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75
밥만 먹고 레벨업 376화
대한 수호기지와 카이온 대륙 유저들의 치열한 전투가 절정에 이르렀다.
어느덧 육각형으로 구축된 기지 중 단 하나의 기지인 아피로 기지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잔존한 병력의 숫자 고작해야 2천이었다.
반대로 적의 숫자는 여전히 4만 8천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세계 언론이 떠들기 시작한다.
미국.
[아스간 대륙 유저들이 지금까지 버텨준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아테네 강국 3위라 불리는 카이온 대륙을 상대로 버텨내다니 말이지요. 그렇지만 앞으로의 희망은 일절 보이지 않는군요.]중국.
[역시 예상처럼 우리 대륙이 승리를 거머쥘 것 같습니다. 대한 수호기지를 함락하면 사실상 모든 전투가 끝난다고 봐야 하니까요. 중국 유저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프랑스.
[대한민국이 보여준 선전에 아테네:세계전이 매우 기대되는 바입니다. 전쟁이 아닌 소수의 싸움에선 어쩌면 대한민국이 비상할지도 모를 노릇이죠.]러시아.
[여전히 식신 유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상황에서 식신 유저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어느덧, 각국의 초점이 ‘카이온 대륙과 아스간 대륙’이 아닌 식신에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그들은 이미 카이온 대륙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언론과 세계 랭커들이 이제까지의 식신에 대해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식신은 분명히 놀랍고 대단한 유저입니다. 아틀라스를 바로 몇 시간 전만 해도 구해냈으니까요.] [하나, 식신은 세계적으로 본다면 무수히 많은 랭커 중 한 명일지도 모릅니다.] [식신 민혁 유저는 분명 강하지만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투신’이나 혹은 미친 사냥꾼 로스와 비교한다면 한없이 나약한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당장 우리나라의 프랑스 랭킹 1위와 맞붙는다면 그는 바람 앞의 등불 같죠.] [맞습니다. 우리 미국도 ‘식신’이라는 존재를 그리 위협적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에 식신은 비전투직 직업군. 그 한계가 명확합니다.] [애초에 비전투직 직업군을 세계의 ‘정상급 랭커’라 불리는 자들과 함께 입에 올린다는 게 우습군요.] [맞습니다. 그는 정상급 유저들과는 견줄 수 없는 존재. 결국, 일개 유저일지도 모릅니다.]그런데 그때, 한 나라의 어떠한 유저만이 전혀 다른 표를 냈다.
[식신 민혁 유저는 ‘정상급 랭커’보다 더 높은 하늘의 유저입니다.]정상급 랭커란 무엇인가?
세계 언론이 말하는 한 왕국의 힘을 내는 유저를 뜻한다.
이 정상급 랭커는 세계적으로도 다섯 명밖에 없었으며 이들을 ‘다섯의 정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보다 더 위인 하늘이다?
그에 각국 언론이 그에게 주목했고 그는 일본에서 수십 대의 카메라 앞에 서서 이 말을 뱉어냈다.
그의 모습이 세계적으로 비친다.
그는 바로 일본의 무사시 켄타로였다.
무사시 켄타로.
과거에도 민혁과 친분이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는 그였다.
그는 얼마 전 일본을 놀라게 하였다. 일본의 정상급 랭커와 가장 가깝다는 사무라이 렌과의 전투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함으로써 사무라이 렌의 길드인 ‘사무라이’를 흡수하였다.
사무라이는 일본 최고의 길드였으며 기존의 켄타로의 길드가 흡수하여 더욱더 강대해진 길드다.
그렇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여섯 번째 정상으로 거듭날 랭커가 바로 켄타로였다.
세계가 모두 주목하는 그때, 한 기자가 질문했다.
[어째서 그를 정상급 랭커보다 ‘위’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그에 켄타로가 기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지금 세계인들은 식신을 ‘비전투직’ 직업이라고 얕잡아 보고 있습니다. 그에 우습기 그지없더군요. 세계인 중 비전투직 직업인 식신을 이길 수 있는 분들이 참으로 많나 봅니다?]그렇다. 켄타로는 비수를 찌르고 들어왔다.
