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78
밥만 먹고 레벨업 178화
카이스트라.
그는 뽀득뽀득 설거지하고 있었다.
고무장갑을 끼고 마을의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수세미에 거품을 내서 그릇을 닦는 모습!
[카, 카이스트라…….]펜루스가 당혹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카이스트라가 이를 드러내 웃었다.
“나, 난 괜찮아, 펜루스. 저, 정말이라니까?”
순간 펜루스는 카이스트라의 눈이 이슬에 젖어 촉촉해진 걸 볼 수 있었다.
펜루스가 본 카이스트라는 어렸지만, 카리스마를 가진 소년이었다.
또한, 그에 걸맞게 세계 비공식 랭킹 9위의 지존 중의 지존이란 거다.
그런 카이스트라.
그가 지금 쭈그려 앉아 설거지하는 모습!
[‘대, 대체 저자는…….’]펜루스는 놀란 표정으로 민혁을 보았다.
천하의 카이스트라를 설거지꾼으로 부려먹다니!
곧 카이스트라가 말했다.
“펜루스, 저기 쌓여있는 설거짓거리 좀 가져다줘.”
[…….]펜루스는 5대 화신 중 하나인 빛의 화신.
그는 지금 카이스트라를 도와 설거지 보조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꾸우울……! 꿀꿀!”
카이스트라의 옆에 있던 한 존재가 눈을 부라리며 접시를 가리켰다.
바로 콩이였다.
콩이는 닦이지 않은 기름 떼를 가리키며 양 허리 위로 손을 올렸다.
똑바로 해라, 꾸울!
본래 설거지 담당은 바로 콩이였다. 때문에 콩이는 고참으로서 카이스트라를 마구마구 부려먹고 있는 것이었다.
“…….”
카이스트라는 말문을 잃었다.
‘나 화신의 사자인데…… 돼지한테 혼나고 있다…….’
심지어 콩이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위해 혼을 내다가도 카이스트라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줬다.
“꿀!”
열심히 하면 메인 설거지꾼 시켜주겠다, 꿀!
그 모습이 꽤 귀엽기도 했다, 그러다 카이스트라는 콩이의 손이 보였다.
카이스트라는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흔하게 가정집에서 키우는 존재들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런 녀석들은 희한하게도 발에서 구수하면서도 꼬순내가 있다.
묘한 중독성!
그리고 카이스트라는 실제로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기도 했다.
그처럼 콩이의 발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았다가 눈을 크게 떴다.
‘이, 이 냄새는……!’
콩이의 발 냄새를 맡은 카이스트라는 경악했다.
* * *
민혁은 설거지하는 카이스트라를 보면서 눈물을 삼켰다.
‘이, 입이 또 하나 늘었어…….’
정말 세상은 자신에게 왜 그러는지 모를 노릇이다.
그러다가 고개를 저었다.
‘카이스트라는 분명히 고레벨 랭커야.’
그가 어느 정도까지 랭커인지는 민혁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히 강한 존재.
때문에 재료를 얻어 달라는 심부름 같은 것도 시킬 수 있다.
물론 민혁은 카이스트라를 수족으로 부릴 생각은 없었다.
한데, 카이스트라는 그걸 원하는 눈치였고 일단은 설거지 담당을 시킨 것.
민혁의 엘레의 식칼은 자유자재의 모양으로 변형된다.
또한, 프라이팬이나 혹은 식칼 둘다 자동세척기능을 탑재했다.
하지만 수북하게 쌓인 그릇은 아니다.
하루에 민혁이 쓰는 접시의 숫자만 약 400개가 넘는다. 본래 콩이가 그 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는데, 설거지꾼이 더 생긴 셈.
그러던 중, 카이스트라가 달려왔다.
“미, 민혁 님……!”
놀란 표정의 카이스트라는 콩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꿀!”
[콩이가 심술이 납니다.]콩이가 카이스트라를 노려봤다. 하지만 카이스트라는 콩이를 안고 민혁에게 데려갔다.
그러더니, 말했다.
“바, 발 냄새 좀 맡아보세요. 혀, 혁신입니다!”
“……?”
민혁은 얘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았다.
그러다가 곧 그 말처럼 콩이 발 냄새를 맡아보곤 눈을 크게 떴다.
“코, 콩아 너…….”
