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13
밥만 먹고 레벨업 214화
“허어-”
뜨거운 장어구이를 입안에 넣고 그 안에서 입김을 불며 천천히 씹어본다.
육즙을 보호하기 위해 노릇노릇 잘 구워낸 장어구이의 맛있는 살들이 씹힐 때마다 고소한 육즙을 입안 가득 퍼지게 한다.
또한, 씹을 때마다 바사삭거리는 소리는 얼마나 노릇노릇 잘 익혔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본연의 맛을 먼저 느끼고 흐뭇하게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린 민혁이 또다시 장어구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이번엔 어떻게 먹어볼까 하다가 깻잎 한 장을 집어 든다.
깻잎 위로 김을 모락모락 피우는 밥 반 숟가락을 얹었다. 그다음, 간장 소스 양념에 푹 찍은 장어구이를 그 위로 얹고 또다시 얇게 썬 생강을 얹는다.
그 상태에서 잘 말아서 입에 넣는다.
“우물우물.”
먼저는 향으로 음미한다. 특유의 향긋한 깻잎 향이 기분 좋게 한다. 그리고 씹자 깻잎과 장어구이, 얇게 썬 생강이 만나 입안에서 춤을 춘다.
“하하, 너무 맛있는데?”
정말 맛있어서 나오는 웃음.
그 웃음이 나와 버린다. 정력에 좋고 보양식에도 최고라는 장어는 먹자마자 몸에서 열이 오른다.
추운 겨울날에도 몸을 뜨끈하게 만들 수 있는 3천 년 장어의 힘.
앞을 바라보자 먹을 줄 아는 콩이가 앙증맞은 손에 쥔 수저로 밥을 가득 퍼서 입에 넣었다.
입에 밥을 넣은 콩이는 우물우물 씹다가 장어탕에 수저를 뻗었다.
장어탕의 국물을 한 수저 맛본다.
된장과 시래기, 깻잎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가 구수한 맛이 났다.
그리고 민혁이 말했다.
“콩아, 장어탕이나 뼈 해장국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이 시래기야.”
민혁은 장어탕을 자신도 한 입 떠먹어보곤 시래기를 들어 올렸다.
탕에서 푹 끓여진 시래기는 그 뜨거운 국물을 머금는다.
민혁이 시래기를 밥 위에 올리고 한입에 집어넣었다.
씹는데, 시래기가 머금은 그 국물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부드러운 식감의 시래기와 밥이 만나 행복한 맛을 자아냈다.
그리고 다시 민혁은 장어구이를 집어 들고 양념 소스에 찍어 먹어본다.
매콤달콤한 양념 소스와 단백한 장어의 맛은 환상적이다.
그리고 이번엔 간장에만 무쳐진 깻잎을 접시 위로 펼친다.
그 위로 큼지막한 장어살 하나를 올리고 돌돌 말아준다.
그리고 입에 넣었다.
깻잎무침은 신맛과 짠맛이 함께 나는데, 맛있는 신맛과 짠맛이다.
그러한 깻잎무침에 담백한 장어구이가 함께하니, 이 얼마나 맛있겠는가?
입안에 오물거리면서 민혁은 인벤토리에서 두 개의 캔을 꺼냈다.
푸쉭!
하나를 까서는 얼음 담긴 잔에 따라 콩이 앞에 놔줬다.
푸쉭-
그리고 자신도 땄다. 바로 시원한 캔맥주였다. 서리가 낀 캔맥주는 쥐고 있는데 절로 차가움이 느껴진다.
“그래, 맥주는 이 맛이지.”
숯이 피워내는 열기에 먹다가 지칠 때쯤 마셔주는 맥주는 최고일 거다.
그 차가운 맥주를 민혁은 지체하지 않고 단숨에 들이켰다. 맥주의 첫 모금은 많이 들이켜줄수록 맛있지 않던가?
벌컥벌컥벌컥-
“캬!”
절로 감탄이 흘러나온다.
“훌륭해, 아주 훌륭해!”
즐거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감돈다.
그리고 이번엔 상추와 깻잎을 동시에 얹는다. 장어구이를 쌈장에 푹 찍어 올리고 그 위로 마늘과 생강, 매운 고추를 함께 올린다.
이렇게 먹으면 얼얼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한 쌈을 또 크게 먹은 후 이마에서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잘 닦아준다.
그다음, 이번엔 양념구이를 익힌다.
