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14
밥만 먹고 레벨업 415화
전광판 위로 떠오른 메달을 비롯한 각 국가의 순위!
그를 보며 거대한 함성이 가득했던 관중석이 잠시 고요함에 휩싸인다.
모두가 미국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였던 종목인 골 넣기!
이는 후반전이 1분 남았을 때도 모두가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역전되어 금메달을 쟁취한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우,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마침내 정적이 감돌았던 관중석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어떠한 미국인은 머리를 감싸고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어떠한 일본인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또 어떠한 이는 허탈한 웃음을 머금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쟁취했다는 사실이다.
[대, 대한민국 금메달 확정!!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이 첫 번째 종목에서 금메달을 쟁취합니다!!!]특별 해설자인 강태훈 사장이 벌떡 일어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친다.
모두의 시선은 여전히 경기장 내에 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각국 대표팀과 그 중심에 선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알렉산더가 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 * *
전장의 귀신이라 불리는 알렉산더.
그는 전광판의 순위를 보고서 처음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종목.
그만큼이나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할 것이었고 가장 많은 기대를 세계인들이 가질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미국이 금메달을 대한민국에 빼앗기고 은메달을 기록했다.
‘우린 그가 짜놓은 판에 놀아났다는 건가?’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팀 주장 민혁을 바라봤다. 그가 알리와 루트. 그들과 껴안으며 기쁨의 환호성을 터뜨렸다.
잠깐은 화가 나고 허무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생각이 변화한다.
‘대단해.’
알렉산더가 누구던가.
지존 중의 지존이라 불리며 아테네 강대국 미국의 최강자였다.
그러한 그가 민혁을 인정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두렵다.’
그를 두려워한다. 앞으로 남은 종목은 무수히도 많았다. 그 경기에서 일어날 다양한 변칙들.
그 변칙들이 너무도 두려운 상황이다.
알렉산더는 민혁에게 다가갔다.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자 각국 대표 선수들이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또한, 세계의 모든 이들 또한 이목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강자 민혁과 아테네의 지존 중의 지존이라 불리는 알렉산더.
곧이어 알렉산더가 그에게 악수를 권했다.
“앞으로의 대회에서의 활약.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가 내민 손을 잠시 바라보던 민혁이 그 손을 마주 잡았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 손을 마주 잡은 민혁이 힘을 주었다. 알렉산더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지금 미국의 정상 알렉산더와 대한민국의 식신 민혁 선수가 손을 맞잡습니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예고하는 겁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감도는 장면이군요!]세계인들이 손을 마주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감탄한다.
떠오르는 강자와 왕좌를 지키려는 자.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었다.
그렇게 세계전의 첫 번째 종목이 막을 내린다.
* * *
아테네:세계전 2일 차.
미국은 아테네 강국임을 증명했다.
골 넣기 종목에서 1등을 거머쥔 대한민국은 총 세 개의 금메달을 확보했다.
은메달에 그쳤던 미국은 첫날 매서운 기세로 몰아붙이며 금메달 세 개를 따냈다.
총합 금메달 세 개와 은메달 세 개, 동메달 한 개를 쟁취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금메달 세 개 이후 첫날에는 더 이상 메달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둘째 날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대한민국 커뮤니티 사이트는 다양한 의문들로 들끓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데스라는 유저가 누구임? 누구인데 갑자기 국가대표 자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출전함?] [데스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유저입니다. 소문은 있긴 하지만 거의 허무맹랑한 것투성입니다. 확실한 건 네크로맨서라는 사실이지요.] [네크로맨서인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음? 그래서 의문인 거임. 데스가 출전하는 종목이 ‘소환수 대전’이잖습니까.]소환수 대전.
세계 각국에서 단 한 명의 유저만이 출전하게 되며 거대한 필드 안에서 진행된다.
소환수 대전 참가자들은 하나의 팔찌를 부여받게 된다.
바로 ‘지배자의 팔찌’이다.
이 지배자의 팔찌를 파괴당하면 경기자격을 박탈당하게 되며 이 지배자의 팔찌를 몇 차례 이상 파괴한 자.
즉 그러한 자들의 경우 특혜를 부여받는다.
소환수 강화라던가, MP라던가 같은 것들이었다. 또한, 지배자의 팔찌의 소유자가 다른 이의 것을 빼앗고 얻은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을 시 로그아웃시키면 이 역시 상대방에게 이전된다.
그리고 최후에 남는 3인이 각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쟁취한다.
그랬기에 문제였다.
[네크로맨서는 소환술사에 비하면 최약체 직업인 거 모르는 사람 없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그렇다. 네크로맨서는 소환수에 비해 최약체이다.
네크로맨서들의 소환수들은 대체적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참가자들은 에픽부터 전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환수들을 거느리고 나타난다.
반면에 네크로맨서는?
