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67
밥만 먹고 레벨업 1268화
특별유저관리팀의 박민규 팀장.
미국지부 회의실에 한국지부 대표로 그가 앉아 있었다.
주변엔 아테네를 이끌어가는 국가들의 지부장들이 앉아 있다.
그들은 방금 전까지 내년의 아테네와 관련된 열띤 토론을 펼쳤고 모든 회의가 종료되었다.
회의가 종료된 후 이제 모든 지부장들의 관심사는 거대한 스크린에서 보이는 스크린 속 기둥의 전쟁에 향했다.
“민혁은 브로드를 잃었고 기둥후보로서도 자격을 박탈당하겠군.”
“8명의 후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니.”
박민규 팀장은 지부장들의 비꼼이 우습다.
‘자국의 유저였다면 어땠을까.’
벌떡 일어서 길길이 날뛰었을 거다.
‘애초에 이딴 게 기둥후보의 전쟁이 맞냐며 형평성에 어긋난 거 아니냐면서.’
물론 형평성에 어긋날지도 모르지만 본질은 다르다.
‘혼자 남은 후보에게 특혜가 주어지는 상황이다.’
기둥의 전쟁은 그 자격을 갖춘 자가 기둥이 되는 거지 재밌게 싸우고 전투하라고 있는 전쟁이 아니다.
그만큼 볼레인이 기둥으로서 가장 큰 지지를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쉽군요. 민혁 유저는 올해에는 기둥이 될 수 없나 봅니다. 하긴 우리 일본의 식민지에 불과했던 한국인을 믿을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이토 지부장……!”
“큰 실례일세.”
그때 일본인 지부장인 이토가 대놓고 박 팀장을 비웃었다.
일본인 지부장 이토는 한국이 아니꼬웠다.
‘인구는 우리의 반절밖에 안 되고.’
‘우리에게 부려졌던 놈들이지.’
그는 유능했으나 한국을 대놓고 무시하는 인물이다.
우스운 사실은 일본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바 있으나 그만큼 지지층도 많다는 거다.
그런 이토 지부장의 조롱에 박 팀장은 조소를 흘리는 것으로 무시했다.
상대할 가치가 없는 거다.
‘건방진 조센징이……!’
그를 무시해 준 박 팀장이 생각했다.
그는 민혁을 좋아하고 존중하지만, 그 또한 올해의 민혁이 아테네를 지탱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단지 카오스가 필요로 하는 기둥의 전쟁이 발발했을 뿐이고 기둥후보이기에 참여한 것이라고.
그 와중에도 박 팀장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엘레가 정말 제국을 구하기 위해 저쪽 편에 붙었나?’
그러기엔 민혁과 엘레의 사이는 너무 끈끈하다.
사실 기둥후보들도 이 사실을 은연중에 알고 있을 거다.
그녀와의 동맹은 막고자 하여 막히는 건 아니기에 숨죽여 그녀를 주시할 확률이 높다.
‘아군인 척하며 그들을 기습하려고?’
불가능하다.
기습을 시도하는 순간 엘레는 볼레인을 비롯한 기둥들의 틈에서 집중공격 당하여 20분 내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
너무 얻을 게 없는 무모한 짓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후보들이 전쟁터로 워프됩니다.]화면이 변화했다.
8명의 후보들은 고작 40만의 병력을 이끌고 나타났다.
그리고 적들의 숫자는 1,600만 명에 이른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난이도다.
그 모습을 보다가 박 팀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1,600만의 병력이 대지를 꽉 채울 정도로 많…… 음?’
박 팀장의 검지 손가락이 규칙적으로 테이블을 두들긴다.
대지를 꽉 채울 정도로 많은 병력.
여덟 명의 기둥후보.
반대로 민혁이 나타난 대지는 널널했다.
당연하다. 그는 혼자였고 1,600만 명과 다르게 200만 명만이 해당 대지에 나타난다.
‘잠깐만.’
똑같은 크기의 대지에 한곳엔 여덟 명이, 한곳엔 한 명만이 있다.
‘보스 몬스터와 몬스터를 통해서 얻는 물품.’
“……!”
민혁은 혼자 먹는 게 가능하며 그들은 여덟 명이서 나눠 먹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저곳에 엘레가 있다.
“……!”
박 팀장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실 그 또한 방금 전까지 승리가 불가능하다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이 보이는 듯했다.
조용하던 박 팀장이 입을 열었다.
“지부장님들께선 앞으로의 상황이 민혁의 일방적인 패배라 보고 계시는군요.”
그의 질문에 일본 지부장 이토가 더 강하게 비꼬았다.
“조센징이 그게 되겠습니까? 이크. 예전에 한국인이 불리던 이름이 떠올라서 실수했습니다.”
