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6
밥만 먹고 레벨업 136화
지니가 다소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칸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내일이면 던전이 닫히네.”
“그러게…… 후, 오랫동안 공들였는데.”
아쉽게도 내일이면 던전이 닫힌다.
생각보다 요리를 먹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이유는 민혁이 제시한 재료를 충분히 충족하기 위함이다.
또한, 그에는 지니와 칸도 동의했다.
이왕 먹을 거 가장 좋은 재료의 요리를 먹는다면 단기간으로나마 길드의 전력이 더 강화되는 셈일 테니까.
하지만 재료를 구하는 게 문제였다.
경매장을 이 잡듯 뒤지고 재료를 얻기 위해 사냥터도 가고,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먹을 수 있다니까, 다행이네.”
그래도 고군분투 끝에 로크는 재료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를 구해냈다는 거다.
하지만 한 명의 버프 상승으로 그 던전을 수월하게 깰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물론 민혁의 버프 요리는 뛰어났지만 민혁 스스로도 카레 라이스의 버프가 꽤 잘 나왔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보다 더워 죽겠다.”
“나도…….”
강렬한 태양!
발키리 왕국은 지금 비상사태에 빠졌다.
그리고 지니의 치아가 뿌드득 갈렸다.
“아이리스 놈들……!”
레전드 길드는 눈치채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도적 유저가 쥬이스 신에 의해 피를 토하고 쓰러져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고 한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갑자기 아이리스 길드에서 던전을 공략해, 이 재앙을 잠재우려고 한다고 한다.
이는 말 그대로 쇼다.
엄청난 쇼!
그들은 얼마 전에 발표했다.
자신들이 발견한 던전을 클리어하는 등급 퀘스트가 ‘SS’등급 퀘스트라고.
또한, 국내에서 발견된 최초의 SS급 퀘스트다.
당연히 사람들은 열광하고 호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최초의 SS급 공략 퀘스트를 던전 공략 라이브라는 게임 프로그램에서 생중계 방송한다?
잭팟이 터지겠지.
그리고 성공한다면 거의 영웅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한테 몰아가려고 했던 게 분명해.”
다행스럽게도 발렌 왕과 발키리 왕국 국민은 레전드 길드 때문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발렌 왕을 구한 그들은 ‘영웅’ 이미지가 확실하게 박힌 것이다.
그러던 중, 어느덧 두 사람은 민혁과 로크가 있다는 곳 앞에 도착했다.
한데, 로크가 부들부들 몸을 떠는 게 보였다.
그러다 이어 로크가 민혁에게 다가가 그를 꽉 껴안았다.
“사랑한다, 민혁아! 사랑해!”
그러면서 뽀뽀를 해댄다.
그리고 민혁은.
“으아아아악! 하지 마, 하지 마! 으아아아!”
진심으로 질색하고 있었다.
* * *
로크는 쉬지 않고 재료를 구하러 다녔다.
하지만 마지막 재료인 ‘용왕의 미나리.’는 차마 구할 수가 없었다.
용왕의 미나리는 용왕의 바다라는 곳에 있는 게 분명했다.
또한, 아직 유저 중엔 용왕의 바다에 가본 이가 없었다.
그 때문에 용왕의 미나리를 구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로크는 민혁에게 재료를 건넸다.
“잘 부탁해, 민혁아.”
“맛있는 아귀찜! 아귀아귀!”
“잘 부탁한다니까? 나도 네 대단한 버프발 좀 받아보자, 크로우가 지금 엄청 광렙하고 있어서 배 아파 죽겠다니까.”
“그치, 콩이야? 진짜 맛있겠지?”
“꾸울? 꿀!”
그에 민혁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는 아기 돼지 콩이가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버프보단 자기 먹을 생각에 좋아하고 있군.’
로크는 입이 삐죽 나왔다.
평소보다 더 못생겨 보였다.
그리고 민혁은 아귀찜 재료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자신이 처음 뛰어난 버프 요리를 만들어내자 길드원들이 가져오는 재료의 질이 좋아졌다.
재료의 질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곧 맛이 좋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즉, 민혁은 가만히 앉아서 요리만 해주면서 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셈!
그리고 요리를 해주면서 만족도도 오르지 않던가?
크로우가 먹었을 때, 확실히 그가 고렙이었기 때문인지 약 2% 정도의 만족도가 올랐다.
발렌 왕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준이었지만 그마저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민혁은 요리를 시작했다.
그는 아귀찜을 만들면서 생각했다.
‘난 평소에 아귀찜을 먹을 때마다 아쉬운 게 있었지.’
