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68
밥만 먹고 레벨업 369화
우려내고 버리고 우려내고 버리고.
엘레를 위한 설렁탕을 만드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과 끊임없는 움직임, 요리사의 실력을 요구했다.
자칫 잠깐이라도 시선을 팔면 국물이 검게 물들려고 했기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민혁은 귓속말, 길드 채팅을 모두 꺼두었다. 물론 꺼두기 전에 일단 지니에게 이러이러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흔쾌히 수긍했다. 그리고 민혁은 이 조용한 주방 안에서 홀로 묵묵히 싸웠다.
솥의 열기와 끓는 물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로 인해, 주방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심지어 그 앞에 서서 계속해서 요리를 하는 민혁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하지만 설렁탕에 한 방울의 땀이라도 들어가지 않게 목에 수건을 걸고 쉴새 없이 닦아냈다.
벌써 스무 번을 우리고 버려내고의 반복이었다.
그만큼, 거대 소의 사골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녀석이었다.
한 번씩은 눈이 감기며 졸음이 밀려오고 온몸이 지치곤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찬물로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렸다.
부글부글 끓는 뽀애지는 국물!
그리고 한계를 디딜 때마다 들리는 알림!
[스킬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를 비롯한 모든 스텟, 스킬 능력이 28% 일시적 상승합니다.] [의지 1을 획득합니다.]그리고 졸지에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는 때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벌써 23번째 국물을 우려내고 버려냈다.
세상에나, 사골을 23번이나 우려낸다고 한다면 세상의 모든 요리사가 놀랄 것이다.
그만큼이나 이 거대 소의 사골은 너무도 특별했다.
바로 그때였다.
[사골로 쓰이기 가장 좋은 국물이 우러나기 시작합니다.] [수시로 불을 조절해야 합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 작은 실수라도 있을 시, 거대 소의 사골이 오염되고 맙니다.] [중간 불로 바꿔주시기 바랍니다.]거대 소의 사골에서 하얗고 진한 사골이 물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민혁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중간불로 서둘러 바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약불로 바꿔주시기 바랍니다.]쉴 새 없이 알림이 들려온다. 몇 초, 때로는 몇 분마다. 참으로 특이하고 이상한 녀석이었다.
하나, 뽀얗게 우러나기 시작하는 국물을 보면서 민혁의 얼굴에 희열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엘레.
나의 누나이자, 나의 소중한 친구였다.
예전 초콜릿 광산에서 그녀는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이 부르자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젠 그녀의 부름에 자신이 한걸음에 달려가야 할 때였다.
그녀가 이 사골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항상 남들에게 받을 줄만 알았던 민혁이지만 이제 이만큼의 노력을 쏟아 놀라운 요리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불을 끄고 한 그릇의 사골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민혁이 서둘러 뚝배기를 들었다. 그리고 큼지막한 국자로 국물 한 국자를 크게 퍼서 뚝배기에 옮겼다.
그와 함께, 그 안으로 미리 ‘전설의 태양의 밀’로 만들어두었던 소면을 넣고 양지머리, 사태, 도가니, 우설을 푸짐하게 넣어준다.
‘설렁탕에 고기가 많이 있는 집을 발견하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지!’
간혹 설렁탕에 고기가 몇 개 들어가 있고 끝인 곳이 있다.
그때마다 아쉬움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 고기를 팍팍 넣어주었다.
그리고 파는 뿌리지 않았다.
‘파는 누나가 먹기 전에, 뿌려서 드시는 게 가장 좋아.’
그리고 바로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전설의 태양의 밀로 만든 소면이 설렁탕 안에서 영원히 불지 않고 가장 먹기 좋은 온도로 최고의 맛을 냅니다.] [거대 소의 사골이 설렁탕 고기의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사골은 가장 적당하게 우려져,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렁탕을 완성합니다.] [무아지경. 당신의 ‘노력’, ‘열정’, ‘누군가를 위한 마음’, ‘장인 이상의 정신’, ‘진정한 요리사의 힘’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의 요리를 만들어내셨습니다.]그리고 그와 함께,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려 설렁탕 한 그릇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곧 루스가 들어왔다.
민혁은 끊임없이 들리는 알림을 계속해서 들었다.
[신등급 설렁탕을 만드셨습니다.] [신등급 설렁탕을 만드심에 따라 당신이 가장 원하는 능력이 ‘영구적’으로 부여됩니다.] [온 대륙에 신과 가장 가까운 요리를 만들어낸 당신의 업적에 대해 ‘익명’으로 알려집니다.] [신의 요리 스킬이 레벨업 하셨습니다.] [더 뛰어난 요리를 만드실 수 있게 됩니다.] [손재주 100을 획득합니다.] [명성 200을 획득합니다.] [업적 포인트 10,000을 획득합니다.] [특별보상으로 경험치 300,000,000을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 [가마솥 안에 남은 사골들은 특별한 힘을 품고 있으며 이 사골을 먹거나 요리를 할 시 이제까지 없었던 놀라운 버프 효과를 보입니다.] [가마솥 안의 사골은 상대방에게 가장 맞는 버프 효과를 올려줍니다.]민혁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설렁탕’의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설렁탕)
재료등급: 전설
등급: 신
제한: 엘레만이 영구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음.
