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73
밥만 먹고 레벨업 1374화
㈜즐거움 회의실.
모두 아테네가 죽을 거라 예상했다.
날카로운 검날이 유저들 사이를 단숨에 돌파하며 아테네의 목을 칠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발동된 ‘불멸의 군주’.
민혁이 군신이 됨으로써 얻었던 스킬 중 하나다.
5% 확률로 발동되며 랜덤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낸다.
곳곳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기둥들의 힘을 빌릴 수 있다구요……? 이런 게 가능이나 한 겁니까?”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힘 아닌가요?”
한낱 유저가 기둥들의 힘을 1회씩 빌릴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을 초월한다.
그때 이제까지 민혁의 모든 행동을 부정하고 비꼬았던 김대일 부장이 입을 열었다.
“글쎄,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보긴 힘들겠군.”
이제 그는 민혁을 부정하지 않았다.
“헤파이스토스, 삶과 죽음의 주인, 악신, 마지막으로 힘을 빌려준 아테네와 노력하는 자까지. 이 아테네에서 저러한 자들과 연을 맺을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까.”
밸런스 붕괴가 아니다.
고작 한 명하고도 연을 쌓는 게 불가능하다.
김대일 부장은 민혁의 말을 곱씹었다.
‘누구보다 이른 아침을 열고.’
‘누구보다 늦은 저녁을 맞이하는 것.’
그리고 민혁이란 사내가 만들어간 일들.
“민혁이기에 가능한 일일세.”
* * *
항상 같았다.
누구보다 이른 아침을 열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체력단련실로 향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늦은 저녁을 맞이했다.
모두가 잠이 들기 시작하는 시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아나스가 질문했다.
네가 뭘 할 수 있냐고.
사실이다. 고작 사람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푸우우우우우우우욱-
초월자의 창이 아나스의 심장에 박힌다. 아나스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콰르르르르르-
아나스는 심장을 관통하기 위해 발버둥 쳐대는 초월자의 창을 잡아채 쭈우욱 뽑아냈다.
초월자의 창조차 놈에게 높은 데미지를 입히지 못했다.
최소 70% 미만까지 깎아놔야 신력흡수가 중단된다.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아나스가 기괴하게 웃었다.
“인간이란 자들은 모두 노력하며 열심히 산다.”
“너만 특별하다고 믿는가?”
콰지이이이익-
흑빛 기류의 초월자의 창이 그의 손아귀 안에서 흩어져 간다.
“원래 그렇더군. 인간은 모두 스스로가 제일 특별하다고 믿…….”
[아니, 특별하다.]“……?”
아나스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경직되어 버린 그의 시선이 천천히 하늘로 향한다.
투명한 형태의 네 기둥이 아나스를 하찮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악신 오블렌이 민혁을 애증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은 미소를 띤 그가 말한다.
[그런 사람이었기에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 곁에 있다.] [그는 모든 걸 할 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없는 걸 우리가 해주고자 한다.]파즈즈즈즈즈즈즈즈-
네 개의 기둥이 각기의 문양으로 변화한다.
악신은 악마가 괴랄하게 웃고 있는 문양으로.
헤파이스토스는 망치와 모루 문양으로.
삶과 죽음의 주인은 피로 얼룩진 해골의 문양으로.
노력하는 자는 검을 휘두르는 사람의 문양으로.
아나스가 신력을 폭사시키며 민혁에게 질주했다.
그의 주변에 공전하는 네 개의 문양을 보며 민혁을 잠식했던 두려움이 사라진다.
오블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널 만났을 땐 뭐 이리 특이한 녀석이 있나 했다.] [밥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렸고 또 은혜를 입으면 배로 갚아주는 바보 같은 놈.] [착하기 짝이 없기도 한데, 적에겐 일말의 자비도 없었지.] [미숙했던 네가 군신이 되고 먹는 자들을 이끌게 되었다.] [두려울 거다.] [할 수 있을까란, 의심에 사로잡혀 살아갈 거다.] [걱정 마라.]오블렌의 목소리가 민혁을 위로한다.
[네 곁엔 내가, 저들이 있다.] [가자, 민혁아.]모든 두려움이 사라진다.
목을 노리는 검 끝을 차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민혁의 바로 앞에서 악마의 문양이 검게 빛났다.
[악신 오블렌의 문양이 당신을 돕습니다.] [악신 오블렌의 힘이 깃듭니다.] [악신의 공포 앞에.] [그 앞에 선 그 누구도 그를 똑바로 마주할 수 없을 것입니다.]그래, 자신은 혼자 하지 못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
빠르게 쇄도하던 아나스는 갑자기 엄청난 공포가 엄습하는 걸 느꼈다.
검 끝이 궤도를 벗어나 땅에 처박힌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며 뒤로 뒷걸음질 친다.
그때 민혁은 헤르메스의 신발을 이용해 허공을 빠르게 밟았다.
