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2
밥만 먹고 레벨업 132화
콜로디스 제국 유저들은 비상에 걸렸다.
북부 대륙의 발키리 왕국과 이필립스 제국이 동맹을 맺었다.
그 의미는 무수히 많은 아티팩트, 정보, 값진 것들을 이필립스 제국 유저들이 독식할 확률이 높다는 거다.
또한, 그로 인해 이필립스 제국에 있는 길드들이 콜로디스 제국에 위치한 길드보다 앞지를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유저 칼리안은 4대 길드 중 하나인 아이리스를 이끌고 있는 길드 마스터였다.
통합 랭킹 22위에 빛나는 칼리안은 국내에 있는 무수히 많은 강자 중 하나이기도 했다.
누구를 붙잡고 어디가 국내 최고냐고 물어도 대부분 사람들이 ‘아이리스 아입니꺼!’라고 대답할 것이다.
4대 길드가 존재하지만, 그 4대 길드 중에서도 가장 우위에 선 게 바로 아이리스 길드다.
아이리스 길드의 칼리안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 동굴 앞에 길드원들과 서 있었다.
동굴의 문은 닫혀 있었다.
그리고 그 동굴 안에 들어간 것은 다름 아닌, 네크로맨서 바크였다.
‘바크. 믿을 건 너밖에 없다.’
네크로맨서 바크가 가진 뛰어난 능력.
바로 영혼 소환술!
영혼 소환술이 발동하고 성공한다면 영혼을 불러들여 그에게 원하는 질문 몇 가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아주 희귀한 확률로 성공하는 특수스킬.
또한, 바크에게 질문의 개수마다 적용되는 패널티도 컸다.
쿠구구구구구궁!
굳게 닫혀 있던 동굴의 문이 열렸다.
그 안에서 검은 로브를 쓴 바크가 걸어 나왔다.
“영혼 소환술은 성공했나?”
칼리안의 물음에 바크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바크가 소환한 것은, 죽은 발키리 왕국의 사제였다.
전에 발렌 왕을 빼앗기 위해 습격했을 때, 혹시 몰라 아이리스 길드에서 시체를 회수했다.
시체를 통해, 발키리 왕국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테니까.
“지금 이 판을 바꿀 수 있겠나?”
그에 바크는 짙게 웃었다.
“예,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발키리 왕국 내의 레전드 길드까지도 몰아낼 방법이 있더군요.”
“……오호!?”
칼리안은 감탄했다.
간단한 방법으로 레전드 길드를 몰아낼 수 있다.
지금, 모든 길드가 레전드 길드의 성장을 견제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발키리 왕국의 최초의 영토 획득자가 될 터였다.
곧 짙게 웃던 바크가 말했다.
“쥬이스 신의 제사 음식에 독을 타면 됩니다.”
“쥬이스 신의 제사 음식에 독을 탄다고?”
칼리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크는 안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었다.
그녀는 제사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며칠 동안 지독한 가뭄을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음식에 독을 탄다면?
“엄청난 재앙이 불어 닥치겠군…….”
칼리안이 중얼거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 그 이상을 넘어 신성한 쥬이스 신을 모시는 제사 음식에 독이 들어가 있다면?
엄청난 재앙이 북부 대륙을 휩쓸지도 몰랐다.
“사제는 상당한 고위급 사제였습니다.”
“그래?”
“그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지요.”
영혼 소환술만 성공한다면 소환된 이는 질문에 순순히 답해야만 했다.
그리고 바크가 말했다.
“분노한 쥬이스 신에 의해 발키리 왕국은 잠시 혼란 속에 빠질 겁니다. 또한, 레전드 길드의 등장과 함께 그런 일이 벌어지자 민심은 사나워지겠지요.”
칼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한데, 이것을 통해서 우리가 얻는 건 무엇인가?
고작 레전드 길드의 추락뿐이라는 건가?
그의 생각을 읽은 듯 바크가 말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 또한 알아냈습니다. 본래 그 사제는 히든 퀘스트를 주는 놀라운 사제지요. 그가 말하기를 분노한 쥬이스 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타락한 쥬이스의 던전’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곳에 ‘분노한 쥬이스의 영혼’이 있을 것입니다. 그 ‘분노한 쥬이스의 영혼’을 사냥한 후에 쥬이스 신이 만족할 만한 놀라운 만찬을 차려준다면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그에 따른 막대한 보상도 있겠지요.”