치이이이이익-
양념구이가 익어갈 동안 꼬리 부분을 들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꼬리 부분은 영양의 집합소였다.
“정력에 그렇게 좋다지?”
문제는 쓸 일이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꼬리 부분의 식감은 더 쫀쫀하고 씹는 맛이 있었다.
그렇게 씹어주다가 양념구이가 다 익자 잘라냈다.
양념구이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의 양념갈비 같은 존재다. 고추장 양념과 간장 양념이 존재하는데, 개인적으로 민혁은 고추장 양념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붉게 익혀진 양념구이를 접시 앞으로 가져온 민혁은 그 상태에서 생강을 얹어 그대로 입에 넣어봤다.
“음, 맛있어!”
매콤달콤한 생강의 조화.
그리고 이번엔 밥을 입에 넣고 양념구이를 입에 넣었다.
양념구이는 따로 다른 걸 첨가하지 않아도 맛있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때론 큼지막한 양념구이 두 개를 한 번에 집어 들고 입에 넣는데, 입안 가득 찬 장어구이를 씹는 맛은 묘한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밥은 장어탕에 말아서 먹어주는 것.
뚝배기까지 기울여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먹은 민혁이 흡족하게 웃었다.
“흐아, 맛있었다!”
“꿀!”
콩이도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 먹은 후에 민혁은 또다시 들리는 알림을 알 수 있었다.
알림을 모두 들은 후, 민혁은 다시 ‘알림창’을 위로 올려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확인해 보기로 했다.
* * *
악마 그레모리는 수정구를 통해서 한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광물 포르디늄? 이건 뭐야? 영웅의 의지 퀘스트는 또 뭐고.]‘거의 다 와 가는데?’
에피소드 퀘스트: 영웅의 의지를 받은 사람들. 이들에겐 공통점이 한 가지 존재한다.
바로 특별한 광물을 얻었다는 거였다.
수정구 안에 있는 사내는 그레모리는 알 수 없었지만, 대한민국 공식 랭킹 31위에 빛나는 론이었다.
그리고 이 ‘영웅의 의지’ 퀘스트가 진행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광물들은 갖가지 특별한 힘들을 품고 있었고 ‘영웅’들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다 문득 그레모리는 얼마 전, 자신에게 간짜장과 탕수육, 그 외의 음식들을 선물한 이방인이 떠올랐다.
그 이방인 민혁.
그가 가진 안타리늄.
‘가장 강력한 힘을 품은 광물.’
그는 그레모리의 시련을 모두 무사히 끝냈다. 때문에 그에게는 ‘안타리늄’을 얻을 수 있는 시련을 제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떡 하니 앞에 내놓지 않았는가?
그러다 문득 그녀는 생각했다.
‘그 광물로 이상한 짓 하진 않겠지?’
곧 맥없는 생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먹을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지만 광물로 뭘 해먹을 수 있겠는가?
그러다 문득 그레모리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사탕이라고 생각하고 입에 넣진 않을 거야.’
피식-
그녀는 곧 맥없는 생각을 했다는 듯 웃었다.
* * *
[괴짜 요리사] [세계수로 만든 숯과 3천 년 장어를 이용한 장어구이를 만드셨습니다.] [식신의 위대함이 괴짜 요리에 깃듭니다.] [괴짜 점수를 합산합니다.] [괴짜 점수 68점.] [괴짜 점수에 따른 보너스 스텟을 획득합니다.] [5대 기본 스텟+3을 획득합니다.] [유니크 등급 ‘괴짜 장어구이’가 탄생합니다.]‘식신의 위대함이 괴짜 요리에 깃든다?’
잠시 생각해 봤던 민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본래 아테네 시스템상 명약은 요리해서 먹어선 안 된다.
하지만 ‘식신의 위대함’에 따라 민혁은 이제까지 그 패널티를 무시해오곤 했다.
그리고 지금 괴짜 요리에 더해져 명약을 요리했다. 그리고 식신의 위대함은 사라지지 않았고 민혁이 먹었던 요리에 깃든 것이다.
그리고 조금 전 들었던 알림들.
즉, 세계수를 이용한 3천 년 장어를 이용해 만든 요리에 대한 알림이다.
[괴짜 장어구이를 드셨습니다.] [힘 121, 체력 113을 획득합니다.] [통솔 200을 획득합니다.] [힘 21%, 체력 20%, 손재주 20%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엘프 친화력 40%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스킬 세계수의 은총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획득과 저장은 분명히 달랐다.
