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68
밥만 먹고 레벨업 269화
계획을 세운 민혁은 곧바로 아르벨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계는 대체로 해가 떠 있지 않아 어두컴컴한 편이었고 다양한 트릭과 눈속임 등이 있었다.
그리고 아르벨이 있다는 곳에 도달했을 때, 민혁은 개미지옥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개미지옥으로 콩이와 코니르를 데리고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이곳에 발을 들이다니, 어리석은 자들이여.”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마계의 현자 아르벨을 만납니다.] [레벨이 200 이상 차이 나는 몬스터입니다.] [극도의 공포가 발현됩니다.]마계는 특별하게도 자신들보다 200레벨이 높은 자들을 만나면 경고가 울리는 곳이었다.
그 이유는 마계는 완전히 오픈되지 않은 미개척지였으며 심지어 이곳에선 인간계에 있던 마족들보다 통상적으로 1.3배 정도 놈들이 강했다.
그 이유는 마족들의 경우 마계를 벗어날 시 풍족하지 못한 마기의 영향으로 인해 스텟 하락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즉, 인간계에선 민혁이 쉽게 사냥했던 400레벨의 마족이었다고 해도 이곳에선 500레벨의 힘을 발한다.
그리고 현자 아르벨은 붉은 빛으로 감도는 창을 들고 있었다.
“죽어라!!”
그 순간 아르벨의 창이 민혁을 향해 쇄도해 왔다.
‘절대 못 이기는 상대다.’
민혁은 바보가 아니었다. 꼭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 부딪쳐봐야 아는 건 아니었다.
그 순간, 민혁이 외쳤다.
“밥 먹고 합시다!!!”
[반경 5m 내로 절대 무적의 배리어가 생성되며 그 안에선 절대 바깥의 적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파티원, 길드원을 위한 요리를 해 줄 시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하며 요리 버프 등급에 따라 만들어준 당사자는 버프 효과를 받습니다.]빠른 속도로 투명하고 둥근 배리어가 5m 반경으로 생성되었다.
그리고 날아온 창이 직격했다.
콰아아아아아앙-
배리어에 쳐박힌 창이 퉁겨날아갔다.
분명히 깨지지 않는 절대 무적 배리어지만 큰 충격이 이어졌다.
쾅쾅쾅-!
아르벨이 매섭게 배리어를 후려쳤다.
“이딴 짓을 하다니, 비겁하구나.”
그리고 민혁이 생각하는 수.
‘밥 먹고 합시다는 나의 사용방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스킬과 같은 건 때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지는 법이다.
그리고 민혁이 말하기를.
“헤헤, 아르벨 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공격하셔서 인사를 못 드렸는데, 저는 민혁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아르벨 님이 엄청난 미식가라고 들었거든요. 식사를 대접해 드리려고 왔어요.”
“개수작 부리지 마라!”
하지만 아르벨은 말을 듣지 않고 더욱더 강력하게 배리어를 후려쳤다.
콰아아아앙-
“저는 정말 아르벨 님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나약한 제가 어떻게 아르벨 님과 싸우겠어요?”
“개수작 부리지 말라고 했다……!”
아르벨은 화가 난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민혁이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불판을 꺼냈다.
그리고 불판으로 돼지갈비를 굽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익-
검은 양념을 머금은 돼지갈비가 불판 위에 올라가 황홀한 소리를 피워낸다.
그리고 그 냄새가 스멀스멀 아르벨의 코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이 인간은 도대체 뭐지?’
다짜고짜 나타나 미식가인 자신에게 맛있는 것을 대접해 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과 말이 통하지 않자 정체 모를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때의 인간들 고기는 정말 맛있었어.’
과거 지상에 내려가 인간들의 음식을 맛본 아르벨은 경악했다.
이곳에서 먹는 요리라고는 마물의 날고기나 썩은 맛이 나는 마계의 식물들뿐이었다.
그와 다르게 인간계에는 돼지나, 소, 닭고기라는 게 있었고 채소에서도 썩은 맛이 아닌, 싱싱한 맛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코를 간질이는 냄새.
‘아, 아니 무슨 냄새가 이토록 내 마음을 흔든단 말인가……!’
아르벨은 경악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무언가를 굽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침이 절로 고인다.
앞의 사내는 정체 모를 붉은빛이 감도는 면에 그 고기를 한 점 올려서 후루루룹 먹고 있었다.
‘정말 맛있겠군…….’
아르벨의 소원은 딱 하나가 있었다. 다시 인간계의 음식을 맛보는 것.
하지만 저자는 인간이다.