현재 세계 공식 랭킹 1위의 네크로맨서 잭 또한 데스 나이트를 고작해야 3기밖에 부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데스 나이트 3기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가?
그 또한 아니었다.
최고의 소환술사들이 부리는 몬스터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언데드란 말 그대로 죽은 자들이었기에 살아생전의 80% 정도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의 힘 손실의 차이는 승리를 좌지우지하기에 충분하다. 흔하디흔한 소설 속처럼 네크로맨서들이 물량전을 벌이는 건 사실상 아테네에선 불가능하다.
네크로맨서 잭도 데스 나이트 3기를 소환하면 더 이상 언데드들을 소환할 수 없다고 알려지니까.
그렇다. 네크로맨서는 소환수 대전과 같은 경기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또한, ‘룰’이 문제다.
지배자의 팔찌를 많이 파괴하면 특혜가 생긴다.
당연히 초반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장 만만해 보이며 네크로맨서인 데스를 공격하여 팔찌를 파괴하려 들 테니 말이다.
즉, 데스. 정지훈은 지금 그 경기장 안에서 맛 좋아 보이는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그.
그는 지금 경기 시작 10분 전, 출전자 대기실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가슴에 정체 모를 무언가를 꽉 끌어안고 있었으며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출전자 대표 선수들이 그를 보며 속닥거린다.
“어디서 펑펑 운 건가?”
“혹시 출전하는 게 무서워서 울고 온 거 아니야? 크큭.”
“저 음침함은 딱 네크로맨서 그 자체군.”
각 국가 대표 선수 중 몇몇은 그를 어딘가 하나쯤 모자란 사람으로 보고 있었으며 조롱하고 싶어 했다.
현재 세계인들의 그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그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그의 얼굴 반쪽을 뒤덮은 가면.
사람 중에는 분명히 남의 아픔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놀리거나 비난, 또는 견제하는 나쁜 심보를 가진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다른 국가라면 그는 더 심한 편. 그로 인해 얼굴 한쪽을 화상을 입었다는 지훈을 조롱하고 싶은 이들이 많은 거다.
두 번째, 아테네:세계전 1일 차였던 어제 대한민국 대표팀 단체 사진 촬영 당시에 그가 정신병이 있는 사람처럼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겁에 질려 있던 모습.
흔하게 볼 수 있는 약자의 모습이었기에 더욱더 짓밟고 싶은 것이리라.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그는 정체 모를 무언가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 정면만을 주시한다.
바로 그때.
“괴물새끼가 가면은 쳐 벗고 와야지.”
다소 도를 지나친 이가 등장했다.
데스의 얼굴이 슬쩍 돌아갔다가 다시 정면을 향한다.
그를 조롱하는 사내. 금발의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바스티앙이란 사내였다.
프랑스 공식 소환술사 랭킹 1위였으며 실질적인 세계 소환술사 랭킹 1위이기도 하였다.
그가 그를 조롱하고 도발하는 이유.
바스티앙이 블랙스톤의 간부진이자 실질적인 켄라우헬의 오른팔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계 소환술사 랭킹 1위답게 그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는 이 자리의 다른 선수들도 크게 인정한다.
그 이유는 그가 자그마치 두 마리의 전설급 몬스터를 소환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백 마리가 넘는 유니크 몬스터와 에픽 몬스터를 동시 소환 가능하다.
그는 소환술사 계의 왕과 같은 존재.
그런 그가 데스의 바로 앞에서 그를 보며 비웃는다.
“괴물새끼가 귓구멍도 막혔나? 가면은 벗고 오라고.”
“…….”
데스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에 선수들은 알았다.
저자는 정말로 약자에 지나지 않구나.
실제로 그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그가 유명한 일화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아무 말도 못 하는 저 한심함!
저런 자가 선전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 가면 내가 벗겨줄…….”
그리고 바스티앙이 그의 가면에 손을 대려던 그 찰나.
“모든 출전선수 캡슐로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경기의 시작을 알린다.
바스티앙이 조소를 흘리며 캡슐로 걸어간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지훈도 자신의 캡슐로 입장했다.
* * *
[아테네:세계전. 소환수 대전! 그 어떤 때보다 뜨겁고 화려하게 시작합니다!!!]“와아아아아아아아!”
뜨거운 환호성.
그와 함께 이벤트성으로 넣은 수십 마리의 드래곤들이 하늘에서 브레스를 뿜으며 폭죽을 만들어낸다.
소환수 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그와 함께 거대한 필드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안으로 수십 명의 경기 참가자들이 나타난다.
소환술사.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테이밍하여 부리는 직업군!
그들이 넓게 펼쳐진 대지에서 다양한 지형지물을 활용하기 위해 내달린다.
“키헤에에에에에엑!”
몇몇 소환술사들은 발 빠르게 공중형 소환수를 불러들인다.
그들의 등에 올라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검은색 지배자의 팔찌를 착용한 그들!