바로 콩나물이다.
아귀찜의 콩나물, 물론 좋다.
하지만 아귀찜을 먹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콩나물을 사 먹은 건지 아귀찜을 먹는 건지 모른다는 거다.
민혁은 히히 웃으며 콩이에게 말했다.
“콩아, 난 이 아귀찜에 콩나물을 조금 줄이고 미나리와 아귀는 더 많이 넣을 거야.”
“꿀!”
‘먹을 줄 아네! 꿀! 같았다.
그리고 설레는 것인지 씰룩씰룩 엉덩이춤을 춘다.
레시피 창조대로 한다면 물론 좋은 효과가 나온다.
하지만 독창적으로 해본다면 다른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민혁은 요리를 시작했다.
아귀찜의 콩나물 양을 줄이고 아귀를 꽤 큼직큼직하게 넣었다.
그리고 깨물면 머금고 있던 양념이 흘러나오는 오도독한 미더덕도 더 많이 넣었다.
그렇게 민혁의 아귀찜이 완성되었다.
양념을 머금어 붉은 콩나물이 가득 쌓여 있었지만, 그 밑으로는 평소 가게에서 먹는 양의 아귀의 1.5배 정도가 있었다.
그리고 완성과 함께 알림이 들렸다.
[아귀찜을 완성하셨습니다.] [로크만이 버프 효과를 볼 수 있는 요리입니다.] [레시피 창조 스킬 요리는 한 사람당 한 달에 하나씩의 요리만 맛볼 수 있습니다.] [무아지경. 당신의 ‘독창성’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집니다.] [에픽 등급입니다.] [손재주 4를 획득합니다.] [명성 10을 획득합니다.] [업적 포인트 1,000을 획득합니다.]독창성, 그리고 재료등급에 따라 처음 기대요리등급은 유니크~ 전설 사이가 나왔었다.
거기에서 재료 하나가 빠져서 기대요리등급은 에픽까지가 한계로 변했었다.
한데, 지금 기대요리등급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에픽 등급 요리가 나타났다.
그리고 에픽 등급 요리를 만든 것에 따른 보너스들이 더 많았다.
유니크 때보다 손재주 2, 명성 6, 업적 포인트도 600이 추가되었다.
“크…… 에픽이니 더 맛있겠지?”
민혁은 기대감 어린 표정을 지었다.
“와, 완성됐어? 확인해 봐도 돼?”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크는 곧바로 아귀찜을 확인했다.
(아귀찜)
재료등급: S
등급: 에픽
제한: 로크만 버프 효과를 볼 수 있음
보관일: 20일
유지시간: 22일
특수능력:
⦁미친 광전사의 힐+3
⦁크레이지 프리스트의 스킬을 일반 힐러의 스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설명: 오로지 로크만을 위해 만든 요리이다. 요리사는 평소 아쉬웠던 아귀찜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완하였다. 많은 양의 아귀를 즐길 수 있어 더 좋을 것이다.
“……컥!?”
로크는 경악했다.
그는 살면서 운이 지지리도 없었다.
실력 좋은 랭커이면 뭐하는가?
그는 사람들이 로크 정도에 레벨이면 몇 번 줍는다는 유니크 아티팩트도 주워보질 못했고, 심지어 저번에 황금 보물상자를 뽑았을 때는 400골드 정도를 뽑는 충격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만큼 로크는 운이 없는 ‘불운의 사나이’였다.
그래서 사실 높은 등급의 재료를 구해오면서 불안했다.
‘내 불운 패시브 스킬에 의해 노멀 등급이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점령했다.
사실 요리란 것도 무조건 높은 등급이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에픽 등급 요리가 자신의 앞에 놓여 있다.
자신의 길드원들조차 먹어보지 못한.
특히나, 특수능력.
크레이지 프리스트의 스킬을 일반 힐러의 스킬로 적용시켜 사용이 가능하다?
그의 크레이지 프리스트의 능력은 사실상 일반 힐러의 능력이 개조된 것이다.
미친 광전사의 힐의 경우 본래 상대방을 치료하는 효과지만 타격할 때마다 출혈을 높아지게 만든다.
또한, 사제의 능력 중 가장 사랑받는 버프 능력, 그 버프 능력을 반대로 크레이지 프리스트는 디버프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데, 지금 이 아귀찜을 먹으면 크레이지 프리스트의 능력을 유지하면서 일반 사제의 능력도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지금 힐러지만, 딜러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제 딜러로도, 힐러로도 활약할 수 있다.