박 팀장은 이토를 보며 이제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상대할 가치가 없군요.”
그리고 확신했다.
‘만약 내 예상대로라면…….’
민혁은 큰 한 방이 있다.
그리고 그때 이토 지부장에게도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으리라.
* * *
1,600만 병력을 상대해야 하는 기둥들이 엘레를 경계했다.
모두가 눈을 맞췄다.
만약 허튼짓을 하면 곧바로 볼레인의 ‘즉살’이 발동될 거다.
즉살은 상대방의 HP를 50% 미만으로 하락시키고 동시에 10초 스턴에 빠트린다.
즉살이 무서운 이유는 100% 적중이며 절대 저항 불가하다는 것에 있다.
엘레도 기둥들이 갑작스러운 기습에 대응할 대안이 없음을 모르지 않을 터.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정말 제국을 위함인가.’
그러고 보면 엘레는 제국을 지키고자 하는 자다.
볼레인이 기둥이 된다면 이필립스 제국의 앞날은 어두워진다.
‘어쩌면 총명한 건가.’
때론 백성을 위해 친분을 버릴 줄 아는 자.
그때 엘레가 말했다.
“제 병사들은 이곳에 둘 테니 지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는?”
볼레인의 질문에 엘레는 웃었다.
“불신 가득한 이곳에 있기 힘들군요. 보스 몬스터, 일반 몬스터를 사냥하면 얻을 수 있는 물품들을 조달해오도록 하겠습니다.”
40만과 8인으로 1,600만.
문제는 1,600만이 700레벨대 병사들이란 사실이다.
그로 인해 이 자리의 이들도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물품은 분명 필요했다.
‘또 그녀가 계속 여기서 불신의 눈초리를 받고 우리가 긴장하느니 그녀 혼자 움직이는 게 낫겠지.’
그녀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이었다.
“알겠네, 엘레. 그대가 물품들을 조달해오도록 하지.”
기둥후보들의 수긍이 떨어지자 붉은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그녀가 빠르게 내달렸다.
동시에.
“자연재앙.”
기둥후보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자연의 주인 베로던이 몰려오는 1,600만의 병사들에게로 힘을 발현한다.
수백 개의 번개가 끊임없이 떨어지고 거센 폭풍우가 병사들의 앞을 막아낸다.
곧바로 동물의 주인 하버드가 사자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내달리고 볼레인이 단도를 쥐었다.
성기사의 교황이 쥔 찬란한 검이 밝은 빛을 터뜨린다.
파아아아아아앗-
강화된 그들이 빠른 속도로 1,600만 군과 격돌했다.
* * *
[당신만이 동맹을 맺지 못했습니다.] [특혜로 보스 몬스터, 몬스터 등을 통해 얻는 물품의 드랍률이 2.5배로 높아집니다.] [특혜로 물품이 1.5배 더 뛰어나집니다.] [특혜로 당신은 병사 한 명을 죽일 때마다 2배의 점수를 획득합니다.] [특혜로 병사를 잃을 시 훨씬 적은 점수가 하락하게 됩니다.]민혁은 앞에 선 5만의 병력을 바라봤다.
먼 곳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지며 200만 군이 몰려오고 있다.
[사령관 제임 Lv 813.]“왕이시여, 명령을 하달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기둥후보들은 모두 ‘왕’으로 인식되는 듯싶었다.
사령관 제임은 말은 그렇게 했으나 이마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뒤쪽 병사들은 잔뜩 움츠러든 상황이다.
‘실제 전쟁이라고 해도 자신들보다 강하며 그 숫자는 40배 가까운데 겁먹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승산 없는 싸움.
죽음이 보이는 싸움.
그러나 물러설 수 없으며 적군의 숫자는 몇십 배를 넘나든다.
“명량해전 같네.”
민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13척의 배로 왜군으로부터 대승을 거두었던 전투.
당시 뛰어나고 강한 거북선으로 10배가 넘는 배들의 침공에도 승전을 거뒀다.
“그럼 나는 거북선을 만들면 되려나.”
명량해전, 거북선.
사령관 제임은 이해할 수 없는 말투성이다.
“전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제임은 죽음을 불사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표정이다.
먼 곳에서 가까워지는 200만 군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민혁이 명했다.
“지금부터 제임과 정예기사들 500여 명을 제외하고 전속력으로 튀어라.”
명령을 하달받은 제임이 뜨거운 심장으로 외치려 한다.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튀…… 예?”
당황한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 반복하게 하지 마라. 200만 군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망쳐라! 계속!”
“하지만 전하.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전하의 점수가…….”
병사들도 점수에 대한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다.
“상관하지 말고 튀라니까? 절대 죽지 않게!”
