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91
밥만 먹고 레벨업 392화
이민화 사원.
그녀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뿌듯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가 바라보는 모니터에는 지금 당황한 표정의 알리와 민혁이 함께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보너스 스테이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보너스 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지상 최강의 존재인 드래곤을 레이드한 자. 그중에서도 높은 기여도를 획득한 자들을 위한 보상이었다.
그렇다고 그 경험치 ×20배 효과가 쉽게 적용되진 않는다.
애초에 보너스 스테이지의 몬스터들 레벨 자체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지금 그들이 한 번에 쓰러뜨린 ‘보르몬의 골렘’의 방어력은 총합 약 3만을 넘어선다는 거다.
민혁? 그가 폭주하는 검을 사용해야 겨우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를 정도다.
한데, 여러 가지의 변수. 그러한 변수들이 만나면서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 변수.
알리가 보르몬의 ‘마나 하트’의 선택을 받았다는 거다.
본래 이 마나 하트는 전혀 다른 마법사 유저가 다른 연계 퀘스트를 통해 받았어야만 했다.
또는 보르몬이 죽으면서 마나 하트가 주변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가 이식된다.
그런데, 그 가장 뛰어난 마법사가 알리밖에 없었으며 그의 레벨 1이 되었다는 점.
두 번째 변수.
마나 하트의 주인은 본래 레벨 700 이상의 마법사였을 것이다. 그런데 알리의 레벨이 1이라는 사실.
마나 하트는 애초에 주인을 보호하게 시스템되어 있다.
‘박민규 팀장님은 이 일을 예상하셨어.’
그리고 두 번째의 변수와 세 번째의 변수가 합쳐져 이런 결과를 도출한다.
마나 하트는 분명히 보르몬의 것이라는 것, 스테이지의 몬스터들은 보르몬의 수하라는 것이었다.
보르몬이 어떠한 존재이던가? 대륙을 호령하는 최강자. 그 누구도 사냥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자이며 이 레어의 주인이다.
그러한 주인의 힘. 그것도 가장 순수하고 강력한 원천인 ‘마나 하트’를 가진 자를 공격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민화가 말했다.
“이제부터예요. 세계는 모르는 이 변수를 여러분이 세계전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기대해 볼게요.”
더 이상 신입사원 이민화는 없었다. 노련한 사원 이민화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 * *
아테네라는 게임에서 남녀노소 불구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마법사가 존재한다.
바로 ‘검은 마법사 알리’였다.
그리고 그가 너무나 뛰어나 세상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유저가 존재한다.
바로 세계 공식 마법사 랭킹 1위의 마법사 알렉스였다.
마법의 왕이라 불리는 고르덴의 선택을 받아 그의 마법을 전수받은 알렉스.
그는 호텔 스위트룸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어, 스미스. 그래, 금메달을 축하한다고? 축하하긴 아직 세계전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야, 하하!”
곳곳에서 축하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다.
이는 마법사 알렉스가 마법 부문에서 금메달 하나는 무조건 딸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전화를 끊으면 또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하하, 아직 알리라는 마법사가 1레벨이 된 게 확실한 건 아니잖아? 나 아직 금메달 아니야, 로칸.”
그리고 계속된 전화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시 전원을 끈 그가 와인잔에 가득 든 와인을 들고 유리창 너머 화려한 뉴욕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의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크하하하하! 검은 마법사 알리가 스스로 나락으로 빠지다니!”
이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두가 예상했다.
마법 분야에서 미국이든 어떤 나라든 금메달을 딸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검은 마법사 알리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알리가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들어간 격이다.
만년 2위!
실제 세계 공식 마법사 랭킹 1위였으나 항상 그는 알리 앞에서는 뒷전에 불과했다.
심지어 그는 강력한 우승후보국 미국의 유저다.
그는 미국을 우승국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며 나라의 영웅이 될 터였다.
그리고 알렉스의 현재 레벨.
자그마치 570이었다.
‘지금 알리 레벨은 15 정도 되었으려나? 이크! 그 위대하신 마법사님께서 에너지 볼트도 못 익힌 거 아니야!? 크하하하!’