세계가 말하는 다섯의 정상은 전부 전투직 직업군이다.
그와 반면, 식신은 비전투직 직업군.
반대로 본다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또한, 저는 그가 세계인들 따위한테 분석 당한다는 게 어이가 없습니다. 세계의 각 전문가는 항상 보지도 않고 자기들 멋대로 블라블라 대더군요. 맨날 예측이 빗겨나가면 ‘예상외의 선전입니다!’라면서 나불거리고요. 거참. 창피한 줄 알아야지.] […….] […….] […….]순간 이 기사를 본 세계 랭커들과 언론인, 전문가들의 얼굴이 화끈해졌다.
그리고 그들은 부끄러움에 되려 발끈했다.
아니, 어쩌면 5만의 대군 앞에서 식신이 싸워서 승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그들은 열심히 입을 놀려대고 있다.
* * *
아피로 기지가 무너지고.
아스간 대륙의 잔존한 병력이 원을 형성하고 방어진을 꾸렸다.
중앙으로 사제, 그다음은 마법사, 그다음은 궁수, 그다음은 근접 직업군이다.
현재로서 짤 수 있는 최고의 방어진이며 최악의 방어진이었다.
스겅-
선두에 선 카르가 적을 한 명 베어냈다.
원을 이루었다는 것. 그 원으로 5만의 적군들이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콰지익-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적군들에 카르의 눈앞이 아찔해지고 있었다.
검이 피에 절어 내구도가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기까지 했다.
‘도저히 이길 승산이 보이지 않잖아!’
상황은 절망적이다. 베어내면 또 밀려오고 베어내면 또 밀려온다.
심지어 중국 하이랭커들과 다추안, 흑룡단은 후방에 빠졌다.
‘우리의 힘이 빠지면 가볍게 잡아먹겠다는 건가?’
옹졸하고 치졸한 방법이었다.
“꺄아아아악!”
바로 옆에서 루시아가 숨을 헐떡이며 비명을 내질렀다. 카르가 루시아의 목을 치려는 유저의 목을 검 끝으로 힘껏 찔렀다.
푹-
“큽!”
그 순간, 카르의 어깨를 검이 관통했다.
“카르 님!”
루시아가 힘껏 단도를 던져 적을 물러냈다. 루시아가 어째서 자신을 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강한 랭커 한 명이라도 살아 있어야 더 죽이고 가지 않겠어?”
피에 절어 웃는 카르였지만 그것은 전우애였다.
카르.
그는 아테네:한국전 이후 변하고 있었다.
아니,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전부 민혁에 의해서였다. 그는 알았다.
중학교 시절 검도 대회에서 패배했을 때, 민혁이 내밀었던 손은 비웃음이 아니라, 라이벌로서의 ‘예의’였다.
하나, 자신은 그것을 비웃었다. 그리고 아테네:한국전.
그에게 호되게 한 방 맞아 전 국민에게 욕을 집어먹었다. 그리고 알았다.
나는 결국에 열등감에 찌든 X신 새끼이다.
후회하고 후회하며, 항상 머뭇거렸다.
당장 민혁에게 귓속말을 보내어 사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죗값을 받고 싶었다.
하나 쉽지 않았다. 자신이 무슨 염치로? 또한, 아직 남아 있는 자존심이 그를 갈등하게 했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그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콰아악-
“크아아아아아악!”
옆쪽에서 창술사 밴의 비명이 들려왔다.
‘민혁이의 사람.’
카르가 온몸을 내던졌다. 검 일곱 개가 동시에 쏘아져 들어온다. 세 개를 쳐내며 네 개를 몸으로 맞는다.
“크읍!”
비틀거리며 카르가 매의 눈으로 적들을 노려본다.
스킬도, MP도 그 무엇도 남지 않았다.
하나,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르.
화려한 기술로 적들을 노련하게 베어낸다. 그렇지만 끝내.
쿵!