획득의 경우 말 그대로 영구적인 상승을 뜻한다.
반대로 ‘저장’의 경우 기존에 있던 ‘괴짜 간짜장’ 효과를 삭제하고 새로운 힘을 저장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아티팩트를 장착하고 있다가 새로운 아티팩트를 얻으면 교체해서 장착하는 개념이었다.
그리고 ‘저장할 수 있다’의 경우 처음 간짜장을 먹었을 땐, 들리지 않았던 알림.
그땐, 저장된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민혁은 세계수 장어구이를 통해 얻은 능력들을 저장했다.
저장 알림이 들렸다.
그리고 다시 알림창을 통해 확인한 것.
마지막 확인이었다.
바로 퀘스트 완료 알림이었다.
[직업 퀘스트: 특별한 도구를 만들어라, 완료.] [고락의 특별한 스킬. ‘고락의 재료 만들기’를 획득합니다.]“오……!”
민혁은 쾌재했다. 척 듣기에도 직감이 왔기 때문이었다.
곧바로 열람해서 확인했다.
(고락의 재료 만들기)
엑티브 스킬
레벨: 1
소요마력: 1,500
쿨타임: 없음
효과:
⦁광물이나 혹은 다양한 조미료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능력. 광물을 단숨에 조미료로 갈아낼 수 있다.
⦁레벨에 따라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도 존재할 수 있다.
“예쓰!”
민혁은 쾌재했다. 훌륭한 스킬이었다. 그는 안타리늄을 ‘조미료’로 만들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까지 계속 번번이 실패해왔다는 거다.
이제 이 스킬을 이용해 갈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고락의 재료 만들기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예.”
[안타리늄은 훌륭한 조미료로 사용될 수 있는 광물이며 고춧가루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타리늄을 광물로 갈아내기 시작합니다.]민혁의 앞으로 안타리늄이 떠올랐다. 안타리늄은 곧이어 악마 문양이 그려진 분쇄기 같은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드르르르르르륵!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붉은색 가루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커다란 그릇이 드르르르륵 갈리는 고춧가루를 받아냈다.
민혁은 잘 갈려 나가는 안타리늄을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곧 알림이 들려왔다.
[직업 퀘스트: 특별한 조미료 완료.] [고락의 아티팩트 중 하나를 획득합니다.]“……!”
민혁은 그 알림을 듣고 간절히 바랐다.
‘제발, 맛있는 걸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게 해주세요! 제발요!!!’
그리고 그 간절함이 이루어졌다.
민혁의 앞에 떠오른 것.
그것은 바로 ‘커다란 볼과 휘핑기’였다.
* * *
베아스 마을.
베레스트 산맥의 바로 밑에 존재하는 이 베아스 마을에는 살고 있는 사람도, 드나드는 NPC도 많지 않았다.
이 베아스 마을과 베레스트 산맥이 오픈된 지는 약 2개월 전.
그리고 많은 유저들은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서의 공지문을 보고 열렬히 환호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이 베아스 마을과 베레스트 산맥은 ‘최초로’ 선보인 세계 유저들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즐거움 측이 세계인이 만났을 때를 테스트할 겸 마련한 장소였다.
하지만 곧 많은 유저들이 실망했다.
그 이유는 베아스 마을 자체는 들어가기 위해서 ‘워프석’ 하나가 필요하다.
이 워프석은 돈으로도 구할 수 없었기에 퀘스트를 통해 받아야 하는데, 그 퀘스트도 고렙들만 대부분 가능했다.
때문에 실제로 이 베아스 마을에 발을 들이는 유저들은 흔치 않았다.
지금도 베아스 마을에는 세계 유저들이 약 서른 명 정도가 있을까 말까로 적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그 베아스 마을에서 베레스트 산맥 쪽으로 걸어가는 한 남자.
로브를 두르고 있고 스태프를 든 그가 씨이익 웃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베레스트 산맥!’
그의 입이 쭉 찢어졌다. 천년설삼의 정보는 전부터 수집해왔다.
그리고 그 와중에 ‘영웅의 해방’ 퀘스트를 진행했던 거다.
마력 보유량을 1.5배 올려주는 천년설삼!
그 녀석이 바로 이곳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다.
그는 바로 ‘검은 마법사’ 알리였던 것이다.
그가 베레스트 산맥을 향해 걸음을 마저 옮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