무슨 꿍꿍이를 가진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그래선 안 된다고 머릿속에서 외치는데, 어느 순간 걸음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내가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양념이 된 고기 위로 양파절임을 올렸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머, 먹어보고 싶군.”
말을 내뱉은 아르벨은 서둘러 정신을 추슬렀다.
이런, 저자의 간사한 속셈에 낙일 뻔했다.
그러다 이어 사내가 말했다.
“이 안에서는 서로 공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나쁜 짓을 할 수 없겠죠? 어서 들어오세요. 어서요.”
3대 악마의 속삭임보다 더 강력한 속삭임이었다.
“정말 그 안에선 서로 공격할 수 없다는 건가?”
“예, 잘 보세요.”
사내가 검을 들어 올려 스킬을 사용하려 했다. 붉은빛이 검에서 넘실거리다가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저절로 흩어져 사라졌다.
‘정말이군.’
대현자 아르벨.
그는 빠르게 생각해봤다.
‘저 안에서 공격이 불가능한데, 나한테 해코지를 할 리는 없어.’
그리고 대현자 아르벨인 자신에게 정보 한 가지쯤을 요구하려는 걸로 보였다.
‘그래, 인간계의 음식을 맛본 게 언제야? 음식을 다 먹은 후, 저 배리어가 해지되면 놈을 죽여버리면 된다.’
그는 흐흐하고 웃었다. 그리고 결국 걸음을 옮겨 배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르벨은 다시 확인해 보기 위해 창을 그에게 겨누려 했다.
그 순간 정체 모를 힘이 자신의 공격 자체를 통제했다.
‘사실이었군.’
그렇다면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 그리고 다 먹은 후, 인간 놈을 죽이는 거다.
그리고 사내의 입꼬리가 보이지 않게 쭉 찢어졌다.
* * *
아르벨이 허겁지겁 돼지갈비를 먹기 시작했다. 이어서 민혁이 그의 앞으로 조심스레 비빔냉면을 내밀었다.
“이건 돼지갈비라는 요리이고, 이건 냉면이라는 요립니다. 함께 먹어야 최고죠.”
“흐흠, 그래 한 번 먹어보도록 하지.”
아르벨이 붉은빛이 감도는 면발 위로 돼지갈비 한 점을 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후루루룹 먹었다.
매콤달콤한 맛 끝에 오는 부드럽고 달콤한 식감을 가진 고기.
그 맛에 아르벨의 눈이 크게 뜨였다.
“저, 정말 맛있군.”
그는 감탄에 감탄했다.
그렇게 허겁지겁 먹는 아르벨을 보며 민혁. 그는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하지만 아르벨을 통한 이 과정이 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길이기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위였다.
그리고 민혁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띠리리리릭-
뚜껑을 돌리자 이러한 소리가 났다.
바로 소주였다. 심지어 블루베리 맛 과일 소주이기도 했다.
“자자, 이것도 같이 마셔야 맛있습니다.”
“이건 뭔가?”
“음료수인데, 이 음식들과 절묘한 궁합을 이루지요.”
민혁은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아르벨은 취하지 않기 위해 술의 권유는 피할 터.
하지만 과일 소주는 실제로 음료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단맛이 강한 편이었다.
인간계의 음료를 많이 마셔보지 못한 아르벨이 믿을 확률이 높았다.
민혁은 글라스 잔에 술을 꼴꼴꼴 따랐다.
그리고 원샷을 해 보였다.
[모든 상태 이상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만독불침의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알림이 들려왔다. 민혁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자 아르벨이 글라스 잔에 가득 받았다.
그리고 마셔보더니 말했다.
“호오? 신기한 음료군, 첫맛은 달콤하고 목 넘김도 좋은데 끝 맛은 알싸하고 씁쓸한 맛이 나.”
“그것이 바로 이 음료의 묘미입니다.”
“그렇군.”
그러면서 의외로 맛이 좋은 건지, 글라스 잔으로 원샷한 아르벨이 말했다.
“한잔 더 주지.”
“예.”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석 잔이 되고 네 잔이 된다.
그리고.
띠리리리리릭-
몇 병을 더 깐다.
“크흐, 정말 맛이 좋아, 고기도 좋고 이 음료도 좋아.”
“하하하핫, 그렇죠?”
그렇게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
* * *
한편 민혁이 열심히 아르벨에게 술을 권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코니르와 콩이는 배리어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코니르는 설레는 표정으로 끓기 시작하는 라면을 보았다.
“코니르!!! 이번엔 성공한다!!!”
“꾸울.”
그리고 코니르의 라면 끓이기를 가르쳐주기로 한 콩이는 양 팔짱을 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코니르가 라면을 끓여냈다.
