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04
밥만 먹고 레벨업 외전 14화
일화식품의 매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일화라면은 빼앗겼던 국내 라면 판매율 1위를 재탈환한 것으로 모자라, 해외 판매율 1위도 달성했다.
아테네 협력팀 팀장 민혁은 많은 자들에게 일화식품을 먹였다.
그때마다 히트가 되어 매출 폭발을 일으켰다.
현재 상승한 매출은 400%.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일화그룹 주가는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이를 보며 많은 기업이 부러워했다.
일화그룹은 앞으로도 국내 재계 1 위 타이틀을 지키겠구나!
일화는 복덩이를 데리고 있구나!
강민후를 넘어설 후계자 민혁의 탄생이로다!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 회장들과 부회장들이 모였다.
약 삼십 명에 가까운 그들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도 아테네를 해보는 게 어떻겠나? 이제 골프 치는 것도 지긋지긋해.”
“아테네라. 일화그룹 아테네 협력팀이 대박을 터뜨린 걸 보면 아테네도 이제 사업의 일환이 될 수도 있겠지.”
“나쁘지 않은 생각일세. 요새 어딜 가도 아테네 이야기뿐이지, 나도 손녀, 손주들 이야기에 끼고 싶어.”
“자네도 그런가? 나도 그 귀여운 녀석들과 사냥이란 걸 가보고 싶은데.”
“난 무릎이아파서……”
“어허, 이친구 뭘 모르는구만?”
회장 1 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테네는 가상의 세상이야. 그 세상에선 아프지 않네.”
“오, 오오, 그, 그런가? 그렇다면 혹시 머리도 자라나?”
“암, 그렇구말구.”
“난 요새 눈이 침침한데……”
회장 3이 한 말에 회장 1이 옳거니 했다.
“그러고 보면 자네 예전에 양궁대회에서 우승했지?”
“그럼 뭐 해, 지금은 눈이 침침하다니까.”
“아, 거긴 눈 잘 보인다니까!”
“허억! 그런가?”
그들은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한 회장이 회무룩해졌다.
“늙어서 주책 아닐런가. 허허. 또 우리 같은 노친네들에게 누가 알려준단 말인가.”
“손주, 손녀들?”
에휴,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온다.
“할아버지는 왜 알려줘도 매번 까먹냐면서 핀잔을 줄걸?”
“우리가 잘할수 있을는지……”
그때 한국그룹 회장이자 이들을 이끄는 주축 김한식이 말했다.
“그래서 아주 잘 아는 친구를 불렀네.”
“잘 아는 친구?”
“누군가?”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들.”
강민후였다.
강민후의 등장에 회장들이 화색을 띠었다.
“그러고 보니 성공사례가 여기 있었구만!”
“자네, 아주 잘나간다지?”
“얼마 전엔 광고도 찍었던데? 홍삼 광고였지? 내 몸속에 홍삼이 미쳐 날뛴다, 였던가?”
강민후 회장은 적이 없다.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적이었던 자도 아군으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
강민후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회장들을 보며 기뻤다. 대부분 그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이었다.
‘얼마나기다렸던가.’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았다.
자신의 이 멋진 멘트들을!
여전히 젊은 친구들은 ‘중2병’에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들과 증명하리라.
절대 회장들을 이끌어선 안 될 자, 강민후가 회장들을 이끌게 되었다.
“거,말 좀 해보시게!”
“아테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캐릭터를 만들어야겠지요.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 명입니다.”
“캐릭터명? 그곳에서 내이름인가?”
“맞습니다.”
“자넨, 캐릭터 명이 뭐였더라?”
“흑염룡. 타오르는 검은 용이란 뜻이죠.”
“오오오…… 오……. 저, 정말 멋지구만. 타오르는 검은 용이라니?”
“자네, 정말 대단하군. 요즘 애들 말로 레어템을 얻었구만!”
“그렇죠. 모두 부러워합니다.”
특히 중학생들이란 말은 삼켰다.
“아무튼 캐릭터 명은 그곳에서 내 이름이니 신중 하지만 가장 멋지게, 모두가 우러러보게 지어야 할 것입니다.”
“알겠네. 난 뭐로 하지? 오, 난 캡짱 춘식이로 지어야겠군.”
모두가 춘식을 바라봤다.
“왜, 왜?”
곧 회장 1이감탄했다.
“세상에, 캡짱 춘식이라니, 너무 멋진 것 아닌가.”
“에잉! 내가 하려고 했는데, 자네가 해버리면 어떻게 해!”
“하하, 그렇지? 어때 좀 신세대 같고 그러나?”
“그럼, 그 정도면 요새 애들도 따봉이라고 할걸?”
“크하하하하!”
강민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 캡짱이라니……’
흑염룡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이름이다.
또 20년 전에 유행했을 법한 단어 아니던가.
하지만 그 역시 나쁘지 않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말들을 해드리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 뭔가?”