한쪽 무릎을 꿇었다.
“자, 자네…….”
귀신창 밴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카르가 그를 돌아봤다.
“민혁이한테 전해줘, 내가 정말 미…….”
그 말을 끝내기 전이었다.
[민혁: 괜찮냐?]“…….”
그놈으로부터 귓속말이 왔다. 카르는 한쪽 무릎을 꿇고 적들이 오는 와중에 눈을 끔뻑거렸다.
‘갑자기 왜?’
그러고 보면 놈은 예전에도 이랬다. 자신이 그가 내민 손을 뿌리쳤을 때도 몇 번이고 연락이 왔었다.
그때마다 무참히 씹었다. 그는 망설이다 답했다.
[카르:미안하다.] [민혁: 뭐가?] [카르:이제까지 전부.] [민혁: 친구끼리 뭐가 미안하냐 ㅎㅎ, 얼레리 꼴레리.]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민혁은 항상 ‘친구’라 말해준 것 같았다. 그에 잠시 생각하던 카르가 다시 귓속말을 보내려고 했다.
‘꼭 하고 싶었던 말’.
하지만 그 전에 민혁이 귓속말을 보냈다.
[민혁: 부탁이 있어.] [카르: 부탁?] [민혁: 응, 지금 엄청 강한 영혼이 하나 있는데, 담아야 할 그릇이 필요해, 그리고 검을 잘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고.] [카르: 내 몸?] [민혁: 응, 나쁘지 않을 거야. 영혼을 담지만 네가 제어하게 테니까.]카르. 그는 오랜 시간 망설이지 않았다.
[카르: 그래.] [민혁: 고맙다.]그리고 방어진을 형성한 이들 중 주축인 카르를 향해 적군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죽여라!”
“목만 따면 된다!”
“캬~ 대한민국 랭킹 1위, 목 따버리기!”
중국 유저들이 신나서 달려온다. 그리고 그 순간.
쐐에에에에에엑-
하늘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가 카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저, 저게 뭔가요!!!?] [카르의 몸속으로 정체 모를 무언가가 빨려 들어갑니다!!!] [뭐, 뭐죠?]해설자들이 당혹한 그때.
카르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코니르가 ‘빙의(憑依)’를 시도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그는 묵묵히 고개만을 끄덕이며 앞쪽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주시했다.
그 순간 카르의 온몸에 힘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으로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지쳤던 그가 희열했다. 입가의 미소는 놀람과 희열이 공존하고 있었다.
수백 명의 적이 한쪽 무릎을 꿇은 그의 목을 치기 위해 달려온다.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동자가 흰자, 검은 자 구분 없이 검기만 했다.
한쪽 무릎을 핀 그가 다시 양쪽 무릎을 낮추며 전방을 주시한다. 빈틈 없으며 위엄이 넘쳐흐른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가 전방을 주시하며 검의 그립에 손을 얹었다.
철컥-
호흡을 잠시 멈추고 그가 전방을 향해 빠르게 발검한다.
“발도(拔刀).”
그 순간.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전방 30m의 적들의 몸을 강력한 베어내기가 강타한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그치지 않았다. 그의 베어내기가 지나간 방향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
참혹하다. 조금 전, 발도가 지나간 자리. 300명이 넘는 유저들이 소멸되어 사라졌다.
[……!!] [……!!] [……!!]올림픽 당시 세계를 검 한 자루로 경악시켰던 카르.
그가 이번엔 아테네에서 온 세계인들을 경악시키고 있었다. 모두가 그의 입술이 달싹이는 걸 봤다.
모두 그의 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르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뱉어냈다.
“민혁! 미안하다!”
“……!”
“……!”
“……!”
카르가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울부짖었다.
그리고 길게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죗값을 씻기 위해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선언했다.
“널 아테네 최초의 왕으로 만들고 말겠다! 네 부하가 되어 너를 왕으로 인도하겠다. 나. 너의 동료가 되겠다!!”
대한민국 공식 랭킹 1위 카르의 먹자교 길드의 가입 요청.
세계가 술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