하는 수 없이 제임이 명령을 내렸다.
5만의 군이 200만 군의 반대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임을 비롯한 500여 명은 민혁의 앞에 섰다.
[기사 스트롱 Lv 753.]기사는 딱 500명 존재했다.
민혁이 그들과 제임에게 명령을 내렸다.
“우리는 지금부터 이 근방에 있는 모든 던전의 보스 몬스터, 몬스터, 네임드 몬스터 사냥. 죽일 수 있는 모든 몬스터를 죽인다.”
“예!”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으나 민혁의 말대로 이행했다.
“우리의 목표는 5만의 군대에 따라잡히기 전에 모든 몬스터를 죽여 물품을 확보하는 거다.”
그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혁도 마찬가지다. 다행히도 지도엔 던전이나 보스 몬스터, 네임드 몬스터에 대해 표기되어 있다.
[죽음의 기둥 볼레인의 점수가 154,310점으로 갱신됩니다!] [당신의 점수가 갱신됩니다.] [0점.] [현재 당신의 순위.] [9위. 먹는 자들의 기둥 민혁. 0점.]* * *
반나절 동안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아무리 기둥후보들이라지만 고작 40만으로 1,600만. 그것도 더 강한 자들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신의 점수가 갱신됩니다.] [3,311,013점.] [현재 당신의 순위.] [1위 죽음의 기둥 볼레인. 3,311,013점.] [2위 자연의 주인 베로던 1,031,031점.]볼레인은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2위인 자연의 주인과 비교해도 볼레인은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민혁은.
[9위 먹는 자들의 기둥. 0점.]볼레인은 그를 비웃었다.
현재 사냥한 적들의 숫자가 약 7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아군의 피해는 고작해야 약 2만.
기둥후보들다운 기염이다.
하나 반나절까지 이 정도로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많은 힘과 마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반나절 넘게 전투가 이어지자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때 엘레는 간절했다.
엘레는 약속했던 것처럼 착실히 물품들을 모았다.
지도상으로 던전과 몬스터들이 죽으면 X자로 표시되고 있었고, 방금 모든 것이 X자로 표기되었다.
‘역시 패황은 강하군. 혼자서 이 모든 몬스터를 반나절 만에 죽이다니.’
그녀의 협력은 볼레인에게도 매우 좋은 것이다.
곧 돌아올 그녀가 쥐여준 물품들에 의해 자신들의 적군 학살은 가속화될 거다.
곧 그들에게로 엘레가 돌아왔다.
“오, 패황!”
“패황 엘레여!”
“왔는가!”
“어서 포션 좀 주시게!”
모두가 화색을 띠며 기뻐했다.
“모든 물품을 얻어왔다.”
이미 알고 있던 그들이 양팔 벌려 환영코자 했다.
그런데.
“기권한다.”
“……!?”
“……!?”
“……!”
[패황 엘레가 기둥의 전쟁에서 기권합니다.]엘레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그녀가 얻어왔던 모든 물품들을 떠안고.
그제야 볼레인이 현 상황을 파악했다.
“이런 X같은!”
그들은 이제부터 어떠한 물품도, 포션 한 병도 없이 남은 군대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다.
그 시각.
[물품상자를 열람하면 당신에게 적합한 물품들이 랜덤으로 떨어지며 특별한 물품들도 드랍됩니다.]민혁은 기사들과 제임이 긁어모은 물품상자를 건네받았다.
모든 상자를 동시에 열람했다.
[절대신 등급에 버금가는 재료 7개를 획득합니다.] [신등급 재료 64개를 획득합니다.] [체력회복물약 최상급 7,131병을 획득합니다.] [공격력 강화주문서 321장을 획득…….] [방어력 강화주문서 414장을 획득…….] [요새건립 주문서 1장을 획득…….] [아티팩트 강화주문서 11장을 획득…….] [스킬 강화 주문서 17장을 획득합니다.] [스킬 변형서를 획득합니다.]스킬 강화주문서와 변형서를 본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좋은데?’
스킬 강화서는 원하는 스킬의 레벨을 1씩 상승시킬 수 있다.
단 5레벨이 넘어가면 상승 확률은 줄어든다.
스킬 변형서의 경우 어떠한 스킬을 선택하여 원하는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신의 요리스킬이 대장장이의 스킬로 잠시 동안이나마 변경 가능한 식이다.
저들이 동맹을 맺음에 따라 민혁은 드랍률 2.5배 상승, 물품의 효과 1.5배 상승을 이루어낸바.
민혁은 이순신의 이 말을 좋아한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그때의 전투처럼.
“이제 거북선을 만들어볼까?”
거북선급 ‘병사들’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또 스킬 강화주문서는 만인의 즐거움과 식신의 요리스킬에 적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