칼리안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이는 엄청나게 등급 높은 퀘스트일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 때, SS등급의 퀘스트가 풀렸다고 했다.
그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이 퀘스트는 자신들이 만드는 조작이다.
독을 뿌리고, 독을 회수하는 격.
“……이걸 만약 실시간 방송한다면?”
아이리스 길드는 유명 게임 방송 채널의 한 프로그램인 ‘던전 공략 라이브’와 연계를 맺고 있다.
그곳에서 SS등급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걸 방송한다면 아주 재밌을 터다.
또한, 영웅 노릇을 하는 거다.
발키리 왕국을 구한 것은 결국 콜로디스 제국 유저들이다!
어쩌면 다른 길드는 고사하고 발렌 왕과 아이리스 길드 자체는 돈독해질지 모른다.
또한, 발렌 왕은 습격을 가한 자들이 오로지 아레스 길드와 루마드와 그 제국군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터.
“문제는 두 가지군.”
칼리안이 턱을 쓸며 말했다.
“첫 번째, 독을 어떻게 타느냐.”
“당연히 영혼을 통해 발키리 왕국의 위치 또한 확인했습니다.”
그에 칼리안이 픽 웃었다.
바트는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그럼 이제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누가 그 만찬을 요리하느냐.”
분노한 쥬이스의 영혼을 사냥한다 한들, 만찬에서 쥬이스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한데, 신이 만족할 만한 만찬을 만들 수 있는 자.
두 사람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곧 칼리안이 손가락을 퉁겼다.
따악!
“황혼의 요리사, 블랙!”
* * *
아테네에 접속한 민혁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설의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초밥!
그걸 먹기 위해 들어왔건만!
제사 준비 때문에 발렌 왕과 전설의 요리사 랄드까지 그에 바쁘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발키리 왕국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대신에, 다른 맛있는 걸 먹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던가.
“이번에 새로 가입한 민혁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민혁이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레전드 길드원들은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요새 가장 핫한 프라이팬 살인마의 영입!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
그리고 그 옆에는 루트도 함께였다.
“루트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곧 지니가 민혁의 옆에 서 말했다.
“말씀드렸다시피 민혁 님의 경우 제 현실 친구이기도 합니다. 일이 있어서 5년 만의 재회에요. 그리고 말씀드렸다시피 민혁 님은 아주아주 뛰어난 요리사이시기도 합니다.”
“정말인가요?”
“믿을 수가 없네요…….”
길드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프라이팬 살인마는 뛰어난 딜러였다.
강력한 한 방으로 적을 압살했다.
또한, 뛰어난 탱커였다.
무지막지한 갑옷과 HP로 레벨대비 믿을 수 없는 힘을 보였으니까.
그리고 사실, 길드원 중의 몇몇은 생각했다.
‘버프 요리라…….’
버프 요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버프 요리는 효과가 좋을수록 값이 너무나도 비싸다.
사제들의 경우 MP 소모만으로 버프를 거는 것에 비해 버프 요리는 값이 들어간다.
그게 바로 버프 요리의 한계일 것이다.
“민혁이는 아주아주 뛰어난 버프 요리를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겠죠?”
지니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민혁이가 저희를 위한 요리를 만들 때 재료 공급은 저희 길드에서 합니다.”
“아, 그건 당연한 거죠.”
“물론입니다.”
길드원들은 흔쾌히 수긍하여 끄덕였다.
그러던 중, 크로우가 물었다.
“값은 얼마입니까?”
크로우가 물은 이유는 말 그대로 버프 요리는 효과대비 너무 비쌌기 때문.
크로우는 예전에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만든 요리를 사 먹어 본 적이 있다.
한 그릇에 자그마치 4 플래티넘.
현금으로 하면 2,000만 원인 셈이다.
물론 효과는 뛰어났다.
경험치 상승률 13%, 8일 동안 효과 지속에 모든 스텟+2% 상승이었다.
그때 크로우는 폭렙 중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면서 물었다.
