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19
밥만 먹고 레벨업 220화
김대식 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저, 저 등신들이……!”
현재 베아스 마을이 사라지느냐 마냐의 판가름에 놓인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실력 좋은 셋에게서 트러블이 생겨났다. 곧 맥없는 표정으로 김대식 부장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저 세 사람이 함께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알리와 민혁은 단 두 사람만이 올라갈 것이었다.
물론 켄타로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대식 부장이 화난 이유는 다른 것에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들려왔다.
[이래서 한국인들은 안 돼.] [저 둘은 고대의 군주의 얼굴도 보지 못하겠군.] [355레벨의 유저와 동행한다? 산 중턱도 넘지 못하고 둘 다 죽을 거야, 심지어 HP가 낮은 마법사는 앞에서 뛰어난 탱커가 받쳐줘야 하는데, 355레벨 유저가 뭘 받쳐줘?]“우리 대한민국 유저들을 뭘로 보고!!!”
김대식 부장이 지금 가장 크게 화난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세계인들의 조롱!
그는 목이 탔던지 차가운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때 이민화가 말했다.
“부장님.”
흥분한 김대식 부장이 고개를 돌렸다.
“오히려 잘 된 걸지도 모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응?”
신입사원 꼬리표를 뗀 지 얼마 되지 않는 이민화였지만 현재는 이 팀의 중심이나 마찬가지였다.
항상 박민규 팀장의 부사수로서 활동했던 그녀는 지금의 김 부장보다도 많은 걸 내다봤다.
“알리와 민혁 유저는 저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이 강합니다. 그리고 팀원의 숫자가 클리어하기 힘들어지기에 최소 인원으로 5명 정도를 맞춥니다. 그만큼 점수는 나눠 가지죠. 하지만 저 두 사람이라면 그 다섯 명 몫을 해내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알리 유저는…….”
그녀가 곧 빙그레 웃음 지었다.
“우리나라 마법사 공식 랭킹 1위일 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레벨은 현재 세계 공식 마법사 랭킹 1위의 알렉스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더 높은 클래스의 마법을 익혔습니다.”
“……!”
다른 팀의 사람들이 세계인의 모든 것을 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반대로 특별 유저 관리팀은 더 풍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그, 그럼 희망이 있다는 거군? 저 둘이서도?”
이민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김 부장은 무언가 생각났다.
“그런데 만약 저 두 사람이 높은 점수로 고대의 군주를 사냥하면 어떤 걸 보상으로 받지?”
“현재 저희가 만들어낸 ‘점수에 따른 보상’에 의하면 ‘도달 불가 범위의 점수.’가 존재합니다.”
김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이민화가 말했다.
“그 도달 불가 범위 점수에 도달할 시. 고대의 보물상자는 반신 아티팩트 제작법을 보상으로 줄 것입니다.”
* * *
켄타로는 하늘 높이 왼팔을 치켜든 세 존재를 보며 피식 비웃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켄타로는 머저리라고 생각했다. 아마 옆에 있는 한국인과 친분이 있는 듯싶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공과 사 구분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켄타로는 생각했다.
알리는 지금,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을 기회를 놓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변수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변수 대신에 보상이 더 좋아졌다. 그러할 때 최악의 악수를 앞의 마법사는 둔 것이다.
켄타로는 몸을 돌려 다시 파티원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
당연하게도 검은 마법사 알리와 민혁에게 파티를 권유하는 곳은 그 어떤 곳도 없었다.
“괜찮습니다. 저러한 자들과 함께할 바에 민혁 님과 함께 하는 게 나아요.”
알리는 민혁이 미안해할까 봐 하는 말이었다.
민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왔다.
[베레스트 산맥에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베레스트 산맥의 통로는 팀의 숫자에 따라 맞춰져 나타납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통로를 벗어날 수 없으며 다른 통로의 몬스터들을 사냥할 수 없습니다.] [파티원의 숫자와 별개로 나타나는 트릭, 몬스터 숫자, 몬스터 등급은 동일합니다.] [가장 빠르게 고대의 군주가 있는 정상에 도착하는 파티에게 추가 점수가 부여됩니다.]알림에서처럼 파티원의 숫자가 적다고 고대의 병사나, 전사라는 놈들의 능력치가 하향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파티원의 숫자가 5명이 적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열 개가 넘는 팀이 각각의 통로로 들어갔다.