“천외제국의 사람이 되어 활동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 우리 민혁이 좀 잘 부탁합니다.”
“허허허! 거 당연한 말을 하는군!”
“아, 민혁이야 요만할 때부터 봐온 녀석 아닌가!”
“걱정 말게. 자네 아들은 내 손주나 마찬가지 아닌가!”
곧 강민후 회장이 그들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모두 흑염룡화 되십쇼, 크하하하하하!’
***
천외제국 초보자 마을 덴스.
그곳으로 회장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회장들의 나이는 60~80세 사이까지 다양한 편이다.
그리고 아테네는 만약 60세 이상의 이가 게임을 하게 되면 60세 정도까지 젊어질 수 있는 특혜를 주었다.
올해 93세 회장 임민섭은 근래 병상에만 누워 있었다.
나이를 먹으니 안 아픈 구석이 없다.
그런 임민섭은 아테네에 들어온 뒤, 몸에 아픈 곳이 하나도 없자 깜짝 놀랐다.
“회춘? 내가 회춘했다아!?”
양팔을 하늘 높이 뻗으며 그가 기뻐했다.
세상에 내가 60세의 몸으로 돌아가다니?
“나도 이제 청춘이로구나! 으하하하하하!”
그러다 깜짝 놀라며 서둘러 입을 틀어막았다.
회장 5가 물었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이렇게 크게 웃으면 틀니가 빠져. 허어어어억!?”
민섭은 경악했다.
틀니가 아니라, 자신의 치아였다.
“내게도 청춘이 오는구나.”
하나둘 회장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민섭이 형님, 형님 아이디는 뭡니까?”
“평양 김두한이지, 사나이는 주먹 아니겠는가?”
“아,형님 북에서 오셨죠?”
“한때 내가 평양 김두한이라 불렸다네. 허허.”
“허어어억, 내 머리가. 머리가!”
회장 3이 기뻐했다.
“누, 눈이 또렷이 보이네. 세상이 이렇게 밝았던가!”
무릎이 아프다던 회장도 깡충깡충 뛰어봤다.
“몸이 날아갈 듯 가볍구먼!”
그런 그들을 보며 유저들이 멈춰 섰다.
“뭐지? 어르신들이 단체로 게임하러 오셨나?”
그들은 회장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자넨, 결국 아이디 캡짱춘식으로 했는가?”
“물론입니다. 형님은요?”
“난 염룡이가 추천해 줘서 불꽃활로 지었다네.”
“불꽃활이라니! 멋집니다. 형님.”
“자네는?”
“전 폭주기관차요.”
“오, 이름 정말 멋지군.”
“크흐!! 옛날 생각나는구만. 나 때는 그 달리는 기 관차 위에서 누워서 갔어어~”
“어억, 형님. 저 머리가 자랐습니다. 저한테 머리 카락이 생겼어요!”
“흐어억, 축하한다네. 자네도 드디어 머리카락이 라는 게 생겼구만!”
한 회장은 그저 미친 듯이 주변을 뛰어다녔다.
한 노인은 자신의 자라난 머리카락만을 몇십 분째 쓰다듬었다.
또 한 노인은 팔굽혀펴기를 해댔다.
“회춘이로다, 회추우운!”
아테네 커뮤니티가 빠르게 정보를 얻었다.
[노친네들 경로원을 가야지, 아테네를 왔눜ㅋㅋㅋㅋㅋ.] [근데 저 할아버지들 되게 눈에 익은디?] [회장님들 아님?] [회장님들도 결국 할아버지들임.] [야, 누가 가서 할아버지들 좀 안 다치게 보살펴 드려라!] [틀딱들 ㅆㅂ ㅋㅋㅋ.] [위에 개념 없네.] [야 이 X새야, 어른들한테 예의를 갖춰야지.]개념 없는 극소수의 이들을 제외하곤 그들이 게임을 잘해 나갈 수 있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울 귀요미 할부지들, 허수아비 때릴 수나 있겠누……] [허리 아파서 못 하시지 않을까…….] [ㅁㅊ놈들앜ㅋㅋ 아테네는 그런 거 없잖아.] [아니, 겉모습만 보면 허수아비도 못 치실 거 같아.] [그건 ㅇㅈ.]아테네를 시작했을 때의 초반 스텟은 아이이든, 청년이든, 노인이든 동일하다.
하지만 그들의 겉모습이 괜스레 우려를 낳는다.
그러던 때였다.
“나는 코니르 어르신들, 환영한다!”
소년 코니르가 나타났다.
코니르는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초보자 마을에서 유저들을 가르치고는 한다.
“어르신들, 다치지 않게 조심해라!”
코니르가 그들을 조심스레 허수아비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허허, 요즘 애들답지 않게 예의가 바르구만.”
“거, 내 손주 녀석 같구만.”
그들이 허수아비 앞에 섰다.
