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10
밥만 먹고 레벨업 1311화
유저와 NPC에겐 큰 차이가 존재한다.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끌어가기 위해 등장했다는 설정의 이방인들과 다르게, NPC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왔다.
레벨 1짜리부터 시작하는 이방인들과 확연하게 다르다.
그들이 레벨1일 때 누군가는 이미 신이었고 누군가는 이미 초네임드 NPC였으며 또 누군가는 이미 시대의 강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특혜를 가진다.
NPC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들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신클래스에 오른 유저들은 전직을 함과 동시에 그 신들을 대표하며, 그 신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걸쳐 만들어냈는지 모르는 그 힘을 바로 얻어낸다.
그렇기에 민혁은 천 년에 걸쳐 완성시킨 농경술을 이해하고 완성하는데 몇십 배는 빨랐다.
더 도움이 된 건 ‘손재주’다.
‘손재주’라는 석 자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만든다, 그린다, 창조하다’이다.
국어사전에도 손재주는 손으로 무엇을 잘 만들어내거나 다루는 재주라고 명시되어 있다.
민혁은 어떤 것을 만들고 창조할 때 커다란 뒷받침이 되는 이 손재주를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비전투직 클래스 신들이 평균 2만5천 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나 민혁은 5만을 아득히 초월해 낸 상태다.
민혁은 한가지 느낀 사실이 있다.
‘더 이상 아무리 손재주 스텟을 올려도…….’
손재주와 관련하여 어떠한 능력이 더 뛰어나지지 않는다.
손재주도 결국 ‘스텟’이다.
스텟은 하나하나 쌓을수록 그 부분이 더 뛰어나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민혁의 손재주는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끝에 도달해 있다.
손재주의 정점.
데메테르 또한 가지지 못한 이점.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민혁이 데메테르보다 모든 것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뛰어났고 월등했다.
또한 한계치까지 진작에 도달한 손재주는 민혁에게 더 수월하고 빠르고 완벽하게 만들 수 있게 보정해 주기까지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유저 중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민혁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그가 ‘기둥’이 될 수 있었던 반증이다.
전율하는 데메테르가 말문을 잇지 못한다.
“사실 데메테르. 네가 생각보다 재능이 없던 건 아닐까.”
민혁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낮췄다. 그리고 팩폭을 맞은 데메테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날 때부터 농경의 신이어서 그렇지 자신조차도 재능이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게 그녀다.
아무튼 지금 서대륙의 누군가가 올림푸스급 힘을 얻었다.
민혁이 새로 얻은 농경술을 확인했다.
(농경자의 길)
패시브 스킬
등급: 가이아 신 최상급.
소요마력:없음.
쿨타임: 없음
효과:
⦁수확 속도 2배, 수확 및 농사일을 할 때 손재주 1.5배 상승.
⦁수확 크리티컬 적용.
⦁수확 크리티컬 적용 시 농사 수확도 400% 증가.
⦁농사에 의한 의지, 노력, 집착, 집념 등을 가질 시 특별한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름.
적혀 있는 수확도란 일종의 ‘평타 데미지’와 같다고 볼 수 있는 개념이다.
먼저 패시브 스킬을 획득했던 그가 스킬들을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휩쓸리는 작물.”
반경 40m 내의 흙들이 물로 변화한다. 변화한 물들이 휩쓸리는 강물처럼 움직인다.
휩쓸리는 거센 강물에 의해 땅에 있던 농작물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농작물 168개를 획득합니다.](휩쓸리는 작물)
액티브 스킬
등급: 가이아 신 최상급.
소요마력: 없음.
쿨타임: 1시간.
효과:
⦁반경 40m 내의 대지를 마치 강물처럼 만들어냅니다.
⦁강물 위로 농작물이 떠오르며 떠오른 농작물은 어떠한 물을 머금지도, 손상되지도 않습니다.
⦁수확도 1,300% 상승.
그다음엔 증식하는 작물이다.
민혁이 어떠한 재료 앞에 섰다.
그리고 곧바로 ‘증식하는 작물’을 발동해 봤다.
증식하는 작물도 일종의 버프기와 흡사했는데, 앞에 있는 재료를 캐낸 후 어떠한 알림도 들리지 않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다른 재료를 수확함과 동시에.
[증식하는 작물.] [20%의 확률로 두 개를 추가 획득합니다.]“……?”
(증식하는 작물)
액티브 스킬
등급: 가이아 신 최상급.
소요마력: 20,000
쿨타임: 12시간.
효과:
⦁5분 동안 증식하는 작물 효과가 발동합니다.
⦁수확한 농작물을 1%의 확률로 7개 추가 획득합니다.
⦁3%의 확률로 4개, 10%의 확률로 3개, 20%의 확률로 두 개 획득할 수 있습니다.
⦁0.1%의 확률로 발동되는 ‘미친 듯한 증식’ 발동 시 30개를 획득합니다.
그다음은 질풍 같은 농사꾼이다.
또다시 한 개의 재료 앞에 섰다.
“질풍 같은 농사꾼.”
발동하는 순간, 민혁의 호미가 땅을 힘껏 내리찍었다.