* * *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마법서의 5클래스 마법을 모두 깨우치셨습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마법서에 기록된 마법들은 일반적인 마법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현할 것입니다.] [예시: 멈춤의 마법.] [보통의 멈춤의 마법: 사용자의 주변에서 공격해오는 스킬 혹은 마법을 두 개에 한해서 정지시킵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멈춤의 마법: 시전자를 공격해오는 모든 마법과 스킬들을 정지시킵니다.]알리는 진심으로 전율하고 있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마법서, 마법의 신의 특수한 효과까지.
그리고 현재 그의 레벨 200이었다.
알리는 민혁과 함께 있는 이유만으로도 ‘그의 동반자’의 힘에 따라 1.5배 경험치 버프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 보너스 스테이지에서 함께한 지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곳의 모든 몬스터들은 알리에게 굴복하고 있었다.
때론 민혁이 사냥하고 때론 알리가 사냥하고 있다.
애초에 몬스터들은 전의를 상실했기에 사냥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민혁도 벌써 레벨업을 네 번이나 해냈다.
물론 알리의 초반의 37레벨업 같은 파격적인 사냥 효과는 사라졌다.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 알리의 경험치 획득률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중이다.
한 마리만 잡아도 최소한 2~3레벨업을 해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세계전에 갈 수 있어요, 알리 님!! 와아아아아!”
민혁이 어린아이처럼 기뻐해 주었다. 알리의 손까지 마주 잡고 방방 뛰는 그 모습.
알리의 입가에 웃음이 감돌았다.
“왜 저보다 민혁 님이 더 기뻐해요?”
“제 동료가 이렇게 잘되는 모습을 보는데 당연히 기쁠 수밖에요!”
그렇다. 지금의 알리는 ‘희생’ 덕분에 이러한 특혜를 받게 된 셈이다.
마법의 신으로 각성하고, 보르몬의 마나 하트를 얻었으며 보너스 스테이지에 들어왔다.
그가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다면 보르몬 사냥은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
“고마워요, 민혁 님.”
그리고 알리 또한 누구보다 기쁜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에게도 참가하고 싶은 이유, 꼭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보너스 스테이지의 접속시간까지 24시간 남았습니다.]벌써 두 사람이 쉬지 않고 하루를 꼬박 접속해 있었다.
그리고 다른 먹자교 길드원들도 몬스터들을 통해서 흡족한 경험치를 얻고 있다며 만족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지금 민혁이 말했던 ‘재료의 천국’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고도 했다.
“일단은 한숨 자고 접속하도록 하죠.”
보너스 스테이지의 접속 가능 시간은 로그아웃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민혁의 제안에 알리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하셨어요.”
“넵, 알리 님도 고생하셨어요!”
두 사람이 접속을 종료했다.
* * *
검은 마법사 알리.
윤지후가 캡슐에서 종료하고 나왔다. 그의 방안에는 수십여 개의 원디스 만화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가 거실로 나왔을 때, 한 청년이 거실의 TV 앞에 앉아 원디스 만화를 시청하고 있었으며 그의 주변으로 무수히도 많은 원디스 피규어들이 널려 있었다.
청년은 원디스라는 만화의 주인공이 흔히 착용하는 밀짚모자를 쓰고 ‘헤…….’ 하고 웃으며 시청하고 있다.
바로 윤지후의 친형인 윤지석이었다.
몇 년 전의 사고로 인해, 어린 소년이 되어버린 알리의 친형.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윤지후는 부모님을 잃었다.
그때 세상에서 알리를 유일하게 이끌어주었던 이가 바로 친형 윤지석이었다.
그러한 윤지석은 누구보다 총명했고 누구보다 어른스러웠다.
고작 1살 위인 형이었으나 아버지였고 친구이기도 했다.
그러한 그가 어린아이가 되고 목소리를 잃었다.
그때 알리는 좌절했으나, 딛고 일어섰다.
오로지 형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윤지후가 캡슐에서 나온 것을 본 윤지석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입에서 침을 뚝뚝 흘리는 형의 입가를 닦아주는 알리가 싱긋 웃었다.
“형, 나 세계전 갈 수 있게 되었어.”
“으어어, 으어어!”
알리의 웃음에 그의 형 윤지석 또한 기뻐했다.
형이 기억하는 알리.
어쩌면 자신은 대인기피증의 겁쟁이일지도 몰랐다.
그렇다. 알리는 대인기피증이 심했었다. 그 때문에 그는 오랜 시간 혼자 지내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히 좋아졌다.
“으어어어?”
형의 입 모양만으로도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동료들하고 있으니 좋아?’
그 질문에 알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행복해.”