그리고 모락모락 김을 피우는 라면.
한데, 곧이어 코니르에게 알림이 울려왔다.
[1Lv 최고의 라면 끓이기 퀘스트에 실패합니다.]“…….”
코니르는 슬퍼졌다. 이러한 알림이 울리는 이유는 그가 자체적으로 가진 ‘집념’스킬 때문이었다.
집념 스킬을 가진 코니르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게 될 시, 집념이 발동하는데, 다양한 퀘스트가 나타나고 또한 그에 관련한 보상으로 스킬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코니르라는 검성 NPC만이 가진 특혜였다.
그렇게 코니르가 슬퍼져 큰 눈망울을 글썽거리며 라면을 바라볼 때였다.
콩이가 다가왔다.
“꾸울.”
괜찮다, 코니르.
“꿀꿀.”
언젠간 너 또한 나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니.
“꾸우울.”
실패에 좌절하지 말거라.
“꿀꿀.”
오늘 너에게 가르침을 주마.
“가르침?”
“꿀꿀.”
가르침이란 말에 코니르가 반응을 보였다. 콩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꿀꿀.”
“잠시만 기다려보면 알 거라고?”
이어서 코니르는 끓여진 라면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리고 10분이 지난 후, 코니르는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리고 콩이는 뒷짐을 진 채 먼 산을 바라보듯 하며 작게 웃음 짓고 있었다.
코니르는 부들부들 온몸을 떨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라면을 보며 감탄했다.
“우…… 우아아아아아…… 라, 라면이 많아졌어!”
그에 콩이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다가와 그의 어깨를 툭, 툭 하고 두들겼다.
“꾸울.”
이것이 바로 나의 가르침이었느니라.
가만히 있어도 라면의 양이 많아지는 가르침.
콩이는 어깨를 두들겨 주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마치 강호의 절대 고수처럼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표정은 마치 오래된 제자를 떠나보내듯 서글펐다.
그리고 그 뒷모습을 보는 코니르.
“코, 코니르…… 코, 콩이처럼 되고 싶다…… 코니르! 되고 만다!”
희한한 것에 콩이를 동경하게 된 검성 코니르였다.
* * *
민혁의 계획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한 잔 더 따라봐.”
꼴꼴꼴-
벌컥벌컥
“크흐, 음료 맛 조오타! 내가 왕년에는 말이야!”
시작되었다. 어른들이 술에 취하면 하는 소리.
내가 왕년엔 말이야!
그리고 또 시작되는 일.
“그러니까 내가 왕년엔!!”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아주 잘 나가던……! 어!?”
항상 이야기의 시작은 왕년이고 그 틈의 이야기엔 아주 잘 나갔단다.
그러다가 끝내는.
“하…….”
눈물이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먼 산을 보다가 또르르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 훔쳐낸다.
“내 마족생이 왜 이렇게 된 거지…….”
이때쯤에 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자한 표정으로 등을 토닥여준다.
토닥토닥-
“괜찮아요, 다 그런 거죠. 인생…… 아, 아니, 마족생 뭐 있겠습니까.”
“고맙군, 이렇게 위로라도 받으니 좋아.”
“자, 한 잔 더 받으세요.”
“그래, 자네 아주 괜찮은 사람이군. 이거, 이거…….”
갑자기 그는 자신의 품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뭔가를 꺼내어 내밀었다.
“자, 이거 받아, 용돈이야, 용돈!”
끝내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용돈을 주는 단계까지 아르벨은 와 버렸던 것이다!
민혁이 받자 알림이 울렸다.
[21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민혁은 멍한 표정이었다. 용돈으로 받은 게 자그마치 210플래티넘이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10억이었다.
그리고 눈을 게슴츠레한 아르벨이 말했다.
“그런데 자네 요리는 정말 맛있더군, 세상에서 먹어본 요리 중 최고였어.”
“감사합니다.”
민혁이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그러다 곧이어 골똘히 생각하던 아르벨.
그가 물어왔다.
“자네와 함께하면 이렇게 맛있는 걸 계속 먹을 수 있는 걸까?”
“그렇겠죠?”
“그으뤠?”
그 순간 아르벨이 품에서 뭔가를 또 꺼냈다.
그리고 글씨를 휘휘휙 적어나가더니, 민혁에게 주었다.
“그렇다면 자네하고 함께하겠네.”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아르벨이 충성의 서약을 작성합니다.] [1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그는 당신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충성의 서약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충성의 서약은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NPC가 맹세할 경우, 서약한 NPC의 능력치가 대폭 하향하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