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85
밥만 먹고 레벨업 286화
디아블로.
마계에서 세 악마의 힘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고 그들이 발산하는 마력이 너무도 짙었다.
그들의 마력에 의해 마계에서도 동식물들이 모두 죽어버리고 마물들까지 숨이 막혀 죽었다면 믿겠는가?
그에 세 악마는 자신들의 마력을 빨아들일 그릇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는 타고난 육체를 가진 존재여야 했으며 자신들의 마력을 견뎌낼 수 있어야 했다.
한데, 마계 안에서는 그 존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천계에 이어, 엘프들까지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없었다.
결국, 그 끝은 인간계였다. 그리고 인간계에서 그들은 한 존재를 찾아냈다.
그는 어린 소년이었다. 하지만 타고난 육체와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소년은 곧바로 마계로 끌려왔으며 마기를 담는 그릇이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변이 벌어졌다.
‘너무도 강력했던 거지.’
그저 그릇이었던 소년이 충만한 마기까지 빨아들여 어마어마한 존재로 성장해버렸다.
그는 갈수록 성장해갔다. 그에 대악마들은 그의 육체의 성장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지금, 성장을 멈췄지만, 그는 마계에서 그 누구도 이겨낼 자가 없었다.
그에 전대 마왕은 그를 ‘소악마’라 칭했다.
또한, 소악마 디아블로는 아직 날뛰지 않았지만 언젠간 날뛸 것이란 생각에 마계의 탑의 40층에 가두었다.
40층에 가둬진 디아블로는 마왕이 가진 힘을 사용하거나, 혹은 마왕을 대신하여 아낙수라문이 가진 능력인 아낙카스드의 심판, 또는 필멸의 단검의 칼날을 모아 융합한 후 잡을 수 있다.
그러한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보여달라니?
“이유는?”
“써야 할 곳이 있어서입니다.”
아낙수라문이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민혁이 말했다.
“아! 비밀은 철저히 지킵니다!”
민혁이 입에 지퍼를 채우는 시늉을 했다.
그에 아낙수라문은 알았다.
‘거래구나?’
아낙수라문이 자신이 마왕의 딸임을 숨기고 이곳에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아직 절대로 발설되어서는 안 된다.
그에 아낙수라문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녀가 힘을 발현하는 데 어려운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낙카스드의 심판은 마왕의 최고의 단일 공격 스킬과 맞먹을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이다.
저 아기 돼지가 자신의 힘을 견딜 수 없을 거다.
그런데 오히려 공격해달라니?
“죽어도 난 모른다?”
민혁이 어떻게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아는지 모르지만, 그는 얕보는 게 분명했다.
만약 죽는다면 감히 자신에게 ‘거래’를 하려 한 민혁이 치러야 할 대가였다.
뚜벅뚜벅
의자에서 내려온 아낙수라문.
그녀가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사용했다.
대악마 중 하나인 고락의 가장 큰 단일 공격이었다는 아낙카스드의 심판.
공간이 찢어지며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안에서 튀어나온 작은 검은색 창극.
오로지 창극뿐이었다.
그 창극이 콩이를 향해 쇄도했다.
쐐에에에에에에엑-
주변을 진동시키는 창극은 마기의 집약체 같았다. 보고만 있어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담은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포식자의 습득] [적의 어떠한 능력이든 포식하여 사용합니다.]콩이의 앞으로 거대한 입의 형상이 생겨났다. 그 입이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향해 입을 벌렸다.
쩌어어억-
그리고 그 순간.
쐐에에에에에엑-
아낙카스드의 심판이 그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뒤에 선 콩이는?
“꾸울?”
평화롭고 고요했다.
“……!”
아낙수라문은 경악했다.
‘피, 피해를 완전히 무효화시키는 능력이라니…….’
아니, 무효화시키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먹어 치워 버리고 있었다.
수우우우우욱-
이어서 아낙카스드의 심판이 옅어지고 그 입이 천천히 다물어졌다.
그리고 콩이가 목울대를 움직였다.
그 순간 알림이 들렸다.
[콩이가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포식합니다.] [엑티브 스킬 아낙카스드의 심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아낙카스드의 심판)
엑티브 스킬
소요마력: 2,000
쿨타임: 72시간.
사용 가능 횟수: 2/2
효과:
⦁추가 공격력 1,200%를 내는 강력한 힘이 단숨에 적을 꿰뚫으며 마법 방어력 50%를 무시합니다.