순간, 호미를 중심으로 퍼진 얕은 바람이 쉴 새 없이 농작물의 주변 흙을 파헤쳤다.
[제우스의 밭의 재료를 획득합니다.]단 한 번이었다.
하나의 재료를 얻기 위해 수십 회 이상 시도를 해야 했는데, 고작 한 번의 호미질로 수확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질풍 같은 농작물)
액티브 스킬
등급: 가이아 신 최상급.
소요마력: 15,000
쿨타임: 10분
효과:
⦁하나의 농작물을 대상으로 수확도를 3,000%까지 끌어올립니다.
⦁하나의 농작물을 대상으로 200회 이상 수확을 시도했을 시 쿨타임을 무시하고 곧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2% 확률에 따라 300%의 수확도로 30회 더 수확을 시도합니다.
⦁4% 확률에 따라 300%의 수확도로 15회 더 수확을 시도합니다.
⦁7%확률에 따라 300%의 수확도로 8회 더 수확을 시도합니다.
⦁15%의 확률에 따라 300%의 수확도로 5회 더 수확을 시도합니다.
단일대상 필살기 같은 느낌이다.
이 힘도 상상을 불허한다.
다음으로 확인한 힘은 민혁이 만들어낸 ‘올림푸스’급이다.
‘이제까지는 전부 가이아 신 최상급에 지나지 않았다.’
신등급과 절대신급의 차이는 천지 차이다.
민혁이 방금 전 보였던 농사의 힘마저도 일반 유저들이 보았다면 입을 떡 벌렸을 거다.
그 정도 수준을 벗어나는 게 절대신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민혁 장본인이었다.
민혁이 하늘 높이 곡괭이를 치켜들었다. 날 선 곡괭이가 땅을 내리찍었다.
콰자아아아악-
[내리치는 곡괭이.]모든 검술이 으레 그렇듯, 민혁은 이 내리치는 곡괭이를 필살기 형식으로 만들어냈다.
땅에 곡괭이가 박히는 순간, 땅속에 박혀 있던 재료들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밑에서 위로 누군가 힘껏 밀어내는 듯했다.
흔들리는 재료들 천여 개가 동시에 하늘로 튀어 올랐다.
후드드드드드득-
줄기에 흙이 다닥다닥 붙은 재료 천여 개가 민혁의 앞으로 응집되어 모여들었다.
이윽고 그 모든 것이 사라졌다.
[농작물 1,302개를 획득합니다.]“……!?”
데메테르의 숨이 넘어가려 한다.
제우스의 밭의 재료를 단숨에 1,300개를 획득한다는 건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재료가 뽑혀나감으로써 파헤쳐진 땅이 본래대로 수복되고 있다는 거였다.
(솟구치는 농작물)
액티브 스킬
등급: 가이아 신 최상급.
소요마력: 35,000
쿨타임: 3시간.
효과:
⦁반경 150m 내에 위치한 모든 농작물을 조금의 손상도 없이 땅 위로 끄집어 올립니다.
⦁수확도 7,800%를 적용받습니다.
⦁수확 시 조금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솟구치는 농작물로 획득한 재료는 10% 더 뛰어난 힘을 발휘합니다.
⦁수확과 동시에 해당 자리에 방금 본인이 수확했던 농작물의 씨앗이 저절로 심어져 자라납니다.
‘개사기다.’
가장 큰 메리트는 저절로 씨앗이 뿌려져 또 한 번 농작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더불어 광역 농사의 힘이기까지 했다.
이 농경술을 보면서 가장 놀란 건 역시 ‘쿨타임’이다.
‘모든 쿨타임이 생각보다 짧다는 거다.’
새로운 농경술을 얻은 민혁이 다시 움직였다.
농작물을 수확하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훨씬 빨라졌다.’
농경자의 길 효과가 분명해 보였다.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여러 효과 등에 따라 족히 두 배 가량은 빨라졌다.
더불어 제우스의 밭은 이미 꽤 많이 수확한 상태에서 실험 삼아 스킬들을 발동해 본바.
순식간에 제우스의 밭의 마지막인 ‘제우스의 재료’에 도달했다.
데메테르가 그를 보며 생각했다.
‘1주일 만에 각 신의 재료 두 개 이상을 획득하면…….’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그 사실을 데메테르는 말하지 않고 민혁을 지켜봤다.
제우스의 재료는 가히 얻는 게 극악에 가까운 녀석이다.
그러나 민혁이 질풍 같은 농사꾼을 발동한다.
[질풍 같은 농사꾼.] [수확도를 3,000%까지 끌어올립니다.]거대한 힘이 실린 호미가 주변을 강타했고.
[4% 확률에 따라 300%의 수확도로 15회 더 수확을 시도합니다.]1초 만에 열다섯 번을 빠르게 다시 휩쓴다.
마치 ‘멸’과 흡사한 모습이다.
제우스의 재료는 결코 얻기 쉽지 않은 재료다.
그러나.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끊임없이 알림이 울린다. 거기에 더해져 이 ‘질풍 같은 농사꾼’이 대단한 이유는 쿨타임이 200회를 가격하면 리셋 된다는 것.
