록될 것입니다.] [새로운 그들의 이름…….] [그들이 새로운 절대반신 클래스의 이름을 거절합니다.] [거절합니다.] [거절합니다.] [그들이 ‘절대반신 절대군대’의 이름을 원치 않습니다.] [절대반신 클래스. 절대군대의 왕이 그들의 의견을 수렴합니다.]브로드는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절대반신 클래스를 다수가 갖게 되어 개개인이 갖는 힘은 약할 테지만, 그들 모두가 함께하면 4만의 남은 군도 두렵지 않게 된다.
더불어 네르바는 이미 초주검 상태다.
예정대로 움직인다.
네르바가 힘을 폭주시킨다.
온몸에서 황금빛을 터뜨리는 네르바가 그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는다.
푸우욱-!
“너를 지키기 위해 성장하여 절대반신이 된 자들이라니.”
네르바는 쓴웃음을 지었다.
“부럽다. 브로드. 그리고 너 또한.”
네르바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저들을 위해 죽는 것 아니던가.”
브로드의 죽음은 천외제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또 그 죽음 뒤로 그는 다시 살아난다.
푸우우욱-!
브로드는 눈을 감기 전 자신에게 달려오는 병사들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새로운 그들의 이름.] [브로드의 기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