⦁마계의 소악마 디아블로에게는 추가 공격력 2,000%를 내는 강력한 힘이 더해져 마법 방어력 80%를 무시합니다.
“……!”
민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미, 미쳤다…….’
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도대체 마왕이나 아낙수라문은 얼마나 강한 거야……?’
이러한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니?
물론 보유한 단일스킬 최강의 마법일 것이다.
하지만 추가 공격력 1,200%가 말이 되는 이야기란 말인가?
‘여기서 황금 왕관 조각을 더 모으면…….’
콩이가 또 다른 어떠한 능력을 각성할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민혁은 여느 때처럼 예의 바르게 아낙수라문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두 존재의 만남은 추후에도 또다시 이어지게 되리라는 걸 이때 당시엔 두 존재가 모두 알지 못했다.
* * *
켄라우헬.
그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쓸모들이 없군.”
그 말을 들은 세계의 랭커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중의 세계 통합 랭킹 11위의 데르는 욕지거리를 토해냈다.
‘빌어먹을 놈.’
돈이 아니라면 켄라우헬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그리고 평소 같다면, 놈의 화를 받아주지 않으려 했을 거다.
그런데 켄라우헬이 제시한 금액이 너무 터무니없었다.
‘개인에게 80억씩…….’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다는 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랭커들은 모두가 최고의 반열에 오른 자들이다.
자신만 하더라도 세계 전사 랭킹 2위이며 세계 통합 랭킹 11위였다.
그리고 테이머 레블린은 세계 테이머 랭킹 1위이며 통합 랭킹 12위였다.
전부 레벨 500을 넘어선 최정예 랭커들.
이들이 바로 블랙스톤의 핵심 멤버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 조합이라면 최소한 어지간한 대영지 하나는 쓸어버릴 자신이 있을 정도였다.
고작 여섯 명.
그렇지만 가능했다.
그런 그들은 지금 한 가지 난관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 몬스터 한 마리 음식으로 홀릴 수 있게 할만한 요리사를 아는 이들이 없다니.”
40층의 시련은 총 열 번을 도전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실패해도 어떠한 강제 로그아웃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움직이면서 이 40층의 시련에 대해서 깨달았다.
첫 번째 시련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마법사들의 디덱팅 마법도 무용지물이었다.
심지어 켄라우헬조차도 그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트릭과 마법, 몹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하지만 단 한 존재는 가능했다.
암살자 클래스 중 하나인 세계 랭킹 27위의 암베르였다.
암살자는 기본적으로 어둠에 익숙한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전직과 동시에 ‘오감’이라는 패시브 스킬을 가진다.
이 오감은 어둠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오감 Lv9에 이른 암베르도 그 어둠 속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말은 각 시련에 존재하는 것들은 각 직업군의 최고 반열에 든 유저들만이 가능하다는 의미.
이런 식으로 두 번째에선 마계의 마물 중 하나라 불리는 존재를 테이밍해서 지나가 시련을 완수해야 했다.
이 역시 통합 랭킹 12위인 레블린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탱커형 랭커를 위한 시련형.
이런 식으로 네 번째 다섯 번째를 클리어했다.
켄라우헬은 군주 클래스.
그리고 군주 중에서도 최고의 반열에 선 군주.
어쩌면 운영자들은 켄라우헬 정도의 군주라면 이 정도 수하들은 거느리고 있어야 로열 클래스가 될 자격이 된다는 생각에 이러한 시련을 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 시련이 문제였다.
여섯 번째 시련은 몬스터 베로간을 음식으로 홀리는 것이었다.
베로간은 맛을 추구하는 존재로 거인형 몬스터다.
놈은 키가 4m를 넘을 정도로 커다랬다.
그러한 놈의 입을 홀려야 한다.
헌데, 그것이 되지 않아 켄라우헬은 이 자리의 이들과 총공격을 감행하여 죽여봤다.
그러자 곧바로 시련을 하기 전의 곳으로 튕겨 나갔다.
그 의미는 간단했다.
알림이 말하는 대로 클리어하지 않으면 시련은 깰 수 없다.
그렇게 튕겨 나가면 획득했던 부서진 칼날 조각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세계에서 뛰어나다는 요리사 중 한 명을 섭외하여 데려왔었다.
자그마치 레벨 416의 요리사 베르온이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요리사 베르온은 음식에 ‘독극물’을 넣거나 하는 걸로 유명한 이였다.
때문에 ‘미식’ 즉, 맛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
그로 인해 열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중에 베르온과 두 번을 시도했고 실패했다.
