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23
밥만 먹고 레벨업 324화
운동을 끝마치고 아테네에 접속하려던 민혁은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창욱과 식단 관리사 혜진, 그리고 진환을 볼 수 있었다.
“먹방이라도 해요?”
“먹방이 아니야, 인마. 오늘 아테네 대규모 업데이트 내용 방송하는 날이잖아!”
“아…… 그러네?”
바로 며칠 전,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 바로 오늘 대규모 업데이트와 관련한 방송이 방영될 것이라고 하였다.
민혁도 슬그머니 그들의 틈에 끼었다.
“시작한다!”
“오오오!”
이어서 TV 영상으로 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바로 피로 물든 피닉스와 미노타우르스를 보며 분노하고 있는 엘레였다.
그리고 그녀가 중얼거렸다.
[전쟁의 시작…….]그와 함께, 영상이 곧바로 변화되었다. 변화된 영상에선 아스폰 황제와 엘레가 마주 앉아 있었다.
“오, 엘레 누나하고 아스폰 형이네?”
“……너 저 두 사람하고 누나, 형 먹었다고 했지.”
창욱은 그 말에 새삼 경악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세상에 한 대륙의 두 황제와 형, 누나 하는 사이라니.’
정말이지 이 녀석은 도통 알 수 없는 녀석이었다.
[엘레. 당신의 의견은 어떻소.]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는 블랙 드래곤 보르몬이 발발시킨 일이 분명할 테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저들은 오히려 환영할지도 모른다는 거지, 카이온 대륙은 아스간 대륙보다 훨씬 더 크고 인구수가 압도적인 곳이지, 그만큼 약탈하고 싶은 마음이 클 터. 그들의 수가 압도적이라 하여 우리가 가만히 방관한다면 그들은 우릴 얕볼 것이 분명하오.] [동감하는 바에요. 일단은 두 제국 모두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쟁 준비에 돌입하도록 하죠.]그들은 대륙전쟁 준비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때였다.
[큰일 났습니다!!] [무엄하도다!! 감히 노크도 없이……!] [아스간 대륙과 카이온 대륙 사이에 구름으로 만들어진 땅이 생겨났습니다.] [……!] [……!]신하의 말에 엘레와 아스폰이 서로를 돌아봤다.
[서둘러 가보도록 하지.] [그래야 할 것 같네요.]영상의 장면이 또 한 번 빠르게 변화했다.
변화한 영상에선 엘레와 아스폰. 그 둘이 약 1만씩의 병력을 대동한 채 그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앞에는 용왕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이 길게 뻗어져 카이온 대륙까지 향해 있었다.
[이, 이것은…….] [구름의 땅 대륙운(大陸雲)이 분명해 보이네요.] [대륙운(大陸雲)을 깨운 게 보르몬일까요?] [아마도 그렇겠지.]영상을 통해서 보이는 걸로 확실히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있었다.
이 구름의 땅 대륙운(大陸雲)을 이용해서 서로의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즉, 두 제국에선 잠시 상황을 지켜보려 했으나, 전쟁이 지금 바로 발발되려 함을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이 대륙운(大陸雲)은 전설에 따르면 전쟁의 신인 아르가스가 만들어냈다고 전해지지.] [맞습니다. 대륙운(大陸雲)이 나타난 게 어쩌면 우리 아스간 대륙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길일지도 모릅니다.] [대륙운(大陸雲)엔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한정적. 그리고 구름 티켓을 얻은 자들만이 다른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해지니까.]“음? 한정적인 숫자가 대륙운(大陸雲)에 들어가고 구름 티켓을 얻은 자만이 대륙에 넘어간다?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러게요?”
아테네에서 제네럴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창욱과 혜진짱으로 활동하는 혜진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그 말을 들은 민혁이 감탄했다.
“크~ 역시 아테네 개발팀~”
“엉? 왜?”
“왜 그래 민혁아?”
“중국과 우리나라 유저 숫자 차이가 거의 10배는 족히 날 거예요. 그렇죠?”
“그렇지?”
“그런데, 만약 저 대륙운(大陸雲)을 통해서 중국 쪽 유저들이 모두 밀고 들어와 봐요, 우리나라에 승산이 몇 프로가 될 것 같아요?”
“…….”
“…….”
그렇다. 민혁의 말처럼 그들이 모두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아스간 대륙이 이긴다는 장담은 0.1%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구수가 많다는 것, 그리고 그 많은 인구수에서 랭커라는 것은 우리나라 랭커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뜻이다.
심지어 거기에 물량까지 많다면?
분명 패배한다.
하지만 완전한 밸런스는 맞추지 못하더라도, 양측 대륙에서 입장할 수 있는 인원들이 하루에 제한된다면?
우리나라 쪽에 작은 희망의 %가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 아테네 측은 각 두 대륙에 미션 같은 걸 부여할 거에요. 그 미션을 먼저 깨거나 점수가 높은 대륙의 경우 하루에 대륙운(大陸雲)에 들어올 수 있는 인구를 좀 더 늘려주겠죠. 이런 식으로 조율하는 거예요.”
