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21
밥만 먹고 레벨업 322화
병사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그때.
아틀라스의 강화는 병사들의 훈련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탱! 탱탱! 탱!
대장간.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는 그 안으로 풀무질 소리가 가득 퍼져 나왔다.
치이이이이익-
뜨겁게 달궈져 붉게 변한 쇠붙이를 물에 넣자 하얀 김이 피어오른다.
‘한 달 안으로 세 명 이상의 달인의 대장장이를, 그리고 병력에게 최고의 무기와 방어구를 맞춰주고 간다.’
황금 망치 드워프 란트!!!
그가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렇게 된다면 영주님께서…….’
드워프 란트는 민혁과 약속한 게 있었다. 본래 병사들 무기와 방어구 부분은 시련 보상에 속해있지 않았다.
하지만 해준다면 달콤하고 맛있는 수박 주스와 멜론 주스를 열 잔씩 만들어준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운 곳에서 풀무질하다가 시원한 수박 주스나, 멜론 주스를 마셔준다면?
꿀꺽-
생각만 해도 끝내준다.
하지만 문제는 손이 모자란다는 거였다.
‘이거 할 수 있으려나?’
아무리 황금 망치 드워프 란트라고 할지라도 총합 천명 정도 되는 병력의 무기와 방어구를 한 달 동안 만들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물론 공장처럼 막 찍어낸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황금 망치라는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던 그때.
“안녕하세요. 영주님이 보내셨습니다.”
한 사내가 찾아왔다. 그는 중년의 사내였다. 드워프 란트는 이미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
‘본래 레전드 길드였던 곳의 실력 있는 대장장이라고 했지.’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은 들었었다.
하지만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
그저 조수 일이나 하면 그뿐 아니겠는가?
“자네, 실력을 좀 보고 싶군. 병사들 검을 만드는 중이라네. 이 재료들로 검을 만들어주겠나?”
과거의 레전드 길드가 가진 자금력은 꽤 되었었다. 또한, 그들은 아틀라스의 소유권을 얻으면서 아틀라스의 영주성에 위치해 있던 ‘보물창고’도 얻게 되었다.
그 안에 자그마치 4,000플래티넘과 3,000플래티넘에 버금가는 값어치의 아티팩트들이 널려 있었다.
때문에 중상위급의 재료들로 제작해낸다.
하지만 요리사처럼, 대장장이도 같은 재료로 전혀 다른 등급과 다른 성능의 아티팩트가 나오는 법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는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탱! 탱! 탱!
그가 작업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란트는 자신의 작업에도 열중하며 생각하였다.
‘끽해야 레어나 나오면 다행이겠구만.’
현재 가진 재료로 달인 정도의 경지를 가진 자라면 레어 정도가 나올 터였다.
물론 레어라고 할지라도 성능이 뛰어날 수도 있는 법이기는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완성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란트에게로 사내가 검을 가져왔다. 란트는 요목조목 검을 살펴봤다.
‘응……?’
란트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곱게 펴져 있는 검면과 매끈하기 그지없는 검날.
검날은 마치 종이를 위에서 떨어트리면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스스로 두 개로 나눠질 것 같아 보였다.
드워프 란트의 안목은 상당한 편.
“꽤 훌륭한 편이군.”
하지만 그 알맹이는 더 봐야 한다. 이 아테네는 란트는 몰랐지만, 게임이었기에 이런 경우 공격력만 높은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곧 그가 확인했다.
(아틀라스 병사의 검)
등급: 유니크.
제한: 레벨 300 이상.
내구도: 6,000/6,000
공격력: 599
특수능력:
⦁모든 스텟+4
⦁패시브 스킬 검 마스터리 1단계 상승.
⦁엑티브 스킬 병사의 함성.
⦁패시브 스킬 돌진의 병사.
설명: 신의 재능을 이어받은 사내가 만들어낸 검이다. 엄청나게 특별하지 않은 재료를 이용하여, 굉장히 특별한 검이 완성되었다.
“……!”
란트가 경악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아티팩트였다.
그는 검면을 손으로 쓸었다.
“노, 놀랍구나…….”
그러면서 그의 이름을 물어볼까 하다가, 그는 검면에 그려진 글자를 볼 수 있었다.
“혜민 짱?”
“맞습니다. 혜민이가 짱입니다!”
그렇다. 그는 혜민아빠였다.
그리고 그의 아티팩트에는 근래 ‘혜민 짱’이라는 글자가 낙인되어 있었다.
그는 전형적인 딸바보 아빠였다.