농사꾼은 마력량이 적다.
농사꾼은 아니나 그들보다 뛰어난 민혁의 마력량은 일반 농사꾼의 수십배에 달하며 그들의 제약을 이겨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질풍 같은 농사꾼.] [수확 크리티컬!] [질풍 같은 농사꾼.]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 [제우스의 재료를 획득합니다.]그럼에도 약 6시간가량이 소요되었다.
‘만약 농경술을 배우지 못했다면.’
24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민혁이 다음 밭으로 이동했다.
이번엔 아레스의 밭이었다.
데메테르는 그가 뛰어난 농사꾼이나 이제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되지 않았나 했다.
하지만.
“안 피곤해요?”
“……이 정도로요?”
그녀는 서대륙인이 아닌바.
민혁이 쌓은 업적을 몰랐다.
[수확 크리티컬!] [수확 크리티컬!]다시 하루가 지난다.
제우스의 밭에서 총 이틀. 아레스의 밭에서 다시 이틀을 소모한다.
민혁은 지치지 않고 수확하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모든 밭의 것을 얻고 싶은데.’
속도를 보았을 때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때.
[5일 안에 두 개의 밭의 모든 것을 파헤치셨습니다.] [히든피스. 데메테르가 인정한 농사꾼을 달성합니다.] [다음 밭에서 농작물 수확이 15% 더 쉬워집니다.]잭팟이 터졌다.
곧바로 민혁은 다음 밭으로 갔다.
이번에는 헤라의 밭이었다.
역시 멈추지 않고 계속 호미와 낫, 곡괭이를 휘두른다.
파파파파파파파팟-!
헤라의 밭을 지난다.
[다음 밭에서 농작물 수확이 15% 더 쉬워집니다.]아테나의 밭을 지난다.
아프로디테의 밭을 지난다.
[다음 밭에서 농작물 수확이 15% 더 쉬워집니다.]아폴론의 밭을 지난다.
[다음 밭에서 농작물 수확이 15% 더 쉬워집니다.]신들의 밭을 계속 지나며, 마지막 밭마저 빠르게 파헤쳐 냈다.
* * *
데메테르가 신들에게 선물해 준 밭은 신들의 또 다른 상징체 중 하나이다.
밭은 소중했고 신들도 그 밭에서 자라나는 농작물로 식사를 하곤 했다.
올림푸스 신들 모두가, 자신들의 밭을 아낀다.
제우스는 떠나려는 데메테르를 보며 꾐을 냈고, 세 가지 이상의 밭의 재료를 모두 수확하면 그녀를 보내주겠다 했다.
물론 그 이상의 밭도 가능하다면 해보라 했다.
그것은 조롱이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제우스의 밭에 온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단 하나의 재료조차 없었다.
그가 다음 밭으로 갔다.
그곳도 마찬가지다.
계속계속, 그가 다음 밭들로 넘어갔다.
그 끝에 데메테르의 밭의 마지막 재료를 획득해낸 민혁이 있었다.
제우스에게 들려온다.
[먹는 자들의 기둥이 데메테르가 선물한 열두 개의 밭의 모든 재료를 수확합니다.]“……?”
제우스의 낙 중 하나는 밭에서 자라난 것을 먹는 것에 있었다.
심지어 다른 신들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다른 밭도 이용해도 된다고 한 상황이다.
모든 것을 파헤친 민혁이 헤헤 웃고 있다.
“개꿀~”
“…….”
제우스의 온몸이 경련했다.
그러나, 제우스는 전지전능한 신이다.
최대한 침착하게, 어떠한 동요도 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때 민혁이 제우스를 발견하고 말했다.
“제우스 님. 저 그렇게 양심 없는 사람 아닙니다.
“…….”
제우스의 입꼬리가 살살 올라간다.
그래, 가져갈 수 있다 한들 놈이 생각이 있다면 설마 우리 신들의 재료를 모두 가져가겠는가?
그는 심성만큼은 아주 고운 이였다.
“저쪽으로 가면 제우스 님을 위한 것을 남겨두었습니다.”
제우스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그는 절반만 가져가고 절반은 그대로 남겨둔 걸지도 모른다.
참 대인배다.
“그리고 데메테르는 오늘부터 저를 섬기기로 했습니다. 전 이만.”
민혁이 데메테르와 함께 사라졌다.
그녀가 떠나게 된 것은 아쉬웠으나, 지금 제우스에겐 밭의 재료들이 더 시급했다.
그가 서둘러 달려갔다.
허겁지겁 달려간 그곳에 딱 하나의 꽃봉오리만이 피어 있었다.
그렇다. 고작 하나였다.
민혁은 방금 전 이렇게 말.
-제우스 님. 저 그렇게 양심 없는 사람 아닙니다.
제우스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나 스스로가 한 약속이기에 돌이킬 수 없다.
이에 대한 죄를 묻지도 못한다.
양심 있다던 그는 수만 개의 재료 중 ‘양심적’으로 딱 하나만 놓고 갔다.
“양심 없는 새끼…….”
제우스가 망연한 표정으로 밭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