윤지후의 말에 윤지석이 꺄르르 웃어댔다.
알리는 세계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 나는 당신이 걱정하던 대인기피증의 혼자서 아무것도 못 하던 아이가 아니다.
당신 윤지석의 동생인 나는 어른이 되었고 세계의 정상이 되었다.
그런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 * *
먹자교 길드.
그들은 민혁과 알리가 보너스 스테이지에서 많은 경험치를 획득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고 불평불만 가지는 이들은 없었다. 자신들 또한 보상을 받았고 이는 시스템이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혁과 알리가 보르몬을 사냥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에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치도 상당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은 현재 보르몬의 레어에서 지도조각을 모으고 있었다.
그들은 이 지도조각이 ‘재료의 천국’으로 안내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힌트를 발견했다.
(천국의 대파)
재료등급: ?
특수능력:
⦁힘+2 상승
⦁마법 방어력+2 상승.
설명: 뛰어난 농부들이 재배한 대파이다.
보통의 상급 요리재료들은 사실 이와 비슷한 힘을 품은 경우가 많았다.
하나, 주목해야 할 건 그게 아니었다.
그 주변으로 텃밭에 이러한 감자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자그마치 스무 명의 먹자교 길드원들이 하나씩 나눠 먹을 정도로!
보통 이러한 특수한 힘을 품은 재료의 경우 하나를 발견하기도 매우 희박하다.
하나, 이렇게 깔려있다. 이곳 어딘가에 그 재료의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들은 밑으로 내려가는 통로를 발견했다.
그곳에서 언데드들을 마주했다.
[스켈레톤 나이트.]문제는 그놈들의 힘이 아주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들 약 수백 마리가 통로를 꽉 막고 있었다.
무언가를 지키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들은 몇 마리의 스켈레톤 나이트만을 사냥하고 후퇴했다.
“아, 어쩌지? 저길 지키는 거 같은데?”
“저길 지나야 그곳에 갈 수 있는 게 맞을 텐데…….”
헤이즈는 저러한 음식들을 재배한다면 엄청난 자금을 확보할 거라 했다.
때문에 먹자교 길드는 꼭 저 길을 뚫어야 했다.
그때 때마침 알리와 민혁이 보너스 스테이지에서 나왔다고 한다.
“알리 님, 레벨 몇 정도 되셨으려나?”
“100 정도는 찍으셨겠지? 우리처럼 경험치 ×4배 적용되지 않을까?”
“그렇겠지? 근데 알리 님이 저길 같이 갈 수 있을까?”
또 다른 난관.
알리는 레벨이 매우 낮았다. 민혁과 알리가 스테이지에서 폭업을 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지, 20배의 경험치에 대해선 모르는 그들이다.
그 때문에 알리만 돌아가라고 말하기가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다.
알리의 희생은 고마우나, 지금은 저길 뚫는데 집중해야 했다.
“그럼 누가 말하죠?”
“내가 말할게.”
칸의 물음에 지니가 대답했다. 부길드장으로서 해야만 하는 말이었다.
알리는 위험하니,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그때 때마침 알리와 민혁이 도착했다.
그들은 일단 안쪽에 언데드들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리고 저길 지나야만 민혁이 말한 곳에 당도할 수 있을 거라고.
“근데 왜 안 가?”
민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너무 강해서.”
“아, 그래?”
“네가 같이 있다면 해볼 만하긴 할 것 같아.”
지니가 흘끗흘끗 알리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턱을 쓰는 알리.
지니가 그에게 본론을 말하려 했다.
그때, 알리가 먼저 움직였다.
“그럼 제가 해결해볼게요.”
“네? 네!? 아, 아니, 그 알리 님!”
지니가 입을 떼려던 때에 알리가 말릴 새도 없이 움직였다.
“저, 저기 알리 님! 그 죄송하지만 알리 님은……!”
알리가 마침 그 통로에 들어서 수백 마리의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달려오려 한다.
그 앞을 로크와 칸이 다급하게 막으며 알리를 피하게 하고 지니가 사정을 설명하려던 그때였다.
“턴 언데드.”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힘이 깃든 턴 언데드.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절망의 지팡이.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한 번에 수백 마리의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터져나가 잿빛이 되어 스르르 허공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
“……?”
“……?”
잠시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
그들의 얼굴에 이러한 표정들이 떠올랐다.
(ㅇ0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