* * *
이제는 먹자교의 길드원이 된 지니와 로크, 그 외의 이들은 아틀라스 영지 내의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형지물, 던전, 그 외의 다양한 요소를 파악하는 데 힘쓰고 있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다양한 던전들을 발견함으로써 꽤 레벨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이 민혁의 터무니없는 무력수치를 보았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지도 몰랐다.
“히든 던전이나 계속 찾아다녀야 하나?”
“히든 던전 찾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나.”
그들은 영주성 내에서 쉬고 있었다.
그렇게 잡담을 나누다, 로크가 말했다.
“나도 더 강해지고 싶다…….”
그에 모두가 침묵했다.
민혁이는 계속 나아가는데, 자신들은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강함이란 건 참으로 좋은 것이지.”
그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마족 사내가 있었다. 그는 검지를 혀에 가져다 대 침을 발라 책장을 넘겼다.
바로 대현자 아르벨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도 들었다. 마계에서 대현자라고 불렸던 인물!
심지어 강하기까지 하다고 들었다.
그는 이곳에 와서는 주야장천 책만 보고 있었다.
한데, 그 책의 종류가 문제였다.
‘황제폐하의 은밀한 사정’.
‘시녀 레이피. 그리고 뜨거운 침대’.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
“…….”
“…….”
그것들을 쌓아놓고 진지하게 보고 있는 아르벨!
“인간들의 사랑은 정말 멋지단 말일세.”
“아, 예…….”
“저 사람, 아니, 저 마족 이상해…….”
“왜 여긴 정상인이 없냐……? 나 빼고.”
“네가 제일 비정상이야, 로크.”
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스리슬쩍 자리를 옮기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사내가 책을 덮으며 몸을 일으켰다.
“여기에 남아 있는 이 아름다운 책들은 이게 끝이야, 아아아……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의 3권이 보고 싶은데 말이지.”
“…….”
“…….”
그들은 말문을 잃었다.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의 내용은 강인하고 냉정한 왕자와 순박한 하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인데…… 중얼중얼…….”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상하게 자신들이 귀를 열고 경청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이어 아르벨이 말했다.
“그런데 그 하녀가 알고 보니 과거 몰락한 왕국의 공주 루이디였던 것이네!! 본래 이 왕자와 혼인하기로 오래전부터 약속된 사이였던 거지!!”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와, 긴장감!”
“크으~~~!”
역시 드라마는 막장이라 했던가!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르벨이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2권이 끝났다네. 어찌 이런 일이…….”
“저런…….”
“여기서 끊기 있기 없기?”
“그래서 말인데, 자네들이 구해다 줄 수 없겠나? 그렇게 해준다면 내 자네들에게 강해지는 길을 알려주지.”
띠링!
그 순간 모든 길드원에게 알림창이 떴다.
[히든 퀘스트: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3권 구하기.]등급: A
제한: 아르벨과의 친밀도.
보상: 하이 클래스로 가는 길. 전원.
실패 시 패널티: 아르벨과의 친밀도 대폭 하락.
설명: 마계의 대현자 아르벨! 그는 지금 무척이나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3권을 보고 싶어 한다. 그에게 3권을 구해다 주자.
“……!”
“……!”
그들이 경악했다.
첫 번째는 보상 목록에 떠 있는 ‘하이 클래스로 가는 길.’을 보고서였다.
두 번째는 그 하이 클래스로 가는 어마어마한 보상이 단순히 야설책 한 권을 구해다 주면 되는 것이었던 것!
지니는 얼마 전,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떠올렸다.
수많은 유저들이 ‘로열 클래스’와 ‘신클래스’를 두고 밸런스 붕괴라며 많은 말들을 하였다.
게임할 맛이 안 난다, 누가 이런 게임을 하고 싶겠냐, 밸런스가 너무 안 맞는다 등의 말이 많았다.
공지사항에선 ‘아테네는 확실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방편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편은 최고의 유저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일 것입니다.’
라고 되어 있었다.
현재 길드원 대부분은 500레벨과 비슷하거나 그를 넘어서게 된 상황.
그들을 겨냥한 말 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말했던 방편.
‘그 방편이 설마…….’
‘각성?’
흔히 RPG 게임을 하면 1차 각성, 2차 각성, 3차 각성으로 나눠진다.
각성할 때마다 그들은 새로운 스킬, 스텟 효과를 보며 압도적으로 강해진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이 모두 나섰을 때, 아르벨은 휘파람을 불며 다시 책장을 펼쳤다.
그때, 한 사내가 다시 돌아왔다. 바로 로크였다.
“혹시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1, 2권 좀 빌려줄 수 있나요?”
“……?”
* * *
흑염룡.
그는 용족의 아이를 만나 용족들이 사는 세상인 ‘잊혀진 용들의 땅’에 도착했었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퀘스트를 받았었다.
