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82
밥만 먹고 레벨업 1283화
가이아 대륙은 오픈 당시 탐사대를 꾸려 가이아 대륙을 개척하게 했다.
유저들은 개척된 곳만을 나아갈 수 있게 하였으며, 지존 민혁이 꽤 방대하게 개척해 냄으로써 기존 대륙의 이들이 더 많은 곳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 초창기에 선택된 자들만이 가이아 대륙을 탐사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반년 이상이 지난 현재는 꽤 자유로이 가이아 대륙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이아 대륙은 20%도 채 개척되지 않았다 할 수 있다.
하늘 위의 세상 올림푸스.
올림푸스의 12신 중 하나인 전쟁의 신 아레스가 구름 사이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는 갈수록 가이아 대륙에서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타대륙의 이들이 눈엣가시 같았다.
특히나 어머니 헤라가 타대륙의 이에 의하여 팔 하나를 영원히 잃었음을 들었다.
더 짜증 나는 것도 있었다.
‘감히 헤파이스토스를 가지고 가? 내 장난감을!?’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의 과거를 엿본 적이 있다.
당시 어떠한 신이 헤파이스토스가 사모하는 여인에게 보란 듯이 고백하고,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장본인이 바로 아레스였다.
전쟁의 신 아레스는 가이아 대륙에서 전쟁과 파괴를 대표하는 신이며 그 성격은 잔인했고 꼬여 있었다.
실연을 당한 헤파이스토스를 보며 낄낄댈 정도의 악인(惡人).
그것이 아레스다.
그런 아레스는 지금 타대륙의 놈들을 쓸어버리고 싶었다.
감히 가이아 대륙을 버리고 떠난 헤파이스토스를 벌하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 ‘성난 황소들의 땅 에베야’에 방문했던 자들이 생각났다.
에베야에는 진귀한 것이 많은데, 그중 벨게리아의 풀이라는 것은 말린 후 갈아서 음식에 뿌리면 더 맛이 좋아지게 한다.
MSG의 효과를 가지는 것인데 일시적인 버프효과도 가졌고, 또 완성된 요리에도 뿌리면 맛이 좋아지니 가이아 대륙만의 아주 대단한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곳에 루브앙 제국 에빗 재상이란 자가 방문했었다.
또 공교롭게도 천외제국이란 곳의 자들도 방문했던 바 있다.
거의 동시에 발을 디딘 그들.
아레스는 두 세력의 처절한 전투를 기대했었다.
하나.
에빗 재상이란 자가 말하기를.
-난처하군요.
천외제국에서 방문한 밴이란 노인도 웃음을 지었다.
-지금 시국에 서로가 이곳을 얻겠다고 싸울 순 없겠지.
서로가 전투를 기피하며 일단 돌아갔었다.
-정말 아쉬웠지.
두 세력이 싸우는 걸 보고 싶었던 아레스다.
그런 그때. 아레스의 시야에 다시 방문한 그들이 보였다.
그들은 예전과 달랐다.
양측 모두 약 70만에 이르는 군사를 이끌고 나타났다.
“여기서 전쟁이라도 치르겠다는 건가?”
두 국가 모두 엄청난 강자들로 보이는 자들과 모습을 드러냈다.
“허허, 라그만 공작님. 얼마 전 뵈었는데 또 뵙습니다.”
라그만 공작이란 자와 밴이란 자가 악수를 나눴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자들투성이군.’
그들이 모인 이유를 곧 알 수 있었다.
“평화협정을 위한 군사협동작전을 펼치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군요.”
라그만 공작의 말이다.
기쁘다 말하나 양측 모두 팽팽한 신경전을 내보이고 있다.
그들이 이끌고 온 강자들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아레스도 바보는 아니다.
두 국가는 타대륙을 대표하는 강국이다.
“개 같은 새끼들, 남의 땅에서 지들 멋대로 감히…….”
피가 거꾸로 솟는다. 올림푸스의 다른 신들이 어째서 타대륙의 이들을 몰아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더 시선을 끄는 이가 있었다.
“코니르! 활약할 거다! 헤라클이 함께 오지 않아 아쉽다!”
어머니 헤라는 공간을 무시하고 가르는 힘에 의해 팔을 잃으셨다고 들었다.
또 헤라클마저 그들의 품에 갔다고.
그것도 ‘바보’의 모습으로.
‘헤라클…….’
뿌득-
전쟁의 신 아레스는 가이아 대륙 무위의 상징이다.
그런 그도 딱 한 명의 대상에게 거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헤라클’이다.
영웅신의 재목이었고 자신마저 아득히 초월하는 헤라클은 가이아 대륙인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많은 신들조차 헤라클을 지지했다.
그로 인해 아레스는 그에 대한 열등감이 가득했으나, 그는 바보가 되어버렸단다.
[코니르. 헤라클은 볼일을 보고 합류한다니 좀만 기다리거라.] [우왁! 코니르! 헤라클 기다린다!]아레스가 턱을 쓸었다.
