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76
밥만 먹고 레벨업 277화
TTBC는 과거에는 꽤 영향력 있는 게임 방송 채널이었다. 당시에 현존하던 네 개의 게임 채널 중에서 독보적인 1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했다.
하지만 현재, TTBC라는 게임 채널이 만들어진 이후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뽑은 게임 채널에서 최하위.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유익한 공략정보 최하위.
그리고 게임 채널 중 독보적인 시청률 최하위까지.
이대로 가다가는 TTBC 게임 채널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그 때문에 TTBC의 국장은 회의 때마다 목에 핏대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아니, 결국에는 케인을 놓쳤다고?”
케인은 TTBC에서 섭외를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였던 유저였다.
그러한 유저를 결국에는 ATV 방송국에 빼앗겼다고 한다.
“도대체 잘하는 게 뭔가! 섭외도 못 해! 프로그램도 못 짜!”
처음 TTBC는 신선함이라는 콘텐츠로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은 신선함이 아닌, 자신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요구해왔다.
그 정보를 위해서 TTBC는 부단하게 노력했지만, 항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테네의 1급 정보를 얻어내어 타이밍을 기다리고 숨을 죽이고 있으면 다른 방송사에서 그 타이밍보다 빠르게 그 정보를 터뜨리곤 했다.
“이딴 식으로 할 거면 전부 사직서 써!!”
‘저 대머리독수리, 오늘 또 화가 머리끝까지 났네.’
매일매일 이어지는 TTBC의 국장의 화에 TTBC의 프로그램 PD나, 혹은 기자들도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그렇게 직원들이 우르르 빠져나오고 고은아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컴퓨터 앞에 앉은 고은아는 와 있는 메일 한 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 민혁 유저……!’
어쩌면 TTBC게임 채널의 구세주가 될 지도 모르는 사람!
[닉네임 ‘맛있는 게 최고야’님으로부터 영상파일명 ‘마계의 탑 1층 공략.’ 메일이 도착했습니다.]그녀는 황급히 동영상 파일을 확인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였다.
“맛있는게 최고야? 닉네임하고는.”
요새 매일 심술에 가득 차오른 국장의 목소리였다.
“이런 유치한 닉네임을 하는 사람이 도대체 누…….”
“민혁 유접니다!”
“구라는 말은 취소일세.”
빠른 태세 전환!
국장 또한 상당히 기대감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번 연도에 우리나라에서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영상 자체가 없었다.
그러할 때 단독계약 된 민혁 유저의 영상이 만약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면?
하지만 이는 그저 기대감일 뿐이었다.
실제로 아무리 랭커들이라고 할지라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세상에 랭커들은 많았으며 자신들만의 장기를 가진 이들도 수두룩했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계약한 것 만큼에 따른 효율은 얻을 수 있을 거라 국장은 생각했다.
“틀어봐.”
“넵.”
그리고 고은아 기자가 영상을 튼 순간이었다.
“민혁?”
“식신 유저 말이야?”
“오, 기대되는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테네:한국전에서 카르를 꺾으면서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유저 중 한 명이 된 그였다.
심지어 베일에 감춰져 활동하고 있었기에 아테네를 하는 이라면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관심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을 거였다.
곧이어 영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시작된 영상을 보며 국장을 비롯한 사원들은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츠, 측정 불가능의 점수……?”
“미, 미친……! 말도 안 돼.”
그들은 경악하고 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유저가 촬영을 시작하면 그들한테 들려오는 알림 또한 텍스처로 떠오르게 된다.
“세상에…… 저런 식으로 비틀다니…….”
“저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겁니다. 저 정체 모를 마족이 강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죠. 조금 전, 그 마족들은 귀신분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 그렇지…….”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절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이어지는 민혁 유저의 먹방.
그리고 그의 먹방이 시작되자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와…… 치즈 봐…… 저 뜨끈뜨끈한 치즈와 도우, 포테이토가 입안에서 만나면…….’
고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 그래 그때쯤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도 한 번 먹어줘, 그, 그렇지! 그렇지! 거기에 새콤달콤한 피클도……!’
고은아는 그 어떤 먹방 BJ를 볼 때보다도 감탄했다.
그리고 이어서 플레이트 스테이크를 먹다가 시원한 콜라를 벌컥벌컥.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였다.
고개를 돌리자 대머리 독수리 국장이 보였다.
