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68
밥만 먹고 레벨업 1369화
민혁은 신들의 땅에 들어서기 전에 차원의 창조 양피지를 통해 신들의 땅과 동일한 곳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신들의 땅도 실질적으로 인계와 떨어진 전혀 다른 차원에 존재했다.
실질적으로 달라진 건 그저 신들의 땅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헤르메스의 모자 안에서 훔쳐진 자들이 신들의 땅으로 우르르 떨어져 내렸다.
군신의 보좌관 벨슨이 빠르게 현 상황을 파악했다.
신들 중 사상자는 거의 없었으며, 천군 중 피해자는 약 백여만에 달했다.
벨슨이 태초의 신 아테네를 살폈다.
“난 괜찮다.”
아테네는 여전히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로이나의 머리를 씁쓸한 미소로 쓰다듬었다.
[군신 민혁이 신들의 땅에 입장하셨습니다.]약 20여 분 정도가 흐르자 민혁이 돌아왔다.
절대신들과 무수히 많은 신들이 여전히 황금색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민혁이 요리의 신의 쇠사슬에 손을 뻗었다.
[가브리엘의 힘이 깃든 쇠사슬입니다.] [2주 동안 풀어낼 수 없습니다.] [천계의 신성력이 모든 능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빌어먹을 상황이다.
벨슨을 제외한 신들 상당수가 이런 제약에 걸렸다.
“그래도 내겐 악신과 헤파이스토스. 루이스가 있으니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불가능합니다.”
벨슨의 말에 민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기둥들은 차원 간 전쟁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뭐? 하지만 이제껏 그들은 천외제국에서 많은 활약을…….”
“천외제국은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니까요. 또 모두 선공격이 아닌 먼저 공격을 받았으니 그런 제약이 없던 겁니다.”
카오스는 균형을 중요시한다.
생각해 보면 이제껏 기둥들끼리 힘을 합하여 어떠한 업적을 남기거나 해낸 적이 없었다.
“악신과 헤파이스토스, 삶과 죽음의 주인은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습니다. 기둥들이 개입할 시 그들은 카오스에 의해 자격을 강제박탈당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빼앗깁니다. 기둥들끼리 단합하여 차원 간 전쟁에 개입할 수 있었다면 이미 이 세상은 남아나질 않겠죠.”
기둥이었기에 걸리는 제약이다.
“그리고 카오스가 염두에 뒀던 건 군신님과 같은 분이십니다. 기둥들과 연을 쌓고 그 친분에 의거하여 좌지우지되는 세상은 이미 균형이 어그러졌다 할 수 있죠.”
민혁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이미 천계 쪽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곧 천계가 들이닥칠 거다.”
빠르면 2일. 늦어도 4일이다.
정비만 끝낸 그들은 절대신들이 무력화된 상황에서 언제든 승기를 가져갈 수 있다 믿고 있을 테니까.
“이제 적들은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물품들이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는 당하지 않을 겁니다.”
“쉽게는 안 당해도 지금 상황이면 결국 질 것 같은데?”
민혁의 팩트에 벨슨과 절대신들이 움찔했다.
“절대신들이 어떤 힘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이야. 심지어 대장군 제넬과 일반적인 신들마저.”
그렇다는 건 천군과 자신만이 버텨야 한다는 거다.
“100% 진다. 대천사 한 명도 이길 수 없어.”
대악마였던 베로스는 과거 왕국 하나를 가뿐히 날려 버릴 수 있었다.
그처럼 힘의 격차란 것은 뚜렷하다.
천군들과 벨슨, 민혁만으로 이겨낼 수 없는 전투다.
“대천사들은 생각보다 강해.”
물론 아까 전 보았던 대천사들은 오늘을 위해 많은 버프 물품을 준비해 왔다.
그로 인해 폭발적으로 강해졌지만, 그것이 해제된다 한들 대장군 제넬급으로 강하다.
신들의 땅에 침묵이 가라앉는다.