“그럼 구름 티켓은 뭐야?”
“간단하죠. 구름 티켓은 분명히 등급이 나눠질 거예요. C등급의 티켓은 레벨 150~250 사이, B등급은 250~300 사이.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수량을 풀 텐데, 만약 400~500레벨 랭커 20명, 그 외의 100단위 내려가는 단위로 유저들이 모여서 약 200명 정도가 우리나라로 넘어온다고 생각해 봐요. 어떻게 될까요?”
“……쪽도 못 쓰고 카이온 대륙 유저들은 전멸하겠지.”
“맞아요.”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작 몇백장의 구름 티켓으로 그들은 이곳에 넘어올 수 없다.
즉, 몇천 장, 혹은 몇만 장 이상을 모아내야 한다는 거였다.
“제가 예상하는 포지션은 아스간 대륙은 방어이고 카이온 대륙은 공격이에요. 그런데 만약 대륙운(大陸雲) 안에 있는 유저들이 밀리기 시작한다면, 아스간 대륙으로 넘어오는 적들의 숫자도 많아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대륙운(大陸雲)에 간 유저들이 얼마만큼 잘해주냐에 따라 이 전쟁의 승패가 갈리겠죠.”
민혁의 말대로라면 대륙운(大陸雲) 안에서 밀린 쪽은 상대측에게 더욱 많은 양의 티켓을 허용하는 셈이다.
만약 약 5만 장 이상의 구름 티켓을 허용한다면?
아스간 대륙이 흔들리기 시작할 터다.
실질적으로 아스간 대륙 유저들은 티켓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측 유저들이 티켓을 더 많이 얻지 못하게 막아내는 역할이 분명해 보였다.
[그럼 일단은 순찰조를 구성해 대륙운(大陸雲) 안에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야 할 것 같군요.] [그래야 할 것 같아요.]그리고 이어서 순찰이 끝나고 엘레와 아스폰이 이야기를 나눴다.
[일반 대륙과 동일하다…… 몬스터가 나타나고 각종 방어기지와 공격기지가 존재한다.] [던전 역시도 존재한다고 하네요.]이로써 확실해진 게 있었다. 에피소드 기간 동안 유저들은 대륙운(大陸雲)이라는 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새로운 몬스터들도 사냥하고 전쟁도 치른다.
그리고 곧바로 문구가 떠올랐다.
[대륙전쟁의 시작1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대륙운(大陸雲)에서 더 많은 숫자의 공격기지 및 방어기지를 점령하시기 바랍니다.] [대륙운(大陸雲) 안에서 카이온 대륙 유저들의 공격기지 및 방어기지를 빼앗으실 수 있습니다.]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유저의 숫자는 1만 명이며, 470~500레벨 이상의 유저는 50명, 400~470레벨 이상의 유저는 300명……. 그 외의 유저분들은 공식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입장권은 NPC들, 혹은 몬스터들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대륙운(大陸雲) 안에서 사망하신 유저는 에피소드에 참가하실 수 없으며 접속 제한이 3일로 늘어나게 됩니다.] [구름 티켓 시스템은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일단은 시작되었다.
대륙전쟁 에피소드.
민혁은 생각해 봤다.
‘와, 대륙운(大戮雲)이라는 저곳에는 맛있는 것들이 많이 있겠지?’
그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민혁도 길드원들과 함께 어떻게 이번 에피소드에 참여할지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았다.
* * *
대륙전쟁이 시작된 후 3일.
아레스 길드의 마스터 아레스와 아이리스 길드의 마스터 칼리안.
그들은 대륙운(大陸雲) 안에서 꽤 괜찮은 방어기지를 얻어냈다.
또한, 이번 대륙전쟁의 경우 아스간 대륙의 유저들끼리 싸워봤자 이득 볼 게 없었기 때문에, 아레스 쪽에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랭커들 약 다섯이 함께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50위권 안에 드는 실력자였다.
“아직까지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와 중국 유저들이 거의 반절씩 되는 영지들을 탈환하고 있군요.”
“그러게요, 그리고 그것도 다행입니다.”
“예? 어떤 거요?”
“레전드 길드가 산산조각이 난 거요.”
“아, 그거요?”
사실 레전드 길드의 길드장이 바뀌고 이름까지 바뀌었을 때, 사람들은 그저 길드장이 바뀌었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전 레전드 길드는 대륙운(大陸雲)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에 따라 실제로는 그들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엄청난 강군을 양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다.
“어? 그런데, 저건 뭡니까?”
“응?”
아레스의 말에 칼리안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한 유저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 뒤로는 흑빛 갑옷을 입은 유저들이 서 있었다.
가장 앞에 선 남자.
그가 짙은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전 호일천이라고 합니다.”
‘호일천?’
중국 유저가 분명해 보였다.