통로는 투명한 유리 벽이 쳐져 있었기에 서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투명한 유리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다른 팀은 4~6명의 파티원들이 팀을 이뤄 왁자지껄 통로에 입장했다.
반대로 민혁과 알리는 단 두 사람만이 통로로 들어갔다.
* * *
켄타로는 자신이 모집한 최고의 구성원들과 함께 통로를 통해 빠르게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강화된 베레스트 산맥…….’
어느 정도까지 강해졌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랬기에 더 문제였고, 그랬기에 최고의 파티 조합이 필요한 것이었다.
“준, 당신이 탱거 계열이라고 했으니, 앞에서 어그로를 끄시고 저와 궁수 유저인 바르마스 님은 집중 타격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제 딜량은 꽤 높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또, 마법사 유저인 버로우 님께서는 간간이 몹이 몰렸을 때, 광역마법을 사용해 주시고요.”
“네.”
모두가 켄타로를 든든히 믿는 눈치였다.
특히나, 켄타로는 이미 베레스트 산맥을 오르고 강화되기 전의 고대의 군주를 사냥한 이력이 있지 않은가.
곧이어 고대의 병사들이 나타났다.
고대의 병사들은 레더아머를 두르고 있었는데, 누더기 같았고 등 뒤로 곳곳이 찢긴 망토를 착용하고 있었다.
또한, 기다란 창을 들고 있었다.
‘여기까진 전과 다를 게 없어.’
올라갈수록 다양한 것들을 헤치고 나아가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기억을 떠올려보면 3팀이 채 오르지 못했다.
사실상 가장 먼저 오르는 팀이 고대의 군주를 사냥할 확률이 높았다.
또한,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이 높아지니 가장 빠르게 오르는 팀이 고대의 군주를 독식할 수 있다.
쒜에에에엑-
그리고 다섯 마리의 고대의 병사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준이 앞에서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놈들의 창극을 막아낸다.
푹! 푹푹!
“크학! 이놈들 엄청 아픕니다! 또 방어력을 올려주는 스킬 써도 창이 그대로 박혀요!”
사제 유저가 재빠르게 힐을 시전했다.
작은 빛들이 탱커 준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켄타로의 등에 달린 한 자루의 일본도가 그의 손에 들렸다.
무사시. 그의 전설 클래스.
“일격. 속(速)”
[일격. 속(速)] [일격이 단숨에 적을 공격합니다.]그의 일본도에서 서린 일격의 공격이 빛처럼 뻗어 나갔다.
풕!
일본도의 검 끝에 고대의 병사 하나가 쓰러졌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팀 점수 5점을 획득합니다.] [개인 점수 2점을 획득합니다.]팀 전체 점수가 높다면 모든 팀원의 보상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개인 점수가 더 높다면 그들보다도 더 보상이 좋아진다.
타타탓-
이어서 빠르게 내달린 켄타로가 현란한 칼솜씨로 단숨에 고대의 병사들을 사냥했다.
“최대한 빨리 올라가서 고대의 군주를 독식합시다.”
그렇다. 지금 켄타로는 고대의 군주가 얼마나 강화됐는지 몰랐기에 다소 자만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빠르게 올라가 독식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각각 다른 통로로 올라가는 팀들.
아직까지 무난했지만, 고대의 병사들은 평소보다 40%가 더 강해졌다.
심지어 고대의 전사도 나타난다고 하니, 올라갈수록 어려워질 것이었다.
그때, 켄타로의 눈에 두 사내가 보였다.
검은 마법사 알리와 아까 전, 그 355레벨의 유저였다.
“뭘 하는 거지?”
정체 모를 사내가 빠르게 달렸다.
그리고 그는 앞쪽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그 뒤로 검은 마법사 알 리가 뒤쫓기 시작했다.
그 뒤로 어느덧 서른 마리가 넘는 고대의 병사가 붙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중엔 고대의 전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마법사 유저가 스태프를 휘두른 순간이었다. 고대의 병사들의 머리 위로 둥그런 검은 고리가 생겨났다.
‘언데드 붐?’
언데드 붐.
고위급 마법사들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
실패와 성공으로 나뉘는데, 성공하면 언데드 몹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이는 마법사의 레벨에 따라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실제로 고레벨 마법사들도 언데드 붐으로 언데드 몹을 잡긴 힘들다는 거였다.
한데, 곧 켄타로가 경악했다.
“……!”
