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9
밥만 먹고 레벨업 19화
“이, 이거 자네가 잡은 건가?”
“다른 사람이 잡고 있긴 했는데, 도와달래서 제가 잡긴 했습니다!”
“오오오…… 이 밤이라면 특제 밤양갱을 만들어줄 수 있네!”
[밤 50개 모아오기 퀘스트의 등급이 C급으로 상승합니다.] [퀘스트: 밤 50개 모아오기.]등급: C
제한: 알론 양갱 섭취자만 가능.
보상: 특제 밤양갱 10개, 밤 양갱 50개.
설명: 알론의 밤 양갱 퀘스트를 받아야지만 연계로 이어지는 퀘스트. 밤깨비 왕의 대왕밤을 얻어올 시에 더 좋은 보상인 특제 밤 양갱을 얻는다.
“트, 특제 밤양갱이요!?”
말만 들어도 기쁜 이야기였다.
특제라, 뭔가 더 맛있을 것 같은 예감이었다.
“그래, 특제 밤양갱은 시간 좀 지나고 오면 주겠네. 참, 밤 50개에 대한 보상도 줄 거네.”
민혁은 그 말에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이야기다.
‘현실에서 운동 좀 하고 와야지.’
무료하게 기다릴 필욘 없었다.
민혁은 기대감을 가지고 로그아웃했다.
그리고 운동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알론은 그에게 고급스러운 포장박스에 담긴 양갱을 내밀었다.
“먼저 특제 밤양갱이네.”
[특제 밤양갱 10개를 획득합니다.]그 다음엔 일반 밤양갱이 담긴 박스를 내밀었다.
[8만 골드를 획득합니다.] [밤양갱 200개를 획득합니다.]민혁은 가장 먼저 다급하게 특제 밤양갱의 박스를 열었다.
그 안에 황금색 비닐 포장지에 있는 특제 밤양갱이 있었다.
민혁은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었다.
탱글탱글한 밤양갱을 입안에 가져갔다.
그리고 씹었다.
달콤한 팥 맛과 부드럽게 씹히는 밤이 만나 환상적인 맛을 자아냈다.
그 달콤한 맛에 민혁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감돈다.
[최초로 특제 밤 양갱을 맛보셨습니다.] [5대 스텟+5를 획득합니다.] [명성+5를 획득합니다.]“오!?”
민혁은 작게 감탄했다.
맛있는 특제 밤양갱은 스텟까지 올려줬다.
“말했잖나, 난 예전에는 연금술사 였다고.”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그의 수다의 일부 중 포함되어 있었나보다.
사실 알론의 이 특제 밤양갱 먹기는 쉬운 편에 속하는 것은 아니었다.
먼저 양갱을 시식해야 한다.
그 다음 퀘스트를 받고 밤깨비를 잡으러 가야 한다는 거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여기까진 흔쾌히 한다.
하지만 밤양갱 먹겠다고 밤깨비를 잡은 유저들 대부분은 욕을 하면서 그 자리에서 퀘스트를 그만두었다.
경험치도 템도, 모든 게 너무 짰기 때문이다.
거기에 밤깨비 왕.
흔하게 등장하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거기에 밤깨비 왕의 머리에 달려 있는 밤은 저절로 가져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사자가 직접 밤깨비 왕의 머리에 있는 대왕밤을 똑 떼야 한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 대왕밤을 그저 몬스터의 일부로 볼 확률이 높다는 거다.
이렇듯, 특제 밤양갱은 나름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으로 민혁이 처음 맛본 사람이라는 거다.
민혁은 스텟창을 열람해봤다.
(민혁)
레벨: 10
직업: 무직
HP: 448 MP: 250
힘: 47+11 민첩: 37+14 체력: 25+9 지혜: 20+5 지력: 20+5 명성: 15
포만도: 100% /10
보너스 포인트: 0
“크…….”
상당히 높다.
민혁이라고 할지라도 자신 스스로의 스텟에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그가 보아도 강해지는 맛이 꽤 쏠쏠했기 때문이다.
물론 먹는 것 만큼은 아니지만.
“맛있나?”
“네에! 입 안에서 살살 녹아요.”
“그래, 고생했네. 자네 덕분에 밤양갱 재료를 얻었어. 참, 이제 자네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가?”
그 말에 민혁의 우물거리던 입이 멈췄다.
그의 표정이 비장해졌다.
마치 전쟁터로 향하듯.