‘저곳은 나의 땅이다.’
아레스가 꾐을 내었다.
그는 전쟁의 신.
가이아 대륙의 수백만 이상의 군사를 출정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비록 올림푸스 신들은 그들과 되도록 충돌하지 말라 일렀으나 엄연히 자신도 12신 중 하나인 바.
‘그들이 베게일의 황소를 건드리면…….’
명목을 만들 수 있을 터.
그로 인한 무차별적인 학살은 자신도 큰 질타를 살 확률이 높다.
‘이건 어떤가.’
베게일의 황소를 건드린 것으로 에베야의 땅에 그들을 고립시키는 거다.
그들이 만약 자신의 군대를 헤치고 나아간다면, 에베야의 값진 모든 것을 주겠다는 조건을 걸고.
그 상태에서 학살을 자행하면 될 거다.
“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아레스는 기뻤다.
타대륙의 강자라는 놈들을 한 번에 쓸어버릴 수도 있으며, 바보가 된 헤라클과 어쩌면.
‘장난감 헤파이스토스도 다시 데려올 수 있겠지.’
그의 웃음소리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 * *
“미안하네, 자네를 무시할 의도는 아니었다네.”
필립은 정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가신들의 힘을 빌리는 민혁을 보며 많은 부정과 추측으로 그를 평가하고자 했다.
그리고 민혁이 ‘먹는 자들의 기둥’일 뿐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필립의 상식으로는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로 인해 또 한 번의 부정을 일삼을 수 있으나 그는 부정치 않고 감탄했다.
“도대체 어떤 길을 걸어온 건가.”
그가 걸어온 길이 상상도 되지 않는다.
먹는 자들의 기둥이면서 자신이 상상조차 못 하는 강자들을 얻기 위해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또 그가 보였던 ‘필멸’의 힘은 8기둥의 재앙급이 될 수 있는 힘이 분명하다.
‘비록 아직 완전한 8기둥의 재앙은 아니라 하나.’
자체적으로 그 정도 힘까지 끌어올렸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존경받아 마땅했다.
[필립과의 친밀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필립은 민혁의 자격을 의심했던바.
이방인이기에 그 제약에 의거해 다소 부족하다 할 수 있는 기둥의 재앙을 주려 했다.
그러나 민혁은 총 세 번 신음이 나오게 했고 필립은 그에 대한 보상을 주고자 한다.
“만들어보겠네. 최선을 다해 자네와 자네의 가신들마저 만족시킬 수 있을 기둥의 재앙을.”
“감사합니다. 그리고 불편했던 마음은 모두 풀렸으니 개의치 마세요.”
민혁은 자신의 잘못을 빠르게 뉘우치고 인정한 필립에게서 대인배의 모습을 보았다.
만들어가는 자란 그가 최선을 다해 8기둥의 재앙을 만들어준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 힘을 창조하기 전 필립이 조심스레 운을 뗐다.
“부탁할 것이 있다네.”
“부탁할 거요?”
만들어가는 자의 부탁.
이는 퀘스트로 연결될 것을 알았기에 작은 기대감을 가졌다.
“자네의 요리로 죽은 자도 살릴 수 있을까?”
“……예?”
요리로 죽은 자를 살린다.
생소한 이야기다.
애초에 죽은 자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민혁에게 필립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영원히 살려달라는 것은 아닐세. 잠깐. 아주 잠깐만 살려주면 된다네. 내가 그들과 인사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그렇게 말하며 필립이 멜론을 내밀었다.
(한을 달래는 멜론)
재료등급: 신.
특수능력
⦁죽은 자도 잠깐이나마 살릴 수 있다고 알려지는 멜론입니다.
⦁단 요리하는 것이 무척 쉽지 않습니다.
⦁하나의 멜론으로 오로지 한 명만을 잠깐 되살릴 수 있습니다.
⦁완성된 후 살리고자 하는 자의 영혼이 한을 달래는 멜론을 먹습니다.
⦁놀랍게도 완성된 멜론은 영혼이 먹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설명: 죽은 자도 잠깐이나마 살린다고 알려진 놀라운 멜론이다. 그만큼 요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재료를 받자마자 이해되었다.
이러한 재료라면 잘만하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누굴 살리면 됩니까?”
“…….”
그 질문에 필립은 어디론가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 천에 뒤덮여 보이지 않던 백골 세 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민혁이 위치한 곳은 오로지 필립만이 있을 수 있는 그의 세상.
‘가족들?’
그렇다는 건 이곳은 그의 가족들이 죽은 곳이라는 뜻이다.
“누굴 살려야 할까…….”
그 질문에 민혁은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누구를 살려야만 하는 걸까…….”
필립도 민혁도 모르는 답이다. 이 셋 중 누구를 살려야만 하는 게 맞는 걸까.
‘이거…….’