한 마리가 아니었다.
마흔 마리의 고대의 병사들의 머리 위로 전부 검은 고리가 생성되었다.
“뭐, 뭐야?”
켄타로는 살면서 대규모 언데드 붐은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알리가 하늘을 향해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밝은 빛을 발하는 스태프가 강력한 빛을 터뜨렸다.
그 순간.
펑! 펑펑펑펑펑펑펑펑!
마흔 마리 중 서른 마리가 넘는 고대의 병사들의 몸이 터져나갔다.
‘미친……! 고레벨 마법사들도 언데드 붐 성공률이 40%가 될까 말까 라는데……!’
그런데, 저렇게 대규모 언데드 붐으로 한 번에 사냥하다니?
‘생각외로 엄청난 고렙이었나? 그나마 다행이군. 저놈이 짐짝이 될 테니.’
켄타로는 사내. 민혁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빨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예!”
켄타로와 그 무리가 빠르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언데드 붐을 사용한 알리는 알림을 들었다.
[팀 점수 158점을 획득합니다.] [개인 점수 75점을 획득합니다.]그레이트 언데드 붐.
반경 20m 내에 존재하는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동시에 언데드 붐 능력을 걸어버린다.
또한, 이 성공과 실패 확률은 지혜나, 지력, 또는 마법사가 오른 클래스에 따라 성공 확률이 올라가는 편이었다.
‘민혁 님이 저런 뛰어난 어그로 능력을 가졌을 줄이야…….’
알리는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다 미간을 구겼다.
‘근데 저 어그로 능력 왜 익숙하지?’
이상한 일이었다.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았다. 하지만 가물가물한 기억이었기에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쓰러진 고대의 병사들 사이. 그사이에 열 마리의 고대의 병사와 한 마리의 고대의 전사가 멀쩡했다.
언데드 붐은 실패 시에 데미지를 1%도 주지 않으며 오히려 마나만을 갉아먹는다.
그랬기에 리스크가 컸다.
하지만 알리는 남들보다 훨씬 더 높은 지점에 왔기에 충분히 괜찮을 거라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빠르게 블링크를 사용해 민혁의 앞으로 이동했다.
“민혁 님은 뒤쪽에 피해 계세요! 저 아직 MP 짱짱합니다!”
민혁 덕분이었다.
그 버프 능력 덕분에 25%의 MP량을 추가 확보했다.
또한, 지혜나 지력이 올라가면 MP 자연 회복률도 눈에 띄게 올라간다.
“파이어윌!”
거대한 불의 장벽!
그 장벽이 고대의 병사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 틈에서 알리가 빠른 속도로 마법을 쐈다.
“파이어볼! 파이어볼! 파이어볼! 파이어볼!”
알리의 일반 법사들과 차별화된 파이어볼이 고대의 병사들을 집어삼켰다.
쾅쾅쾅쾅쾅!
‘뭐야, 저놈은 왜 안 죽어!’
그리고 알리는 얼굴을 구겼다.
고대의 전사. 두터운 판금갑옷을 입고 있는 놈은 알리의 거대한 파이어볼에도 끄덕도 하지 않고 접근하고 있었다.
‘설마 마법 방어력 100%?’
간혹 그런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마법 방어력이 비약적으로 높은 놈들.
그러한 놈들을 마법사들은 가장 꺼려 한다.
놈들은 마법 공격의 데미지를 거의 80% 가까이 축소시켜 버린다.
‘큰일이다. 고대의 전사들이 전부 이래 버린다면…….’
자신의 마법이 무용지물이 된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만요. 바람 같은.”
탓!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2m 50㎝는 될 정도의 커다란 크기에 대검을 든 고대의 전사 앞에 선 한 존재.
그의 검이 움직였다.
서걱-
단 일격이었다.
그 일격에.
툭!
고대의 전사의 머리가 떨어졌다.
“…….”
알리는 잠시 그 머리를 내려다보고 민혁을 번갈아 봤다.
3초 동안 거의 다섯 번을 번갈아 봤다.
‘뭐,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리고 머릿속에서 이러한 정보를 가진 이가 흐릿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그 이름이 딱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럴 때 있지 않은가?
그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하얘진 채 물었다.
“다, 당신. 정체가 뭡니까?”
그 질문에 민혁은 하늘 높이 왼팔을 들어 올려 ‘X’를 보이며 말했다.
“동료오오오!”
그리고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