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39
밥만 먹고 레벨업 340화
“저, 저 웃음……!”
박민규 팀장은 싸한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이석훈은 피식 웃었다.
“뭐, 민혁 유저가 흔히 했던 방식대로 음식을 이용해서 유혹하는 거? 알라칸은 전설의 인물일세. 또한, 검은 곧 기사의 목숨! 알라칸은 이제까지의 이들과 다르지.”
이석훈은 호언장담하며 말하고 있었다.
그에 박민규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석훈의 말처럼 알라칸은 검의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다름 아닌, 기사의 탑의 초대 탑장이지 않은가?
그런 그가 민혁에게 검을 빌려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다 박 팀장은 무언가 생각났다.
“내 기억으로는 이 시련은 총 다섯 개의 시련이 존재하지만, 불가능의 점수를 기록해내면 숨겨진 시스템이 발동되는 걸로 아는데, 사실이야?”
“사실이야, 하지만 우리는 이를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보고 있어, 사실상 민혁 유저의 스텟은 지금 일반적인 인간이지, 아니, 상태창을 확인해보니, 거의 국가대표 운동선수급이긴 하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 사람이 몬스터를 사냥하는 건 어려우니까.”
“흠…….”
확실히 그렇다. 이 세 번째 시련은 일반 사람이 몬스터를 사냥하는 격과 같다.
심지어 그 몬스터들이 가히 예사롭지 않은 녀석들이라는 게 문제였다.
“그럼 추가적인 시스템이 발동되면 어떻게 되는데?”
“더 강력한 몬스터가 나타나고, 더 놀라운 보상이 주어지지.”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까지와 크게 다를 게 없는 숨겨져 있는 시스템.
오로지 불가능의 영역에 오른 유저만이 얻을 수 있는 특혜.
‘그래, 이석훈 팀장의 말처럼…….’
아무리 민혁 유저가 잔머리를 굴려도 설마 알라칸이 그에 혹하겠는가?
“안심해도 되겠어.”
흠칫!
박 팀장의 그 말. 그 말에 이민화가 눈을 크게 뜨며 그를 돌아봤다.
‘그, 금기어가 또……!’
그녀 혼자서만 안심하지 못하고 있었다.
* * *
자신을 민혁이라고 소개한 사내!
그 사내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한다.
“정말이지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수백 년 동안 식사를 하시지 못하다니, 크흐흐흑!!”
“그, 그런가?”
그 말에 알라칸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수백 년 동안 이곳에서 코니르를 돕기 위해 후손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민혁이 양손으로 알라칸의 손을 붙잡았다.
“제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아니. 그전에 시련을…….”
“쉿.”
그 말에 민혁은 검지를 알라칸의 입에 가져다 댔다.
“다 알고 있습니다. 그저 먹고 싶은 것만 말씀해주세요. 저는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사! 알라칸 님과의 만남이 너무 기쁘니, 제가 사력을 다해 요리해드리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들으니 알라칸은 작게 감동했다.
‘남을 이렇게 배려하다니, 심지어 사력을 다하겠다니?’
[알라칸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민혁에게 들려온 알림이었다.
심지어 민혁의 얼굴엔 진심이 엿보이고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게 민혁의 계략이며 몬스터 한 마리씩을 쓰러뜨릴 때마다 재료가 추가될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는 민혁에겐 진심일 수밖에 없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그가 자신의 요리를 먹고 홀려주는 것!
그리고 곧 알라칸이 말했다.
“토스트. 토스트가 먹고 싶군. 딸기 생과일주스와 함께 말이네.”
“그렇군요.”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레시피 창조 스킬을 이용해 알고 있던 그였다.
심지어 그 토스트는 시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아삭 토스트 햄야채 스페셜’이었다.
민혁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기도 하였다.
민혁은 커다란 버터를 불판 위에 두르고 식빵을 구웠다. 그리고 그 위로 잘 풀은 달걀과 햄까지 노릇노릇 구워줬다.
그 후엔 잘 구워진 토스트 빵 위로 잼을 발랐다.