그는 매일 점심시간엔 ‘오늘은 파스타가 먹고 싶다!’라는 고은아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역시 점심엔 감자탕이나, 국밥이지?’라고 말하는 양반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감탄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이 끝나고 침묵이 감돌았다.
그때 한 기자가 말했다.
“하, 한 번 더 볼까요? 먹는 부분만…….”
“조, 좋네.”
다시 한번 먹는 부분이 리플레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집중했다.
또 한 번의 영상이 끝나고 고은아가 그 침묵을 깼다.
“너, 너무…….”
모두가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행복하게 먹어요.”
“그, 그래. 맞아, 정말 너무 행복하게 먹는군.”
“맞습니다. 와……! 보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감도는 거 있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국장은 직감했다.
‘마계의 탑 공략 영상은…….’
TTBC에 내려온 동아줄이 될 것이다. 그것도 황금 동아줄이!
“예고편을 준비하도록 하지.”
모두가 국장의 말에 집중했다.
“예고편에 넣는 장면은 간단하네. 민혁 유저가 먹는 장면. 그 장면을 예고편으로 내보내게!”
획기적이었다.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먹는 장면을 예고편으로 내보낸다?
하지만 마계의 탑 공략 영상도 분명히 뛰어났지만 먹는 영상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추가적인 국장의 말.
“오늘 점심은 서가앤콕 어떤가?”
‘나이쓰!’
고은아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쾌재를 질렀다.
* * *
탑의 설계자인 로벤은 1층의 시련으로 들어가기 전의 입구 앞에서 민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짙은 웃음을 지었다.
‘크흐흐흐흐,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군, 아니, 클리어도 못 하는 거 아닌가?’
그는 비릿하게 웃음 지을 수밖에 없었다.
호언장담하며 들어갔던 그가 거의 30분 넘게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혁이 안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있음을 모르는 로벤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1층 시련을 완전히 종료합니다.]“호오? 그래도 공략은 했나 보군.”
그와 함께 민혁과 아르벨이 다시 원점으로 워프되어 돌아왔다.
민혁에게 알림이 울렸다.
[2층 도전을 원하시면 언제든 오르실 수 있습니다.]그와 함께, 로벤은 그를 비웃었다.
“크하하하하하, 언제는 5분이면 끝난다더니, 생각보다 아주 어려웠나보군? 역시 인간들이란 오만하기만 하다니까.”
“예?”
민혁은 그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민혁이 방금 막 돌아옴으로써 이제 입구 위로 신기록자의 기록이 바뀌었다.
입구 위에 표기되는 기록은 오로지 신기록자의 기록.
그 때문에 로벤은 설마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생각은 못 하고 확인도 안 했다.
“이제 네 오만함을 깨달았으면 그만 인간계로 꺼지거라!!”
로벤이 당당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딜 네깟 놈이 탑을 오를 것을 넘보냐는 듯.
그때 민혁은 말없이 한 곳을 턱짓했다.
“거기가 왜?”
그리고 로벤은 놈의 패배에 기쁘다는 듯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가 얼굴이 굳어졌다.
‘뭐, 뭐지……?’
그는 순간 자신의 눈이 잘못되었나 싶었다.
얼마 전에 올랐던 그 범상치 않은 사내의 점수가 약 2만 5천이었다.
그런데, 지금 표기된 점수.
“1, 1,1, 11…… 10만!!?!”
아니, 이는 불가능한 점수다.
말도 안 되는 점수란 말이다.
“도, 도대체 무슨 짓을……!”
그에 민혁이 말했다.
“말했잖아요. 얼마 안 걸린다고요! 이제 보상 주세요!”
그는 쾌활하게 말했다.
그리고 로벤으로부터 탑의 나머지 정보들을 얻어냈다.
그리고 다시 2층을 도전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 * *
아인칼은 주변을 둘러봤다.
황금 지팡이의 길드원 대부분이 전멸해 있었다. 심지어 민첩성이 빠른 궁수들까지도 말이다.
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검은 가면의 사내와 어린 소년을 보았다.
복병은 바로 자신이 ‘X신’이라고 말했던 소년이었다.
그 소년이 앞에 있는 용을 부리는 사내보다도 훨씬 더 강했으며 민첩했다.
심지어 작은 몸집으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는 속도와 한 번에 길드원들을 로그아웃시키는 소년의 검.
