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05
밥만 먹고 레벨업 306화
[126.4㎏]“이야아아아아!! 강민혀어어억!! 이 자식아아아!!”
오창욱이 번쩍 뛰어올라 민혁을 꽉 껴안았다. 이진환도 작게 ‘나이쓰!’하는 팔의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강민후는 감격에 차올라 눈시울을 붉혔으며 식단 관리사 혜진도 입을 가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이거 고장 난 거 아니죠?”
“아니야, 인마!!”
“진짜 민혁 군의 몸무게이네. 사실 우리도 그동안 힘들었네, 하루하루 빠져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말해줄 수 없어서 말이야.”
이진환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강민후가 천천히 민혁에게 다가갔다. 양팔을 벌려 그를 껴안았다.
강민후는 민혁의 등을 손으로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그들이 몸을 뗐을 때, 아쉽지만 이진환이 작은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해선 안 되네, 가장 큰 문제는 그 폭식증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거니까.”
그렇다, 민혁이 방심하는 순간, 이는 다시 확 하고 불어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의 몸무게가 빠진 것이지, 아직 먹고자 하는 그 욕구가 사라진 게 아니니까.
민혁의 폭식증이 완전히 치료된 것이 아니라, 장시간의 치료로 몸이 호전 증세를 보이는 것뿐이니까.
하지만 변화는 분명히 많았다.
“어쩐지 걸어도 숨이 그렇게 안 차더라니, 무릎도 그렇게 안 아프고.”
“이로써 이제 달리기나 웨이트 같은 운동을 할 수도 있겠는데?”
오창욱이 흐뭇해하며 하는 말이었다.
운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기존엔 너무도 뚱뚱한 몸 때문에 운동에 많은 제한을 받았었다.
운동 범위가 넓어졌다고 살이 더 빨리 빠지는 건 아니기도 했다.
살이 170㎏인 사람과 120㎏인 사람은 움직일 때 소모되는 칼로리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 천천히 더 탄탄하게 살이 빠질 확률이 높았다.
“이 정도라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걸 할 수 있겠는데?”
“하고 싶었던 거?”
그에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민혁이가 살이 빠지면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뭐일까?
“여자 친구 사귀기?”
“노놉!”
“혼자 영화관 빌려서 영화 보기?”
“그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요.”
“아…… 맞다…….”
순간 오창욱은 민혁의 자택에 개인 영화관이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뭐니?”
강민후가 굉장히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에 민혁이 얌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비밀이에요!”
“허허허, 이 녀석이, 아버지한테 비밀도 다 있었구나?”
“이제 곧 알게 되실 거예요.”
강민후는 그저 살이 빠져 기뻐하는 민혁의 모습에 흐뭇하게 웃을 뿐이었다.
곧 창욱이 전신거울을 낑낑거리며 가져왔다.
민혁은 호흡을 추스르며 천천히 전신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게…… 저예요……?”
처음 치료를 시작하기 전보다 약 45㎏ 정도가 감량된 상태였다. 보통 사람들은 약 2㎏ 정도만 빠져도 확연히 티가 나기 마련이다.
민혁은 자신의 몸을 조목조목 들여다보았다.
본래 170㎏대일 때에는 얼굴이 거뭇거뭇한 느낌이 났으며 얼굴의 형체를 알아보기 거의 힘들었다.
뱃살은 축 늘어져 맞는 옷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민혁은 키가 약 185㎝에 달했다.
이 정도 키의 평균 체중은 약 80~90㎏ 사이일 것이다.
특히나, 민혁처럼 운동을 많이 한 경우 근육량에 의해서 체중이 더 나간다.
근육은 지방과 같은 크기라 가정했을 때, 약 세 배 정도는 더 무거운 수준이니까.
때문에 근육량이 높은 이들은 몸무게 대비해서 더 적게 나가 보이는 경향이 크다.
민혁이 딱 그랬다. 얼핏 보면 120㎏이 아니라 약 105㎏ 정도로 보일 수준이다.
물론 지금도 상당히 덩치가 컸지만 ‘고도 비만’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우락부락한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콧대가 살아났고 턱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같이 다니면 누가 건드리진 않겠다.”
좋게 말하면 딱 이렇게 말할 수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그, 근육 돼지……?”
“푸흐, 근육 돼지가 뭐냐, 근육 돼지가. 이렇게 멋진 근육 돼지가 다 있냐?”