보관일: 영구적.
유지시간: 영구적.
특수능력:
⦁어떠한 병이라도 이겨낼 수 있게 한다.
⦁사골 국물이 육체와 강력한 힘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며 이 과정에서 부릴 수 있는 힘이 한정될 수도 있다. 하나, 이는 차근차근 성장한다면 해결될 수 있으리라.
⦁모든 스텟+50, 모든 스킬+1 상승.
⦁섭취하는 자의 치명타 데미지 확률 200% 상승, 공격 회피율 300% 상승.
⦁섭취하는 자의 HP 1만 5천 상승, MP 1만 상승.
설명: 신과 가까워진 요리사가 만들어낸 신들조차도 놀랄 설렁탕이다. 원기를 회복시키는데 더 나아가 그 어떠한 병마라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며 다양한 힘을 품고 있고 그 맛은 현존하는 설렁탕 중 최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악스러운 능력이었다. 심지어 현재 설렁탕은 엘레의 치료에 중점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에서 영구적으로 추가 획득한 효과들!
가히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민혁은 발 빠르게 걸음을 옮겨 엘레가 누워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엘레는 며칠 전 보았을 때보다도 얼굴빛이 검게 물들어 있었으며, 실핏줄이 크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이 설렁탕을 누나에게 먹이면 완치될 수 있을 겁니다.”
“설렁탕을 먹이면…… 말입니까……?”
루스는 그 말에 뚝배기 안에서 여전히 뜨거운 김을 펄펄 내는 설렁탕을 보았다.
분명히 그도 설렁탕이 빨아들이던 빛의 기둥을 보았다. 하나, 이는 그래 봤자 설렁탕일 뿐이다.
그래도 민혁이 엘레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완성한 설렁탕이다.
조심스레 받아든 루스. 그가 설렁탕을 확인했다.
‘이, 이럴수가……!’
그는 경악하고야 말았다. 설렁탕이 가진 힘은 인간의 영역을 초월하였다.
이는 진정한 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요리!
“크흐흐흐흐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루스는 펑펑 눈물을 쏟으며 무릎을 꿇고 그에게 크게 절하였다.
처음 엘레 앞에 웬 바보가 나타났나 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엘레는 그를 그리도 사랑하는가.
어째서 그를 그리도 아끼는가?
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가 엘레를 구했다.
* * *
민혁은 엘레가 깨어나면 설렁탕을 먹일 것을 말한 후에 다시 황실 주방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깨어나 설렁탕을 먹으면 완치될 터.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가마솥 안에 담겨 있는 사골을 보았다.
사골의 양은 얼핏 약 열 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이 사골 자체도 놀라운 힘을 품고 있다고 알림에서 들은 바가 있었다.
‘나도 고생했으니…….’
한시름 덜었기에 그도 식욕이 당겨왔다. 신의 요리를 만들어낸 사골!
그 사골을 민혁은 뚝배기에 가득 펐다. 물론 고기와 전설의 태양의 밀로 만들어낸 소면도 한가득 담았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펄펄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설렁탕과 그 앞에 놓여 있는 붉은빛의 먹기 좋아 보이는 깍두기와 잘 익은 김치.
민혁은 설렁탕에 파를 팍팍 뿌려주었다.
그리고 그 국물을 한 입 먹어본다.
입에 넣는 순간, 진하고 구수한 사골의 맛에 감탄이 나온다.
“와…….”
이게 정말 내가 만든 음식일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거기에 소금을 조금 퍼서 간을 적당히 맞춰준다. 적당히 짭짤해졌을 때, 민혁은 젓가락을 집어넣었다.
한가득 들어 올려지는 소면.
민혁은 개인적으로 소면을 가득 넣고 처음엔 소면을 국수처럼 먹고, 어느 정도의 면을 남겨 밥과 함께 먹는 걸 좋아했다.
소면을 후루루루룹 입에 넣는다.
쫄깃한 소면은 진한 사골과 어우러져 즐거운 맛을 낸다.
거기에 더해져 또 한 번 소면을 가득 푸는데, 젓가락에 함께 양지머리 고기가 딸려온다.
“후루루루루룹!”
다시 입에 밀어 넣다가, 김치를 입에 넣는다.
아삭아삭-
소면과 너무 많이 익지도, 안 익지도 않은 새콤달콤한 김치를 함께 먹으니 가히 금상첨화다.
어느 정도 소면을 먹어주고 이번에는 밥을 말아준다.
“히야.”
밥을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는데, 새하얀 사골과 밥이 어우러지는 게 예술과 가깝다.