민혁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때 불현듯 두 개의 묘책이 생각났다.
“신들의 계승식을 진행하자.”
“신들의 계승식 말입니까?”
절대신들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꼭 계승식을 계승식장에서 할 필요가 있어? 어차피 얼마 후면 신들의 계승식 하는 날이잖아.”
신들의 계승식.
민혁도 했던 적이 있다.
신들의 계승식에서 ‘어떤 신의 후예’는 자격을 인정받아야 하며, 인정을 받은 후엔 비로소 진짜 신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후예들이 죽으면요.”
“죽으면 페널티 입는 거지. 근데 계승식에 떨어진 신들은 자격을 박탈당하잖아?”
많은 유저들이 신들의 계승식을 두려워한다.
신클래스 유저들은 이 신들의 계승식에 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자격을 입증하지 못하면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상 계승식에 참여하지 못한다.
더 최악의 경우에는 그 자리를 완전히 박탈당한다.
신클래스 후보로서 특혜를 누리던 자들은 자격을 박탈당하면 약화된다.
그로 인해 신클래스 후예들 중 자격을 박탈당한 자들이 게임을 접는 경우가 허다했다.
“자격 박탈이 아닌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만 입는다는 메리트는 굉장히 큰 거거든.”
“신들이 보았을 때, 그곳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자격입증을 충분히 하고 자들에게 힘을 계승해 주는 거지.”
“이방인들을 이용한다는 것도 아니군요.”
벨슨이 본질을 꿰뚫었다.
“단지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식을 진행하고 대신 그만큼 그들은 박탈 시에 대한 페널티도 줄이고요.”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신들보다 미숙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계승식을 진행하는 자들은 신의 힘을 완전히 각성하지 못한 이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이 정도 전력으로 막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민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나의 방편이 되어줄 뿐이지,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때 아테네가 로이나를 떼어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의 군신으로서의 권한을 지상에서도 사용하는 걸 허락합니다.”
“……!”
민혁이 적지 않게 놀랐다.
그는 군신이지만 지상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모든 군대를 다스리는 신’이란 이름으로 정해졌으나, 다스릴 수 있는 군대는 결국 신들의 땅의 군대로만 제한된다.
[아테네가 지상에서의 군신의 제약을 해지시킵니다.]물론 민혁이 군신이라고 해서 지상의 모든 군대를 통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나, 아주 강력한 힘 하나가 생겨나게 된다.
[군신으로서 퀘스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단 군신으로서 하달한 퀘스트가 많은 피해를 동반한 채 실패로 돌아갈 시, 당신 또한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군신으로서 하달한 퀘스트가 훌륭히 이행된다면, 당신과 퀘스트를 수락한 자들도 큰 보상을 얻게 됩니다.]벨슨이 쓴웃음을 지었다.
“처음이군요.”
민혁의 숨이 작게 떨렸다.
신들의 땅과 지상은 그 규모가 다르다.
신들의 땅에서 민혁이 통솔할 수 있는 군대는 고작 몇천만에 불과하다.
물론 많은 숫자이나, 실제로 민혁은 이들을 통솔하고 지휘한 적 없다.
하지만 지상엔 수억 명의 군대가 존재한다.
“진짜 군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지상의 모든 군대를 통솔하는 신을요.”
“그렇지. 근데 미안하지만 나 잠깐 어디 다녀와야 해.”
“……?”
“……?”
갑작스러운 말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급박한 상황에 말인가?
민혁이 자신이 생각하는 두 번째 묘책에 대해서 말해줬다.
그 묘책을 들은 이 중 아테네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그게 가능한 건가요……?”
자신의 상식선에선 도무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다른 절대신들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능하게 해야지.”
“그게 가능만 하다면…… 충분히 우리가 이기겠군.”
벨슨이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
“아테네. 신들의 땅 전체에 이전처럼 결계를 두르는 게 가능한가요?”
“물론이에요.”