“민혁아, 멋있어.”
분명히 덩치가 크고 민혁의 말처럼 근육 돼지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아니었다.
민혁 자체가 워낙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였기 때문에 커다란 몸집임에도 불구하고 기품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지금 이 순간 또다시 생각했다.
‘더 노력해야 해.’
그는 다행히도 안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앞으로 약 30㎏ 정도는 더 감량해야 했다.
체중이 줄어든 만큼 감량은 더 더뎌질 것이고 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제각각의 일을 하기 위해 사라지고, 민혁은 창욱에게 다가갔다.
“형, 제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같이 하러 가요.”
* * *
메이웨이와 충돌한 중국 랭커들.
웨이신은 그제야 자각할 수밖에 없었다.
마천우는 신신당부했었다.
‘거기에 있는 보스몹은 악마 그 자체입니다. 라면을 팔고 있다고 해서 믿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처음, 메이웨이를 만났다는 충격에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소년은 듣던 악마라는 것과 다르게 예의 바르게 라면을 팔고 있지 않던가?
그런 소년이 단 일격에, 셋의 암살자를 사냥했다.
그리고 놀란 건, 웨이신뿐만이 아니었다. 메이웨이 역시 상당히 놀랐다.
‘코, 코니르……?’
귀여운 소년 코니르.
자신을 유일하게 웃게 해주는 소년이었다. 정말 조금은 특별한 NPC라고만 메이웨이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누나…… 괴롭히면…… 죽인다.”
코니르에게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살기가 웨이신을 비롯해 랭커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흡사 정말 ‘악마’를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 강함이란…….
‘나, 나보다도 더 강해…….’
단 일격에 정확히 두 암살자의 급소를 찌르고 로그아웃시킨 것은 분명히 메이웨이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코니르는 메이웨이를 민혁만큼 아끼는 존재로 인식한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태에서 메이웨이를 공격한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라면 50그릇을 주문해놓고도 먹지 않은 나쁜 손님!
파앗-
코니르가 귀신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와 함께, 메이웨이는 지금 코니르를 막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보다 강한 존재, 심지어 웨이신이나 랭커들과 틀어졌으니 저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
그렇기에 메이웨이가 한 일은 간단했다.
[기사를 향한 여신의 축복] [공격력+24% 방어력+21%, 스킬 레벨+1이 상승하며 기본 HP량이 25% 증가합니다.]발키리는 공격 능력도 뛰어나지만, 본래는 ‘버프’ 능력에 초점을 둔 클래스였다.
사실상 현존하는 버퍼 능력자 중 최정점에 선 것이 바로 그녀란 사실이다.
그리고 랭커들 사이에 뛰어든 코니르.
그는 마치 핵폭탄 같았다.
[파라밀 검술 1장.] [울부짖는 아이.] [예측할 수 없는 빠른 검술.]엄청난 빠르기로 주변에 포진해 있던 랭커들의 급소가 베이기 시작했다.
피피피피피피피피피핏-
“크하아아악!”
“으, 으아아악!”
“잡아!!”
탱커 계열 유저 르덴은 다른 유저들보다 방어력이 높았다. 때문에, 피해를 당하면서도 소년 코니르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소년은 너무도 빨랐다.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난 코니르가 또 다른 스킬을 발현.
[파라밀 검술 2장.] [포효하는 아이.] [강력한 찌르기가 검 끝에 응측되어 보이는 것보다 더 기다란 사정거리를 발휘합니다.]한 발자국 물러섰던 코니르의 검 끝에 강력한 힘이 깃들며 탱커인 르덴을 향해 뻗어진다.
르덴은 레벨 579의 탱커로서 중국 탱커 랭킹 1위였다.
‘불사의 르덴’이라고도 불리며 그의 HP량은 일반 전사 클래스보다 약 3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한 르덴은 자신을 향해 뻗어져 오는 검 끝을 방어하기 위해 방패를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앙-
“막았……!”
르덴이 조소했다.
하지만 그 순간, 르덴은 이미 검 끝이 자신의 가슴을 파고들고 뽑혀 나왔다는 걸 알아챘다.
포효하는 아이는 보이는 것과 다르게 사정거리가 더 긴 검이다.
즉, 눈속임이 깃들어있는 급소 찌르기 스킬이며, 메이웨이에 따라 스킬 레벨이 상승해 그 힘은 훨씬 더 강력해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르덴의 복부가 폭발하며 강력한 타격치가 들어왔다.