[제작해 내는 자 헤파이스토스의 문양이 당신을 돕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힘이 당신의 검에 깃듭니다.] [영겁의 검이 강화됩니다.] [영겁의 검이 강화됩니다.] [영겁의 검이…….] [영겁의 검이…….] [영겁의 검이…….] [영겁의 검이 총 428% 강화됩니다.]두려움에 벌벌 떠는 아나스를 베고 지나간다.
[학살자의 검.] [검의 강화로 학살자의 검의 데미지가 대폭 증가합니다!]“크하아아아아악!”
쉴 새 없이 베이고 찢기는 아나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악신의 상태 이상에서 해지된 아나스가 피 묻은 팔로 민혁을 잡아챘다.
여전히 아나스의 HP는 72%에 머물러 있었다.
“은룡갑.”
촤르르르르륵-
민혁이 은빛 갑옷을 빠르게 두르자 아나스의 검이 사방팔방에서 내려쳐졌다.
그때마다 경이적 방어력을 자랑하는 은룡갑이 찌그러지며 민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입히고 있었다.
[HP가 3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민혁은 아나스에게 쉴 새 없이 베이는 와중에 해골의 문양을 바라봤다.
그곳에서 삶과 죽음의 주인 루이스가 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하다.
그 순간.
철그러억-
철그러억-!
[삶과 죽음의 주인 루이스의 문양이 당신을 돕습니다.]허공에서 나타난 굵은 쇠사슬이 아나스의 양쪽 팔목과 손목을 잡아챘다.
“……?”
[지옥불의 땅이 열립니다.]땅이 열렸다.
그 안에서 지옥불이 활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위험을 직감한 아나스가 힘을 주어 쇠사슬을 풀어내려 하지만 풀리지 않았다.
수우우우우우웅-
거대한 쇠사슬이 그를 끌어내려 지옥불 속에 처박았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화마가 솟아오른다.
“끄아아아아아악!”
치이이이이이익-
온몸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고통에 아나스가 비명을 질렀다.
쿠우우우우웅-
이윽고 땅이 닫히며, 아나스의 비명이 사라졌다.
신들의 땅 앞에 있는 유저 중 한 명이 이대로 끝난 건가 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콰지이이이익-
그러나 땅에서 균열이 일어나더니 땅을 부수며 아나스가 튀어 올랐다.
몸 곳곳이 화상으로 그을린 아나스가 거친 숨을 할딱거렸다.
아나스는 민혁과 자신의 격차를 알고 있다.
실제로 현재 민혁의 레벨은 아직 800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스킬 효과와 아티팩트의 힘들에 의해 어지간한 1,000레벨짜리와도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아나스의 레벨은 1,600대다.
민혁과 그는 하늘과 땅의 격차를 가진다.
그런 상태에서, 자신이 입은 피해량이 믿기지 않았다.
민혁이 말하였던 이른 아침을 열고 늦은 밤을 맞이하는 것.
‘그런가.’
그것은 꽃이다.
땅속에서 씨앗을 내리고 새싹을 피우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거다.
[신력흡수가 종료됩니다.]아나스의 HP가 54%까지 떨어졌다.
방금 전 그를 지옥으로 끌고 갔던 지옥불의 효과는 상식을 벗어났다.
[4분 동안 지옥불에 의해 상처가 재생되지 않습니다.]설령 그렇다 한들 괜찮다.
[신력소멸.] [신력을 불태워 일격을 극한의 힘까지 끌어올립니다.] [공격력이 1,123% 상승합니다.] [공격력이 2,117% 상승합니다.] [공격력이 3,131% 상승합니다.] [공격력이 5,161%까지 최종적으로 상승합니다.]상식을 벗어나는 신성력이 요동친다.
파아아아아앙-
한 손으로 검을 쥔 아나스가 힘껏 쏘아져 왔다.
[신력소멸 사용 후 사용한 스킬은 피할 수 없습니다.]민혁의 눈으로 좇기도 힘든 속도다.
‘맞으면 죽는다.’
그때 반복하여 검을 움직이는 문양이 빛을 터뜨렸다.
문양은 말하는 듯했다.
피하지 말고 맞서라.
네가 걸어왔던 그 길이 너를 지켜줄 것이다.
꿀꺽-
이미 뒤에서 환한 빛을 터트리고 있던 황금 주사위와 검은 주사위가 민혁에게 힘을 실어준다.
까드드드드드득-
거대한 파공성을 일으키며 찌르고 들어오는 검을 보며 선택한다.
[멸(滅).]검은 주사위의 눈금이 멸에 선택된다.
[노력하는 자 벨레던이 당신을 돕습니다.] [당신의 노력과 용기, 의지가 합산되어 방어막을 형성합니다.]민혁의 앞으로 실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방어력을 측정합니다.] [당신의 노력은 감히 노력하는 자도 측정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의지는 감히 노력하는 자도…….] [당신의 용기는 감히 노력하는 자도…….] [방어력 45,689%의 실드를 형성해 냅니다.]까아아아아아아아앙-!
아나스의 검과 실드가 맞닿았다.
아주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실드였다.
그러나 공격력 5,000%가 넘는 집약체의 힘을 정면으로 받은 실드는 너무도 견고하고 단단했다.