바로 ‘오염된 용족 처리’ 퀘스트였다.
이 퀘스트는 자그마치 현재 잊혀진 용들의 땅에서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히든 NPC인 용족의 왕 브로크에게 받은 퀘스트다.
이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왕 브로크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알 수 없는 독에 감염되어 버린 용족들이 흉포해져 버렸고 그로 인해 오염된 용족들과 잊혀진 용들의 땅은 단절되었다.
이 오염된 용족을 처리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이방인뿐이기에 용족의 왕 브로크는 이방인들에게 오염된 용족을 처리하라는 퀘스트를 주었다.
그리고 퀘스트 기간은 3일밖에 되지 않았다.
[오염된 용족을 사냥하셨습니다.] [사냥 숫자 513/513마리.] [모든 오염된 용족을 사냥하셨습니다.] [오염된 용족 처리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퀘스트 알림을 들으며 흑염룡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용족들은 평균 레벨 약 430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또한, 3일 뒤에 용족의 왕 브로크는 오염된 터전으로 가는 입구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였다.
“끼에에엑.”
“끼에에에에엑~”
꽤 쉬운 퀘스트였기에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그가 자신들끼리 엉키며 노는 전설의 용들을 보았다.
그러다가 턱을 쓸었다.
‘용족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대하지 않았어.’
그들은 자신을 경계했다. 물론 아직 퀘스트 완료 전이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잘 이용한다면 보상도 극대화 시키고 친밀도도 올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
그리고 흑염룡이 이채를 띄웠다.
* * *
용족의 왕 브로크!
그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용군주…… 그분께서 나의 시련들을 모두 깨신다면 이 잊혀진 용들의 땅을 다시 일깨우시겠지.’
하지만 그전에 그라는 존재에 대해 확인하는 게 급선무.
또한, 용족의 왕 브로크는 그 인간의 자질이나 혹은 그 외의 부분을 의심했다.
그 이유는 전대 용군주는 용족들을 오로지 살인 병기로 부려먹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많은 이들이 죽었고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
오염된 터전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
그는 곧이어 멀리서 오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옵니다!!”
“그가 오는군요.”
브로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곧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 뭐지?’
용군주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입 주변으로 피가 흥건하며 한쪽 다리를 절고 또 오른팔에선 피가 흐르고 왼손으로 그 오른팔을 부여잡고 있었다.
“끼, 끼에에에에에…….”
그리고 용들도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쓰러질 듯 위태로운 용들은 피투성이였다.
심지어 검은 용 한 마리는 날아오다가 털썩 쓰러지기까지 했다.
“히, 힘을 내라, 브레트니!! 힘을 내! 이제 곧 도착한다!”
“끼, 끼에에에에에에…….”
브레트니가 울음을 토하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고 흑염룡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다른 용들이 비틀거리면서도 브레트니라는 검은 용을 도와준다.
그리고 흑염룡. 그가 오염된 터전을 벗어나 브로크의 앞에 선 순간.
“아아아아아…….”
털썩-
양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어, 어찌 된 것인가!!”
“저, 적들이 너무 강했습니다…… 하지만 브로크 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절 믿지 않으신다고. 증명하고 싶었…… 쿨럭!!”
그 순간, 흑염룡의 입에서 뿜어지는 피!!! 순간적으로 그는 볼을 깨물었던 것!
그는 입을 막은 채 다시 말을 이었다.
“저에겐 아직 무리였나 봅니다…… 하지만 해냈습니다. 이 아이들과…….”
그리고 흑염룡이 스리슬쩍 데스티니와 다른 용들에게 눈짓했다.
“끼에에…….”
풀썩-
데스티니를 선두로.
풀썩
풀썩
용들이 하나씩 기절하기 시작했다. 전설의 4대 용들을 이용하여 사기 치는 흑염룡이었다.
그에 브로크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지 못할 것 같았으면 도망쳤어야지!!! 왜, 왜 이렇게까지…….”
“그야…….”
흑염룡이 미소를 지었다.
“브로트 님의 부탁이었으니까요…….”
풀썩.
말을 하던 도중, 흑염룡도 기절했다.
그리고 기절한 상태에서 흑염룡과 네 마리의 용들은 보이지 않는 음침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봐라!! 이 영웅들을 모셔라!!!”
“아, 알겠습니다!!!”
“아아아아! 어찌 이런……!”
“크흑, 용군주!!! 군주의 이름이 어울리는 자로다!!”
흑염룡에게 끊임없이 친밀도 상승 알림이 들렸다. 그렇다. 민혁의 그 사기 수법은 모두 아버지에게 배운 것.
부전자전(父傳子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