곧이어 칼리안이 아레스에게 속삭였다.
“호일천. 중국의 암살자 랭킹 4위 유저입니다.”
“4위라…… 중국 내 통합 랭킹은요?”
“19위입니다.”
“……흐음.”
19위라면 자신들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들이 이길 확률이 높다.
아레스는 얼마 전 하이 클래스로 전직을 마쳤다.
그간 이리 차이고 저리 차였던 아레스이지만 그 또한 대한민국에서 격투가 랭킹 최상위를 다투는 랭커 중의 랭커!
그런 아레스가 물었다.
“무슨 일이지?”
“한번 겨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겨뤄본다?”
애초에 이곳은 전쟁터였다. 그런데 저렇게 예의 바르게 겨뤄보자는 말을 하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곳에 대한민국 최고의 유저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맞는 말이지.”
“암, 그렇고말고.”
그에 아레스와 칼리안의 입에 웃음이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곧 이어진 말이 충격적이었다.
“여기에 있는 가장 뛰어난 랭커 다섯 분과 저 혼자 싸워보고 싶어서입니다.”
“……?”
“……?”
순간 아레스와 칼리안은 무슨 개소리인가 싶었다.
아레스 혼자서 상대해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길 것이다.
그는 이제 하이 클래스 유저.
그리고 곧 그가 도발하듯 말했다.
“여러분이 이기신다면 제 길드가 획득한 방어기지 3개와 공격기지 3개를 넘겨드리죠. 하지만 패배한다면 이 기지에서 물러나 주셨으면 합니다.”
‘방어기지 3개와 공격기지 3개……!?’
‘컥……!?’
자신들이 가진 기지는 고작해야 방어기지 하나였다.
그런데 총 여섯 개를 준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입지가 크게 상승하게 될 터.
‘이게 웬 떡인가!!!’
‘저놈의 오만함에 우리가 이득을 보겠군.’
칼리안과 아레스가 찢어지게 웃어댔다.
그리고 대한민국 랭커 다섯과 암살자 호일천이 마주 보고 섰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 오만함을 뭉개주마!!”
결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레스와 칼리안, 다른 랭커들 셋이 처참히 패배했다.
그들은 호일천에게 큰 일격조차 한 번 먹이지 못했다.
“역시 이 정도뿐인가?”
강제 로그아웃되어 사라지는 그들을 보며 호일천이 조소했다.
* * *
[역시 이 정도인가.]검의 대제 엘레.
그녀는 대륙운(大陸雲) 안에서 아스폰과 함께 모든 전장을 통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실시간으로 그들의 전장 상황을 살필 수 있었다.
아레스라는 이방인과 칼리안은 꽤 중요한 인물이었기에 영상 수정구를 그들에게 건네주었었다.
“극의(極意)……?”
엘레가 눈을 떨었다.
이방인. 그것도 저 암살자가 펼친 것은 분명히 ‘극의(極意)’에 오른 단도술이었다.
그 단도술들이 랭커들을 단 한 번에 꿰뚫어 압살해버렸다.
아스폰 역시 그녀의 옆에 있었다.
“……지금 저자가 대륙운(大陸雲)전체를 돌며 아스간 대륙 강자들을 모조리 꺾고 있다고 하는군. 이대로 가다간, 전쟁의 양산이 크게 칼리온 대륙으로 넘어갈 터. 우리가 직접…….”
아스폰의 말에 엘레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됩니다. 우리는 아스간 대륙의 기둥임을 잊지 마요. 아스폰.”
엘레는 존칭이 편하기에 쓰고 있는 것.
그녀와 아스폰은 동등한 입장.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
자신들은 절대 상처 입거나 죽으면 안 된다.
“그럼 저 극의(極意)의 힘을 가진 암살자를 누가 이긴단 말이오?”
그 말에 엘레가 말했다.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자.”
“……?”
아스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민혁.”
그 말에 아스폰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내 아우라면 충분할지도 모르겠군, 당신 생각을 알겠소. 그에게 극의(極意)를 깨우치게 하려는 거군.”
“맞습니다. 그런데, 아우…… 라니요?”
“민혁이와 나는 아주 친한 형님, 아우 사이요. 몰랐소?”
그 말에 엘레의 이마에 작은 혈관마크가 나타났다.
“호호호호! 무슨 말씀? 민혁이와 저는 피를 나눈 사이! 매일 제 곁에만 있으려고 한다고요! 호호호호호!”
“하하하하하, 엘레, 자네 뭘 모르는군. 민혁이는 날 더 좋아한다네?”
“아니죠, 민혁이의 검술 또한 제가 가르쳤거든요?”
지금 바로.
두 황제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식으로 이 심각한 상황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의 표정은 매우 진중했다.
“난 민혁이하고 차도 마셔봤소!”
아스폰의 말에 엘레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전 같이 밥도 먹었는데요?”
“…….”
아스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후후, 이겼군.’
어찌 보면 참으로 귀여운 두 황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