“그렇습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가.
얼마나……!
“자, 자네. 꼭 그렇게 비장해야 하는가?”
그 기세에 알론이 마른 침을 삼켰다.
곧 민혁이 다시 ‘헤…….’ 하고 웃었다.
“돼지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으니까요!”
“그렇긴 하지. 근데 자네 돼지를 그냥 먹을 텐가?”
“당연히 아니지요. 후후후후후……!”
돼지를 먹는데 필요한 게 많다.
그리고 그것들을 먹기 위해서는 골드가 필요하다.
그러고 보면 민혁은 이스빈 마을로 와서 곧장 제네럴을 만나고 알론을 만나 양갱을 먹었다.
‘로이나 교관님께서 닭털을 팔면 돈이 될 거라고 하셨지?’
로이나는 이스빈 마을로 그가 가기 전에 기초적인 걸 알려줬다.
잡화상점의 이용법 같은 것들이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때도 맛있는 양갱 부탁드려요!”
“그래, 가세.”
알론은 다급하게 걸음을 옮기는 민혁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 * *
잡화상점은 중앙광장과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꽤 많은 초보 유저들이 있었다.
“여기 고블린 발톱 열다섯 개 팔게요.”
“네, 열다섯 개면 2,800골드네요. 여기요.”
“넵, 수고요.”
“안녕히 가세요.”
또 한 명의 유저에게 고블린 발톱을 매입한 잡화점의 여인 하멜은 한숨을 쉬었다.
‘빨리 일 끝나고 집 가서 쉬고싶다.’
오늘은 지옥 같은 월요일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물밀 듯이 계속 들어왔다.
그러던 중, 그녀의 앞으로 한 사내가 멈췄다.
‘와…… 키가…….’
그녀는 훤칠하게 큰 키에 잘 생긴 그를 보며 감탄했다.
“잡템 좀 팔려고요.”
“네. 뭐 파시겠어요?”
“닭털이랑 밤깨비의 가시 같은 종류요.”
“여기 올려놔 주세요.”
하멜은 그렇게 말하며 한 기계 앞을 가리켰다.
그 기계에 유저가 말했던 종류의 것을 올려놓으면 총 몇 개인지가 뜬다.
생김새는 커다란 체중계와 비슷했고 그 위로 커다란 바구니가 있었다.
‘닭털이면 한 여섯 개 되려나?’
하멜은 그렇게 생각했다.
닭털은 워낙 값어치가 안 나가기 때문에 게임 좀 아는 유저들은 바로 다른 녀석들부터 사냥하고 함께 처분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럼 여기에 닭털부터 올릴게요?”
“네.”
곧이어 하멜은 유저가 인벤토리에서 꺼내는 닭털들을 볼 수 있었다.
한 번에 꺼낼 수 있는 수량은 한계가 있었다.
곧이어.
“응?”
기계에 표기된 숫자를 본 하멜이 고개를 갸웃했다.
“기, 기계가 고장났나?”
분명히 표기된 수치에는 50개의 닭털이 표기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계속해서 저울 위로 개수가 올라갔다.
사내가 계속 인벤토리에서 주섬주섬 꺼내고 있는 거다.
“헉…… 다, 닭털 봐……!”
“닭 한 마리에 1~2개 주지 않나?”
곧이어 저울은 130개에 멈췄다.
민혁은 닭털을 더 꺼내야 하는데 꺼낼 수 없자 멈췄다.
“여기 꽉 찼는데요?”
“…….”
그녀는 말문을 잃었다.
“닭 잡으면 경치도 안 오르는데, 왜 저렇게 했지?”
“야야, 대박. 저 유저. 그 사람 아니야!?”
곧이어 뒤쪽에서 유저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아르도의 닭 사냥꾼……!”
* * *
민혁은 놀라워하는 하멜이라는 NPC와 그 뒤로 수군거리는 유저들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아르도의 닭 사냥꾼?’
곧이어 수근거림은 커져갔다.
“저 유저 황금 닭 혼자 레이드 한 걸로 유명하잖아.”
“헉…… 황금 닭을 혼자서?”
“대박 사건. 저 사람이 그 사람이야? 닭 잡아서 바로 요리해 먹는? 완전 잘 생겼는데?”
“와…… 인생 불공평한 거 보소…….”
민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관심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때마침 하멜이 말했다.
“저 안쪽으로 가시면 거대 저울이 있는데요. 거기로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안내해 드릴께요.”