그것을 한 수저 가득 푼다. 적당한 사골, 밥,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간 양지머리, 그리고 화룡점정.
먹기 좋은 빛깔의 깍두기를 올린다.
그 상태에서 한입에 집어넣는다.
아삭아삭-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하고 진한 육수의 사골과 밥알, 그리고 새콤달콤 씹는 식감이 최고인 깍두기가 어울려지니 가히 최고에 가깝다.
그 상태에서 뚝배기를 들어 올려 그 국물을 ‘후, 후!’ 하고 불어준 후, 한 번 마셔본다.
“후루루루루룹! 커허! 시원하다!”
국물이 일품과 가깝다. 그렇게 설렁탕을 먹어주다 보니, 어느덧 밑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뚝배기를 기울여서 고정시킨 상태에서 수저로 남아 있는 마지막 국물과 밥알까지 남기지 않고 먹어준다.
다 먹은 후에는 부른 배를 두들기며 입가를 티슈로 쓱 닦아주고 시원한 물 한 컵을 들이킨다.
꿀꺽꿀꺽꿀꺽-
모두 마셔내고 터져 나오는 감탄사.
“캬!”
민혁은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 무척 허기진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설렁탕을 먹었으니, 감탄이 나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놀라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아 있는 특별한 사골을 이용해 설렁탕을 드셨습니다.] [HP와 MP량이 1.6배 증가합니다.] [스킬 쿨타임 시간이 40% 감소합니다.] [물리 공격력이 30% 상승합니다.] [스킬 공격력이 30% 상승합니다.] [물리 방어력이 30% 상승합니다.] [마법 방어력이 30% 상승합니다.] [치명타 확률이 300% 상승합니다.] [회피율이 300% 상승합니다.] [경험치 획득률이 300% 증가합니다.] [보유하고 계신 모든 스킬이 평소보다도 훨씬 더 비약적인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버프 유지 기간은 3일입니다.]“……?”
민혁은 잠시 귀를 의심했다. HP와 MP량이 1.6배 증가? 스킬 쿨타임 40% 감소?
심지어 물리 공격력과 같은 것들은 자그마치 30%씩 상승한다.
민혁이 레벨 500이라고 가정하면 680 정도의 힘을 낼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것도 3일 동안이나 유지되는 놀라운 힘이었다.
거기에 아직도 사골은 꽤 남아 있는 편이라는 사실이었다.
감탄했던 민혁. 그는 실감이 나지 않을 지경이었다.
이 정도라면 가히 ‘무적’ 상태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하나, 그것도 아주 잠시.
“크읍…….”
민혁은 피곤함이 몰려왔다. 코니르를 통해 극의를 배우면서도 몇 날 며칠, 이곳에서도 몇 날 며칠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엘레를 구하자 긴장이 풀려 피곤함이 물밀 듯 밀려온 것이다.
그는 일단 로그아웃했다.
* * *
로그아웃 한 민혁은 일단은 물과 샐러드, 방울토마토를 먹고 곧바로 숙면을 취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거실에 걸려 있는 TV를 볼 수 있었다.
TV 앞에 식단 관리사 혜진과 의사 이진환 등이 앉아 시청 중이었다.
그리고 한국 해설자들의 절망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르드크의 주변에 포진해 있던 아스간 대륙 유저들과 NPC들이 전멸합니다!!] [이제 성안에 남은 병력이 베르드크를 수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몰려오는 병력의 숫자가 최소 몇만. 반대로 베르드크 성안에는 그에 비해 현저히 적은 병력만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각! 식신 민혁의 영지인 아틀라스에 추가로 3천의 중국 병력이 당도합니다!!!] [켈베로스와 로크는 1천 명의 병력을 막아내는 놀라운 힘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아틀라스로 함정의 대가와 독의 달인, 검은 마법사 알 리가 합류! 그리고 수백 명의 아틀라스 병사들이 잔존해 있지만, 과연 3천 명이 넘는 병력을 막을 수 있느냐입니다.] [그리고 대한 수호기지에 있는 아스간 대륙 유저들이 밀리고 있습니다.] [막대한 숫자의 병력을 당해내지 못하는 겁니다!!] [아아아아, 이렇게 대한민국은 대륙운(大戮雲) 안에서 패배하고 마는 겁니까!!?!?!?] [대륙운(大戮雲)에서 승기를 완전히 빼앗긴다면 아스간 대륙에선 카이온 대륙 유저들이 판을 치겠지요.] [눈앞이 깜깜합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을까요?]민혁. 그가 다시 몸을 돌렸다. 조금 전 스치듯이 사색이 되어있는 지니와 로크, 그 외의 먹자교 길드원들의 얼굴이 보였다.
심지어 코니르나, 혹은 아르벨 또한 장기전의 전투에 의해 매우 지쳐 보였다.
‘기다려라, 사골이 간다.’
민혁이 다시 아테네 캡슐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