[그가 쌓아 올린 힘들은 쉬이 무너지지 않습니다.]결국 실드를 뚫지 못한 아나스의 힘이 스르르 흩어졌다.
그리고 민혁이 검은 주사위의 효과로 선택된 멸.
민혁의 검이 아나스를 베어냈다.
콰자아아아아악-!
콰콰콰콰콰콰콱-!
미친 듯이 내리치는 번개가 아나스를 사정없이 강타한다.
강대한 데미지에 놈이 신음할 때, 민혁이 온 힘을 쏟아붓기로 한다.
[작렬하는 번개.] [반경 40m 내에 있는 모든 적을 2초간 스턴 상태에 빠트립니다.]콰아아아아앙-
내리친 번개가 그를 2초간 묶었고.
“무형검.”
“폭주하는 칼날.”
“섬멸자의 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격이 아나스의 HP 눈금을 천천히 깎아대고 있었다.
[HP가 41%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2분 20초 동안 당신은 지옥불의 영향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만약 아나스가 상처치유가 가능했다면 지금 그의 HP는 65%까지 차올랐을 거다.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아나스가 모든 힘을 사용한 민혁에게 빠르게 쇄도해 그의 심장을 찔렀다.
푸우우우우욱-
[HP가 0%가 되었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되었습니다.]아나스는 더 이상 그를 비웃지 못했다.
스르르 흩어져 가는 민혁을 보며 진심으로 그를 존중했다.
사라지는 그의 잔재를 지나치며 신들의 땅 입구 앞에 내려섰다.
해설자들이 급박한 상황을 전한다.
[결국 민혁 유저가 강제 로그아웃 당했습니다.] [아나스가 신들의 땅에 입장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뻔합니다.] [아나스는 들어가자마자 아테네를 죽이려 할 확률이 높습니다.] [HP가 40%밖에 남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지옥불의 효과가 끝나면 다시 빠르게 회복될 겁니다.] [아나스도 그 사실을 알기에 곧바로 신들의 땅에 입장하는 거겠죠.]‘쉽지 않았군.’
민혁이란 자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자신이 회복을 시작하면 신력흡수를 못 한다 한들 안에 있는 자들을 단숨에 죽일 수 있었다.
일단 절대신들이 가브리엘의 족쇄에 묶여 있는 상황이니 식은 죽 먹기와 같았다.
아나스가 굳게 닫힌 문을 부쉈다.
쾨지이이이이익-
부서진 문을 열고 들어가는 아나스가 웃음 지었다.
[1분 20초 동안 당신은 지옥불의 영향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이제 곧 이 제약이 끝난다.
깊은 입구를 지나 신들의 땅으로 입장하는 그가 달콤한 공기를 마셨다.
‘신들의 땅 냄새는 언제나 좋군. 민혁이란 놈은 본래 대천사들을 이 안으로 유인해서 올림푸스 신들로 일망타진하려고 했었다던가.’
똑똑한 생각이다.
물론 올림푸스 신들의 존재 여부를 자신이나 대천사들이 몰랐기에 짤 수 있던 계획이리라.
최소한 군신 ‘민혁’이 죽은 마당에 더 이상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
“님아, 하이요.”
“……?”
안에 들어온 아나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신들의 땅의 하늘에서 빛이 되어 나타나는 민혁이 있었다.
[부활의 양피지를 사용하셨습니다.] [죽은 후 페널티를 1.5배로 받는 대신 곧바로 부활합니다.]아나스의 동공이 흔들렸다.
절대신들이 방금 막 자신들을 옭아매던 ‘가브리엘의 쇠사슬’을 풀어내고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 수천 명의 신들과 절대신들이 자신을 하찮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분 9초 동안 당신은 지옥불의 영향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설마…….’
아나스는 깨달았다.
루이스가 지옥불을 사용한 것.
민혁이 로그아웃 당한 것.
그리고 자신이 입장한 것.
또 자신의 HP가 40%가 된 것.
‘모두 계획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계획을 잡는 게 말이 안 된다.
설령 이렇게 둘러싸였다 해도 자신은 감히 1분여 시간 동안 죽일 수 없는 강자…….
[군신은 신들의 땅에 입장할 시 비로소 군신으로서의 진짜 힘을 개방합니다.] [그의 모든 스텟이 22% 증가합니다.]이 정도론 부족하다.
이 정도 힘으로 자신을 죽일 순…….
[가장 위대한 검을 뛰어넘는 검이 탄생했습니다.] [그 검은 네 명의 기둥의 손끝에서 탄생하였습니다.] [해당 아티팩트의 등급은 측정되지 않습니다.] [네 명의 기둥은 해당 아티팩트의 이름을 지존도(至尊刀)로 정하였습니다.]하늘에서 떨어지는 민혁의 손으로 한 자루의 검이 날아든다.
민혁이 빠르게 그 검을 잡아챘다.
[해당 검의 소유자의 승인에 따라 소유자의 이름이 알려집니다.] [소유자의 이름 민혁입니다!]그 검을 어깨에 걸치며 내려선 민혁이 씨익 웃었다.
“2라운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