민혁은 경악했다.
“족발 냄새가 나…….”
그렇다. 이제부터 족발이 먹고 싶으면 콩이 발 냄새를 맡으면 되는 것이었다.
[콩이가 자신만만해 합니다.]콩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팔짱을 끼고 펜루스를 보았다.
넌 이런 거 없지, 꿀?
[…….]펜루스는 전혀 부럽지 않았지만 카이스트라의 옆으로 다가왔다.
“제가 드리기로 했던 게 아직 남아있습니다.”
민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부터 콩이의 힘을 개방시킬 겁니다.”
“……오.”
민혁은 은근히 기대하는 표정으로 콩이를 보았다.
콩이는 민혁이 두 번째 신의 요리.
레스토랑 풀코스를 먹었을 때 함께 먹으며 1 레벨업을 했다.
(콩이)
등급: ???
종류: 팻
레벨:6
공격력: 713
방어력: 3,541
하루 소환 가능 시간: 5시간
소환 대기시간: 19시간
특수능력:
⦁명약이 근처에 있다면 바로 감지해낸다.
⦁팻 소유자 공격력 14% 상승
⦁팻 소유자 방어력 9% 상승
⦁패시브 스킬 보호 본능.
⦁아티팩트 세 개 착용 가능.
성장조건:
⦁주인이 맛있는 걸 먹을수록 경험치가 올라가 진화한다.
잠재력:184
경험치:32%/100%
공격력이 조금 상승했고, 아티팩트 두 개 착용에서 세 개 착용으로 늘어났다.
펜루스가 천천히 콩이의 앞으로 다가갔다.
“꾸울?”
콩이는 무서운 것인지 민혁에게 안아달라는 듯 쪼르르 날아왔다.
민혁이 콩이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펜루스의 입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천천히 콩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꾸우울……!”
[펜루스의 숨결] [신성한 화신인 펜루스의 숨결은 숨겨진 힘을 개방시키거나 혹은 레벨업 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솨아아아아아아-
펜루스의 숨결은 계속해서 콩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콩이의 눈이 꿈뻑꿈뻑 감기고 있었다.
“펜루스의 숨결은 이질적이지 않고 따뜻하고 포근하죠.”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펜루스의 숨결이 멎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콩이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와 함께.
파아아아아앗!
밝은 빛이 터져 나오며 콩이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 *
아테네는 세계 수십 개의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었으며 나라마다 있는 제국과 맵, 필드가 모두 달랐다.
그리고 지금, 프랑스 아테네 서버.
지옥의 전장.
본래 이름은 ‘바함의 필드’였다.
하지만 유저들은 대부분이 지옥의 전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누구도 개척해내지 못한 땅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있는 길드 랭킹 4위의 검은 장미 길드가 사백여 명의 길드원들을 이끌고 이곳 지옥의 전장 클리어를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끝나고야 말았으며 놀랍게도 3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전멸해버렸다는 거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 지옥의 전장에 단 한 명의 사내가 서 있었다.
금발의 짧게 친 머리카락.
그는 부드러운 천 옷만을 입고 있었으며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
곧이어 그의 몸에서 붉은빛 섬광이 터져나갔다.
퐈하아아아앗!
[왕의 부름] [70~90% 확률로 어그로 끌며 사용자의 스텟 30%를 30분 동안 증가시켜 줍니다.]투두두두두두두두!
곳곳에서 그의 붉은빛 섬광을 마주한 몬스터들이 이성을 잃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수백 마리는 족히 되어 보이는 몬스터들.
순간 사내가 자신의 왼손을 부채로 탁하니 내리쳤다.
꽈드드드드드득!
등 뒤에서 생겨난 검은 망토가 사내의 몸을 휘감으며 검은빛으로 번들거리는 풀 플레이트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촤악!
사내가 들고 있던 부채를 펼쳤다.
그 순간.
쏴아아아아아아아!
허공에 먹구름이 생겨나며 강력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끼헤에에에에엑!”
“캬하아아아악!”
그 바람은 달려오던 몬스터들의 몸 곳곳을 갈가리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5분이 넘게 지속된 강력한 바람. 즉, 태풍은 몬스터들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찢어놨다.
사내의 손에서 부채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리고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몬스터들의 몸 곳곳을 관통하기 시작했다.