“원하는 무기들을 골라 허수아비를 가격하면 된다.”
“무기에 따라 허수아비가 달라지며 30점을 기록 하면 빵 10개, 생수 10개. 그리고 1만 골드를 준다.”
“그리고 90점을 기록하면 스텟을 얻고 100점을 기록하면 추가 스텟을 더 얻는다!”
초보자 마을의 허수아비 타격은 초반과 조금 달라 졌다.
30점을 기록하는 건 꽤 쉬운 일이다.
어린아이들도 물론이거니와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스텟을 얻는다고?”
“그렇다! 하지만 초보자 마을에서 90점을 기록한 자들은 1 천 명 내외고 100점을 기록한 자들은 거의 없다!”
“허허, 그렇군.”
“자네들은 뭐 할 건가?”
평양 김두한은 건틀릿을 잡았다.
“허허, 남자는 주먹이지!”
“불꽃활. 자네는?”
“나는 당연히 활일세.”
“신의 사수. 자네는?”
“당연히 난 총일세.”
회장들이 하나둘씩 무기를 고른다.
그를 지켜보는 유저들이 말했다.
“어르신들, 그러다 다쳐요.”
“하하, 어르신들. 그거 들 수는 있어요?”
“조용히들 해라, 코니르. 화낸다!”
코니르의 으르렁에 그들이 입을 다물었다.
“허허, 요즘 애들이 다 저렇지 뭐.”
“뭐, 신경쓸 것 있는가.”
어떤 회장들은 대수롭지 않아 했다.
그러나 몇몇 회장들은 달랐다.
“이놈들이!”
“너희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냐!”
그때 한 회장이 나섰다.
“어허, 김 회장. 거, 애들인데 뭘.”
앞으로 나선 회장 8이 말했다.
“자네들이 보기에 우리가 허수아비도 못 칠 것 같나?”
수십 명 모여든 대중이 답했다.
“사실 그렇습니다!”
“어르신들, 경로원을 가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요새는 코니르처럼 예의 바른 애들도 있지만 싸가지 없는 애들도 참 많았다.
“자네들, 우리랑 내기하겠는가?”
“아, 거참. 김 회장. 하지 말라니까.”
회장 8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우리들 중 다섯 명 이상이 90점 이상을 달성하면 자네들이 받은 1 만 골드를 우리에게 주시게. 빵이랑 물도!”
“어르신들이 못 하면요?”
그 모습을 보는 회장들이 혀를 쯧 찼다.
“저 새끼, 또또!”
곧 회장 8이 웃었다.
“내가 못하면. 자네들 집에 우리 회사 TV 한 대씩 놓아주는 거로 공약하지. 나는 내건 공약은 꼭 지킨 다 이 말일세.”
회장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쟤 예전에 국회의원 했지?”
“아, 그럼~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먼, 지키든 못 지키든 일단 공약하고 보는 겨~”
“저놈 저 버릇 아직도 못 고쳤네~”
“허구한 날 그놈의 공약~ 어휴, 저 국민 혈세 빨아 먹던 새끼.”
그들이 친했기에 할 수 있는 핀잔이다.
“좋아요!”
“진짜요? 진짜예요, 할아버지!? 나 회장님, 얼굴 알아요!”
“아, 그럼 그럼. 내가 공약 안 지키는 거 봤으어?”
“좋아요, 그럼 한번 해봅시다.”
회장들은 전무 빼빼 마른 이들 투성이다.
뚱뚱한 몸을 날씬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해도, 날 씬한 몸을 건장하게 만들 순 없는 게 아테네다.
회장 8이 허허 웃으며 돌아왔다.
“자, 국민들이……. 아니, 저 애송이들이 미끼를 물었구먼!”
“누구부터 할 텐가?”
“나부터 하겠네.”
“허어, 자네부터?”
신의 사수 회장 6이 앞으로 나섰다.
“내 올해 나이 일흔셋인데, 잘할 수 있으려나 몰러.”
그는 총을 선택했다.
“아니, 할아버지 눈은 보이시나?”
“할아부지, 그 총 되게 다루기 어려운 총인데.”
“그거 6.25 때 쓰던 총보다 더 허접한 소총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아이구, 이놈들아. 이 할애비 총들 힘도 없으니 말시키지마러~”
“하하하하하하!”
회장들은 건방진 어린 친구들이 귀여웠다.
이 나이쯤 먹어보면 저런 아이들 숱하게 만난다.
하지만 회장들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선 이들이다.
‘허허, 내 지고는 못 살지.’
철컥-
소총은 한 발씩밖에 못 쏜다.
노리쇠를 당겨 장전한다.
그의 눈이 매처럼 날카로워졌다.
회장 6 박태수.
그는 6.25 참전용사였었다.
스나이퍼인 그는 훈장을 세 개나 받았으며, 북괴 군 한 중대를 홀로 몰살시킨 전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