그리고 잼을 바르면서 스리슬쩍 ‘바다의 꿀’을 함께 발라주었다.
‘흐흐흐흐.’
그렇게 음침하게 웃은 민혁은 토스트가 완성되자 곧바로 딸기 생과일주스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딸기 생과일주스에는 설탕 대신, 중독성이 강한 바다 꿀이 들어가 있다.
모두 완성되었을 때, 민혁은 포장지에 싸져 있는 아삭 토스트와 딸기 생과일주스를 그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민혁의 앞으로도 똑같은 아삭 토스트와 딸기 생과일주스가 생겨났다.
‘함께 먹는 즐거움’ 스킬의 영향이었다.
‘토스트라…….’
알라칸이 토스트를 먹고 싶은 이유는 과거에 살아생전. 그의 아내가 자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정말이지 요리를 잘했었다. 그중에서도 이 토스트는 정말이지 으뜸이었다.
민혁이란 사내가 자신은 정말 요리를 잘한다고 말하였지만 그를 충족시키지 못할 거라고 알라칸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그 맛. 환상적인 맛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괜찮았다.
천천히 포장지를 반쯤 벗겨내어 토스트를 베여 물었다.
빵의 따뜻하고 보들보들한 식감과 달콤한 사과잼의 맛, 그리고 아삭거리는 양배추의 식감과 조화를 이루는 햄과 치즈, 그리고 계란까지.
그 형용할 수 없는 맛!
그 맛에 알라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순간 머리가 하얘져서 이상한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여, 여보!”
흠칫!
토스트를 맛있게 먹던 민혁이 덜덜 떨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취, 취향이…….”
“아, 아닐세. 흠흠!”
실제로 자신의 아내가 해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이 좋았다.
‘어떻게 이런 맛이…….’
그는 경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딸기 생과일주스에 손을 뻗었다.
쭈우우우우웁-
빨대를 빨아들이자 입안으로 달콤한 딸기 생과일주스가 들어왔다. 씹자 딸기 씨앗이 오돌토돌 씹히는데, 달콤함과 시원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와…….’
알라칸은 허겁지겁 아삭 토스트와 딸기 생과일주스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 토스트 정말 최고였네, 정말 고맙네.”
“수백 년 만의 식사라는 알라칸 님의 말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에 또다시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알라칸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그에 따라 민혁이 말했다.
“저어…… 혹시…….”
민혁이 조심스레 운을 뗐다.
“검을 빌려주실 수 있나요?”
“음? 내 검 말인가?”
알라칸은 자신의 검을 내려다봤다. 살아생전 거의 수십 년을 자신과 함께해온 검이다.
이 검으로 인해 무수히도 많은 적으로부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알라칸은 작은 화가 치밀었다.
“자네도 검을 쓰는 걸 보면 기사에게 검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 텐데, 검을 빌려달라니, 자네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군.”
[알라칸과의 친밀도가 하락합니다.]민혁은 이를 통해서 기사들에게 ‘검’이라는 게 거의 목숨과도 같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군, 그렇다면 방법을 바꿔봐야겠어.’
시련에는 시간제한이 없었다.
‘아직 약발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민혁이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알라칸 님의 검을, 과거 전설의 검을 부렸던 알라칸 님의 검이 너무 궁금하여 그만. 다음부턴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알면 됐네.”
알라칸은 마음이 꽤 상했지만, 민혁이 요리를 해준 것을 생각하며 그나마 풀었다.
“알라칸 님께서 화가 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잠시 저의 세계로 돌아가서 저를 돌아보고 오겠습니다.”
“흐음.”
알라칸 또한 이방인들에 대한 정보가 주입되어 있었다. 민혁이 사라지고 나서 알라칸은 피식 웃었다.
“말실수를 했지만 정말 순수하고 착한 청년이야, 암.”
알라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며 1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그 토스트, 정말 맛있었지, 딸기 생과일주스는 또 어떠했고.’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그 뜨뜻한 토스트를 다시 입에 넣고 씹으면, 달콤한 사과잼과 다양한 재료들이 입안에서 함께 어우러지지 않았는가.