어떻게 요리가 이렇게 비싸냐고.
그 질문에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길드 마스터로 있는 루베르트의 길드원의 대답은 이러했다.
‘비싼 재료들로만 만들었으니까요.’
그게 값이 비싼 이유.
비싼 재료가 대폭 들어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거다.
“음, 여기선 아마도 민혁이와 확실한 협상안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니가 말했다.
사실상 민혁은 ‘맛있는 재료.’면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버프 요리가 가지는 가치에 따라 민혁이 받아야 할 보상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민혁도 지니의 뜻을 이해했다.
길드란, 친목으로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서로가 서로한테 도움이 되고 그에 따른 값어치를 치러줘야 한다.
그렇지 않은 친목 길드는 대부분 밑바닥을 웃돌기 마련이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저는 사실 여러분에게 요리를 해드려서 맛있는 재료를 얻을 생각이거든요.”
“마, 맛있는 재료?”
그에 길드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몇천만 골드, 혹은 몇 플래티넘이 아닌, 재료라니?
“저희 민혁이가 좀 식탐이 많아서…….”
“하, 하하…… 좀 많이 많군요.”
크로우가 어색하게 웃었다.
지니는 굳이 민혁의 병과 그의 집안에 대해 말하진 않았다.
“괜찮으시다면 레어 버프 요리가 뜬다면 2천만 골드, 유니크 버프 요리가 뜬다면 A급 재료, 에픽이 뜬다면 S급 재료, 전설은 S급 재료 두 개 혹은 명약 어떤가요?”
그에 길드원들은 얼추 계산해 봤다.
레어 버프 요리가 2천만 골드.
그리고 일반적으로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판매하는 레어 요리가 약 1 플래티넘이었다.
그리고 유니크의 경우 저번에 크로우가 먹었던 4 플래티넘이었다.
그리고 순수한 A급 재료만 약 5천만 골드에서~ 1 플래티넘 정도.
여기에 요리한 비용, 등급의 값어치, 요리사의 명성에 따라 요리사 블랙의 요리가 4 플래티넘이었다.
민혁도 그와 비슷하다.
요리 공급비와 요리를 해준 값, 등급 등에 따라서.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존재한다.
“너무 비싼 것 같습니다. 길마님.”
크로우가 한 말이었다.
“……난 좀 싼 것 같은데.”
지니가 말끝을 흐렸다.
크로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싸다고요……?”
다른 길드원들도 웅성거렸다.
에이스가 황당하단 표정이었다.
“에이, 누나. 세계에서 알아주는 요리사 블랙의 유니크 요리가 4~6억 골드 사이래, 근데 그건 블랙의 요리잖아. 근데 저 형은…….”
듣도 보도 못한 요리사다.
실제로 민혁의 프라이팬 살인마로서의 무력은 입증되었다.
하지만 그는 운이 좋았다는 평가가 다분한 편.
물론 그의 강함을 떠나서 요리로 그가 입증한 게 무엇이 있는가?
사람은 자신이 실제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법.
그에 지니는 아차 했다.
‘내가 민혁이의 능력도 보여주지 않고 길드원들에게 제안하고 있었구나……!’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길드원들의 반응이었다.
황혼의 요리사 블랙의 요리는 레어 등급이어도, 일반 요리사가 만든 레어 등급 요리보다 더 뛰어난 편.
또한, 그에 따른 이름값이 붙는다.
실제로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만든 요리는 말문을 잇지 못할 정도로 맛있다고 하니, 그 비싼 값에 사 먹어볼 만한 거다.
하지만 민혁은?
어떠한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
버프도, 맛도. 그 어떤 것도.
또한, 그가 만든 요리가 사제들의 버프를 대체할 수는 있을까?
버프 요리는 압도적으로 사제들 버프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솔플 할 때 아니면 먹지 않는다.
이런 것을 모두 감안했을 때, 민혁의 요구는 터무니없이 보이기 충분했다.
그리고 길드원들의 반응.
그 반응에 민혁이 조용히 있다가 말했다.
“요리사 블랙이요? 그 사람 버프가 그렇게 좋나……? 전 잘 모르겠던데.”
“……?”
“……?”
“……?”
길드원들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