이는 엄청난 혁신이었다.
심지어 미친 광전사의 힐은 MAX를 찍었다.
그는 미친 광전사의 힐을 확인해봤다.
“와, 지, 지렸다……!”
MAX란 무엇인가.
그 끝을 봤다는 거다.
하지만 이 요리는 그 MAX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준다.
+3레벨이 더 높아진 미친 광전사의 힐.
본래 이 미친 광전사의 힐은 상처 부위에 사용 시 출혈량 발생+35%이며 상대방의 피부 또한 썩게 만든다.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출혈을 발생시키고 그 상처의 악화를 가속화하는 것, 그리고 +3레벨이 되자 출혈량이 50%가 되었다.
심지어 더 놀라운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20% 확률로 미친 광전사의 힐을 상처 부위에 사용하면 각종 상태 이상에 빠진다. 스턴, 혹은 눈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모든 능력치 감소 등!’
정말 말도 안 될 정도의 능력.
부들부들 전율하던 로크.
그는 근래 들어 다른 길드원들보다 뒤처지고 있었다.
힐러인데, 딜러의 역할을 해서다.
아무리 그가 전설 클래스라고 할지라도 결국 힐러가 딜러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를 넘을 수 있다.
그가 민혁을 향해 다가갔다.
“사랑한다, 민혁아! 사랑해!”
그러면서 뽀뽀를 해댄다.
민혁은 갑자기 안긴 로크로 인해 당혹했다.
그리고 그가 입술을 쭉 내미는데, 순간 심장이 멎을 뻔했다.
가까이서 보니까, 로크는 더 못생겼다!
심지어 그런 그가 입술을 쭉 내밀고 볼에 뽀뽀까지 하려고까지 한다.
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악! 하지 마, 하지 마! 으아아아!”
“꿀꿀꿀!”
그리고 콩이가 민혁을 구출하기 위해 그의 옷깃을 당겨댔다.
콩이는 순간 주인 민혁의 목숨에 위협을 느낀 것이다!
그 순간.
퍼엇!
결국 민혁이 주먹을 휘둘렀다.
로크가 바닥을 굴렀다.
“그래도 좋다, 흐하하하하!”
다시 안기려 하자 민혁이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빨리 밥이나 먹어!”
“꼭, 그, 그렇게까지…….”
그러다 로크의 시선이 민혁의 어깨 위로 쪼르르 올라간 아기 돼지 콩이에게 향했다.
양 팔짱을 낀 채 로크를 바라보는 콩이!
콩이의 표정은 잠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진짜 이렇게 생긴 동물은 처음 본다…… 꿀!’
순간 로크는 슬퍼졌다.
하지만 뛰어난 버프 요리에 위안을 삼기로 했다.
때마침, 지니와 칸이 도착했다.
“무슨 일이야?”
“로크가 내 볼을 썩게 하려고 했어!”
“……응? 미친 광전사의 힐을 썼어?”
“아니, 뽀뽀하려고 했어!”
“…….”
“…….”
칸과 지니.
두 사람이 말문을 잃고 로크를 바라봤다.
“왜 얘를 괴롭히고 그러냐…….”
“많이 무서웠지? 이제 괜찮아.”
“아, 아니 난 너무 기뻐서……!”
하지만 칸과 로크는 민혁에게 다가가 그의 볼을 살폈다.
그리고 칸이 말했다.
“다행히 볼은 안 썩었다.”
“휴!”
진심으로 안도의 한숨을 뱉는 민혁.
콩이가 괜찮냐는 듯 민혁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곤 로크를 노려봤다.
‘나, 나만 미워해……!’
로크는 그러면서도 ‘헹! 하는 소리를 냈다.
“이 요리를 먹으면 너희들한테 힐 안 해줄 거다.”
“거절한다.”
“필요 없어.”
그들도 로크의 힐이 끔찍하단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곧 로크가 말했다.
“진짜? 나, 이거 먹으면 상처 회복 힐 쓸 수 있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잘생겨진다는 소리만큼 이상한 소리 아니냐?”
“확……! 확인해 보고 말해, 자식들아.”
곧 지니와 로크가 아귀찜을 확인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지니는 말문을 잃은 듯 보였다.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리고 다시 입을 뗐다.
“……진짜 민혁이 요리는 볼 때마다 놀랍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사였다.
그리고 민혁은 스킬 ‘함께 먹는 즐거움’이 발동되어 아귀찜 한 접시가 생겨난 걸 볼 수 있었다.
민혁이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젓가락을 푹 찔러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