그 순간, HP량이 동레벨 전사들보다 ×3배 정도 높다는 르덴이 한 번에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마, 말도 안 돼…….”
웨이신은 경악에 경악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서버에는 이런 괴물들이 득실거린다고……?’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 작은 나라의, 인구수도 6천만이 채 될까 말까 한 곳에 저토록 강한 자가 있다니.
또한, 지체 장애인 소년 아니던가?
그리고 그때, 메이웨이도 전투에 참여했다.
[번개 신의 은총.]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입니다.]파지지지직-
메이웨이가 움직이는 자리마다 스파크가 튀긴다. 또한, 그녀가 걸음을 뗄 때마다 그녀가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덧 그녀는 랭커들의 머리 위에서 나타나 있었다.
그녀의 주위로 여러 개의 미사일이 움직이고 있었다.
[파괴의 여신.] [분노한 여신의 미사일이 적들을 집어삼키며 추가 공격력 850%의 힘을 냅니다.]“막아아아아아!”
웨이신의 말에 따라 마법사들은 서둘러 거대한 실드를 형성시켰고, 탱커들은 거대한 방패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틈에 코니르가 귀신같이 움직여 그들의 진형을 적절히 무너뜨렸다.
환상의 호흡 그 자체였다.
그리고 스무 명 남짓의 랭커들 사이로 거대한 미사일이 폭격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후두두두두둑-
웨이신은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압도적이라고……?’
혹여나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다.
랭킹 1위 메이웨이와 자신 사이의 벽은 너무도 커다랗게 느껴졌다.
심지어 저 어린 소년이 더 문제였다.
버퍼 중 최고라 불리는 메이웨이의 버프 능력을 받은 그는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메이웨이. 우리는 대한민국 서버를 가려고 했다. 넌 그런 우릴 막은 거고 고작 라면 몇 그릇 안 먹어줬다고 우리를 등지겠다는 거냐!!?”
심지어 이제까지 메이웨이는 어떤 길드의 접촉도 차단하였다.
이는 혼자서 묵묵히 게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어디에도 소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유저 메이웨이.
그런 그녀는 그렇다고 딱히 다른 유저들을 불편하게 한 적도 없다.
그런 그녀가 대한민국으로 가는 자신들을 막아 세웠다.
“그 나라에 네 부하들이라도 있더냐!?”
그 말에 메이웨이.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권왕의 후예. 웨이신이 최고의 공격을 준비한다.
그의 팔 끝에 강력한 힘이 넘실거린다.
[권왕연권.] [타격마다 400%의 데미지를 입히며 총 15번을 가격합니다.]공격마다 400%의 데미지를 15번 가격한다.
웨이신을 PVP의 신과 같다는 이름으로 올려놓은 스킬이었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그 주먹이 메이웨이를 향해 꽂히고 들어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메이웨이의 몸에 그 타격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자, 잡을 수 있어……!’
웨이신은 마지막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일격.
콰아아아아앙-
메이웨이의 몸이 벽에 처박히더니, 주르륵 쓰러졌다. 웨이신이 희열했다.
‘내가, 이 내가 메이웨이를 잡았다……!’
바로 그때였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글쎄, 부하는 없는데, 왠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있을 것 같더라고. 물론 나도 그 사람을 본 적은 없어, 듣기만 했지, 하지만 너희들처럼 이득에 멀어서 나를 섭외하려던 이들과는 확연히 다를 것 같아, 정확히는 난 그와 친구가 되고 싶어, 꼭.”
‘어, 어떻게……?’
웨이신은 경악했다. 등 뒤에서 들리는 메이웨이의 목소리.
그녀는 순간의 찰나, 스킬을 발현했다.
[비밀의 여신.] [타격을 대신 받을 인형 하나를 세워, 적의 공격을 무효화시킵니다.]순간적으로 자신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내 모든 타격을 받게 만드는 놀라운 스킬이었다.
그리고 본인은 투명화가 되어 빠르게 몸을 뺄 수 있다.
그리고 웨이신의 목으로 뜨거운 통증이 느껴졌다.
서걱-
“크허억!”
강제 로그아웃 당하는 웨이신.
그는 검은 화면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이런 메이웨이가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유저가 있다고?’
그는 누구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웨이신은 이때 이러한 생각을 했다.
그가 미치도록 부럽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