그들은 초반에 팔찌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속속들이 위엄 있는 소환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의 드래곤. 터틀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알려지고 있지요.] [오우거 트롤도 나타나는군요. 그 키가 자그마치 9m에 이릅니다. 그 주인인 마츠모토는 어깨 위에 올라타 다른 선수들을 내려다봅니다.] [하늘 위의 황제라 불리는 소환술사 닉은 이미 수십 마리의 와이번 떼로 하늘을 점령했군요. 본인은 와이번 킹의 등에 올라타 있습니다.] [화려하고 강력한 소환수들이 나타나며 경기장 내를 뜨겁게 달궈놓습니다!!]그리고 그 틈에 있는 바스티앙.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서둘러 데스의 위치를 확인한다.
‘네놈부터 죽인다.’
그는 켄라우헬의 지시도 받았지만 데스라는 존재 자체가 굉장히 껄끄러웠다.
괜히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랄까. 또한, 가뜩이나 나락 같은 놈의 인생. 다시 한번 절벽에서 밀고 싶었다.
바스티앙은 그런 사내였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소환수들을 불러냈다.
[세이렌의 기사를 소환합니다.] [왕의 수호자를 소환합니다.]정확히 두 마리.
하지만 그 두 마리가 가지는 파장은 컸다.
과거 세이렌을 수백 년 동안 지켰다는 기사를 소환. 놈의 레벨 자그마치 550에 이른다 알려진다.
그뿐인가? 왕의 수호자. 이탈리 왕국이라는 곳에서 왕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이 몬스터는 인간과 흡사하나 속도, 파괴력, 그 어떤 것도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이다.
그 강함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 역시 레벨 530에 이른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바스티앙이 소환한 몬스터들이 계속 나타난다.
에픽과 유니크로 이루어진 군단!
그에 모든 선수가 그 기세에 눌리고 만다.
[최, 최강의 소환술사 군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과연 세계 소환술사 랭킹 1위 바스티앙입니다!]이미 몇몇 소환술사들이 데스를 공격하려 했다. 하나, 데스. 그는 바스티앙의 먹잇감이었다.
왕의 수호자와 세이렌의 기사가 빛처럼 내달린다. 순식간에 데스의 코앞에 이른다.
누더기 같은 로브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검고 기다란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있는 음침한 모습의 데스.
그는 결국 지배자의 팔찌를 빼앗기게 될 터였다.
그리고 마침내. 세이렌의 기사의 검이 그의 가슴을 힘껏 찌른다.
바로 그때.
“데스나이트 소환. 바르다.”
태애애애애애애앵-
하늘에서 검은 기류와 함께 나타난 데스나이트 한 기가 세이렌의 기사의 검을 내리쳐 상쇄시켰다.
[데, 데스나이트입니다!!!] [세계 네크로맨서 랭킹 1위 잭도 단 3기만 부릴 수 있다는 최강의 언데드 기사!]그리고 바스티앙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스나이트 소환. 언더운.”
“데스나이트 소환. 바로크.”
“데스나이트 소환. 기아라.”
“데스나이트 소환. 불라그.”
“데스나이트 소환. 개르핀도.”
“데스나이트 소환. 암베르.”
“데스나이트 소환. 이로드.”
“……무, 무슨!!!”
“뭐야? 지금 장난하는 거지!?”
하늘에서 검은 기류 수십여 개가 흩날리며 데스나이트가 속속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데스의 앞에 도열하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데스. 그가 차가운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본다.
“죽음의 왕국.”
꽈드드드드드드득-
그 순간 그가 바라본 곳의 땅이 뒤틀리며 천 마리는 족히 넘는 언데드들이 땅을 비집고 튀어나온다.
각각의 병장기를 들거나, 혹은 갑옷을 입은 그들.
그치지 않는다.
거대한 뼈가 솟아나며 하나의 작은 왕국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왕국의 문은 활짝 열려 있으며 그 열린 문에 기다랗게 펼쳐진 레드카펫의 끝.
그 끝에 뼈로 이루어진 ‘왕좌’가 존재한다.
“마,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모든 대표 선수들, 심지어 관중들도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
검은 스태프를 소환한 그가 모든 선수의 정적을 비집고 걸어간다.
뚜벅뚜벅-
마침내 뼈로 이루어진 왕좌에 앉은 그.
그가 로브의 후드를 뒤로 젖히며 다리를 꼬고 앉아 검은 스태프를 가슴 쪽에 비스듬히 세우고는 그들을 ‘하찮다’는 듯 바라본다.
그리고 바스티앙.
‘데, 데스나이트를 15기를 넘게 부린다고……!?’
너무 놀라 그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데스와 바스티앙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그가 말한다.
“뭘 꼬나봐, 빙신 새끼야.”
데스가 찰진 한국 욕으로 그를 압도했다.