거기에 더해진 용을 부리는 사내의 높은 마법 방어력과 공격력까지.
‘브, 블랙스톤의 군주 중 하나인 내가…….’
또한, 프랑스의 3대 길드 중 하나가.
‘고작 둘에게 무너지다니…….’
그리고 이어서 아인칼에게 흑염룡이 말했다.
“내가 했던 말을 잊지 말길 바라네.”
서걱-
다시 한번 훈계를 하고 흑염룡은 자비 없이 그의 목을 베어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전리품들을 챙겼다.
“후우…….”
“끼에에에에에.”
독룡이가 몸을 웅크렸다. 자신의 몸에 등을 기대라는 말이었다.
풀썩 주저앉은 흑염룡이 독룡이의 몸에 등을 기댔다.
피곤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탑을 더 빠르게 올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들이 내 아들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쫓는 게 민혁인 것을 몰랐다면 흑염룡은 그것으로 끝낼 뻔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았기에 단 한 사람도 살려 보낼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터벅터벅-
힘없는 발걸음 소리에 독룡이가 반응했다.
“키에엑.”
그에 흑염룡이 용의 눈물 검을 다시 한번 들어 올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멀리서 걸어오던 사내.
그를 본 흑염룡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검은 조루사……! 아니, 검은 마법사 자네군……!”
“예? 거, 검은 조루사요?”
“아, 아닐세. 하하.”
흑염룡은 사람의 ‘상처’를 건드리는 게 얼마나 좋지 않은 일인지 알았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알리 또한, 힘겹게 아크를 비롯한 길드원들을 모두 사냥하고 오는 길이었다.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두 사람이 나눴다.
“호오, 자네도 로열 클래스 퀘스트를 받았단 말이지.”
“예, 하지만 같이 오른다고 해서 문제는 없겠죠.”
파티원이 함께 마계의 탑에 입장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입장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개인이 입장하면 똑같이 탑의 1층에서 같은 조건의 탑 정복을 할 수도 있었다.
그 때문에 여럿이서 올라가도 겹치지 않는 게 탑이며, 시련형이 아닌 일반형의 경우에는 그러한 시스템이 발동하지 않아 모든 유저들이 만날 수 있었다.
“서둘러 올라야겠군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같은 뜻을 품고 있었다.
로열 클래스도, 그리고 민혁을 지키고자 하는 것도 함께한다.
혼자서 하나의 대형길드의 정예들을 상대로 이겨낸 두 명의 강력한 존재가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해 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아인칼: 면목 없습니다.] [아크: ……죄송합니다.]켄라우헬은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1층의 신기록을 자신과의 격차를 크게 해서 달성한 자.
그자는 프라이팬 살인마가 분명했다.
한데,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동료로 보이는 자들이 두 개의 대형길드의 정예들을 박살 내고 올라오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켄라우헬은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의 층수 격차를 좁히는 건 말이 안 된다.’
자신은 벌써 30층을 돌파했다.
1층에서 시작해, 자신을 따라잡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또한.
‘그놈의 주위에는 어째서 그토록 강자들이 넘쳐나는가.’
한 제국의 황제에 이어 단일로 하나의 대형길드들을 박살 내 버리는 정체 모를 자들까지.
또한, 그들은 자신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켄라우헬과 블랙스톤의 관계가 계약관계라면 그저 그들은 프라이팬 살인마를 ‘지키고 싶을 뿐’ 같았다.
그랬기에 그의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켄라우헬은 어쩌면 영원히 알지 못할 답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새롭게 2층 신기록을 갈아치운 유저 ‘내가’가 탄생합니다.] [기존 신기록자와의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
2층까지도? 켄라우헬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 약 5분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새롭게 3층 신기록을 갈아치운 유저 ‘올라간다’가 탄생합니다.] [기존 신기록자와의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또다시 알림이 들려왔다.
그리고 켄라우헬은 신기록자가 설정할 수 있는 닉네임이 계속 변화하는 걸 느꼈다.
2층에선 내가.
3층에선 올라간다.
그리고 마지막.
[새롭게 4층 신기록을 갈아치운 유저 ‘기다려라’가 탄생합니다.] [기존 신기록자와의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그리고 마지막 기다려라. 이 단어들을 조합한다면.
‘내가 올라간다, 기다려라.’
뿌드드드득-
켄라우헬의 치아가 갈렸다.
이는 그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