푹푹푹푹푹푹푹!
모든 몬스터를 사냥하자 부채가 허공에서 피를 털어내곤 다시 그의 손에 착하고 감겼다.
부채를 다시 접은 그.
그가 가진 부채는 바로 재앙 아티팩트 중 하나인 고락의 바람의 부채.
한 번 얼굴을 향해 부채를 부치면 시원한 바람이 계속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재앙 아티팩트다.
그리고 그 주인인 그가 바로 켄라우헬이었다.
그때 비둘기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켄라우헬은 쪽지를 확인했다.
대한민국에서 날아온 쪽지였다.
[클론입니다. 재앙 아티팩트 하나를 프라이팬 살인마라는 유저가 가져갔습니다. 길드원들을 이용해 놈을 추격하려 했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습니다.]“…….”
켄라우헬은 말없이 쪽지를 보다가 접속을 종료했다.
그리고 이어 캡슐에서 나온 그는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프라이팬 살인마.
레전드 길드.
그들이 받은 영토.
그와 관련한 무수히 많은 내용.
그는 키보드를 두들겨 지시 사항을 클론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보냈다.
그러던 때였다.
누군가 노크했다.
똑똑-
안경을 쓴 한 노집사는 신사복을 입고 있었다
“도련님, 만찬에 참여하실 시간입니다.”
도련님이라 불린 그.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일으켰다.
막 나서려다가 뒤를 돌아 컴퓨터를 봤다.
그리고 조소했다.
그가 밖으로 나섰다.
그가 나선 방의 중앙. 그곳에는 커다란 붉은 방패 문양이 그가 귀족 중 한 명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 * *
파아아아앗-
콩이의 몸에 맺혔던 강력한 빛이 차츰 사그라들고 있었다.
그 빛 속에서 사뿐사뿐 걸어오고 있는 존재.
민혁이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위풍당당 걸어오며 차가운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 카이스트라를 돌아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는 거만한 표정으로 카이스트라와 민혁, 펜루스를 보더니 곧 민혁을 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손등에 키스하라는 듯.
“…….”
“…….”
[…….]민혁, 카이스트라, 펜루스.
셋 다 말이 없었다.
민혁이 곧 말했다.
“너 솔직히 아무것도 기억 안 나는데, 나는 척하는 거지.”
카이스트라의 말에 따르면 콩이는 자신을 자각하지 못할 확률이 높거나, 또는 그 전의 기억이 봉인되었을 확률도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화신이 알에서 태어나지만 콩이의 경우 처음 민혁이 보았을 때 알이 아니었다.
“꾸울!”
[콩이가 놀라워합니다.]콩이는 어째서 들킨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작은 손을 머리에 대고 생각에 잠겼다.
“…….”
콩이는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얘는 계속 모습이 똑같지?’
이쯤되면 카이스트라가 말했던 화신과 같은 이야기가 신빙성이 사라지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레벨업 알림은 자그마치 두 번이었다.
신의 요리 첫 번째를 먹었을 때 단숨에 2 레벨업, 그리고 두 번째는 1 레벨업이었다.
즉, 콩이도 갈수록 필요 경험치량이 많아진다는 건데, 한 번에 2 레벨업 했다는 건 펜루스의 숨결이 생각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한다는 거였다.
민혁은 콩이의 상태창을 확인해봤다.
(콩이)
등급: 봉인된 식탐의 화신
종류: 팻
레벨: 8
공격력: 2,941
방어력: 3,541
하루 소환 가능 시간: 8시간.
소환 대기시간: 16시간
특수능력:
⦁명약이 근처에 있다면 바로 감지해낸다.
⦁팻 소유자 공격력 20% 상승
⦁팻 소유자 방어력 20% 상승
⦁패시브 스킬 보호 본능.
⦁아티팩트 세 개 착용 가능.
성장조건:
⦁적들의 피.
잠재력:184
경험치:0%/100%
“……?”
민혁은 볼 수 있었다.
등급의 ‘???’가 봉인된 식탐의 화신으로 변했다.
더불어 공격력이 2,000 가까이 올랐고 공격력, 방어력 버프도 대폭 상승했다.
거기서 추가적인 내용.
성장조건이 변해 있었다.
‘적들의 피?’
민혁은 놀란 표정으로 콩이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