또한, 그 딸기 생과일주스는 어떠한가!
목이 멜 때쯤 한 모금 쭉 빨아서 마셔주면 몸의 모든 갈증이 해소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왜 몸에서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입이 벌벌 떨려오며 오른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가 왼손으로 그 오른손을 잡으며 생각했다.
‘그 토스트를 한입 베여 물면 조금 괜찮아질 것 같기도 해. 아니 한 입은 조금 부족하군, 세입 정도만…….’
그렇게 반나절이라는 시간이 훅하고 지나갔다.
‘토, 토스트…… 토스트가 먹고 싶어……!’
알라칸은 그 토스트가 다시 먹고 싶었다. 한데, 민혁이 자신의 세계에 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는 차라리 잠이나 자자고 생각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우물우물.”
꿈속에서 그 토스트를 먹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 개가 나타나 자신의 토스트를 물고 도망치는 것 아니겠는가?
“이 자식아 내 토스트 내놔!! 파라밀 검술 3장!!”
그는 꿈속에서 도망치는 개에게 파라밀 검술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허억허억!”
악몽에서 깨어난 알라칸이 식은땀에 젖어 몸을 일으켰다.
‘이제 왔겠지?’
하지만 민혁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어, 어서 돌아와서 토스트를 만들어주게…… 제발……!’
알라칸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되었다.
* * *
민혁은 첫 번째 방법이 먹히지 않자 생각보다 검과 검의 주인의 끈끈함이 녹록지 않음을 느꼈다.
그에 플랜 B로 작전을 바꿨다.
음식을 먹였으니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
즉, 당근과 채찍 전략이었다.
처음 당근 하나를 주었으니 채찍질을 열심히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민혁은 현실 시간으로 하루 만에 게임에 접속했다.
그가 들어오자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알라칸이 얼굴이 하얘진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자네!!!”
“어이쿠, 제가 너무 오랫동안 밖에 있었죠?”
민혁이 천연덕스럽게 말하자 알라칸이 부들부들 떨고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하, 하하, 괘, 괜찮네. 그, 그것보다 자네 혹시 저번에 만들어주었던 그것 만들어줄 수 있나?”
“그거요? 그거라뇨?”
“그 있지 않나…… 그 따뜻하고 달콤하며…….”
전형적인 민혁의 음식 중독의 금단증상!
초반에는 식은땀이 계속 나고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중반에서는 극도의 배고픔과 욕망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그, 그 요리 한 번만 더 해주게! 공짜를 바라는 건 아니네,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다네.”
“휴, 돈이라면 저도 충분합니다. 알라칸 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세요. 휴식을 취하시는 게…….”
“자네의 요리가 곧 휴식이네!!!”
“하지만 알라칸 님은 얼마 전 검을 빌려달라는 제 말에 거절하셨잖아요?”
“……!”
알라칸은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듣고 보니 그랬다.
“그, 그, 그그, 그땐 내가 미안했네.”
“저는 마음을 담아 요리를 해드렸는데, 이미 마음이 상했다고요.”
민혁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알라칸은 지체하지 않고 그에게 검을 내밀었다.
그에 민혁이 말했다.
“이미 마음 다 상했는데, 빌려주신다고 제 마음이 풀릴 것 같아요? 흥!”
민혁의 콧방귀에 알라칸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에 알라칸이 물었다.
“우, 원하는 게 뭔가. 원하는 게 있다면 내 뭐든 해주겠어!”
그리고 민혁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었다.
그곳에 알라칸이 벗어둔 그의 갑옷이 놓여 있었다.
‘흐흐흐흐흐!!!’
민혁이 음침하게 웃었다.
처음 자신을 거절했으니, 다음 요리를 해줄 땐 당연히 두 배로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먹을 것을 위해 시련을 돌파하기 위해선 영악하기 그지없는 민혁이었다!
그리고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알라칸에게로부터 태양신의 검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알라칸에게로부터 프라칸의 갑옷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