하멜은 서둘러 다른 종업원과 교대했다.
그다음 민혁을 안쪽으로 이끌었다.
물론 기존에 올렸던 닭털도 챙기고.
곧이어 민혁은 다시 거대 저울 앞에 섰다.
그리고 닭털을 올리기 시작했다.
계속 꺼내서 올리다 보니 어느새 닭털이 500개가 넘었다.
‘도, 도대체 닭을 몇 마리나 잡은 거야……!’
그런 생각을 할 때.
민혁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 한 700마리는 먹은 줄 알았더니, 500마리 정도밖에 안 되나?”
‘머, 먹었다고!?’
확실히 바깥 유저들이 그가 요리를 해먹었다고 하는 말을 듣긴 했다.
그리고 이어.
“참, 이것도 있어요.”
민혁이 꺼낸 것은 다름 아닌 황금 닭의 부리였다.
이어서 밤깨비의 왕의 세련된 가시까지 꺼냈다.
모두 저울에 올리고 하멜이 계산기를 두들겼다.
이마로 식은땀이 흘렀다.
자신이 여기에서 영업하면서 이렇게 큰돈이 오가기는 처음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이, 이렇게 많이, 그리고 특별한 걸 가져오는 유저라니……!’
그럴 수밖에.
이스빈 마을은 모두가 왕래할 수 있긴 하지만 초보자들이 대부분이니까.
“다, 닭털이 582개면 6만 300 골드…… 밤깨비 가시가…… 45개면 1만 5천 골드에…… 황금 닭의 부리가…… 50만 골드고…… 밤깨비의 세련된 가시가 10만 골드니까…….”
계산기를 타타탁 두드리던 하멜.
그녀가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 땀을 닦으며 계산기가 내놓은 답을 보았다.
“67만 5천 3백 골드입니다.”
“오…….”
뭔가 듣기만 해도 많은 것 같았다.
그와 함께 알림이 울렸다.
[첫 거래에 60만 골드 이상 판매를 성공하셨습니다.] [인내하여 판매한 자 칭호를 획득합니다.] [명성 1을 획득합니다.]‘음?’
민혁은 고개를 갸웃하고 확인했다.
다중칭호.
칭호효과:
⦁5대 스텟+3
“칭호…… 얻었네요. 인내하여 판매한 자?”
“치, 칭호요? 와, 우리 상점에서 칭호 나오긴 첨인데……!”
“이거 대단한 건가요?”
“대, 대단하죠. 이 칭호는 무조건 본인이 사냥해서 판매한 거만 인정되고 첫 거래 판매 거래라는 것도 중요해요.”
“아…….”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잠시만요.”
그리고 이어서 하멜이 골드 주머니를 내려놨다.
“70만 골드에 살게요!”
“70만?”
“서비스입니다!”
하멜은 예상했다.
이 유저가 이곳에 있는 동안은 흡족한 것들을 판매해 줄 거라고.
그리고 이건 민혁의 명성이 기존의 초보들보다 좀 더 높기에 일어난 일이기도 했다.
“많이 이용해 주세요!”
“자주 올게요!”
그렇게 아주 올바른 고객(?)을 얻는 데 성공해낸 하멜이었다.
* * *
식료품 상점의 주인 야드.
그는 여러 개의 카트를 끌고 온 민혁을 보며 멍한 표정이 되었다.
“자네, 이거 다 사려고? 혹시 오늘 길드 회식인가?”
간혹 게임에서 회식을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가사모 같은 모임도 있었다.
“저 혼자 먹을 겁니다!”
“…….”
야드는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그가 계산기를 두들겼다.
“쌈장 20개, 고추장 20개, 된장 10개…… 상추 5만 골드, 깻잎 4만 골드…… 오이고추 3만 골드…… 양파……두부…… 음…… 중얼중얼 중얼…… 벌써 35만 골드…….”
카트의 것들을 확인하느라 정신 없던 야드는 방금 그 사내가 또 다시 카트 두 개를 끌고 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 카트 역시 식료품 재료들로 꽉 차 있었다.
“헐…….”
진심으로 터진 육성이었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흐를 정도였다.
“생각보다 많이 못 샀네, 총 얼마예요?”
그리고 돼지 먹을 준비를 하며 행복한 미소로 질문하는 민혁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활짝 웃으며 당당하게 요구했다.
“많이 샀으니까, 깎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