멜론으로 요리해도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한 명을 살려 이야기를 전한다 한들, 필립은 다른 이들은 잠깐이나마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생 살아갈 테니까.
“한 명을 살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 한 명을 살려준다면 필멸이란 힘을 손봐주겠네.”
그는 목이 메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차마 뱉어내지 못했다.
재료는 한 개다.
한 개의 재료로 모두를 살리는 것 자체가 안 된다.
가능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쓰게 웃으며 말했다.
“모두 살리면 필멸을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필멸에 내 힘을 더해 진짜 ‘기둥의 재앙’으로 거듭나게 해주지.”
“한 인간이 두 개의 기둥의 재앙은 가질 수 없다는 말로 들리네요.”
민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맞추어 웃던 필립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자네가 선택해 주겠나, 누굴 살릴지.”
그는 그것으로라도 하여 누굴 선택해 살렸는지에 대해 죄책감을 덜려는 듯 보였다.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그럼 봐주시게.”
필립이 씁쓸하게 웃으며 걸어갔다.
그의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나는 먹는 걸 잘하는 자네의 ‘기둥의 재앙’을 새로이 창조하겠네. 그리고 자네는.”
[필립의 과거를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시청하시겠습니까?]“내 과거를 봐주시게.”
* * *
[태초의 신 아테네가 태어나 모든 균형을 바로잡기 전.] [이미 세상엔 많은 생명체들이 존재했다.] [지금에 이르러 인간이라 불리는 자들이 멸망하기 이전에도 존재하였다.] [아테네가 태어나기 전 불균형에 사로잡힌 세상을 보며 당시의 신은 말했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겠다. 그러기 위해 모든 것은 사라져야만 한다.]모든 것은 언젠간 사라지게 마련이다.
민혁이 살아가는 지구도 까마득한 과거엔 공룡이 살아갔고 운석에 의해 모조리 멸망했다.
모든 인간은 알고 있다.
언젠간 ‘인간’이란 종족도 멸망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거나 영원히 ‘무(無)’의 세상이 이어질 거라는 걸.
민혁은 필립의 이야기가 태초의 신 아테네의 탄생 이전부터 시작됨을 알았다.
민혁의 시야에 보였다.
멸망을 선포한 누군가에 의해 세상이 사라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백만 개의 운석이 모든 것을 삭제시켰다.
땅에서 솟아오르는 마그마가 모든 생명체를 집어삼켰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멸망의 길’에서 앞장서는 수만의 신들이 있었다.
모든 것이 삭제된다.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그러한 세상에.
[그가 있었다.] [모든 스킬의 창조주이자 모든 힘의 근원이라 불렸던 자.] [절대무신이라 불린 자.] [그러나 그는 인간이었고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소멸을 받아들이는 다른 인간들과 달랐다.] [그는 한 명의 아내와.] [한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을 위해.] [소멸을 거부한 ‘유일한 인물’이다.]보인다.
소멸되는 세상에서 모든 가족을 이끌고 도망치고 있는 필립이.
그리고 화면이 변화한다.
변화한 화면 속.
“걱정 마라. 우린 죽지 않는다.”
최후의 전선을 선택한 그가 한 요새 위에 섰다.
그 뒤로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수만의 신과 그들이 이끄는 수백만 군이 오로지 그를 ‘겨누며’ 나아가고 있었다.
* * *
8기둥의 재앙 ‘소화’를 재창조하던 필립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앞에 있는 민혁은 새근새근 잠에 빠져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선택할 수 없네.”
셋 중 누구를 살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편으로서 아비로서 모두를 살리고 싶은 심정이다.
불가능한 것을 알지만, 바라기에.
“보시게. 그 힘이 바로 나의 힘. 8기둥의 재앙의 시초이자 8기둥의 재앙의 끝인 힘일세.”
하지 못할 걸 알지만 말해본다.
“모두를 살리면 전수해 주지. 8기둥의 재앙…… 아니, ‘기둥의 극의’를.”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재료는 딱 하나밖에 없었으니.
* * *
민혁의 눈에 보였다.
수만 명의 신들이 요새 위에 선 필립을 겨눴다. 그들이 이끄는 수백만 군이 하늘을 점령했다.
소멸을 거부한 유일한 인간이, 아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쏟아지는 신들을 바라본다.
민혁은 넋 나간 채 그를 바라봤다.
하늘이 격동하고 공기가 무거워진다.
검을 쥔 양팔을 뒤로 젖힌 그에게서 신들. 초월자들마저 압살할 기운이 휘몰아친다.
“기둥학살검.”
수백만 개의 검기가 하늘을 채운다.
쏟아지는 검기의 개수는 적으로 인식된 자들만큼이다.
수백만 개의 검기가 필립에게 다가오는 모든 적을 갈가리 찢어발겼다.
[한 명을 살릴 시 필멸을 한층 더 진화시킵니다.] [모두를 살리면 기둥의 극의를 익힐 수 있습니다!]민혁은 필립의 말도 안 되는 힘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