“결계를 치고 입구 쪽만 적들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
“모두 닫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니요, 적들이 한 통로로 집중되게 해야 됩니다. 집중된 적들은 이곳만 뚫으면 승기를 가질 수 있다 확신하니까요. 그리고 놈들은 안에 들어오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겠죠.”
이미 그들은 민혁의 묘책을 들은바.
그로 인해 펼쳐질 상황이 눈앞에 선하다.
“들어오면 적잖이 당황하겠는데.”
“나라면 말문이 막혀 무슨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군.”
“가능만 하다면…….”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나스와 다른 변수들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그 자리의 이들이 고개를 주억였다.
“모두 전쟁 준비를 시작해 주세요.”
민혁의 말에 따라 신들의 땅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천계.
“그 X새끼, 기필코 죽여 버리고 말겠다!”
아나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신초월자란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농락을 당한 적은 처음이다.
또 자신에게 하찮다는 시선을 보냈다.
“아직인가!”
그들도 민혁이 신들의 땅과 같은 세상을 만들어낸 것을 눈치챘다.
“찾고 있는 중이다. 다른 차원에 있는 신들의 땅을 추적하는 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가브리엘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라. 어차피 우리가 이긴 싸움이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쇠사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미 절대신들은 발이 묶였다. 여러 방법을 사용해도 민혁과 신들의 땅은 현재로써 대천사들과 나, 그리고 너를 막는 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아나스의 호흡이 안정을 되찾아간다.
“사실상 정면대결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승리가 확실시된 상황이다. 그 안에서 아나스. 그대가 미쳐 날뛰어라.”
아나스의 얼굴이 즐거움의 미소가 맺혔다.
천계는 처음 아나스에게 말했다.
품격을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미 가브리엘의 생각은 바뀌었다.
“철저히 유린하고 짓밟아라. 그리고 신들의 땅을 빼앗은 후엔.”
가브리엘이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지상의 인간들을 치면 되겠군.”
“굳이?”
아나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이란 족속들을 건드려 봤자 좋을 게 있는가?
“민혁이란 자에 대한 원한은 나도 깊다. 우리는 ‘군신 때문에’ 지상을 치는 거다.”
“……!”
민혁은 지상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찬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군신 때문’이라는 명목하에 지상의 것을 무너뜨린다면, 그에 대한 원망이 커질 거다.
“좋은 생각이군. 이제 그는 지상에서조차 발을 붙이고 살아갈 수 없겠어. 하하하하하하!”
아나스가 기쁨의 환희를 터뜨렸다.
가브리엘은 그의 미소를 보며 자신도 함께 웃었다.
‘승리가 확실시된 전투라. 좀 싱겁기도 하군.’
곧 아테네의 자리는 자신의 것이 된다.
* * *
㈜즐거움.
강태훈 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첫 번째 고비는 넘겼다만.’
아테네가 다행히도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아나스와 가브리엘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천인대전으로 번지는가.’
천계가 인계에 강림할 확률이 높다.
아마도 곧 가브리엘이 만들어내려는 이 일들이 에피소드 알림이 되어 떠오를지도 모른다.
강태훈이 보았을 때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아나스는 그저 미친개라고 생각하면 된다만, 천계가 문제다.’
신들의 땅과 맞먹는 힘을 가진 천계가 절대신들의 발이 묶였을 때 쳐들어온다.
“계승식과 군신의 퀘스트를 이용하는 건 똑똑한 생각이다만.”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강태훈의 한숨이 짙어진다.
민혁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이 아테네의 죽음을 피하게 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의 힘없는 발걸음이 특별유저관리팀으로 향하고 있다.
민혁은 명령을 내리고 사라졌다.
그가 무엇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특별유저관리팀 컴퓨터가 필요하다.
강태훈 사장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박 팀장과 이민화 사원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 봤다.
“무슨 일이지? 민혁 유저는 지금 어디에 있어?”
방금 전까지 두 사람은 민혁을 보고 있었다.
박 팀장은 강태훈 사장이 이곳에 온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자신조차 황당하고 놀랍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올림푸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