현재까지 도전한 횟수는 총 여덟 번.
이제 기회는 단 두 번만 남았다.
신중해야 했다.
그리고 켄라우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요리사는 단둘뿐이다.
황혼의 요리사 블랙.
대한민국의 최고의 요리사이자 세계의 10인의 요리사 중 한 명.
하지만 그의 귓속말 코드를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와의 접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황혼의 요리사 블랙은 이미 요식업을 통한 어마어마한 자산가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성격을 보았을 때 위험부담이 컸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식신 민혁.’
지금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놈이었다.
놈의 요리라면 확실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그는 자신을 ‘적’으로 인지했다. 이제까지의 수순을 돌아보면 당연한 것.
그리고 켄라우헬 또한 놈을 적으로 인식한다.
그러다 곧 켄라우헬이 피식 조소했다.
‘적이기 때문에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것이지.’
한 가지 묘책이 생각났다.
“대도 엘리온이 필요할 것 같군.”
대도 엘리온.
아테네의 세계적인 도둑이었다.
그는 ‘도둑질.’ ‘사기.’ ‘눈속임’ 등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다.
그리고 그의 특수한 스킬도 있다.
‘그의 스킬 중에는…….’
퀘스트를 만들어내 NPC처럼 위장하여 사람들을 속이는 스킬도 있다는 거다.
* * *
“민혁 유저 15층을 클리어합니다!”
“민혁 유저 17층을 클리어했습니다.”
“민혁 19층을 클리어합니다. 레벨 423에 들어섭니다!”
사장 강태훈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이민화 사원의 보고를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속도다.’
정말이지 경악할만한 속도였다.
그리고 어느덧.
“민혁 유저 36층에 도달하고 레벨 434가 됩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들은 모든 인원이 혀를 내둘렀다.
마계의 탑의 신기록을 세우면 어마어마한 경험치량을 획득한다.
또한, 측정 불가능의 점수를 달성하면 보너스 경험치도 얻는다.
그에 민혁은 엄청난 폭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괴짜 미식가와 식신이라는 직업을 함께 갖춘 그였기에 남보다 필요경험치량이 압도적이었지만 그마저도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박 팀장이 말했다.
“이 유저 뭘 하려고…….”
김대식 부장이 중얼거렸다.
아낙수라문의 심판을 얻어낸 민혁.
그가 얻은 이유.
“거기에 켄라우헬이 있다는 걸 알텐데? 디아블로를 잡으려고? 아니, 켄라우헬이 그걸 용납할 리가 없지.”
그리고 박 팀장은 민혁 유저가 층층을 클리어하면서도 틈틈이 ‘일반형’ 층에 도달했을 때, 여러 퀘스트를 통해 얻어내는 것들을 표기해놨다.
‘가신 소환 양피지와 길드원 소환 양피지.’
아르벨은 그에게 유용한 정보통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가 얻어내는 것들을 보던 중이었다.
이민화가 말했다.
“켈라우헬이 대도 엘리온을 40층으로 소환합니다!”
그 말에 박 팀장과 강태훈 사장의 눈이 마주쳤다.
“어째서 대도 엘리온을……?”
그리고 박민규 팀장은 머릿속에서 조각조각들을 맞춰보기 시작했다.
‘지금 켄라우헬은 요리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리를 해줄 마땅할 인물이 없겠지, 다른 이들을 즉석에서 섭외하자니 위험부담이 작지 않을 테니까. 혹여 블랙스톤의 존재 자체가 공론화될 수도 있는 문제이니, 그리고 지금 이때 대도 엘리온을 소환했다. 대도 엘리온은 눈속임 등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서, 설마 민혁 유저는 적들의 틈에 일부러 들어가려고……!?’
따악-
박 팀장이 손가락을 퉁겼다.
정답이 나왔다.
때마침 민혁은 마계의 탑 40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나타난 존재.
그 존재는 마치 오랜 세월을 산 듯 주름이 자글자글 진 노인이었다.
노인은 검은 로브를 두르고 있었다.
바로 대도 엘리온이었다.
‘네놈을 속이는 건 어렵지 않지. 흐흐흐흐.’
그는 ‘퀘스트 창조’와 ‘완벽한 분장’이라는 스킬을 사용해, 민혁을 홀릴 것이었다.
그리고 민혁.
그가 자신에게 인자한 미소를 짓는 노인을 보며 생각했다.
‘오호라? 이런 방법을 쓸 줄이야?’
그리고 민혁은 이 상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그의 입꼬리가 보이지 않게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